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tasking

오랜만의 재택근무.

출근 안한다고 해서 하루종일 잠옷입고 집에서 뒹구는건 정말 옛날옛적 이야기이고 이제 내게 재택근무란 밀린 집안일까지 하느라 평상시보다 두세배 더 바쁜 그런날이 되겠다.

하필 오늘은 날 찾는 이들이 많아서 아침 설겆이도 한참을 뒀다가 해결하는 여유도 부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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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 버젼의 모나리자를 한참을 들여다보며 우리딸의 솜씨에 감탄을 하며… 학교에서 손떨며 저걸 다 그려내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나도모르게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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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잘 안가는 곳들 먼지도 한번 쫙 닦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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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니가 승빈이 데리고 공원에 나간 틈을 타 아침 열시에 유통기간이 지난 라면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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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넘 많아… 어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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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하나 톡 넣고 매콤한 치킨누들슾 먹는다치고 국물 걍 다 부움. 시간에 쫓겨 파마저도 넣을 생각 못한 심심한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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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항상 고향 생각나게 하는 드라마속 뻘건 라면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침엔 이 허연 국물이 딱인가보다. 빨래를 넣어놓고 가지러 가야하는 시간이 다 되어가서 급하게 부엌에 그냥 서서 폭풍 흡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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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집어넣기 위해 이불빨래를 하면서 누런 필로케이스들 다 골라다가 표백 시도. 제대로 하려면 팍팍 삶는게 최고라는데 그럴 냄비도 없고 자신은 더더욱 없어서 세탁기는 HOT 모드, 옥시클린을 좀 많이 넣고 돌렸더니…

누런게 얼룩덜룩 이렇게 빠진거다. T T 햇빛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지만 아놔…

그리고 갈색 테두리가 있는 커버 두개는 물이 빠져서 곧바로 쓰레기통에 T T
내가 젤 자신 없는게 빨래하는거와 빨래 개는건데… 나도 눈부시게 빛나는 흰빨래 탄생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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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줄 알았으면 다 짙은색으로 사둘껄… 예전 화이트에 대한 집착 그거 참으로 후회가 되는 날이다.
빨래에 대해서 정말 할말 많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때 또 하겠음.

다행히 쿠션 통째로 다 돌려야하는 돼지모양 쿠션은 많이 하얘져서 버리지 않기로 했다. 구제불능일줄 알았는데 어쩜 살아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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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이라도 부엌, 거실, 침실, 가는데마다 맥북 들고다니며 회사일 하면서 이렇게 반나절을 보내다가 승연이의 학기말 클래스 파티에 가기위해 부리나케 준비하고 집을 나간다.

아 근데 저 라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이야. ㅎㅎ

 

 

15 Comments

  1. Amy · June 20, 2013 Reply

    물 많이 잡은 혜원님 기스면 넘 맛나보여요 ㅠㅠ 밥먹은지 3시간도 채 안되었는데 왜 이리 배고픈지 흑흑. 전 집안일 중에 빨래를 젤 좋아해요 대신 요즘은 청소하기가 넘 싫네요. 제대로 귀차니즘인지 전에는 먼지닦는것도 늘 했는데 이젠 보여도 그냥 패스- ^^;;;;

    • 퍼플혜원 · June 20, 2013 Reply

      어머 빨래를 좋아하시는분들도 계시네요. @.@ 비결이 모에요.. ㅠㅠ

  2. pebble · June 20, 2013 Reply

    외국에 있으면서 유통기한 완전 무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쿨럭;;;
    사실 유통기한은 먹을 수 있는 기한이 아니라 display 기한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살죠. ㅋㅋㅋ
    혹시 borax 써보셨나요? 흰빨래에는 참 잘 빨리거든요.

  3. Clara · June 20, 2013 Reply

    아….요새는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서 그런가…
    먼지 닦을 시간 한번 없네요.
    친정엄마께 애들 맡기고 계속 들락날락…..
    하루 푹~ 쉬면서 애들 방학인데 애들하고도 놀고 그동안 생각만 하고 못했던 일들도 하고 그랬음 좋겠어요.
    저흰 세제 많이 써봐야 물만 더럽힌다고 아주 최소량으로 넣고 해왔는데…
    그래서 그동안 빨래가 어두컴컴 했었더라구요.
    친정엄마가 여기 오셔서 제일 먼저 잔소리 하셨던게 빨래였어요..ㅋㅋ
    양만 적어도 전자렌지에 돌리면 삶는 것보다 편하고 좋다고 하던데….
    애들 속옷 같은건 한번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 퍼플혜원 · June 20, 2013 Reply

      저도 스테이케이션이 필요해요. 근데 애들 없는 스테이케이션.
      아 저도 저희 빨래가 그리 변했는지도 몰랐는데 서울 갈때마다 다른빨래와 확 비교가 된다는.. 거기서 다시 좀 하얘져서 돌아오곤 하죠. -.-
      네 속옷은 렌지에 가능한데 필로케이스는 하나로도 냄비 가득이더라구요.

  4. Peanut · June 20, 2013 Reply

    저도 라면을 먹어본지가… 쩝;; 사진보면서 다음에 장볼땐 기필코 사오리라 생각했어요.ㅋㅋ
    저도 대부분 필로케이스는 흰색이에요. 누렇게 되는것들 보면서 정말 짜증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한번은 빨래하기 전날밤에 옥시크린에 담궈놓고 그 담날 빨았더니 완전 하애지더라구요. 그래서 흰빨래들은 대부분 저렇게 해요. 그렇다고 처음 살때처럼 하얘지진 않지만 그래도 만족할 정도에요.

    • 퍼플혜원 · June 20, 2013 Reply

      저도 라면 별로 안좋아하는데 갑자기 급땡길때 있잖아요.ㅋㅋㅋ
      아, 옥시크린에 담궈둬야 하는군요! 전 그냥 뜨건물로 돌렸더니… 한번 해봐야겠어요.

  5. jamie's nana · June 20, 2013 Reply

    부엌 씽크 벽에 붙어있는 스폰지 넣는 것, 어디서 구했어요?
    bed and bath 에서 산 것은 거의 매일 떨어져서, 사용 포기 했담니다.
    훅시 붙일 때,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지..

    집 전체를 페인트를 하신다니, 좀 고생하시겠어요.
    color 등등 기대가 되요.

    • 퍼플혜원 · June 21, 2013 Reply

      저도 Bed Bath & Beyond에서 샀는데요, 이거 운이 좀 따라줘야하나봐요. 저도 전에 있던거 가끔 떨어졌거든요. 방법이라면 뭐 물기가 좀 있게 한다음 붙이는거요 ㅎㅎ

  6. chloe · June 21, 2013 Reply

    한국계신 엄마께 배워 제가 쓰는방법인데 한국마트서 파는 표백비누나 세탁비누를 사서 큰 냄비나 대야(?)같은거에 따뜻한 물 받아서 흰면빨랫감을 비누에 좀 비벼서 담궈놔요. 몇시간정도..아님 출근전에 뒀다가 퇴근하고 빨래하기도 하구요. 물은 좀 넉넉히 붓어서 진한 비눗물 되게 좀 녹여두구요. 세탁할때 hot mode로 해서 담궈두었던 빨랫감 넣고 남은 비눗물엔 미처 못 담궈둔 세탁물을 적셔가며 집어넣고 옥시크린 넣고 돌리면 색도 선명해지고 흰 빨래는 아주 새하얘지고. 저는 이방법 쓰는데 도움되실지 모르겠네요!

    • 퍼플혜원 · June 21, 2013 Reply

      와 정말 빨래가 뭐길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게 하는 글이에요 ^^ 전 정말 누렇게 되면 버리면 되지 하고 진짜 빨래에 신경을 안썼거든요.그런데 요즘 갑자기 뭔 바람이 불어서 흰빨래의 그 상쾌함 뭐 그런거에 옵세션이 생기더라구요. 다 고르고 골라서 구입한 침구류 어두칙칙해지는 모습은 ㅠㅠ 안타까워요.
      세탁비누 갈때마다 살까말까 하는데 이번에 꼭 사와야겠어요.
      어제는 실험삼아 옥시클린에 헹주 몇개 담궈뒀다가 삶으니까 좀 하얘졌더라구요. ㅋㅋ

  7. Hs · June 23, 2013 Reply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인사드리네요.
    실례지만 어디 근처에 사세요? 이제 결혼했는데 맨하탄 아파트는 비싸고 좁고, 둘다 오래 혼자 살다 짐을 합치니 짐양도 어마어마하고, 집을 사고 싶은데 긴축정책에 들어가지 않으면 턱도 없을 것 같고, 어디서 살아야할지 고민이 많네요. 벌써부터 양가부모님은 아이 얘기가 나오는데 이 좁아터진 집에서 한달만 살아보시면 그 얘기가 싹 들어가실텐데….ㅎㅎㅎ

    • 퍼플혜원 · June 24, 2013 Reply

      ㅋㅋ 저도 그 이유로 결혼하면서 맨하탄을 떴는데요 저흰 Forest Hills에 살고 있답니다. 근데 여기도 살다보니 좁아요 ㅎㅎ

  8. End of School Year, End of First Grade | Purplepops · June 25, 2013 Reply

    […] 쫑파티가 있다고 해 늦게 퇴근이나 일찍 퇴근 가능한 시간도 아니고 해서 재택근무를 하고 이 날 엄마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파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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