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ing the Old Year With Thoughts On Happier New Year

많은 크고 작은일들이 있었던 2013년.

난 개인적으로 ‘사는게 힘들다’ ‘사는게 바쁘다’란 표현이 싫지만, 올해는 참 사는게 바쁘다보니 예전보다 사람들과 살을 부비며 정을 나눌수 있었던 시간들이 부족했다 느낀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걸 보면 확실히 나도 나이를 먹은게야 ㅠㅠ

2013년은.
한번 사는 인생 뭐 이리 바쁘게 사는가 싶기도 하고 무슨 영광을 볼거라고 일을 사서 하느냐란 생각을 종종 했던 해였다.

아마도 몸에 신호가 와서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엄마를 더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보며 더 그랬던것 같다. 학교만 들어가면 어느정도 엄마의 빈자리가 채워질 줄 알았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고, 학교를 들어가니 나의 정신없음이 아이들에게는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듯 하다.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올때 숙제양부터가 달라 지난학기 적응하기가 애와 부모에게 너무 힘들었었는데 올해 9월은 더하지 않을까 싶어 마음의 준비를 하는 중.

3학년은 더 어렵고 과제도 더 는다는데 지금처럼 몸뚱아리만 옆에 있는 엄마가 아닌, 학교가 그리고 학과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느정도는 좀 알고있는 엄마가 되고픈 마음이다. 지난 학기에는 부모 오리엔테이션도 놓치고 오픈클라스도 놓치고 심지어는 승연이 star student awards 시상식까지 놓쳐서 (당일날 승연이가 아파서 못가는 이유도 있었지만) 정말 면목이 없을 정도 ㅠㅠ

아직 혼자 숙제를 모두 끝낼 수 있는것도 아니고 뭐 벌써부터 그리 어려운것들을 배우는건지 우리도 공부해가며 숙제를 봐줘야하는 수준이라 우리가 올인하지 않으면 숙제도 못해갈 정도다. 올9월부터는 승빈이도 풀타임 학교를 갈텐데 숙제가 없어 정말 다행이지만 두 학교의 다른 스케줄들 소화해낼 준비가 필요. 정말 학교에 애 둘셋 있으신 학부모님들은 어떻게 다 감당하시는지 정말 놀라울 정도.
지금까지 효과가 있었던 닥치는대로 하면 되는 시스템은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걸 알겠다.

회사에도 변화가 많아 책임감이 더 많아질 새해.
현재 갖고 있는것들 중 뭘 내려놓기 전에는 두 딸들에게 기억될 엄마는 busy 엄마다. 사실 난 뭘 얻기위해 이렇게 바쁜걸까 란 생각만 했지 좀 더 깊히 이것에 대해 고민을 한다거나 뭔가를 결정하거나 하지 않았었는데 (시간이 해결해주겠거니 기다리기만..) 이번 연휴동안 내가 염려하고 있었던 점들을 승빈이가 말로 확실히 꼬집어 주었고 그순간 아이들의 눈에 비친 나의 행동과 모습들이 너무 또렷히 눈에 보여 최근 며칠은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을 했었다.

승연이도 한번도 표현하지 않았던걸 승빈이가 두번이나 내게 한것이다.
“You’re in the kitchen AGAIN?! Why are you always busy?”
“Can you just come out here and sit with me? You have to RELAX.”

별것 아닌것 같은 몇마디가 왜 내머릿속엔 자명종이 울리듯 했을까. “Later. 엄마’s busy.” 라면 두말않고 OK 하고 돌아갔던 승연이의 힘빠진 모습들이 왜 자꾸 스쳐지나가는걸까.

책한권 쓰기 전에 일단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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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부터 일주일동안 거의 매일 사람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photo 5

우리집에 한번도 와보지 않았던 이들은 집으로 초대를 했고 덕분에 난 넘 오랜만에 팝오버를 만들었다.

popover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런치를 대접하며 여자들끼리 느긋하게 앉아 수다를 떨었다. 그동안의 피로함이 가시고 힐링이 되는 순간들.

brunch

먹어줄 사람이 없어 지금까지 만들어보지 못했던 총 여섯시간동안 오븐에 굽는 Momofuku 보쌈용 돼지고기도 만들었다!

photo 5

이게 몇년만이냐… 너무 좋았다.

photo 4

이런저런 모임으로, 개인적인 작은 만남들로 어느정도의 사회생활은 유지했었지만 집밥이 참으로 그립고 또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라면 한그릇이라도 누가 끓여주면 참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남편이 끓여주는 라면 말고 어디 다른 집에서 내것이 아닌 그릇에 끓여다주는 그런 라면이 내가 바로 말하는 그런 라면 한그릇인게지. ㅋㅋ

그런 의미에서 새해 목표중 하나는 음식 나눠먹는 기쁨을 배로 늘리기.

 

 

12 Comments

  1. Jennifer · January 2, 2014 Reply

    조만간 우리집에 간단히 저녁 초대 한번 할께요. :) 해피 뉴이어!

  2. sunnyvan · January 3, 2014 Reply

    바쁜 엄마 마음이 정말 와닿아요. 저희 아이도 2살 반경부터 제가 퇴근해서 오자마자 저녁한다고 주방에 들어가 있으면 오픈키친이라 거실에서 바로 마주 보이는데도 가끔 와서 제 손가락을 잡아 소파로 끌곤 했어요. “Come on. Let’s sit together” 또는 “I want to sit on your lap”하면서요. 생각해보면 거의 하루 종일 엄마랑 떨어져 있으니 엄마랑 같이 안고 부비고 하고 싶은 거죠.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ㅜㅜ 이제는 오면 만사 제끼고 안아주고 같이 앉아 있곤 해요. 저녁 식사가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 퍼플혜원 · January 3, 2014 Reply

      아이고… 정말요 그러더라구요. 에효.
      생각할수록 애들한테 미안해요. ㅠㅠ 근데 집에오면 항상 할일이 태산인데 어쩌나요 ㅠㅠ

  3. Beantown Grace · January 3, 2014 Reply

    오랫만에 왔는데 혜원님 포스트가 제맘에 정말 와닿네요. 저희 딸도 이제 만 세살이 됬는데, “Mommy, I need you! Be with me,” 이런 솔직한 말들을 해서, 아침에 직장에 가기전에, 프리스쿨에 떼놓고 갈때, 밤에 잘 잘때… 가슴이 뭉클하지요. 아마, 다들 이렇게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또 하루를 사네요. 얼마전에 깨달은 바로는 아무래도 엄마 자신이 행복해야 애들한테도 더 잘해줄수 있는 여유가 있다라는 거. 그래서 제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자. 그리고 일할때는 일만 열심히, 집에 와서 애들 자기 전에는 애들한테 신경을… 여러가지 multi-tasking하지 말고, uni-tasking해보자라고 새해 목표를 세웠는데… 잘 될지는… ㅋㅋ 뭐 잘 해봐야죠.
    혜원님도 새해에도 화이팅~ 정말 열심히 사시고 계신거 같아요.

    그리고, 전혀 딴 질문 하나 – 어떻게 팝오버가 저렇게 팝이 잘 됐지요? 비결이 멀까요? 우리 집에서 몇번 시도했는데 팝이 잘 안되서, 실망만 하다가, 이젠 아예 안 만든다는…

    • 퍼플혜원 · January 6, 2014 Reply

      정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단건 진리인듯 해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걸 희생하는것도 별로인것 같고 엄마의 목표만 보고 달리는것도 아니고.. 완벽한 발란스는 불가능하지만 각 가정에게 맞는 발란스가 있겠지요. 저흰 허덕이다가 정신 차리면 애들 대학가고 없을듯요 ㅠㅠ 그러지 않기위해 새해부터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팝오버가요, 사용하고 계신 레시피가 문제일수도 있어요. 전 처음에 barefoot contessa 껄 사용했었는데 그닥 부풀지 않고 이건 martha 아줌마 레시피이거든요. 완전 실패 없구요. 그리고 꼭 팬을 달군 다음에 반죽을 붓고 굽히는동안 절대 오븐문은 열지 않는다는 사실 명심해주시고요.
      레시피는 여기에요. 꼭 성공하세요~
      http://www.purplepops.com/hungry-cook/popovers/

  4. Clara · January 4, 2014 Reply

    1학년 엄마를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는데..딱 숙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정말 엄청 많다구요….완전 다른세상이라고……
    저흰 막 겁먹고…..;;

    저 팝오버…정말 탐스럽고…(막 화면에서 집어 먹고 싶다구요…. 흑…. 팝오버 카페의 스트로베리 버터도 넘 그립고….)..
    수육도 정말 먹음직스러워요…. 사람들 부르고…저렇게 음식 나누는것 정말 그립네요..
    옆에 저건 지라시스시인가봐요..;; 아….쩝쩝쩝….

    새로운 한해 즐겁게 맞이하셨나요? 앞으로 한해 동안 건강하셔요~ 요즘에는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만 들어요~

    • 퍼플혜원 · January 6, 2014 Reply

      진짜.. 다른세상이에요. ㅠㅠ 저흰 킨더때부터 많다싶었는데 2학년 되니 차원이 다르구요.
      막 인터넷 검색하고 사람들 인터뷰해서 리포트 써야 하고 막 그래요 흑흑

      정말 건강하셔야해요. 건강합시다.
      저희도 정말 너무 오랜만에 사람들 불렀는데 비록 아랫집 할머니가 올라왔지만서도 이런 힐링타임도 없다 싶어요. 너무 좋았어요.

  5. Jamiec's nana · January 4, 2014 Reply

    팦오버 너무 잘 ~~ 구우셨네요… upper west side (85 or 86th st) 에서 먹은것 보다 맛나보여요.
    길게 펴지는 식탁이 좋은데요?
    집에 초대된 분들이 즐거운 시간과 함께, 맛있고, 정성이 가득히 있는 음식을 대접 받으셨네요..

    또 다시 한번, 천천히 쉬엄 쉬엄 지내세요..

    엄가가 부엌에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손녀는, “Why does nana cook every day?’ 하지요.
    저는 “Mama knows how to cook, but she does not like to cook, and is very busy..” 라고 답을 하지요.
    And the little one says, “I wish I could eat dinner in my house.”
    저녁 다 ~ 먹고, 매일 자기네 집으로 가지요.

    • 퍼플혜원 · January 6, 2014 Reply

      사실 팝오버가 오븐에서 나오자마자 먹는게 최고더라구요. 저희도 팝오버까페에 몇번 갔다가 식은거 먹고선 다시 잘 안가게 돼요.
      네 올해는 좀 천천히 움직이는게 목표입니다. ㅎㅎ 감사해요^^
      그런데 저도 친정엄마가 가까이 계시면 음식 잘 안할거 같아요 ㅋㅋㅋ

  6. 혜준 · January 13, 2014 Reply

    보쌈 진짜 looks good. 언니 껀 짜지도 않았지? 내 껀 진짜 짰는데.

    • 퍼플혜원 · January 13, 2014 Reply

      마지막에 설탕소금 글레이즈가 좀 짜더라. 그때 설탕만 했으면 좋았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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