Where Did My Summer Go?

아무것도 한 일 없이 올 여름을 다 보냈다라고 늘 생각하지만 (내일이면 8월! 하악!) 또 열심히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 보니 그렇지도 않구나 싶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지금까지 집 페인트칠이 가장 수고스럽고 스트레스 만땅인 작업이었지만 주말마다 이런저런 약속들이 있고 해 아이들에게 올인하지 못한게 가장 안타깝다. 특히 일주일 딱 한번 가는 45분 클래스 외에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승빈이. ㅠㅠ
그래서 이번주말부터라도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싶은데 주말 세번 보내면 또 한국 간다는…ㅎㅎ 아 여름이여, 너무 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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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불평과 생각이 많은 가운데 지난주에 허리를 다쳤다.
전에도 무거운 의자 들다 삐긋 한 적은 있었어도 이렇게 눈앞이 노래지면서 거의 기절수준에 이르는 그 찌릿하는 순간의 고통을 동반한건 처음이다.

출근하면서 집을 나서기 전에 굿바이 하러 뛰어오는 승빈이를 번쩍 안으면서 일어난 일. ㅠㅠ 다행히 애를 떨어뜨리지는 않았으나 그대로 현관에 누워서 한시간반을 이러고 있었다.

lowerback

회사 사이트 리디자인이 바로 8월 첫날인 내일 론칭하기때문에 하루도 결석하면 안되는데다가 그것때문에 스트레스 제대로 받고있는 우리 팀원들을 위해 전날 만든 레몬 쉬퐁 케익을 꼭 가지고 가야했기때문에 난 필사적으로 출근을 해야한다고 마음을 먹고 이렇게 누워서 아이폰으로 나의 상황을 알리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후… 약발이 좀 오른 다음 집을 나섰다.

남들 시선을 둘째치고… 괜히 나왔다 싶었지만 일단 회사까지만 가면 앉아있으니 한번 가보자 함. 하지만 결국엔 앉아있는것도 힘들어 조퇴를 함. 앉아있는것도 안좋다는데 그땐 별 생각이 없었던게지.

한국행 비행을 앞두고 이거  더 오래 끌면 안되겠다 싶어 주말에 침을 맞으러 갔고, 맞고 더 아프단 내 말에 더 아프지만 더 빨리 회복 시켜줄거란 ‘동침’을 맞겠냐고 물어 내가 그게 뭐냐고 물으니… 더 굵고 긴 침. -_-;; 2분밖에 안걸린다고.
애도 낳아봤는데 뭐 대수냐 싶어 맞겠다고 했는데… 세상에 이건 꿇어 앉아서 맞으라는거다. 에피듀럴처럼…..!@@#!#^%$@^!%$
울면서 소리 꿱꿱 지르며 (지금 생각해보면 옆방 환자들 생각도 좀 했어야 하는데..쩝) 다 맞고 녹초가 되어 나오는데 난리치는 애 둘 데리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은 훨훨 날라서 나와야하는 여자가 들어갈때보다 더 죽어서 나오니 화가 나서는 또 차안에서 한바탕 함. 난 토할것 같이 속도 메스껍고 아파죽겠는데 서럽게 이 남자 왜이래 이럼서 여기서 엄마생각 한번 해주시고…ㅠㅠ

난 스케줄 다 재끼고 집에 와서 뻗고 남편은 애들 데리고 혼자 그날 임무를 수행하심.

일곱시간을 조용한 집에 누워 쉬니까 훨씬 좋아짐. 일주일이 되는 오늘은 정말 많이 좋아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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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패밀리 영화가 되어버린 Despicable Me. 유튭에서 유행하던 티저를 애들이 너무너무 좋아해서 디비디까지 사게되고 그걸 승빈이는 거의 매일 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Despicable Me 2가 7월에 개봉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가 드디어 지지난주에 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재밌었다.

밥먹듯이 가던 극장을 애가 생기면서 하늘에 별을 따는 일같이 되어버렸는데 어느새 애들이 다 커서 네가족이 함께 가는 날이 올줄이야. 승연이는 두번째, 승빈이는 첫번째 극장 체험이라 과연 영화에 집중할수 있을까 했는데 웬걸.. 지루한 순간 없이 완전 엔터테이닝한 영화.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

맥도날드 키즈밀에 따라 나오는 보라색 evil minion. 이걸 받으러 맥도날드까지 갔다지. 한넘은 내 회사 책상위에서 요즘 나의 기분과 성격을 그대로 잘 나타내준다는…

m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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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이 모빌 아이디어.

지난번 조지아주의 Stone Mountain에 갔을때 너무나도 예쁘게 쭉쭉 잘 빠진 나뭇가지가 길바닥에 떨어져있길래 이걸 만들어보려고 렌트카 트렁크에 넣어뒀더랬다.
그걸 그만 빼는걸 잊고 그대로 렌트카를 돌려줘서 뉴욕으로 돌아와 그게 눈에 밟히던 차에 몇주전 공원에 갔다가 비스무레한걸 주워 왔다. 페인트칠 다 하면 만들어보려고. 그런데 괜히 침대 머리위에 주렁주렁 거는것도 그렇고 해서 다른 장소 없나 보고 있는 중.

diy-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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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도 없는데 이상하게 애들방에 꾸리꾸리한 냄새가 나는것 같아 작은 fragrance diffuser를 사서 승연이 옷장위에 뒀었다. 방에 들어갈때마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향이 좋았다.

어느날 내니와 승연이가 베개싸움을 하다 승연이가 던진 베개에 맞아 이게 넘어져 쏟아졌다. 내니가 바로 닦고 치웠다고 하는데 옷장위에는 칠이 이렇게 벗겨져 있었고 액체가 흘러내린 마룻바닥도 완전 니스칠이 벗겨져 끈적한게 장난 아님! 딴것도 아니고 마룻바닥이 이러니 이걸 어째! 이럼서 어떻게든 닦아보려고 애쓰다가 결국에는 쇠수세미로 벗겨내어 그나마 끈적함은 없앴다.
이날 이후 옷장위는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어항 뒤로 옮겼는데 며칠후에 보니 저 종이꽃잎이 어항벽면에 붙어버린거다. 놀라서 뜯어내는데 어머나 세상에 플라스틱이 다 녹아서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더라면 어항에 구멍이 날 뻔 했을 정도였다. @.@

무슨 싸구려 브랜드도 아니고 내가 믿고 좋아하던 Caldrea인데 어찌 이런일이! 패키지에 주의사항을 읽어봐도 접촉시엔 얼른 씻으라 정도의 문귀밖에 없었는데 플라스틱도 녹인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렇게 독한걸 코로 마시며 그것도 애들방에 뒀다는게 막 화가 나고 어찌할줄을 몰라서 회사에 사진과 함께 도대체 성분이 뭐길래 플라스틱까지 녹이냐 구구절절 내가 이 브랜드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어쩌구 저쩌구 이런일이 있을수가 있느냐 어쩌구 저쩌구 하니 답이 왔다. 제품성질과 성분 리스트가 쫙. -_-;; 그러면서 환불해주겠다고 주소 보내달라고.

동료에게 얘길 하니 그럴때는 옷장과 어항값까지 요구하는거라면서 내가 너무 나이스하다고.. +.+ 정말?
caldrea

 

오마이… 내일이면 8월이다.

 

 

 

22 Comments

  1. Bangsil · July 31, 2013 Reply

    오마이갓 혜원님. 허리다친거 너무 충격적. 그냥 승빈이 안다가 삐끗하신거라니 그럴수도 있나요:s
    정말이지 여름 참 금방가버렸어요ㅠㅠ…

  2. mj · August 1, 2013 Reply

    Hope you are fully recovered by now!

  3. Jennifer · August 1, 2013 Reply

    오마이갓. 완전 다사다난한 7월이웠네용. 허리… ㅠㅠ
    나 오늘밤에 뉴욕 돌아왔어요. 우리 빨리 접선해용~

  4. Amy · August 1, 2013 Reply

    어머나!!! 혜원님 진짜 큰일 날뻔 했어요 ㅠㅠ 진짜 허리 다치면 너무 고생해요. 전 예전에 banff갈 때 남편 피곤하다고 혼자서 9시간 넘게 운전했다가…여행다녀와서 제대로 앉지도 걷지도 못하고 허리아파 몇 주동안 침맞고 아파하고 ㅠㅠ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하네요 그 뒤론 무조건 로드트립은 패스! 몸조리 잘하세요. 그런데 저 브랜드 디퓨저만 그런걸까요? 저희 집에 있는 디퓨저들이..의심스럽네요 ㅠㅠ 계속 써도 될련지..

    • 퍼플혜원 · August 2, 2013 Reply

      어머 오래 차에 앉아있어도 그렇군요. 앞으로 저도 조심해야겠어요.
      전 archipelago 브랜드 디퓨저 오랫동안 쓰고 있는데 그건 쏟은적이 없어서 전혀 그런걸 모르겠어요. 알고보니 아세톤 성분이 들어있다네요..너무 놀랐어요 정말.

  5. Clara · August 1, 2013 Reply

    몇년 전 까지만 해도 허리 다쳤다고…끙끙대는 사람을 보면…’아이고..꽤나 엄살이네’ 이랬었던 저…
    허리 딱 한번 다쳐보고…그랬던 제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요.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두꺼비집 열어본다고(희한하게도 부엌 케비넷 안쪽에 있었어요..) 안에 있는 그릇 내리다가..삐꺽!
    출근은 물론 못하고…며칠을 찜질만 하고 누워있었네요.
    제일 고통스러웠던건….기침나는거…;;;; (허리가 완전 울려서..;;;; 느무 아프더라구요..)

    얼른 말끔히 회복하시고….한국도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디퓨저….완전..;;;; 실망!! 예쁘긴 진짜 예쁜데….어째 저렇게 된대요~
    리드 디퓨저…저는 만들어볼까 하고 있는데…실컷 만들었는데 향이 충분히 강하지 않을까봐 아직 시도를 안하고 있네요.
    근데 무슨 성분이 저렇게 만들까요? 보면…주로 에센셜 오일에…알코올 성분..거기에 후르륵 날아가버리지 않게 하는 stabilizer 정도가 들어 있을텐데….

    • 퍼플혜원 · August 2, 2013 Reply

      저두요! 제채기 하는데 죽는줄 알았다능..
      아세톤 성분이 들어있대요 디퓨저에..ㅠㅠ 정말 디퓨저라는걸 다시 보게 되었어요.

  6. violetty · August 1, 2013 Reply

    정말 다사다난했던 여름이네요. 허리 아픈것도 빨리 완쾌 되시길 바랄께요.. ^^~

    • 퍼플혜원 · August 2, 2013 Reply

      감사합니다~ 이제 복직하셨나요? 애 둘엄마 적응 잘 되고 계신지 궁금해요^^

  7. 황지원 · August 2, 2013 Reply

    저는 재채기하다가 허리를 삐끗한 적도 있어요.
    남편도 허리가 안좋아서 몇번 혜원님처럼 반나절 누워있던 적이 있는데요,
    몇번의 경험을 통해 안건, 침보다는 physical therapist를 찾아가는게 더 낫다예요.
    그 경험때문에 therapist하고도 친해졌는데 ^^ 그 분이 가르쳐준 방법만 잘 알고 있으면 허리 살짝 삐끗했을때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혹시 모르니까, 혜원님도 주변에 physical therapist가 있는지 알아보세요.

    하루빨리 완쾌하시고 한국도 잘 다녀오세요~~

    • 퍼플혜원 · August 2, 2013 Reply

      저 회사근처에 asian medicine계통의 PT가 있어서 그저께 다녀왔어요. 스트레칭 알려주고 등등 제가 모르는것들을 알려줘서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ㅠㅠ 감사합니다~

  8. yoosunine · August 2, 2013 Reply

    혜원님 고생하셨네요..그래도 정말 바쁘게 잘 사시는것같아 보기 좋아요..허리는 젊었을때 한두번은 회복 빨라도 나이들면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스트레칭, 빨리걷기 뒷다리 올리기 도움되요..시간없으시니까 잠자기전 욕실에서 양치질할때 밥할때 뒤꿈치들고 다리를 뒤로 들어올리는 스트레칭? 10번씩 양다리 해보세요..조금씩 늘리시구요..허리근육 만들어주는데 도움 되요…
    그 찌릿..빠싸삭 전광불빛 잘알아요..흑…비행기안에서도 재발하지않도록 조심하셔용…
    저희 가족도 미국온지 16년만에 온가족이 함께! 서울 다녀왔답니다. 이제 다음주면 아이들 개학이예요..전 벌써 기다려져욧!! ㅎㅎㅎ 집에서 뒹굴거리는 아들내미들 정말 지쳐요..ㅎㅎㅎ 서울 잘 다녀오세요~

    • 퍼플혜원 · August 6, 2013 Reply

      팁 감사합니다. ㅠㅠ 앞으로 조심해야겠어요.
      어머 16년만이시라면 culture shock 없으셨어요? ㅎㅎ 전 매년 나가도 새롭더라구요. 건강한 여름 되세요~

  9. sunnyvan · August 3, 2013 Reply

    에구, 고생많이 하셨네요. 많이 나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저도 애기 낳고 얼마 안되서 (피치 못할 상황이라 얼떨결에) 책상자를 잠깐 들었다가 내려놓고 오른발로 밀고 옮긴 적이 있는데,
    그뒤로 한 두달을 오른쪽 힙 조인트 부분이 너무 아파서 절뚝 거리면서 다녔거든요. 평생 이러는 건가 겁도 나고.
    의사한테 말하니 마사지 받으라는데 마사지사는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고 조인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자기가 도움 안될거라고
    Osteopath를 권하더라구요. chiropractic과 마사지를 결합 시킨 것 같은데 … 결론은 그 덕분에 멀쩡히 나았답니다.
    요즘도 몸이 좀 안좋다 싶으면 마사지 대신에 거기로 간다지요. 혹 다음에 또 아프시면 (안그러시길 정말 바라지만요) 주위에 있는지 찾아보시는게 어떨까 해서 말씀 드려요.

    참, 즐거운 한국 여행 하세요. 전 8월 말에 드뎌 저희 집으로 이사한답니다. ^^

    • 퍼플혜원 · August 6, 2013 Reply

      오… 다행히 지금 다 나은것같이 생각은 되지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젠 이런쪽으로도 정보를 좀 알아둬야겠더라구요. 흑
      이사 잘하시구요~ 몸살나지 않게 조심하세요~

  10. Sooga · August 4, 2013 Reply

    이제 저희도 뭘 들때 조심해야 하는 나이로 다가왔어요. 허리 정말 조심해야 해요. 저도 실험 땜시 허리 고생 정말 많이 했어요. 스테로이드 주사까지 맞으면서.. 한번 삐긋한 곳은 또 재발할 위험이 있기땜에 스트레칭이나 물리치료사가 가르쳐 주는 운동을 종종 하면 좋아요. 물론 잘 안하게 되지만.. ㅎㅎ 얼릉 완치하셔서 뱅기 타셔야죠!

    • 퍼플혜원 · August 6, 2013 Reply

      어머 스테로이드 주사까지라면 많이 심하셨나봐요. 그 고통을 겪고보니 남일이 아니네요. 앞으로 우리 조심합니다. 흑

  11. pebble · August 5, 2013 Reply

    마흔쯤에 오는 신호를 받으셨군요.
    지금쯤은 다 완치 되었을 것으로 믿으면서..
    근데 한국 가셔서 침 맞으셔요.
    허리 침은 저도 맞아봤지만, 아프진 않던데 외국선 아무래도 침 맞는건 넘 조심스럽더라고요.
    나이롱 한의사들이 넘 많아서리…
    시카고에 가시면 대박 추천할 수 있는 한의사가 있긴 하지만요. ㅎㅎㅎ
    벌써 8월이에요. 정말 시간 빨리도 흘러가네요.

    • 퍼플혜원 · August 6, 2013 Reply

      마흔…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안그래도 한국가서 침 한번 맞으려고 해요. 여기서 그런 경험을 하고나니 무서워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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