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Time

내가 어렸을때 우리 네가족만 게임을 했던 기억은 없지만 내가 고등학생인가 대학생인가때부터 명절때 우리집에 대가족이 모이면 몇십년 전 미국에서 사오셨던 팽이 게임 (지금 검색해보니 이게 Skittles Game이라는 이름이 따로 있었네.)으로 가족끼리 뜨거운 경쟁을 벌였었다. 나중엔 돈내기까지 했던걸로 기억… ㅋㅋ 이거랑 비슷함.

그러고보면 여기 사람들은 가족끼리 게임나잇도 하고 (그래서 보드게임 문화가 남다름) 그러는데 우린 뭐가 그리 바쁘다고 애들과 게임 한번 해주려면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딱 한번만 놀아준다!”란 식으로 “빨리빨리” 놀아주고 마는건지… 보드게임도 사주면 놀아줘야 하니까… 기본적인것들 몇개만 사다놓고 그냥 둘이 놀아라 던져주면… 주사위 던지는것밖에 할 줄 모르는 승빈이와 노는 승연이의 마음은 얼마나 또 답답했을까 싶고… 그래도 동생이니까 데리고 놀아라 하면 서로 반칙 한다고 으르렁 거리다 결국에 어느 한넘이 울고 끝나고.. ㅠㅠ
그래도 “이리 줘봐!” 하고 같이 놀아 주지도 않고…
엄마가 왜이러는거야 정말.

이걸 다 이 날 깨달은거다.
몇주전에 요즘 돈다는 열병 (다른 증상없이 열만 일주일 정도 나는)이 걸린 승연이가 나흘을 캠프엘 못가고 집에 있었는데 (열이 104.2까지 올라가서 첫 며칠은 밤새 물수건으로 닦아줘야 했다. 좀 무서웠음.) 남편과 내가 돌아가며 결근을 하고 나중엔 재택근무를 해야했다. 하필 론칭하는 프로젝트도 많은데 이런일이 있어서 난 애 밥만 챙겨주고 회사일을 해야했었는데 승연이는 이제 좀 컸다고 엄마 일한다고 하니까 그냥 혼자 조용히 이것저것 꺼내가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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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얼마나 짠하던지. 열이 내리면 이렇게 놀다가 다시 오르면 끙끙 앓으면서 침대로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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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ngry Bird 게임은 한번도 안해봐서 어떻게 노는건지는 모르겠지만 –_-;; 일단 벽돌을 쌓아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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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에서와 마찬가지로 슬링으로 저것들을 쏴올려 벽돌을 무너뜨리면 되는 컨셉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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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보기만 해도 웃기는 그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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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승빈이도 컸으니 네가족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찾고 싶다. 게임나잇을 한다는 보장은 못해도 일단 사 두면 시작은 반이니까. 크크

요즘 이런저런 고민도 생각도 많다. 애들이 크고 학년도 올라가고 회사에서의 직분도 더 커지고 시간은 없고.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둘다 못잡느니 한쪽을 과감하게 선택해야 할 때가 온것 같다. 가족을 위한 선택, 자식을 위한 선택.

—–

요즘 나의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이것.
새싹씨앗 세트에 포함되어있던 녹두. 올가닉 숙주나물 완전 기대했다가 사흘 후에 이런모습을 보고 흐헛! @.@ 통이 막 터질려고 함.
남편은 징그럽다고.. 버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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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다가 지인이 알려준 후에야 아~! 설명서에도 첫 삼일은 어두운곳에 보관하라고 했지? 했다는. 햇빛 보고 자란 숙주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으니 앞으로 다시는 깜박하는 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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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Clara · August 4, 2014 Reply

    ㅎㅎ 저거 저희도 있어요~!
    이스터 버전이라서 돼지인지..걔들 머리에 씌우는 토끼탈(?)도 있답니다..ㅋㅋㅋㅋ 저거 보기만해도 웃겨요~

    승빈이까지 즐길만한 게임이라면 저는 당연히 spot it! 추천입니다.
    버전도 정말 다양하고..아직 승빈이가 글씨 완벽히 읽지 못하면 그림만 있는 버전으로 한번 해보세요~
    저희는 둘째까지 제일 재밌게 하는 게임이예요…물론 어른도 재밌고요~

    • 퍼플혜원 · August 8, 2014 Reply

      이스터 버젼 상상만 해도 진짜 웃길거 같아요 ㅋㅋ
      그리고 spot it은 지금 보니까 주니어로 사면 되나요? Spot It Junior Animals가 있네요. 다음 아마존 오더때 사려구요 ㅎㅎ

      • Clara · August 8, 2014 Reply

        그게 나을것 같아요..
        저희는 spot it! original (빨간 바탕에 노란색 테두리 있는)이랑 basic English 버전이 있는데..
        original에는 둘째가 뭔지는 알아도 이름을 모르는 사물들이 좀 있어서 불편해 해요.
        둘째는 이름 모르고 막 지어내서 불러도 맞는걸로 해주고 넘기는데..
        junior 버전에는 거의 다 아는 동물만 나와서 덜 힘들고요 (저희도 이건 선물만 해봐서..ㅋㅋ).

  2. Jihee Kim · August 5, 2014 Reply

    승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으로 zingo 추천이요.
    빙고랑 같은 게임인데 일단 부속품들의 플라스틱이라 카드도 뻣뻣해서 잘 안망가져요. ^^
    승연이에게는 쉽지만 그래도 경쟁이 붙으니 재밌어 하더라고요.
    솔이 4살 생일 되면서 놀기 시작했는게 좋아하더라고요.
    단점은 서로 자기가 그 징고 기계 하겠다고 다툰다는 거요.
    그리고, 저희는 젠가도 종종 하고요.
    정말 할 거 없을 때는 보이팀, 걸침 나눠서 행동으로만 알아맞히는 그런 거 해요.
    주로 동물 많이 하고 먹는 음식, 운동 뭐 그런 식으로요.

    • Jihee Kim · August 5, 2014 Reply

      이 아이패드 자동 완성 기능이 승빈이 이름을 바꿔버렸네요.

    • 퍼플혜원 · August 8, 2014 Reply

      오 Zingo 괜찮은데요? 지난번 어떤 모임에서 빙고를 애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추천 감사해요~
      게임시간을 가지시나봐요. 대단하십니다. 저희도 시작해보려구요. 잘 될까 몰라도..ㅠㅠ

  3. citron · August 7, 2014 Reply

    아… 저 숙주 여기서 다시 보내요.
    그래도 맛있게 드셨나요?

    저희는 부부가 컴퓨터게임이나 보드게임이나 다 잼병인데, 작년에 선물 받은 헝그리 히포랑 스피치테라피 선생님께 추천 받은 zingo 그리고 덤블링 멍ㅋ라는 게임을 주로해요.
    징고외에는 둘 다 선물 받은 것인데, ㅎㅎㅎ 나름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왠지 승연이에게는 수준이 낮을거 같기도 한데.
    윗분 말씀대로 징고는 꽤 재밌어요.

    그런데 정말 이제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가 온건가요?
    괜히 제가 다 아쉽고 그래요.
    전 화려하고 멋진 직장을 다녔던건 아니지만, 신랑 쫓아다니느라… 모든걸 다 그만두게 된 케이스거든요.
    그래서 매번 멋지게 회사생활과 가정을 이끌어나가시는 주변분들을 보면 그저 멋지고, 부럽고 그래요.
    그러다 아이들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일을 그만 둔다 이러시면 정말 마음 한켠이 아련하고…
    제가 다 아쉽고 그런데…

    그래도 혜원님은 멋지게 잘 이끌어나가실거 같은데요.

    • 퍼플혜원 · August 8, 2014 Reply

      스테이크 사이드로 볶아 먹었는데 전 괜찮았는데 남편은 좀 아닌듯. -_-
      이번에 확실히 게임 좀 사다두려구요.
      그리고 제 풀타임 직장은 지금까지 버틴게 아까워서 그만두지 못하고요, 제가 보이게 안보이게 하는 일들이 좀 많은데 이제 애들 학교일도 많아지다보니 밤에 일하는게 안되더라구요. 이번에 교회 유치부 학부모회장이 되어버려서 일은 많지 않지만 부담백배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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