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For South Korea

심하게 아픈 관계로 지난주 나흘을 결근하고 침대와 한몸이 되어 살림이며 직장이며 애들이며 다 팽개치고 오직 열이 내리기만을 기다렸던 일주일.

침대에 쭈그리고 누워서 세월호 소식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아이폰으로 찾아보면서 9.11 이후 처음으로 그때와 못지 않는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

이걸 말로 어찌 다 표현하겠냐만, 저 많은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것이며, 이 현대사회에 어찌 이런 죽음이 가능한건지. 참을수가 없어서 죽겠지만 욕하는것 외엔 할수 있는일이 없어 일단 나는 가족이 있는 엄마이기에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당분간 모든 뉴스를 끊었다.

지금 독감이 유행이라더니 내가 아는 모든 아이들도 우리애들과 같이 열감기로 고생이고 나 또한 하필 3주전 중이염이 채 낫기도 전에 승연이에게서 바이러스를 옮아 이 고생을 하는것 같다.

배를 도라지청과 함께 끓여 마시고 있고 또 아침마다 도라지청을 한스푼씩 먹고 있다. 이 지긋지긋한 기침이 얼른 내앞에서 싹 꺼져버리기를 바라면서. 애들이야 이렇게 아프면서 더 튼튼해진다고 하지만 난 이럴때마다 몸이 꺾이면서 망가져가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기엔 너무 늦은걸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건 기적을 바라는것 뿐이다.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봄이 왔는데 내 몸과 마음은 이꼴이라니. 오히려 정상생활을 하는것이 어색할 뿐.

kitchenstove

 

 

8 Comments

  1. 노아맘 · April 24, 2014 Reply

    외국살면서 젤 서러울때가 아플때인거 같아요. CNN 보면서 참 마음이 어찌나 먹먹하던지요..
    언릉 나으시길.. 옆에있음 음식이라도 좀 가져다 드릴텐데요. 제 마음만 받아주세요.

    • 퍼플혜원 · April 25, 2014 Reply

      열까지 나서 아무것도 못할때 정말 외롭더라구요 ㅠㅠㅠㅠ
      따뜻한 마음 정말 감사합니다. 완쾌된건 아니지만 출근해서 사람들 만나고 하니 좀 살것 같네요.

  2. mj · April 25, 2014 Reply

    아프지 마세요!

  3. Beantown Grace · April 28, 2014 Reply

    세월호 소식 너무 참담하지요? 어떻게 도울수도 없고 멀리서 눈물만 나는게….
    아프셔서 더 힘드셨겠어요. 빨리 나으세요.
    순간 순간 충실하게 사는 것… 그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드네요.
    오늘도 화이팅!

    • 퍼플혜원 · April 29, 2014 Reply

      다른걸 다 떠나서 그 부모들만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네요.
      순간순간 충실하는것.. 공감합니다.

  4. 서진 · April 28, 2014 Reply

    몸 아픈것만으로도 엄마는 참 힘든데,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소식에 많이 힘들었겠다.

    나도 매일같이 뉴스 보다가 울다가 다시 정신차리다고 일하다가 잠깐 보는 억장이 무너지신 부모님들 모습에 다시 울다가 그런 생활의 반복이다.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은 마음이라는데 정말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하는건지 계속해서 고민중이다. 얼른 몸 다 추스리고 우리 아이들한테 사랑한다 말 많이 해주자…

    • 퍼플혜원 · April 29, 2014 Reply

      도저히 정상생활을 할 수가 없어 일부러 소식을 멀리 하고 있는데 그것조차 죄송스럽네. 남편과 진이도 잘 계시지?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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