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예전에 미국살때 엄마와 혜준이 데리고 쇼핑을 갈때면 항상 화장실을 가야만 했던 (왜! 와이!) 혜준이의 화장실 담당은 나였기에… 쇼핑몰이면 다행, 슈퍼같은곳은 직원화장실을 물어물어 찾아데리고 가야함이 나의 임무였다.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화장실 어디있냐고 묻는게 그나이에 어찌나 챙피하고 싫던지… 다행히 뉴저지에 있는 우리가 자주가던 마켓과 쇼핑몰의 화장실 위치는 꿰뚫고 있었다. -.-

그게 훈련이 되어서인지 난 요즘도 길가다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길을 잘 묻는다. 누가 나에게 물어도 정말 아주 친절히 잘 가르켜준다. 관광객들, 진짜로 내가 걸리면 운좋은거다. ㅎㅎ

미국 살다보니 10년전 유학올때보다도 더 얼굴이 두꺼워졌단걸 깨닫는다. 아니, 오기전엔 정말 얇았던거 같은데. 특히 별 희한한 사람들이 다 모인곳 뉴욕이다보니 나도 덩달아 막나가는건가보다. ㅋㅋ

회사에서도 한두번 이상 마주친다 싶으면 무조건 hi 하고. 뭐 쓸데없는 날씨 얘기나 하고. 내소개 하고. (절대 그 이상의 사이로 발전되는것도 아니면서 -.-)
어제 인턴 인터뷰하면서도 내가 더 신나라 웃으며 이것저것 다 얘기해주고 (그 인턴 운도 좋지..).
뭘 부탁 받아도 내가 진짜로 할 기분이 아닌이상 마지막 데드라인까지 안하고 있고.
누가 뉴욕에만 산다고 하면 턱턱 만나자고 하고..(그쪽은 반기는지도 모름서..-_-;)또 만나서도 항상 알고지내던 사이처럼 친한척한다. -.- 이렇게 해서 만난 친한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다. ^^;

근데 확실히 덜 두꺼운게지.
아직도 어두운 레스토랑에서는 후라시 탁탁 터뜨리며 음식사진 못찍겠고 사람들앞에서 발표하려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어떻게 하면 더 두꺼워질수 있을까..

 

 

20 Comments

  1. 유선 · April 28, 2005 Reply

    ㅋㅋ..있자나요..애가 한둘쯤 생기면..그것도 남자놈만 둘쯤 있으믄요..세상에 무선게 없어져요..삔녀가 되는거죠..헤~~아들자식놈들이 그렇게 맹글어준다니까요..넘 힘들어서..헉…

  2. 쭌브라더스맘 · April 28, 2005 Reply

    위에분 말씀하신거 공감이 가요…저두 아들만 둘…^^ 아직은 어리지만…
    근데 전 혜원씨 근처에 살면 무지 좋겠는데…^^

  3. sueah · April 28, 2005 Reply

    전 밖에서 혜원씨 같은 분 만나면 기분 좋던데여..^^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더..^^
    담달에 뉴욕 갈 예정인데 막무가내로 연락을 드려야만 할 것 같네여..ㅋㅋ.. 저도 요즘 막 두꺼워지고 있는 중이라서여~~ ^^

  4. colajuice · April 28, 2005 Reply

    저도 나이 들면서 점점 얼굴이 두꺼워지는데 아직도 혼자서 못하겠는건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거요. 특히 미국식당에서요. 다른건 혼자 다 잘하는데… 밥은 왜 혼자 안먹어지는지.. 누가 나 밥먹는거 쳐다보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

  5. 희재 · April 29, 2005 Reply

    아휴.. 저랑은 너무나 다른 혜원님. 저는 정말 사회성이 제로라서 일할때도 묵묵히, 어디가서도 물어볼일있음 아예 안하게 되고…저의 게으름이랑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긴한데…그래서 더 혜원님의 적극적인 모습이 너무 부럽고 배우고 싶어요~호호 *^^*

  6. Solus · April 29, 2005 Reply

    아우 저랑두 턱턱 만나서 친해져주세여…. ^^;; 농담아니구요, 담에 뇩갈일 생기면 혜원님 꼭 만날테야요.. 헤헤..

    참참… 윗분말씀마따나 얼굴은요 애들 생기문 더 두꺼워져요.. 왜냐면 파티 트레인하고 나면 아무때나 화장실 가야된다고 그러거든요… ^^ 요즘은 화장실만 쓰려고 들어간거 뻔한데도 친절히 안내해주는 드럭 스토어나 슈퍼마켓 직원들이 제일 고마운거 있죠?

  7. 혜원 · April 29, 2005 Reply

    ㅎㅎ 정말 애가 생기면 두꺼워지나요. -.- 무.섭.다.
    여러분, 뉴욕으로 오시게 되면 커피라도 한잔 하고싶으니 알려주시와요~^^
    근데 콜라쥬스님 얘기들으니까..전에는 영화도 혼자 보러가고 밥도 혼자먹으러 간적 많았는데 결혼하고나서는 그거 한번도 안해본거 있죠^^;

  8. heartopener · April 29, 2005 Reply

    저도 밥도 혼자 먹고 영화 혼자보고..그런거 잘해요.. 위의 분들 말씀대로 아이 생기면 정말 얼굴 두꺼워진다고들 하시는데.. 제가 친구들을 봐도 아이가 생기는 친구들이..그 전과 전혀 달라지더라구요.. 무섭게… 그래도 혜원님은 아직 뻔뻔함과는 거리가 먼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순수하신 것 같은걸요..

  9. 성희 · April 29, 2005 Reply

    진짜 지나가다 혜원님 만나는 날은 운좋은날이 될것같은데요~ ^^;; 저는 영어도 잘 못하면서 잘 돌아다니는..그야말로 얼굴이 두꺼워서 그런건지, 암것도 몰라서 그러는건지..ㅋㅋ
    암튼, 혜원님 그런 모습이 너무 좋네요. 순수하시고 어쩔때 멋져보인다죠?..^^

  10. 혜원 · April 29, 2005 Reply

    근데 너무 웃긴게요, 오늘 점심시간에 친구만나고 들어오다가 온라인상으로만 알던 정화씨랑 마주친거 있죠. 고맙게 정화씨가 날 알아보고 길 한중간에서 너무 반갑게 인사도 하고 얘기도 하고 명함도 주고받고 그랬거든요. 이빨에 뭐 낀건 없는지..아무래도 첫만남인데 어찌나 신경쓰이던지..ㅋㅋ 어제 이글 올리고 오늘 이런일이 있으니 넘 재밌네요.

  11. 손민영 · April 29, 2005 Reply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 웃긴다! 유명하고 볼일이야. ^^

    난, 너의 그런점이 넘넘 보기 좋다. 사람한테 먼저 다가가고, 그사람 말에 귀기울여주고, 웃어주는거, 그거 it takes an effort. 난 너 첨 만났을때 젤 인상깊었던게 내 말을 참 잘 들어주는구나, 그리고 웃음이 참 환하구나. 그때 느낀게 아직도 선명하다 야. ^^ 진짜 멋져. 내가 너에게 배울점중의 한가지.

  12. Grace · April 29, 2005 Reply

    혜원님이야말로, 건강하고 healthy한 삶을 사는것 같아요! 성격도 굉장히 털털하실것같고…^^ 오히려 이 반대로 사는 사람을 생각한다면….으…얼마나 세상을 각박하게 살까하는생각도 들고용~ 특히,, 뉴욕에서…- -;;;;; 혜원님, 앞으로도 계속 털털하면서도 멋지신 삶을 위해 화이팅입니당^^

  13. inhee · April 29, 2005 Reply

    언니, 얼굴이 두꺼워지는게 아니고 사회생활에 익숙해지는 거겠지.. 아무나랑 말 잘하는게 얼마나 훌륭한건데.. 썰렁한 빈공간처럼 어색한게 없잖아.. 난 근데 언니가 인터뷰 했다는 그 인턴 부럽다. 헤헤,, 내입장이 그처지다 보니..

  14. 엄마 · April 29, 2005 Reply

    어릴땐 엄마가 누구에게 말 쉽게 걸면 챙피해 하더니만, 역시 세월이군, 호호,이렇게들 좋은 친구들 덕분일까?! 많은 친구들 감사하네, 인희야 반갑다 .귀여운 아이도 보고, 과연 —인희구나 —하고 여기서 자주본다, 어릴적 부터 특별한 인연인것같구나 ,혜원이랑—-.

  15. island · April 30, 2005 Reply

    두껍다라고 하기 보단 혜원씨의 밝고 투명하고 자신있으신 모습인 나타는 거죠. 생판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숙해 지는 분이란 걸 알았으면 저도 몇 달전에 뉴욕갔을 때 연락드려서 커피라도 같이 마실걸 그랬내요.^^ 친한친구 셋이서 뉴욕 갔었는데 고것들이 쇼핑에 눈이 멀어 MOMA 가기로 된 오후 소호로 가더군요. 그래서 그 멋진 미술관을 혼자서 구경하고 커피 마셨거등요. 근데 뉴욕분위기는 혼자놀기도 참 좋더군요. 잠깐이여서 그랬겠지만. 그리고 여러사람앞에서 발표할때 떨리는 건다 마찬가지일거여요. 더욱 더 두꺼우시길 바래요.^^

  16. 혜원 · April 30, 2005 Reply

    민영, 또 뭐가 먹고싶은게로군. 난 너 첨만난날 네가 바지 다려입고 나왔다는거밖에 생각 안난다. ㅋㅋ

    Grace님, 제가 좀 무뚝뚝 하거든요. 근데 아마도 여기생활에 슬슬 적응을 이런식으로 하게되는거 같아요.

    인희야. 맞는말이다 그게. 지겹도록 요즘 인터뷰하지? 굿럭!

    엄마, 내가 그랬었나?-_-; 적극적인 아빨 보고 그런생각을 한적은 있어도..ㅋㅋ

    아일랜드님, 담에 오시면 연락하세요.ㅎㅎ 말씀대로 뉴욕은 혼자놀기도 딱 좋구요 우르르 몰려다녀도 재밌는곳이더군요. 혼자 커피마신다는 말이 왜케 우아하고 멋지게 들리는지..^^;

  17. goindol · May 1, 2005 Reply

    100% 동감이죠. 직장생활하면 더, 결혼하면 좀 더 애기 낳으면 더더더 두꺼워지던데요?

  18. 혜원 · May 2, 2005 Reply

    고인돌님, 그럼 전 반은 두꺼워진거네요. ㅎㅎ

  19. joy · May 2, 2005 Reply

    지현씨 말 들으니 저도 한국서는 혼자 영화도 가고 식당에 가서 밥도 먹고 그랬는데(당연 싱글때죠 ㅎㅎ) 미국서는 영화는 혼자 보러간적 없고 밥은 셀프서비스 식당에서 몇번 먹어본적은 있네요 ㅎㅎㅎ 글고보니 무지 두꺼운건가요? ^ ^

  20. 혜원 · May 2, 2005 Reply

    우와 조이님, 전 한국선 혼자 밥 못먹겠던데..대단하셔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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