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of School Year, End of First Grade

내일 모레가 1학년 마지막 수업인 승연. 언제는 선생님과 헤어질 생각을 하며 눈물이 그렁그렁 거리더니 바로 다음날 여름캠프가 시작된다는걸 알고는 며칠전부터 이 마지막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간사하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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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에 쫑파티가 있다고 해 늦게 퇴근이나 일찍 퇴근 가능한 시간도 아니고 해서 재택근무를 하고 이 날 엄마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한거다.

사실, 몇달전에 아이들이 몇주간 공들여 만든 인형으로 하는  puppet show가 있었는데 부모가 꼭 와야된다는 초대장같은것도 없고 확실한 공연 날짜도 전 주에 안데다가 그냥 교실에서 할거라는 승연이의 말만 듣고 별거 아니구나 싶어 (며칠전부터 주어진 대사도 다 외우고 했지만 정말 이건 수업시간에 애들끼리 하는건줄 알았음) 참석하지 않았는데 웬걸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오신 애들도 있고 부모가 오지 않은애는 승연이밖에 없었다는거다! T T 그래서 얘가 울었다고 다른 부모가 우리내니에게 얘기를 해 줌. 인형극 사실 자체도 몰랐던 내니는 그냥 승빈이와 집에 있었었다고 또 땅을 치며 안타까워하고…-.- 다 분위기 파악 못한 내 잘못이거니…

여튼, 그런 일이 있어서 이번엔 만사를 재치고 참석한것임. 그런데 이번엔 부모가 나까지 여섯명. ㅋㅋ
제일 일찍 도착해서 클래스맘과 함께 배달된 피자를 들고 교실로 들어가니 승연이 얼굴에선 광채가 나고 선생님까지 나한테 오셔서는 She was so excited you could make it! 이러시며 반겨주셨다.

누가보면 이런거 처음 참석하는줄 알겠다.. 두번째인데.. 쿨럭.
승연이는 자기의 새 자리를 보여주며 서랍에서 막 뭘 꺼내서 보여주려고.. 흥분상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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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셋 풀타임 직장맘인 클래스맘은 완전 슈퍼우먼. 난 애 둘로도 이런데 어찌 애 셋을 키우며 클래스맘까지 다 하는지..

손수 만든 카드. 애들의 지문으로 나뭇잎사귀를 만들어 선생님에게 전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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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컵케익. 승연이 생일때 컵케익 배달에 대한 아픔이 있었기에 이 플라스틱박스를 보자마자 막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아 나도 이거 여러개 사다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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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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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 집에 가서는 다 엄마 속 긁겠지만 교실에서는 놀랄 정도로 선생님말을 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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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애들에게 작은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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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에 똑 부러지시는 Ms. Lathrop. 정말 좋았었는데. 다음에도 또 담임이 되는 행운을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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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선생님이란 직업이 완전 부러운 요즘. 나도 방학 있는 직업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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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만 보내면 자연스레 모든걸 학교에서 배워온다고 생각했던 철없던 학부모였다, 우리가.

매일밤 숙제를 함께 하면서 답답한 가슴을 치며 참다참다 폭발해 애를 울린적도 백번이 넘은것 같고 우리애는 왜 이럴까, 어떻게 우리에게서 이런 애가 나올수가 있지? 등의 생각을 한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무슨 미국이란 나라는 산수를 이런식으로 더 헷갈리게 가르칠까란 의문은 아직도 계속 되지만 지난 9월부터 시작된 1학년 인생을 함께 하며 승연이도 우리도 많이 성장했다.

교회 한국엄마들 얘기를 들으면 안그래도 불안한 마음 더 미치겠음. ㅠㅠ 2학년부터 진도가 빠르게 나가기때문에 여름방학때 준비를 시켜야된다고… 헉 우리는 승연이 완전 노는 캠프에 등록했는데.
시대도 그사이 많이 바뀌었지만 팽팽 놀던 나의 초등학교 여름방학들. 해봤자 피아노 레슨과 수영… 유일한 여름방학 숙제 탐구생활도 마지막주까지 미루다가 한꺼번에 끝내곤 하던… 그런 여름방학을 제공하려는데 이것도 오래 못가는건가 …

대신 올여름은 집에서 젓가락질 –_-;;, 가나다라, 구구단만 좀 해볼까 싶은데 과연 얼만큼 실천에 옮겨질지 모르겠다. 승연이 젓가락질은 근데 한국 나가기전에 정말 다 떼고 가야지 식당에서의 챙피를 면할텐데..쩝

 

 

6 Comments

  1. Sun · June 24, 2013 Reply

    전 미국서 교육정책 공부하고 있는 학생인데 이렇게 교실 정경이 나오니까 괜시리 반갑네요. :)
    저도 개인적으로는 애들은 방학땐 놀아야지….하는데 하도 summer learning loss 관한 걱정이 넘쳐나서 다급하신 마음 이해가 가요. 그래도 아직 1학년이면 엄마랑 베이크하고 가족들이랑 박물관다니는게 더 큰 공부 같은데요. ^^;;

  2. 하얀나무 · June 25, 2013 Reply

    아, 공감하는 마음을 말로 다하려면 피를 토할 지경이네요. ㅡ.ㅡ
    ‘내 유전자를 받은 내 아이가 왜 이럴까?’라는 의문은 저도;;;;;;

    저는 제가 경쟁의식이나 승부근성은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간과한 것이
    남 이기는 건 관심 없어도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라는 것에는 타협이 없는 성격이었다는 거예요.
    자라면서 조금은 나를 닮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

    • 퍼플혜원 · June 25, 2013 Reply

      ㅋㅋ 피를 토할 지경의 그마음 저 공감합니다 ㅡ.ㅜ
      지금은 이런 기대하는거 넘 이르지만 커서 다 자기 알아서 척척 하는애들 보면 부모가 그리 부럽더라구요 흐흐

  3. Clara · June 26, 2013 Reply

    ㅎㅎ 아직도 친정엄마께선….”내가 교대 가라고 할 때…죽어도 선생님은 안한다고 했지?” 하면서 늘 말씀하세요.
    선생님이 편한 직업은 아니지만(애 둘 보는 것도 힘든데…걔들을 다 컨트롤하려면…아마 사리 나올꺼예요..) 보람도 있고, 방학도(ㅋㅋ) 있고…하니까요. 휴직도 가능하고….

    이제 2학년이 되는군요…..승연이가.. 진짜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나는거 같아요.
    뉴욕에서는 G&T test 준비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가….여기 오니…완전 분위기가 달라서..저도 느슨…애도 신나게 뛰어 놀기만 하고 있어요. 킨더 들어가면 분위기가 또 어떻게 바뀔지..다른 주 교육 시스템에 이 왕초보 엄마가 적응하려니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러네요…에긍…

    • 퍼플혜원 · June 26, 2013 Reply

      저도 별의 별 애들 다 상대하는 선생님이란 직업이 젤 무섭고 존경스럽다가도 여름방학만 되면 나도 하고싶다… 이래요. ㅠㅠ
      저도 너무 왕초보라 따라가기 넘 힘드네요. 큰애 일에 정신없다보니까 작은애는 어느새 커버렸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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