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With the Girls

매년 이맘때 2주 가량의 방학에 들어가는 공립학교.
하루 휴가를 내고 큰딸과의 데이트를 했었었다. 올해는 둘째도 같이 조인 ㅎㅎ

크리스마스 이브에 잠옷바람으로 집에서 뒹구는 금쪽같은 아침 시간. 매년 이날 꺼내서 연말까지 듣는 NSYNC 크리스마스 앨범.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주워(?)온건데 분위기 내는데 딱. ㅋㅋ 애들은 이게 누군지도 모른다는게 넘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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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비가 내리던 요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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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이의 새 페이버릿 샵 Flying Tiger에 데리고 가기로 약속을 했었다. Stocking stuffers를 고르느라 정신없던 인파속에서도 꿋꿋히 하나하나 다 구경해가며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던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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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애들을 데리고 오고 싶었던 수제 치즈샵 Beecher’s. 지금까지 내가 갈때마다 항상 치즈공장은 비어 있었는데 마침 이날은 타이밍이 딱 맞아서 치즈가 믹스되는 모습과 완성된 치즈를 긁어 모으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애들이 좋아하는 책 How Did That Get in My Lunchbox? 에 그려진 치즈 공장 모습과 똑같다고 애들이 너무 신기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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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그릴치즈 샌드위치와 토마토 슾, 맥앤치즈를 점심으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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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nuts (스누피) 테마로 장식이 된 Macy’s 의 디스플레이 윈도우를 보러 올라감. 그때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이 날의 기쁨도 덜했겠지? 정말 질서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사진 한번 찍어보겠다고 설치는 나 포함 에브리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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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Macy’s 의 산타 집 문앞까지만이라도 가보려고 저 꼭대기 North Pole 층까지 올라간다. 한국에서나 이런 대형 백화점엘 가봤지 미국에서는 거의 처음인 승빈이는 눈이 돌아가고 난 애들 놓치지 않으려고 두손 꼭 잡고 전쟁모드로 들어감.

헉, 내가 마지막으로 와본게 대학시절이었던걸로… 그때 적어도 줄에 서지 않더라도 산타 얼굴은 봤던걸로 기억되는데 이건 뭐… 디즈니 프린세스 만나는거랑 별 다를 바 없었다. 매장의 반이 산타를 기다리는 줄로 꽉 참 ㅋㅋㅋㅋㅋ 애들한테 “저기 문으로 들어가면 산타가 있어. 이젠 내려가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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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렇게 애들을 끌고 Macy’s까지 갔었냐면…
바로 이날 오후 Elf The Musical 뮤지컬을 보러갔기 때문이다. 비록 스크린상 백화점은 Gimbels라는 가상 백화점이지만 분위기가 별 다르지 않은걸로 보아 둘을 연결시키기에 충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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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Ferrell은 얼굴만 봐도 너무 웃긴데 Elf 영화를 보고 완전 팬 됐음. 이게 뮤지컬로 공연을 하다니. Will Ferrell만큼은 아니겠지 하며 별 기대없이 갔다가 우리 셋 다 빵 터짐.
백화점 씬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롹펠러 센터 등 친근한 장소들이 등장할때마다 애들이 진짜 신기하다는듯이 탄성을 지르는걸 보면서 올해도 무조건 많이 데리고다니며 더 많이 보여줘야겠다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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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 끝나고 나오니 무대의 한장면 그대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불빛은 초록 빨강.

이날 밤 결국 우린 Elf 영화를 반쯤 보다가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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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Clara · January 4, 2016 Reply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희도 저기 있었던지라…그 무질서했던 분위기 알겠어요..ㅋㅋㅋㅋ
    저흰 애들이 인파에 금방 지치는지라(게다가 사진 찍을 타이밍에 한사코 사진 안찍으시겠다는 첫째 달래 사진 찍느라…ㅋㅋㅋ)….크리스마스와는 안어울리게..저 인파를 피해 얼른 점심 먹으러 갔었어요. 그리고 나서 다시 인파에 휩쓸려서 우연찮게 롹펠러 크리스마스 트리 옆으로 들어가서 엄청 가까이서도 보고요…
    크리스마스때 당연히 공연 보기 힘들겠지 싶어서 뭐 하는지도 안찾아봤었는데…재밌으셨겠네요. 저도 눈 크게 뜨고 다음번에는 좀 찾아봐야겠어요.

    *지난 번 올려주셨던 포스팅 보고 한참을 벼르다가 저도 저 flying tiger 다녀왔었는데….정말 재밌었답니다. 별로 많이 사지는 않았는데..그래도 눈요기 하기 충분했어요. 특히나..유넹양이 뭐 집어도 “그래! 사줄께!” 할 수 있는 그런 저렴함까지!!!! ㅋㅋㅋ

    • 퍼플혜원 · January 5, 2016 Reply

      진짜 마주쳤을수도 있겠다 싶네요. 원래 그런 시즌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더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왔던거 같아요 ㅋㅋ
      평소때 못해주는거 연말에 몰아서 해주려고 노력중이에요 ㅠㅠ
      Flying Tiger정말 괜찮죠. 퀄리티는 좀 떨어지지만 가격이 넘 착해요 ㅎㅎ

  2. Jihye Kim · January 4, 2016 Reply

    애들 둘 손 잡고 전투 모드~ 완전 동감이요. ^^
    저희는 작년에 호두까기 발레 봤는데 올해는 패스요, 준이가 발레는 지루하다네요. ^^
    작년 봄에 뉴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거 같아서 다시 가고싶은데 사람없는데 살던 촌사람들이라 겁나요~ ^^

    • 퍼플혜원 · January 5, 2016 Reply

      저희도 링컨센터에서 하는 호두까기 정식으로 보고싶어서 계속 노리다가 결국에 티켓가격이 너무해서 포기했어요. ㅠㅠ
      서울 사셨으니 곧 뉴욕도 적응하실거에요 ㅋㅋ

  3. hyonsook · January 6, 2016 Reply

    진짜 즐거운 하루처럼 보여요! 나도 어렸을 때 엄마 회사 안 가고, 하루종일 뭐 같이 하면 그렇게 특별하고 좋았는데, 승연/승빈도 이런 시간들 오래 기억할거에요. 우리도 곧 신년회 해요!

    • 퍼플혜원 · January 8, 2016 Reply

      그런 추억얘기를 너라도 해줘서 힘이 난다니까 ㅋㅋ
      곧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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