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사과 김치

내가 엄청난 결심을 했다. 이 결심이 얼마나 오래 갈진 몰라도 김치를 만들어 먹기로..
한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실한 배추를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성공할때까지 함 맘 단단히 먹고 해보리라. (주먹 불끈 -.-)

이결심이 처음은 아니다:
1. 결혼전에 한번 만들어보고 한젓갈 집어먹고 다 버리고,
2. 결혼 후 깍두기 한번 만들어보고 양념장을 너무 많이 넣어 몇번 먹다 버리고 (흥건한 빨간양념에 잠긴 무우를 일단 찾은 후, 건져먹는 식을 밥상마다 되풀이 하기 민망하여..)

지난번 엄마 오셨을때 막김치를 어찌나 쉽게 만드시던지..모든걸 드르륵 갈아서 절여놓은 배추랑 섞으면 되더군. 사먹는 김치에 대한 안좋은소문이 워낙 많아서 이런생각을 하게됐는데 첨엔 귀찮더라도 이것도 습관이 되면 매일아침 샤워하는것처럼 일상이 되지 않을까… (하긴, 샤워는 대신 살 수 없으니 적합한 비유가 아님)

암튼, 시범으로 집앞 슈퍼에서 양배추를 사다가 무우 대신 사과를 넣고 대강대강 만들어봤다. 양배추김치는 미시방에서 본적이 있고 홍신애씨가 사과를 넣고 김치를 담근다고 해서…

양념장: 고춧가루+간마늘+간생강+액젖+간 새우젖+찹쌀풀

양배추를 깍뚝 썰어 소금에 약간 절인다음, 채 썬 사과, 양파, 양념장이랑 다같이 무쳐버린다.
사과랑 양파에서 단맛이 나오니 설탕이나 뉴슈거같은것도 필요없는거 같음.

근데 이렇게 만들어놓고, 한식을 안먹으니 이걸 먹을 일이 없네. 그래서 냉장고문 열때마다 하나씩 꺼내 맛을 보는데 시원한것이 김치맛이 나는걸~
이걸 다 먹고나야 배추김치를 만들수있겠다.

 

 

10 Comments

  1. 워너비 · May 3, 2005 Reply

    저도 할 수 있을까요 ㅠㅠ
    전 오이김치 시도했다가 다 갖다 버렸던 적이 있어서…
    양념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2. 지은경 · May 3, 2005 Reply

    언니~ 정말 대단한 결심을.. 전 아예 생각도 않는 이런 대단한 결심을.. 존경스러울 따름이어요~

  3. 성희 · May 3, 2005 Reply

    오잉??? 정말 쉽네요..^^ 매번 김치사다먹으면서 겆절이라도 담궈먹어야지 했는데.. 그냥 생각뿐.. 근데, 이건 진짜 만들어 보고 싶네요~
    아삭아삭하니.. 양배추와 사과의 씹히는 맛이 예술이겠는걸요~ ^^

  4. 혜원 · May 3, 2005 Reply

    워너비님, 제가 할수있음 아무나 할수있죠. ㅎㅎ 제가 김치는 워낙 시도할수 없는거라 생각했던거라 제가 만들고도 제가 감동하는거거등요. -_- 양념비율이 없어요. 그냥 맛보면서 했던거라. 아마 홍신애씨홈에 가시면 자세한 비율이 나올지도..미안해요..^^;
    갱이씨, 결심만큼 될지 잘 모르겠어요. 겁나요 벌써부터. ㅋ

    성희님 저도 양배추김치는 첨인데 신기한데요..

  5. 엄마 · May 4, 2005 Reply

    양배추 김치 맛들여놓으면 아마 —–. 중대한 결심 을 야무지게 했네요 .암튼 화이팅!양배추,무우,양파,함께 약간 싱거운듯하게 국물도 조금 잘박하게,푸욱–익혀먹으면, 정말 맛있는 유산균 김치, 국물이 더 맛있어요.**한가지 힌트**찹쌀풀 조금만 넣어보셔용.그리고 설탕을 쬐끔만 넣고 익으면 환상적인 맛. 아마 뿅—–!

  6. 혜원 · May 4, 2005 Reply

    엄마, 안그래도 누가 찹쌀풀을 넣으면 양념이 착 달라붙는다 하더라구요. 담엔 그럴까봐..
    근데 국물 만들라면 물을 부으란 말? 자세한 레시를 푸시옵소서…

  7. 혜원 · May 4, 2005 Reply

    원글에 찹쌀풀을 더했습니다~^^

  8. 연정 · May 5, 2005 Reply

    이제 김치까지 섭렵하려하는군…꼭 성공하길^^

  9. 홍신애 · May 5, 2005 Reply

    헉… 정말 김치까지! 언니 정말 대단해요^^ 김치 떄깔도 넘 이쁘고….^^

  10. 혜원 · May 6, 2005 Reply

    연정언니, 근데 이 양배추김치 남편은 싫대요. ㅠㅠ 원래 이건 안익는건가봐요? 아무래도 내가 젖갈을 넘 많이 넣은거 같당.. 여기 비율 안올리기 첨만 다행 ㅋㅋ 해마다 김장 눈감고도 하는 언니에게 한수 배워야되는데..

    신애씨, 아이고..누가 누굴 대단하다고 하는지..ㅎㅎ 담에 배추 사와서 신애씨 양념비율보고 할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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