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 Our Place

이번주에 아파트 페인트 작업이 시작되었다. 할까 말까를 지난 2년동안 고민하다 용감하게 질렀다.

이사 한지 6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때도 많이 탔지만 금 간곳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일어난곳을 긁어내고 금간 부분에 테잎처리를 한 후 다시 스패클링하는 과정을 모두 거쳐야하기때문에 간단하게 페인트 색깔만 바꾸는게 아니라는것. 그래서 더 오랜 고민끝에 힘들게 내린 결정.

잘 찾으면 더 싼 페인터들도 있었겠지만 전에 고용했던 contractor 가 너무 아니었기에 빌딩내 우리 슈퍼와 함께 일하는 아저씨를 고용. 일 못하면 최소한 도망가지는 못할테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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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는 우리가 사두기로 하고 Benjamin Moore 매장을 찾았다. 마음같아선 뭔가 집이 확 달라지는 색으로 고르고 싶었으나 고르고 나니 약간의 톤만 좀 다를뿐 다 비슷비슷한거 같음. ㅎㅎ 옛날 Domino Magazine을 다 뒤져서 마음에 드는 방 사진에 표기된 페인트 컬러로 결정해버리는 원시적인 방법을 씀.

지난번에는 혹시 도매 어카운트가 있을까 해서 contractor에게 페인트 구입까지 다 맡겼었는데 이번에 직접 매장에 가보니 그때 그게 큰 실수였다는걸 알게 되었다.

페인트 구입은 처음이라 뭐부터 어떻게 결정을 해야하는지 몰랐는데 메니저쯤 되어보이는 직원이 상세하게 설명을 너무 잘해줘서 수월하게 결정을 하고 나왔다.

그날 배운 (전엔 몰랐던) 사실들:

  1. 우리가 일일이 확인을 하지 않으면 컨트랙터는 시중에 있는 가장 싼 프라이머를 구입할 가능성 높다. 프라이머가 저질이면 페인트가 잘 일어나고 금이 간다.
  2. 페인트에도 가격별로 grade가 있다. 우린 중간급을 했는데 컨트랙터는 가장 싼 급을 구입했을 가능성 높다. 그게 확실한게, 방 하나 칠한걸 보니 아직 칠하지 않은 복도와 비교했을때 촉감의 정도가 눈에 보이게 틀리다. 연필자국도 스폰지나 지우개로 지우려 시도하면 페인트가 다 벗겨졌었는데 난 완전 글로시 하지 않은 페인트는 다 그런줄 알았다는…ㅠㅠ
  3. 페인트는 5년마다 다시 칠해주는게 맞다.
  4. 요즘 페인트는 냄새도 없다. primer는 있지만 절대 몸에 해롭진 않음.
  5. 한시간이면 다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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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프라이머와 페인트를 사두고 우린 방 두개와 화장실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싹 거실쪽에 옮겨둠. 옷장이나 서랍의 옷들은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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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도 없어 온갖 가방 다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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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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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구들과 바닥은 이렇게 덮어 작업 시작. 너무 허접하게 덮어놔서 나중에 이걸 보고 완전 당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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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본직에도 충실해야하는 아저씨의 스케줄에 따라 이번주 이틀동안 방들과 화장실을 마무리 짓고 다음주 이틀동안 거실과 다이닝룸을 하려 했는데 절대 계획대로 될리가 없지…
다행히 화장실은 다 끝났지만 애들방이 끝나지가 않아 모든짐을 거실에 둔 채로 일주일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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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밤을 거실바닥 뽀로로 매트깔고 네 가족이 잤는데 도저히 일주일은 못하겠어서 남편이 베큠에다 걸레질까지 가구도 다 싹 닦아준 덕분에 잠은 방에서 자고 있다.

언제 이런 대청소를 해보냐며 몇분동안은 즐거워하다가 어제 한 이불빨래 다음주 또 해야하는구나 생각하니 한숨도 나오고 다음주엔 책장의 저 많은 책들은 어찌할것이며 다이닝룸 캐비넷 속에 있는 그릇들은 또 어디로 옮겨둬야할지 의문이다. 새칠이 필요없는 부엌은 비닐로 좀 막아달라는 부탁을 해야겠다. 도움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김에 생각없이 달아뒀던 액자들도 다시 새로운곳에 달 생각을 하니 새집으로 이사가는 마냥 신난다. 일은 많아도 각오를 하고 있었던터인지 죽겠을 정도는 아니다. 다 감당할만하다. -_-V

 

 

6 Comments

  1. Sooga · July 14, 2013 Reply

    저게 보통일이 아니죠. 애들 자잘한 살림살이가 또 많잖아요. 고생한 보람있게 아저씨가 잘해 주시길..

    • 퍼플혜원 · July 15, 2013 Reply

      ㅠㅠ 아시는군요. 자잘한 살림살이… 이번주에는 마무리 지어질테니 청소 아무리 힘들어도 새집 되어있을 그날만 바라보고 있어요.

  2. Irene · July 25, 2013 Reply

    와 큰일 하셨네요.
    페인트가 그리 빨리 마르다니 넘 신기해요. 기술참 ㅋ
    거기다 몸에 해롭지 않고 냄새가 없다니 더 신기하네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참 부지런하세요^^

    • 퍼플혜원 · July 25, 2013 Reply

      이건 꼭 해야했던 상태여서… 부지런과는 별 상관이 없었구요 ㅋㅋ
      네 페인트 몇년사이에 정말 많이 발전했더라구요. 깜놀했어요.

  3. Amy · August 1, 2013 Reply

    ㅎㅎㅎ 혜원님 대청소하시느라 힘드셨겠어요! 사진들보니 작년 신혼집 꾸밀 때 남편이랑 둘이서 셀프페인팅한 생각나네요. Bm가서 페인트 고를 때만 해도 엄청 설레였었는데….칠하다가 토나올 것 같이 힘들었어요 ㅠㅠ 하루 죙일 칠하고 새벽에 둘 다 바닥에 뻗어 일어나질 못했답니다 ㅋㅋ 그래도 다 해놓으니 뿌듯하시죠? 저도 다음엔 그레이 계통으로 해보고싶네요

    • 퍼플혜원 · August 2, 2013 Reply

      칠하다 토나올것 같다는 표현 실감나요. 전 제가 하지도 않았는데. 대단하세요!
      다 하고나니 잘했다 싶어요. 깨끗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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