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훈련.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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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훈련은 시작된다.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 그 훈련이란것이 더 쉬워질줄 알았더니…

고집이란 그넘때문에 파워싸움이 되어버렸다. 승연이도 매일 머리 굴리고 부모인 우리도 승연이의 머리굴림보다 더 복잡한 머리굴림으로 딸아이를 이겨보려고 매일 애쓴다.

배변훈련도 말만 알아들으면 다 할줄 알았더니 소변 가리기 시작한 7개월 후에나 대변도 화장실에 보기 시작했다. 말이나 못하면 몰라, 기저귀 채워줄때마다 “승연인 언제 화장실에서 푸푸 할래?” 물으면 손을 치켜 올리며 “일~케 큰 언니가 되면 하께” 한다.

응가 마렵다고 기저귀 채워달랄때 몇번 억지로 변기에 앉혔다가 동네 챙피하게 울고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지치고 아이에게 공포감까지 주고싶진 않아 완전 마음을 비우고 기다렸다.

한달전 학교에서 응가가 급했는지 선생님과 한번 가고는 그담날 다시 기저귀로 돌아가려 하는 애를 스티커로 꼬셔 다시 변기에 앉혔다. 스티커 열개 모으면 원하는걸 사주겠다고 스티커 부치는 푸푸 차트까지 만들어 방문에 붙였다.
정말 신기한건 스티커의 힘인지 하루에 두번 가는 경우가 잦아졌다는거. 이 스티커 시스템도 한달이 되어가고 그동안 승연이는 선물 하나를 받았다.

그리고 이젠 푸푸 하러갈때 “신문”도 들고 들어가는 여유로움까지 (위 사진).

아직 밤에는 기저귀를 차는데 그건 우리잘못인거 같다. 이불빨래하기 싫어 이렇게 미루는걸…어딘가에 있는 방수요를 꺼내 이것도 해결해야지.

밥먹이는건 영원한 씨름이고, 요즘 새로운건 티비와의 씨름.
몇주 전까지만 해도 저녁시간은 엄마아빠 보는 티비시간이란걸 알았는데(그래도 승연이가 보고싶어하는 Dancing with the Stars, So You Think You Can Dance 이런것밖에 볼수 없었지만) 이젠 반만 먹은 밥도 배불러 다먹었다 하고 티비앞에 가 Nickelodeon을 틀어달라고 하니… 이건 또 어디서 생긴 버릇인가.

울고불고 난리를 치니 뚜껑이 열리지만서도 도닦는 목소리로 “우리는 family니까 엄마아빠 다 먹을때까지 상에 앉아있자” 라든가 “낮에 승연이 티비 많이 봤으니까 밤에는 엄마아빠 티비 보자” 라든가 하는 말들을 열번넘게 반복하며 아이가 잠잠해질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제정신이 돌아오면 “마미, 쏘리. 담부터 안그럴께요..” 하며 내게 다가오는 넘을 어찌 미워할수 있으리.
담부터 안그러지 않을꺼란걸 알면서도 한번 꽉 안아주고 정상인의 모습으로 나머지 저녁시간을 보낸다.

 

 

13 Comments

  1. JIHYE KIM · December 3, 2009 Reply

    하하하~~~
    저거 토마스 기차 사면 들어있는 건 아닌가요?
    저희는 애가 저거 들고 난 이거 없는데, 사주세요~~ 그럴 때마다 아빠가 다른 거 이건 있잖아~ 하는 거거든요.
    아이의 머리굴림과 엄마아빠의 머리굴림이 심해지다가도 아이가 갑자기 마미 쏘리~하면 게임 끝이에요. ^^
    저희 애가 동생 보는 거때문인지 밤에 피피를 침대에다가 매주 3번 정도 했거든요.
    왜 그러냐니까 자기는 언제까지나 엄마아빠의 베비니까(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그 책 보고 그러는 거에요) 침대에다가 그냥 한답니다. 말이나 못하면요~~~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엄마가 많이 슬프다~` 뭐 이럼 서 좀 프레셔를 줬더니만 엄마 미안해요, 사랑해요~ 안그럴게요 그러는데 정말이지…. ㅋㅋㅋ
    아, 부모의 길은 멀고도 험해요~~~

  2. Jaehee Yoon · December 3, 2009 Reply

    하하 우리 딸두 승연이랑 같은 나이인데 좀 늦게 기저귀를 땠답니다. 전 그 스티커 챠트 무지 효과 봤구요, 일단 맘에 드는 걸 고르게 한후 프린트해서 마지막 칸에 부친 후 여기까지 오면 사준다 했드니 한 3번 끝내구나선 완전히 기저귀 때더라구요.. 이젠 우리 둘째 녀석 차례인데 3살 되기전에 때주는게 목표에요~~. 홧팅!!

  3. 이진 · December 3, 2009 Reply

    베이비 였을떄 승연이 얼굴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증말 많이 컸구나!!!!!!!!!!!^^감탄함서
    변기에 앉은 승연이 다시 한번 바라보고….ㅎㅎㅎ
    한국말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혜원님 승연이 넘 똑똑하고, 예쁘꼐
    잘 키우고 게시니 넘 걱정하지 마세여~~~^^

  4. mango · December 3, 2009 Reply

    훈련의 연속이란말 정말 대공감 입니다. 한국 갔다오더니 우리아이는 “싫어, no ” 가 어찌나 많아 지는지. 밥먹는건 멀쩡히 잘먹다가 한국가서 저 먹는거에 바빠(미안, 딸) 먹고싶어하는데로 줬더니,, 이런 당근도 싫다, 버섯도 싫다, 싫은거 투성.흑
    승연이는 학교 생활도 잘하고 너무 대견해요~potty는 곧 될꺼에요^^

  5. jae lee · December 4, 2009 Reply

    저희 아이도 세살이 좀 지나서 까지 밤엔 계속 기저귀 채우고 재웠는데요, 기저귀 일주일치 남긴날 부터 이거 다 쓰면 그냥 팬티 입고 잔다고 계속 얘기 했어요.. 그러곤 진짜 cold turkey로다 팬티만 입히고, 침대에는 mattress protector 하나 사다 깔아 놓고..
    그랬더니 신기하게 일주일은 괜찮더군요.. 그러고는 가끔씩 한번씩 싸고, 남편이 회사가는 시간에 (새벽에 나가거든요 4시30분쯤) 그때 깨워서 한번 뉘이고, 지금은 또 자기가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서 피피 하더라구요..
    첨엔 힘들지만 시간이 필요 한거 같어요..

    이쁜 승연이 홧팅!!

  6. Jennifer · December 4, 2009 Reply

    언니, 승연이 폼은 한 1년은 저렇게 변기 사용했던 거 같은데요? ^^ 난 작년에 서울 갔을때, 언니가 조카들 티비 끄라 그러니까 “그럼 우리 뉴스 볼까?” 이런던데 ㅎㅎㅎ 엄마는 뉴스를 꼭 봐야한다고 교육시켜서 그런듯.

    오늘 아침에는 아직 자고 있는데 7시쯤 조카가 전화해서는 (이제는 나름 시차를 이해하는지) 굿모닝 이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네 크리스마스 트리 꾸몄다고 자랑하고, 유치원 크리스마스 발표회 때 부르는거라며 l-o-v-e 노래 불러줬어요. 동요도 아닌 노래를 너무 정확히 불러서 놀랐음. 그러면서 이모, 이모 한 다섯번 부른 뒤에 자기 남자친구 있다고 고백을… 그 남자애 뭐가 좋으냐니까 세상 1등 톰보이인 조카 왈 “애가 얌전해” 푸하하.

  7. 퍼플혜원 · December 4, 2009 Reply

    저거 토마스 기차 카탈로그 맞아요. -.-; 너덜너덜한걸 글케 좋아하더라고요.
    승연이도 학교에 다니면서 No way! 와, I don’t like [음식 이름]. 하는게 많이 늘었어요. 우는 시늉도 배워오고..쯧 제가 지난번에 학교가서 한시간 있어보니 다른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어쩔수 없는듯. 허~
    제발 남친 소식은 늦을수록 좋은데..ㅋㅋ

  8. 쭈쭈바 · December 5, 2009 Reply

    두살난 저희 딸도 저 토마스기차 종이 끼고 살아요.
    어쩌다 찢어지면 “엄마 부텨부텨” 이럼서 어디서 테잎 찾아와서
    덕지덕지 테잎붙인 너덜한 것을 얼마나 열심히 보는지 몰라요. 덕분에 숫자는 요걸로 다 배웠어요. ㅋㅋ

    아.. 티비요 저희 집이 딸 태어나고 티비 끊었다가 요즘 다시 보기시작해서
    신나라 food 채널 보는데, 그래야 딱 두개 보는데,
    첨엔 지아(지아다) 아주마니 요디 보자~ 아나 (아이나) 아주마니 요디 보자~
    아주마니 모해? 엄마 음~~(스탠스믹서) 있지~ 하면서 같이 보더니,
    요즘은 제가 볼라치면, 이제 끄까? 이래요. 제가 더 본다 하면 “아이야. 끄자~”하고 퍽.. 꺼버리죠.
    언제쯤 맘 편히 볼수 있을라는지 몰라요. ㅠㅠ

  9. 나이스 · December 6, 2009 Reply

    그래도, 마미 쏘리가 어디에요? 사내녀석들은 그저 고집만 피운다는…ㅋㅋ
    승연이의 소란 피우는 모습이 너무 궁금하다는… ^^

  10. 김형하 · December 7, 2009 Reply

    혜원아…잘 지내지..
    내가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아서…내가 알고 있는 번호가 잘못됐나?
    야 너 시간 될떄 나한테 이메일 한번 해줘..니 번호 다시 써서…
    할 얘기가 산더미…^^
    전화로 얘기하자.
    난 도대체 어디다가 방명록 글을 써야 되는지 몰라서 여기에 쓴다…

  11. 아기엄마 · December 14, 2009 Reply

    승연이 정말 많이 컸네요. 저 나이되면 저런걸로 힘들게 하는군요. 그래도 승연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12. 현숙 · December 15, 2009 Reply

    혜원아, 정말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왔는데, 완전 멋지게 변했네…내가 이렇게 정신없이 산다. 둘째소식도 진영이 통해 들었는데 연락도 못했네.ㅜㅜ 승연이 넘 예쁘게 큰다. 보고싶다. 늦었지만 둘째 축하하고, 건강조심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

    • 퍼플혜원 · December 16, 2009 Reply

      현숙아 잘 지내고 있어? 안그래도 소식 궁금했어. 나도 연락못해 미안^^ 동혁이도 많이 컸지? 요즘은 싸이에 들어가도 업뎃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한동안 발걸음이 뜸했어.ㅎㅎ 건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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