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에

어제 뉴욕 역사상 최대의 폭설이 휘몰아치다.
눈 뿐만이 아니라 심한 바람으로 인해 도로상태가 마비됨. 우리도 교회를 포기하고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 차가 파묻혀 같은 동네 사는 교회친구 커플더러 우리를 데리러 오라고 했는데 우리집에 다 와서는 그 차도 눈에 미끄러져 지나가던 사람에게 돈을 주고 차를 밀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런 날씨에 롱아일랜드까지 가려면 교회시간도 놓치고 위험할것 같아 집에 있기로 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아침부터 집을 발칵 뒤집어 대청소를 했다. (너무 청소에만 신경쓰다보니 역사적인 폭설 사진을 못찍음)
옷장속에 쌓아뒀던 혹시나 해서 보관하던 수많은 박스들, 동생이 두고간 가습기, 모아뒀던 쇼핑백, 있는지도 몰랐던 오래된 신발, 몇년된 서류등 자리만 차지하고 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는 모든걸 그냥 미련없이 다 버려버리고…

미국에 첨 올때 가지고 왔던 테잎들. ^^;; (결혼할때 내가 그렇게 버리려고 했는데 절대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 남편이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해서 지난 5년동안 옷장 저 한구석에 빛한번 못보고 쳐박혀있던…) 추억이 어린 테이프들이지만 과감하게 버렸다. 지금은 듣고싶어도 테잎덱이 없어 듣지도 못하는것들인데…

작은 아파트를 어떻게서든 좀 넓혀보려고 머리를 요리조리 굴려가며 방에 있던걸 리빙룸에도 내놔보고, 다이닝 테이블옆에 있던걸 부엌으로 옮겨보고… 별로 달라진건 없지만 일단 기분은 좋다.

컴터책상에 양초 하나 갖다두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바뀌는걸…

다음 폭설을 대비해 사둘것: 스노우 부츠

 

 

11 Comments

  1. 김연희 · February 13, 2006 Reply

    윽..테잎들 제게 주시지 않고…흑흑…

  2. 솜2 · February 13, 2006 Reply

    어머 저두 예전 테잎들 버리지 못 하고 가지고 있는데요…^^
    과감히 정리해서 버려야할것들이 얼마나 많은지…그런데 정이 들어서인지 쉽게 버려지지 않아요…ㅠ.ㅠ

  3. 리아맘 · February 13, 2006 Reply

    간만의 업데이트네. 반갑다 혜원아.
    잘 지내니?
    나도 짐속에서 사는것 같아.
    리아 장난감을 처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지..
    가까이 살았담 -원했담- 다 주었을텐데..

  4. Jennifer · February 14, 2006 Reply

    하하 언니 나 고등학교때 솔리드 되게 좋아했었는데, 웃겨요… 언니 언제 함 봐야하는데 말이예요…^^

  5. april · February 14, 2006 Reply

    ㅋㅋㅋ 저도 가끔 남편이 집에 없을때 한바탕 다 꺼내놓고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저희도 작은 아파트라 여기저기 구석진곳에 모르는 물건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가끔 정리해서 많이 버리려고 노력중이에요. 어제는 남편이랑 둘이 같혀있는 바람에 못했지만요 ^^

  6. stella · February 14, 2006 Reply

    크하하하.저 테잎 정말 정겹다..나도 아직 하나 가지고 있는데…어릴적 내 노래를 녹음한 테잎 하여간 소니사께 질이 좋긴 좋아 1977년도에 녹음한거 던데 아직 잘 나와…눈이 많이 왔다던데..

  7. 혜원 · February 14, 2006 Reply

    연희님 앗, 그럴껄 그랬나요? 아무도 원하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솜2님 저도 정땜에 지금까지 가지고있었는데요, 늘어만가는 살림에 이런것까지 이고 사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아주넓은집으로 가면 모를까.. 전 너무 버려서 탈이에요 사실.ㅎㅎ
    리아맘, 그래, 가까이 살았으면 받아쓸텐데. 그냥 버린거야? 아깝다..
    Jennifer, 정말 오랜만! 어떻게 지내고있어? 나 솔리드 넘 좋아해서 테잎이랑 씨디 다 있잖아. ㅋㅋ
    april님 남편분도 버리는걸 안좋아하나봐요. 제남편은 자기 옷장은 손도 못데게 해요. -_-;; 버릴게 넘 많던데.
    stella, 눈 많이 왔지. 그후 이틀연속으로 해가 쨍쨍이라 길이 너무 지저분해. 긴바지 입으면 클나.

  8. 손민영 · February 14, 2006 Reply

    난 그날밤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탔어야 하는데 연착이 되서리 공항에서 노숙자처럼 자는거 해봤다는거 아니냐. ㅋㅋㅋ 근데 생각보다 따뜻하고 편하더라구. 빡스 하나 있었으면 딱 좋았을것을. 나중에 비행기 뜬다고 그래서 일어나는데 일어나기가 싫었던거 있지. ^^

  9. 연정 · February 15, 2006 Reply

    안그래도 뉴욕에 폭설이 왔다는 뉴스를 보고 너 교회못갔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대청소를 하다니…
    근데 혜원아 저 솔리드 태잎은 혹시 우리나라 가수의 것?
    너 저 가수 좋아했었어?ㅋㅋ 재밌다^^

  10. 한나 · February 15, 2006 Reply

    저희 교회도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를 모두 가정예배로 드리라고 목사님께 연락이 왔었어요.
    남편이랑 가정예배 드리고 너무 한가로운 주일을 보냈지 뭐예요^^

  11. 혜원 · February 15, 2006 Reply

    민영, 안그래도 오늘쯤 잘 도착했냐고 멜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래, 아름다운 밴쿠버를 잘 돌아보고 왔느냐. 몇등 하셨는지…ㅋㅋ
    연정언니, 왜냐면 내일 부모님이 오시거등요. -_-a 내가 저 솔리드테잎을 호산나 연습가면서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ㅋㅋ 언닌 몰랐구나.
    한나님, 우리는 오후예배만 캔슬 됐다더라고요. 집에있으니 어찌나 주일날이 긴지.. 오랜만에 잘 즐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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