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채 튀김

다른집들보다 한참 작은 냉장고로 우리 가족 잘 먹고 잘살아보자 하고 있는데
이사 온 첫 여름에는 수박 한통도 들어갈 자리가 없어 좌절도 했었고
수박 네등분으로 잘라져 있는걸 사다먹으니 또 살겠더라 싶어 한해를 넘기고
친정 한번 다녀오면 고국에서 공수해온 각종 건어물에다 고춧가루, 미숫가루, 떡, 명란젖등 냉동실에 꽉꽉 쑤셔 넣어도 모자라 전에 있던것들 먹어없애기에 바쁘고…
몇년전엔 이런 생활이 짜증나서 냉장고 확 갈아버리자 마음먹고 줄자로 이래저래 재어보고 거기에 맞는 모델 찾아다녔더니 이것보다 위로 높은건 다 옆으로도 넓어서 부엌 구조에 지장이 온다는것. 흐흑. 그래서 포기.

서론이 길었다.

올여름 숙제중 하나가 냉동고 완전 비우고 새출발하기. 냉동실 반을 차지하고 있는 몇년짜리인지도 모르는 건어물 열심히 먹어야 한다!

으스스한 날에 북어국 해먹으려고 아껴뒀던 북어채. 갈수록 국 끓이는 횟수는 줄고 해서 한봉다리 다 꺼내서 물에 불림.
북어채볶음을 하루 했더니 애들이 도통 먹지를 않는 것임. 아니 이 영양소 풍부, 해독성 풍부한 이걸 왜 안먹는것이야…

그러다가 어제 집에 있으면서 시도해본 북어채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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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튀김옷은 부담스러울것 같아 대충 전분과 밀가루 섞어 물로 휘휘 저어서 만든 반죽에 물기 꽉 짠 북어채 넣어 버무리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후 입맛대로 다른 가루도 넣어보면 좋을것 같다.  난 생강가루를 조금 넣었는데 별로 티가 안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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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냄새 좋다고오~ 승연이가 제발 한접시를 달라길래 커피테이블로 배달해줬더니 애 둘이 붙어서 접시 싹 비움. 레스토랑 피쉬앤칩스처럼 기름에서 나오자마자 소금 후추를 좀 뿌려주는게 입맛에 딱인것 같다.

쫄깃바삭한것이 대성공.
간식으로 먹어도, 샐러드위에 뿌려먹어도 되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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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어채에서 다 빠지지 않은 물기때문에 가스렌지는 난장판이 되었고 애들은 부엌 출입금지, 나도 멀찌감치 떨어져 북어를 기름에 살짝 던지듯이… 이래도 모처럼 애들에게 방과후 간식을 홈메이드로 만들어 줄수 있어서 기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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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Sue · June 20, 2013 Reply

    고것참 기특한 아이디어 네요. 근데 물어 넣었다 건저야 돼요? 그냥 마른 북어챈 않됄까요?

    • 퍼플혜원 · June 21, 2013 Reply

      마른 북어채는 마른 오징어처럼 딱딱하지 않을까요? 불리면 쫀득한 생선살이나 통통한 쥐포살 같더라구요.

  2. Clara · June 21, 2013 Reply

    정말 아이디어 좋네요.
    근데 저 기름 튀기는 건….좀 무서워요…저는 십리만큼 도망가는 사람이라;;;;;
    너무 꼭 짜도 퍽퍽할텐데…그럼 기름 튀는건 감수해야겠죠? ^_^;

    • 퍼플혜원 · June 21, 2013 Reply

      저도 옛날에 버렸던 튀김기가 마구 생각나더라구요. 아니면 튀김옷을 좀 두껍게 하시면 덜 튈까요? -_-;; 애들이 마구 집어먹는 모습이 황홀했다고 하면 그 기분을 아실런지… 요즘은 멸치볶음도 잘 안먹어서 일년에 한번 만들까마나거든요.

  3. Beantown Grace · June 24, 2013 Reply

    어머나, 이것도 맛있겠네요. 애들이 잘 먹어줘서 또 얼마나 좋아요.
    그 냉장고 고민은 저희집이랑 똑같네요.
    천장은 높으니까 날씬하고 길쭉한 냉장고가 있으면 좋으련만,
    European 모델들을 혹시 고장나면 고치기가 쉬울지 걱정, 그렇다고 키친 리모델링은 일이 너무 커지고…
    뭐 이러다보니 그냥 오래된 냉장고로 버티는 게 별써 몇년. 사는게 다 그렇지 그러면서요.
    하긴 날씬하고 키큰 냉장고가 있는면, 또 제 키가 안 닿아서 step stool 딪고 음식을 꺼내야겠지요? 하하.
    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밖에는 푹푹 찌고, 오피스는 또 춥고. 적응이 힘들어요.

    • 퍼플혜원 · June 25, 2013 Reply

      ㅋㅋ 맞아요, 사는게 다 그렇지.
      저도 맨날 스웨터 들고 다녀요. 지하철도 냉장고라… 감기 조심하세요~

  4. Joy · June 24, 2013 Reply

    Presto 05471 deep fryer amazon 에서 check 해봐요.
    작아서 기름도 많이 쓰지않고 보관하기도 편하고 넘 잘써져요.
    Chicken strip, shrimp,scallop,French fries, 야채튀김…

    • 퍼플혜원 · June 25, 2013 Reply

      저 deep fryer 신혼때 몇년 쓰다가 통이 몸체에서 분리가 안되다보니 열심히 씻어도 몇년 쓰다보니 씻어지지 않는 기름때가 생겨서 결국엔 버렸어요 ㅠㅠ 그런데 Presto 이거 지금 확인해보니 정말 작고 괜찮네요! 정보 감사!

  5. Sue · July 4, 2013 Reply

    위에 답 감사해요.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얘기 하는데. 전 튀길때 냄비에 뚜껑 닫고 해요. 그럼 기름 별로 않튀죠. 냄새도 덜 나느것 같고. 근데 물에 불린 북어는 저도 좀 겁나네요. 일단 마른 북어로… ^*^

    • 퍼플혜원 · July 8, 2013 Reply

      뚜껑 닫으면 뚜껑에 물 생기는게 떨어져서 더 튀지 않나요? 마른 북어로 해보심 꼭 후기 부탁해요. 저 한봉지 더 남아서 해먹고싶은데 겁이 나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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