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Cleaning

봄이 올려고 하는거 같다. (아직 온것 같진 않음)
홈 잡지들을 보면 4월호쯤부턴 닫았던 창문을 활짝 열고 따스한 봄공기를 맞이하라는 그런기사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상큼한 핑크빛의 사진들을 보는 나와같은 독자들은 우중충한 겨울집을 환하게 바꿔버리고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드디어 시작했다.
아직 바깥기온은 낮아 아파트에 히터가 나오더라도 일단 우리집엔 봄이 왔다.

Feng Shui 를 믿는건 아니지만 집안에 clutter가 있으면 건강에도 안좋고 사람의 기에도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말이 어느정도 일리는 있는거 같다. 결혼전에 쓰던 가구들을 다 모아둔, 게스트룸으로 쓰이는 둘째방이 오히려 “창고”의 느낌을 주어 항상 눈에 거슬리고 미완성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몇일의 고민과 구조스케치를 해본 후 변화를 주기로..
자리만 차지하고 잘쓰이지도 않는 책상을 없애고 마루에 있는것과 똑같은 책장을 하나 더 사 책상위에 있는것들을 다 안으로 숨겨버렸다.
책상밑에 고스란히 쌓여있었던 박스들을 다 정리해가며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고 보관할것은 다 라벨을 붙여 쉽게 찾을수 있도록 수납하고. 아이고 속시원해라.

이사를 자주 해야하는 유학생활을 하면서 느는건 버리는 습관이다. 남편은 오히려 센티멘탈해져 버릴려고 내놓은걸 다시 가지고 들어오는…몰래 버리면 알지도 못하면서..-_-; 버리는 그 순간만 잘 넘기면 다시는 찾지 않는 물건들인데 (예를 들어 거의 10년된 대학 브로셔, 절대 입지 않는 남방) 난 자리없으니 무조건 버리자고 하고, 남편은 그 물건에 대한 역사를 좔좔 다 털어놓으며 내맘 약하게 하고.

이번에 청소하면서 발견한 내가 절대 버릴수 없는 물건.
미국와서 나의 대학 대학원 숙제를 책임졌던 노트북 컴. 그때 딱 2000불주고 산 Toshiba노트북은 그때만해도 최첨단이었는데 지금보니 이런 구닥다리가..
화면이 CD각 두개 나란히 합쳐놓은것보다 작다. -_-

 

 

7 Comments

  1. 혜준 · April 13, 2004 Reply

    으흐흐. 이 컴퓨터 나도 애용했지.. 마우스 껍질 벗겨져서 쓸때마다 손가락 아프던거..
    근데 그래서 방에 책상 없앴어? 그거 나 준다며… ㅜㅡ. (속으로 졸업후 돈계산하고 있음… ㅡㅡ;;)

  2. 혜원 · April 13, 2004 Reply

    그 책상 나사 다 풀어서 책장뒤에 깜쪽같이 숨겨놨다. 이 와중에도 너생각하는 언니의 맴을 알아다오..-_-

  3. 정지현 · April 13, 2004 Reply

    바뿐 와중에 스프링 클리닝꺼정 하셨네요. 구조스케치 꺼정 하셨단 대목에서 미소가 저절루 지어졌어요. 디자이너는 몬가 틀려도 틀리구나 싶어서요. ^^
    저는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요) 이사할때마다 물건이 아주 많이 늘어나지요. 저도 남편분 처럼 물건하나하나에 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답니다. 헤헤~
    그래도 이번엔 집장만해서 이사가는거라 그동안 ‘집사면 그때 좋은거 사자’ 이러면서 일부러 싼것만 샀던 가구들을 버려야하기 때문에 저에겐 엄청난 테스트가 될거같아요. 우찌버리지용?

    피에쑤: 저도 십년된 대학교 카달로그 있는디… 하하 ^^;;;

  4. 혜원 · April 14, 2004 Reply

    지현님 이사가세요? 너무 좋으시겠다아.. 축하드려요.. 가구쇼핑 장난 아닌데 잘 하시길 바라구요. 전 남자들이 대체로 버리기 싫어하는줄 알았는데 지현님도 대학브로셔가 있다니.. 엽기네요. 그 대목에 대해선 한번 다같이 토론을 하고싶을정도로 이해가 가지 않거덩요.. ^^; 왜 십년된걸 가지고있는건지.. 없어진 수업들도 많을텐데 말이죠..하하

  5. Solus · April 14, 2004 Reply

    저희집에도 2구닥다리 히타치랩탑하나 있죠. 근데 정이들어서 못버려요. ^^ 남푠이 아직도 가끔꺼내서 만지작거린답니다.

  6. 조이 · April 14, 2004 Reply

    저거보니 저도 스토리지에 방치해놓은 제 구닥다리 노트북 생각이 나네요. 잘 지내고 이ㅆ는지 ^ ^

    저도 잘 못버리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어차피 안쓸꺼 끌어안고 다니는 것도 참 안되게ㅆ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오래된 물건 너덜너덜해지면 요즘은 기분이 좋아지곤해요. 왜냐면 떠날때 미련없이 버리고 갈 수 이ㅆ으니까요 ^ ^

  7. 혜원 · April 19, 2004 Reply

    정말 다들 구닥다리 노트북 하나씩은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런건 돈을 많이 주고 산거라 그런지 버리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나마 제껀 사이즈도 작은거라 자리를 덜 차지할꺼라고 위로하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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