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1

지난주 아침일찍 병원에서 NT(Nuchal Translucency) 테스트가 있었다. 어머니께 한시간 일찍 오시라 하고 집에서 7:30에 나가야 했기에 분명 승연이가 눈을 떴을때 엄마얼굴을 못볼거라 생각해 전날밤에 목욕시키며 승연이에게 설명을 했다.

나: 내일 엄마가 일찍 나가야되니까 승연이가 일어나면 할머니가 계실꺼야
승연: 엄마 어디가는데?
나: 병원에.
승연: 엄마 병원 가지마…
나: 엄마 아파서 가는거 아냐, 그냥 닥터랑 얘기하러 가는거야
승연: 엄마 아직도 배 아야해?
나: 아니. 그냥 닥터 만나러 가는거야
승연: 엄마 병원 가지마..(눈물 글썽)
나: 엄마는 병원 안무서워, 걱정 하지마
승연: 엄마 나 울라그래 (눈물 글썽)
나: @.@ 승연아, 엄마 아야 안해. 걱정 하지마
승연: 걱정 할거얏! (눈물 뚝뚝)
나: @.@
승연: 엄마 병원 가지마..엉엉
나: 그, 그래 안갈께. 내일 엄마 회사 일찍 갔다 올께~ (안아주면서) 알라뷰~

담날아침에 나가려고 하는데 눈을 번쩍 뜨더니 “엄마 병원가지마…”
그래서 “엄마 아빠 회사 일찍 갔다 올께~” 하고 나옴.

내가 요즘 컨디션때문에 집에서도 힘이 없고 자주 소파위에 누워있었는데 자기딴에는 은근 신경이 쓰였나보다. “엄마 어디가 아야해?” 물으면 무심결에 “배가 아야해”로 대답해버렸더니…

이날 이후로 절대 소파에 누워있지않고 앉아있으며 Dancing With the Stars나 So You Think You Can Dance를 보며 같이 춤을 춰준다. 몇주동안 내가 힘이 없었더니 의례 엄마는 같이 안출거 알고 아빠만 의무적으로 춰줘야 했는데 몇일전부터는 내가 자진해서 함께 흔들어준다.

벌써 엄마를 챙겨주는 나이구나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고,
그동안 나의 행동에 반성도 하고,
이렇게 커버린 승연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억지로라도 힘을 내서 열심히 사진도 찍어주는 예전의 엄마로 돌아가야 하는데…

 

 

24 Comments

  1. 황은경 · October 2, 2009 Reply

    She is so~~~ Cute. ^^

  2. Gummybear · October 2, 2009 Reply

    한편의 예쁜 동화책을 읽는것처럼 가슴이 뭉클하네요. 승연이는 너무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3. 윤희정 · October 2, 2009 Reply

    부럽네요…….

  4. 이지혜 · October 2, 2009 Reply

    혜원님, 이제 점점 더 그러실 거에요.
    둘째 태어나면 첫째는 비교도 안돼게 하는 짓마다 다 이쁘다고 하던데 아직까지는 첫째가 안스럽고 그렇거든요.
    저희 첫 째도 제가 배가 불편해서 잘 못자고 그러면 맨날 진찰해준다 그러고 엄마 아프다 그러면 울어요. -.-
    병원에 항상 같이 가는데도 엄마 배가 ㅏ야해서 나온다 그러면 싫어하더라고요…

  5. jae lee · October 2, 2009 Reply

    아~ 이래서 딸이 필요 하군요..
    너무 너무 사랑스런 승연이네요..

  6. 김윤정 · October 2, 2009 Reply

    어머나…너무 사랑스럽고, 안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기특한 승연이.

  7. Jung Ahn · October 2, 2009 Reply

    많이 예뻐해주세요..
    둘째가 태어나면요 이 세상에 이렇게 예쁜 애가 없거든요 ㅠㅠ

  8. 준맘 · October 2, 2009 Reply

    둘째가 태어나면 승연이와 4살차이가 나는 건가요?
    저희도 두 아이가 4살차이인데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엄마는 사랑이 항상 넘쳐나야 하는 존재인것 같습니다…

  9. 연정 · October 2, 2009 Reply

    완전 감동적인데~승연이가 너무 이쁘고 대견스럽네~

  10. 이지현 · October 2, 2009 Reply

    기여운 승연이.. 맘 예쁜 승연이..ㅎㅎ
    입가에 웃음이 절로…^^

  11. juniejuno · October 3, 2009 Reply

    에궁, 저도 절대 안그럴줄 알았는데ㅜ.ㅜ
    둘째가 넘넘 이쁘더라구요. 둘째 태어난 딱 그날부터요.
    이쁜 승연이 많이 예뻐해주세요.

  12. 김주영 · October 3, 2009 Reply

    저도 정말 안그럴줄 알았는데… 둘째가 이쁘긴해요. 저는 둘째난 날은 아니고 낳고 한 3일후부터요.ㅋㅋ
    그래도 점점 다시 제정신이 오면 다시 첫째도 이뻐지기는 하는데, 지금 혜원님 맘처럼 애절하진 않을거예요. 지금 많이 즐기세요~ ^^

  13. Tina Jung · October 3, 2009 Reply

    기특한 승연이…이렇게 말해주는 딸 있으면 너무 이쁘겠어요. 우리 아들은 언제나..:-p

  14. 김희경 · October 3, 2009 Reply

    아이들… 알게 모르게 동생 생기는 거를 느끼기 시작하면 아픈 아이도 있고 유독 엄마를 더 찾는 아이도 있고 그렇다더군요.. 게다가 없던 동생이 생기며 얻는 스트레스도 크다 하구요… 벌써부터 엄마를 챙기는 승연이.. 아마도 동생도 잘 챙길거 같네요..하지만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도 생각해 주세요~^^

  15. Ryan Park · October 3, 2009 Reply

    sam is very thoughtful ^^.
    i hope you are eating better.
    i have been eating grilled swiss cheese and tomato on lightly buttered whole wheat toast EVERYDAY… (it’s me katie’s mom)

  16. Jaehee · October 3, 2009 Reply

    둘째가 더 이쁘고 스윗하다는 의견에 저도 한표! ^^;; 첫째도 이뿐데 왠지 둘째는 깨물어주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어요. 너무 귀여워서요..첫째때 정신없었던거 지나고 여유가 생긴 걸까요? ㅎㅎ

  17. 홍혜영 · October 3, 2009 Reply

    이거 읽으니까 맘에 와 닿네요..
    우리 아들도 내가 조금만 아프다고 하면 아빠한데 달려가서 약주라고 난리치는데..
    애들 마음이 너무 이뿌네요.

  18. euyjung ryu · October 4, 2009 Reply

    둘째의 찐한 친구를 안겨 줄거쟎아요!
    승연이의 영원한 친구…..

  19. 정희경 · October 5, 2009 Reply

    아.. 애도 없는 제가 왜 눈물이 날까요..
    감동입니다~

  20. 혜원 · October 5, 2009 Reply

    여러분의 둘째가 더 이쁘단 말 듣고 어찌나 맘이 아프던지…제가 몇일전엔 승연이 잃어버리는 꿈까지 꾸고 자다가 막 울었어요. T.T

  21. 혜원 · October 5, 2009 Reply

    And hi Katie’s mom! I’m eating yogurt+apple+kiwi everyday for lunch :( Still can’t eat salad or sandwich.

  22. 손민영 · October 6, 2009 Reply

    어떡해…나 울었어…

  23. 이승현 · October 7, 2009 Reply

    이 글이 자꾸 눈에 밟혀서 또 들어와서 읽고 있네요. 승연이가 너무 예뻐요 ㅠㅠ

  24. 혜원 · October 8, 2009 Reply

    요즘은 신기한게 저한테는 이젠 어리광 안부리고 아빠만 보면 완전 베이비가 된거 같이 치대고 그러더라구요. 애들이 다 아나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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