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막김치

내가 지난번 이제부턴 김치를 손수 만들어먹겠다고 선언을 했으나..그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어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이게 또하나의 작심삼일 선언이었는지 궁금한분들도 계셨으리라..(아님 나 혼자 괜한 부담을..^^;;)

그 양배추 김치 이후로 김치를 딱 한번 사서 배추에서 식초맛이 나는 지경까지 먹다가, 한 몇주는 김치 없이지냄. 남편이 제발 한병 사자는걸 “쫌만 기다려바, 내가 만들꺼라니깐..” 하길 몇주. ㅡㅡ; 김치타령 안하도록 일부러 샐러드 해먹고, 생선 구워먹고, 매콤한거 먹고 등등..잘 버텼다.^^

재료가 냉장고에서 놀고있으면 억지로라도 시간내어 만들겠구나 싶어 재료를 일단 사두고, 일요일 저녁때 만들기 시작했다. 배추하나 달랑가지고 하는거였는데도 집에 있는 믹싱볼이 왜케 다 작은건지..아파트 생활에 커다란 양푼을 살수도 없고.. 두군데에 나눠하는게 귀찮았지만 홈메이드 김치를 위해서라면…^^;;

대강대강 맛봐가며 만들었기때문에 정확한 레시피는 못올리지만 자꾸 할수록 요령도 생기고 확실한 비율등이 나올거라 생각을 하고, 일단 나의 첫 성공적인 막김치를 올려본다.

재료: 배추 한포기, 무우 큼직하게 썬것, 양파 작은거 한개, 쌀밥 (찹쌀 조금 섞인거면 더좋고), 파 1-2뿌리, 새우젓, 꽃소금, 다진마늘, 생강, 고추가루*

1, 배추를 잘라 잘 헹군 후 꽃소금으로 (1/2컵정도?) 잘 버무려둔다. 두세시간 후에 잘 절여졌다 싶으면 물을 따라내고 배추도 좀 짜준다.
2. 양념 준비: 밥, 양파, 새우젓, 마늘, 생강, 고춧가루 를 푸드프로세서(아님 도깨비방망이)로 드르륵 갈아준다.
3. 배추, 무우, 길쭉하게 썬 파에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주면 끝.
*여기서 파는 고춧가루는 대부분 입자가 굵어 한번 갈아쓰면 더 좋은거 같다. 이번엔 한국서 가져온 고춧가루를 썼더니 맛이 다르더군.

액젓이 들어가지 않고 양파를 갈아넣었기때문에 시원한 (뭐 다른표현이 없네) 김치가 된다. 고춧가루가 약간 적게 들어갔고 배추에서 물도 좀 덜짜서인지 이번엔 맵기보다 쏴~한 물김치맛이 더난다.^^ 그래도 넘 맛있는걸…

 

 

12 Comments

  1. 박수연 · July 15, 2005 Reply

    전 액젓 들어가지 않은 김치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이 레서피로 나중에 한번 만들어봐야겠네요.. ^^ 아직 여기 한국에서는 파는 김치(종갓집, 풀무원 등등)들도 느무 맛있거든요..

  2. 박수연 · July 15, 2005 Reply

    아! 근데 1번에 ‘배추를 잘라’란 사진에서 보이는 모양으로 첨부터 자른 뒤 소금으로 버무리는 건가요?

  3. 솜2 · July 15, 2005 Reply

    저두 김치 담그는 슬럼프에 빠져서 잠시 몇개월 사먹다가 월요일에 담궜는데…역시나 맛이 아닌것이…ㅠ.ㅠ
    뭐가 문제인지 이집 저집 전화해서 물어보고…ㅠ.ㅠ
    저두 막김치를 했던지라 4시간 정도 절여서 다 되었는데…
    전 양념에 풀을 안 쑤어 넣었는데…혜원씨처럼 그냥 밥을 넣어서 갈아봐야겠어요…
    혜원씨는 양념에 설탕 안 넣나봐요?

  4. 혜원 · July 15, 2005 Reply

    수연씨, 전 종갓집 풀무원 둘다 안먹어봤지만 여기서도 소문은 들었기에..^^; 그리고 네, 막김치라서 다루기 쉽도록 미리 자른후에 절여요.
    솜2님, 저도 엄청 걱정했었는데 이거 하나 만들어서 큰소리좀 쳐요.ㅋㅋ 남편은 김치라고 하기엔 넘 안맵다고..-_-; 하긴 고춧가루가 좀 적었어요 이번에.
    엄마가 지난번 밥을 갈아쓰시던데 어찌나 편리하던지..괜찮네요.
    설탕없어도 양파가 들어가니 괜찮던데요.. 김치질문을 받기엔 저두 넘 몰라서^^;;

  5. goindol · July 15, 2005 Reply

    맞아요.풀 굳이 안 쒀도 되겠더라구요. 울 친정엄마 이번에 오셔서 김치담가주셨는데 마침 밥도 없었다죠?근데 감자찐 것이 두 개 있었는데 그걸 턱 넣으시더라구요..근데 정말 감칠맛나요 김치가…암튼 재료 탓 할게 아니더라구여…ㅋㅋ.
    근데 저 김치 잘 익혀서 라면 끓여 같이먹음 맛나겠네..시원하구 국물 좀 많은 것이…^^;

  6. 한나 · July 15, 2005 Reply

    어머머머머~~ 어쩐지 뭔가 허전했어요. 새우젓을 안넣었네요.
    에효~ 저도 막김치로 담궜거든요. 시원하게 익으면 남편한테 맛보일려고 했는데…
    맛에는 별 지장이 없겠죠 뭐~ 깊은맛이 덜나겠지만…
    드디어 김치를 해 드셨군요~ 혜원님한테 큰 양재기(?)가 필요하신거 같네요.
    김치를 할땐 정말 필요하더라구요.

  7. inhee · July 15, 2005 Reply

    정말 훌륭하다.. 나처럼 게으르고 할줄 모르는 사람도 먹고 survival 할 수 있도록 다 길이 있기 마련인지, 우리 아줌마가 김치 담궈주셨어!! 큰언니도 놀러올때 김치 갖다준다그랬고.. ㅋㅋㅋ.. 시원한 언니네 김치 맛있겠다.. 김싸서 저 김치랑 먹으면 밥 한그릇 뚝딱이겠네..

  8. joy · July 16, 2005 Reply

    정말 김치담글 그릇이 문제죠? 저는 코딱지만한 원베드 살때 엄마가 오셔서는 김치 담그신다고 배추 3개 간신히 절이고 담글 수 있는 크기의 볼을 사놓고 가셨거든요. 그땐 놓을 데 없다고 투덜거렸는데, 지금은 아주 요긴하게 쓴답니다. 그래서 저희집은 항상 배추 세포기를 담그죠 ㅋㅋ 저 김치 너무 맛있겠어요. 시원한 맛이라니 여름에 딱인걸요?

  9. 앤드 · July 17, 2005 Reply

    어머..저그릇도 참꽃마리인거예요?

  10. 손민영 · July 18, 2005 Reply

    이거 정말 맛있었음!

  11. 혜원 · July 18, 2005 Reply

    goindol님, 감자갈아넣는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찐감자로도 되는군요. 진짜 재료탓할게 아녜요. ㅋㅋ
    한나님, ㅋㅋ 언제 큰 다라이같은걸 사야할까봐요. 새우젓없는 김치맛 어떤지 후기 올려주세요~궁금해요..^^
    인희야, 너희 그 아줌마 훌륭하시다. 가까이살았음 얻어먹는건데..^__^
    조이님, 그러게요.. 누구는 목욕탕(bathtub)에다 배추 절인다고 하더니..ㅋㅋ 그게 남일같지가 않아요..
    앤드님, 네 -.- 결혼할때 신혼세트인데 종류별로 많지는 않고 둘이 먹기에 적당한것들만 있거든요. 이름이 참꽃마리인줄도 이제 알았네요. ㅡㅡ;

  12. 혜원 · July 18, 2005 Reply

    민영,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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