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정리 모드 1

본격적인 정리모드에 들어갔다.
조금이라도 몸이 가벼울때 해둬야겠다 싶어 몇주에 걸쳐 부엌용품 샅샅히 다 훑은 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나 누렇게 물든 플라스틱 용기등 자리 차지하고 눈에 거슬리는것들을 다 내다버림.

흠 그러니까 내가 버린것들이…
1. 캐비넷 꼭대기에 손이 닿지도 않는곳에 쳐박아 두었던 유리 베이킹그릇. 아무리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탄 자국들이 많은데다 투명한 유리도 아닌 갈색유리로 된거. 사용할때마다 음식의 색을 죽이는것 같아 맘에 안들었었은데 이김에 out!

2. 혹시나 필요가 있을까 싶어 보관해둔 3년전에 고장난 전자렌지에 들어있던 회전 유리쟁반. 물론 한번도 필요가 없었지. 이김에 out!

3. 10년전 교회 성경퀴즈대회에서 상으로 탔던 플라스틱 용기 세트. 받을땐 50피스 세트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씩 사라져 촌시런 보라색과 꽃분홍색 뚜껑들만 남았다. 사용할때마다 거슬렸는데 이번에 out!

4. 시간 아낄려고 음식을 넣어둔채 칼질을 했더니 플라스틱에 칼집이 여러개 생겨 그사이에 물이 든 또다른 플라스틱 용기. 가볍고 도시락통으로 편해 뒀었지만 이것도 out!

5. 과일이 이쁘게 그려진 쨈통들. 나름대로 모아볼거라고 과일별로 사다먹고는 깨끗하게 씻어뒀었는데 따로 산 병들이 너무 많아 한번도 빛을 못봤다. 그리우면 다시 그 쨈을 사면 되므로 이것도 out!

6. 냉장고안에 있는지도 몰랐던 소스들. 지난 6개월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필요없다 싶어 과감하게 out!

7. 정말 말그대로 7년정도 묵은 나의 첫 시나몬가루와 너트멕. 결혼하기도 전 베이킹을 아주 처음 시작할때였을때니까…원래 이런건 6개월마다 갈아줘야한다는데…지금까지 잘 먹고 죽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out!

8. 동생이 대학에서 쓰다가 한국 들어가면서 주고 간 소스와 가루들. 혹시나 해서 뒀지만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out!

9. 자리만 차지하던 김치병들. 김치를 병으로 사다먹은 후 깨끗하게 스티커를 다 떼어내는게 일이었는데 들인 공이 아까워 모아뒀더니 이것들이야말로 자리를 넘 많이 잡아먹는다. 몇개만 남겨두고 out!

10. 티타올, 디쉬타올, 한국서 가져온 흰 헹주용 수건들 중 보풀 일어나고 더이상 깨끗하게 빨아지지도 않는것들 골라냄. 버릴땐 아까웠으나 한번 out! 해버리고 나니 지금은 뭘 버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오래된 식품, 가루, 물건등을 버림으로 부엌은 물론이요, 내마음도 한결 더 가뿐해진 느낌이다. 이것들을 버리기전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이렇게 캐비넷과 서랍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자주 사용하지 못한 그릇들은 한번씩 씻어주고, 은수저들도 다 닦아주고, 선반들도 스폰지로 닦아주고, 냉장고도 한번 싹 닦아주었다.
이 보이지 않던 먼지들.

이제서야 숨을 쉬는 내 못난이 부엌.

//키친 정리 모드 2 에서 계속//


글만 올리기 섭해서 최근에 구입한 가구 하나 올려 봄.
아기가 생기면 짐이 배로 늘어난다고 했나. 특히 젖병들로 복잡해질 부엌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듯 해 이걸 하나 부엌에 뒀다. 보기 흉했던 생수들도 쏙 들어가고 나중에 젖병들과 소독기, 그 외 갈곳 없는것들을 숨겨둘려고…

나의 도움 하나없이 조립하느라 남편이 고생했지만 흑백 체크무늬 바닥과 잘 어울려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18 Comments

  1. jae · April 10, 2006 Reply

    와~ 제가 다 시원해요~!^^
    저도 조만간 이사하려고(렌트^^;) 이것저것 버리고 있는데
    참고해야겠어요. 찬장에 가루종류들이 한가득인데…한참 안먹은거니 버려야겠죠?
    이참에 옷들도 왕창 도네이션 하려구요.
    반이상 없애는 게 제 희망사항입니다.
    근데 집 알아볼 생각하니까 앞이 깜깜해요…ㅠ.ㅠ;;

  2. 앤지 · April 10, 2006 Reply

    와 저도 목록 보고 좀 버려야겠어요. 깔끔해졌겠네요.

  3. 쭈쭈바 · April 10, 2006 Reply

    진짜 진짜~ 꼭 고장난 전자렌지에 들어있는
    회전 유리 쟁반 언젠가 쓸일이 있을것만 같아서
    놔두시는 분이 저말고 또 계시네요. ㅎㅎㅎ
    어젯밤에 잠도 안오고 해서 부엌정리 했었는데…
    전 부엌용품들 박스들을 못버려요. ㅠ.ㅠ
    작게는 저울 박스부터 크게는 스탠드 믹서 박스까지.
    (물론 낱개로 산 냄비들 박스들은 당연하구요. ㅎㅎ)
    신랑한테 구박구박 받고 있는 박스들인데…
    그 안에 스티로폼이랑 절대 버릴수가 없는거예요.
    이집에 평생 살것도 아닌데 이사갈 때
    고이 잘 모셔옮겨야한다는 생각에 거의
    머리에 이고 사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4. 성희 · April 11, 2006 Reply

    저두 저 캐비넷 눈독드리고 있었는디..ㅋㅋ 이사가면 살 목록중에 하나라, 매번 매장 구경갈때마다 만져보고 열어보고한다지요..^^

  5. april · April 11, 2006 Reply

    악 저 얼마전에 전자렌지에 넣는 회전 유리쟁반 샀는데~ 설겆이 하다가 깨트려서 없이 한 1년간 지내다 안되겠다 싶어 부품구입하는데서 구입했어요..

  6. 혜원 · April 11, 2006 Reply

    jae님 저도 가루종류 아까워서 잘 안버리는데 7년된거 있으면 꼭 버리세요-.-; 저도 지난 몇주동안 집안살림 10분의 1은 다 버린거 같애요. 반 이상 없애시만 더 큰곳으로 이사하실 필요도 없겠는데요 뭘.^^;; 좋은 집 찾으세요~
    앤지님, 겉으로 봐선 잘 모르지만 기분은 상쾌해요.
    쭈쭈바님, 그 렌지 쟁반 쓰시나요? ㅋㅋ 전 그걸 파티할때 치즈 플레이트 하면 되겠다 했는데 파티는 무슨..-_- 저도 그 박스들을 이고 살다가 몇달전에 큰것들은 다 버렸어요. 이사할때 담요에 싸서 가지 싶어서. ㅡ.ㅡ 냄비박스들은..심하십니다.ㅋㅋ
    성희님, 저게 꽤 무겁더라고요. 살때 꼭 남자두명이 들게 하세요.ㅎㅎ
    april님 아이고…말씀하시지..그럼 만나서 갖다드릴수도 있는데..ㅋㅋ

  7. april · April 11, 2006 Reply

    오잉~
    혜원님, 저 위에 있는글은 제가 쓴게 아닌데… 다른분이 같은 아이디를 쓰시나봐요. 우찌된일인지…

  8. 리아맘 · April 11, 2006 Reply

    저 캐비넷 너무 맘에 들어. 예쁘다. 어디서 산거야?
    (탐나지만 정작 놓을데가 있으려나..)

  9. 데니맘 · April 12, 2006 Reply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하셔요. 전 만삭일 때 옷정리한답시고 사다리 밟고 올라가 옷걸고 난리를 치다가 그날 자정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예정일을 2주일 앞두고 씨섹션으로 애를 낳았지 몹니까. 지금 생각하면 미쳤다 싶어요. 그날 테레비나 보고 놀았으면 예정일 즈음에 순산했을텐데 지금도 아쉬워요. 정리모드 -> 도네이션 하는 기관에서 전화올 때 마다 일단 오라고 한 후 남편 몰래 조금씩 버려요. 속이 다 시원하죠. 아! 그리고 애기가 생겨도 모유 먹이시면 부엌살림 그렇게 마니 안늘어요.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장난감이에요! ㅎㅎㅎ

  10. 엄마 · April 12, 2006 Reply

    ㅜㅜ — 엄마 있을 때에 정리하지 그랬냐~~~~~~~~~ㅎㅎㅎㅎㅎ. 잘~~~했네. 듣는 내가 시원 하구먼. 우리 집은 어쩔꼬~~~~~~~~~~~~~.

  11. 혜원 · April 12, 2006 Reply

    april님 검색해보니 동명이인이네요. 어쩌죠. 두분이 사이좋게 의논하셔서 이름을 바꾸셔도 좋고요..ㅎㅎ
    리아맘, 저거 crate&barrel꺼야. 우리도 어쩌다 저기에 쏙 들어가서 잘됐다 싶었지. 인터뷰는 어찌됐어?
    데니맘님 옷정리하는것도 그렇게 영향이 있나보죠? 갑자기 겁남.. 저도 예정일 가까이까지 회사 잘 다녀야하는데…
    엄마, 기분같아선 내가 가서 다 정리해줬음 좋겠는데. 그럼 나한테 떨어지는것도 좀 있겠지.ㅋㅋ 좀만 기다리소서, 곧 갈께.

  12. Helen · April 13, 2006 Reply

    그릇장이 너무 이뿌네요. 장위에 이쁜 초록색 허브 화분들이나, 이쁜 케잌스탠드를 쪼로록 놔두면, 넘 귀여울것 같아요.
    저야말로… 부엌을 정리해야 하는데, 가끔 내가 봐도 이건 뭐지?? 하는 재료와 물건들이 있다는…

  13. colajuice · April 14, 2006 Reply

    7번 너무 욱겨요. ㅋㅋㅋ

  14. 혜원 · April 14, 2006 Reply

    Helen님 진짜 허브들좀 사놓을까요. 해마다 하나정도 사긴 하는데 꼭 여름만 지나면 죽더라구요. 해가 잘 안들어서 그런건지..우리집이 또 워낙 건조하다보니..
    콜라쥬스님, 이사하시는김에 싹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세요 ㅋㅋ

  15. 홍신애 · April 16, 2006 Reply

    우하하~ 나두 7번 웃겨요 히히히~ 그리고 늘어나는 짐들은 다 겸허하게 받아들이세요~ 그것들 떔에 스트레스 받으면 진짜 힘들어짐….ㅎㅎ 저도 얼마전 이사할떄 짐 다 버린거 생각하면 진짜… 그것들 정리하면서 아깝다 싶은거 버린것들 뒤늦게 생각 또나고 또나고 할때….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ㅎㅎ 그냥 겸허히 받아들이자!!!^^

  16. joy · April 16, 2006 Reply

    전에 와서 이 글 읽고서는 너무 속이 시원~했더래서 오늘 다시 와서 읽으며 마음 다잡을라구요. 우리집도 아주 다급하게 이런 조치가 필요하거든요 ㅡ.ㅡ 과감히 버릴건 버리고 단촐하게 정리하는게 참 쉽지가 않네요. 너무 뭘 못버리는 성격이라… 이거 정말 고치고 싶어요.

  17. 혜원 · April 18, 2006 Reply

    신애씨, 나중에 큰집으로 이사갈땐 우리엄마처럼 모든걸 다 이고 갈지도 몰라요.ㅎㅎ
    joy님 근데 너무 잘버려도 재산이 안모인단 소리가 있어서 괜히 소심해져요. -.-

  18. 엄마 · April 19, 2006 Reply

    야———.헤원씨. 엄마도 얼마나 잘 버렸는데———-.
    한 40 년쯤 살아보련. 그냥 쌓여요. 근데~~~~~~~~ 벽장속의 너—- 어릴때 장난감은—–? 투정 않겠지요~~~~~ㅇ??
    이제 나도 곧 넓어 질것이니까 이고 갈것이 없어지겠지?
    어서 좀 가지고 가줘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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