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컸나?

너무 바쁨,
앞에 놓인 일들과 약속들을 실행하느라 진정 머릿속으로 생각을 한다거나 가슴으로 느낀다거나 하는 기회가 점점 없어진다는걸 느낀다. 여기다 책도 안읽고 영화도 안보면 머리와 마음은 돌로 변하고 먹기만 하는 배만 살아있을꺼란 생각을..^^;;

오랜만에 회사얘기좀 할라고 들어왔다.
저녁상에서 속상한 회사얘기 털어놓을때마다 남편이 하는말이 이게 다 growing pains라고 … 이런걸 다 겪어야 사람이 큰다고.. Growing Pains는 내가 80년대 넘 좋아하던 시트콤인줄만 알았드만..실제로 나에게 이런게 찾아올줄이야..

맞는말인줄 알면서도 그땐 잘 받아들여지지 않더니 내가 이회사에 다닌지 벌써 1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참 많이 배우고 컸단 생각이 든다.
지난번 티비드라마 Lost에서 허물을 벗기 시작한 끙끙대는 애벌레를 보여주며 애벌레가 그 껍질을 벗는과정이 얼마나 힘드지 아냐며…하지만 그걸 우리가 벗겨주면 그 애벌레는 더 힘든일이 닥쳤을때 살아남지 못한다고..하는게 나왔다.
이처럼 사람도 도전을 받아야 크는것이고 힘든고비도 잘 넘겨야 더 큰고비를 넘을수도 있는거다.

내가 이회사 다니면서 당장 그만둘꺼란 생각을 몇번이나 했던지.
오늘 아는언니랑 통화하면서 너네 회산 어때? 란 물음에 몇주동안 다른데 알아보다가 지금은 좀 수그러들었다고 하니..
언니가 “또?” 그런다.
음, 내가 전에도 그런얘길 했었나?? -_-;
(이언니는 나랑 딱 두블록 떨어진 거리에서 근무하는데도 지금까지 점심 딱 두번밖에 못했다..)

자세한 얘긴 담에 차차 하겠지만 사람은 정말 불편한게 있으면 얘길 해버려야된단걸 확실히 배웠다. 입 뒀다 뭐하나 란말이 맞는거라고.. 이렇게 쉬운걸..

평탄하지 않았던 1년이었지만 그동안 배운걸 생각하믄 뭘 줘도 바꿀수 없단 생각이 든다. 출산의 고통이 그렇게 끔찍해도 몇달 지나면 그것도 까마득히 잊고 또 갖고 싶단 생각을 한다더니 바로 그거다. ^__^

 

 

6 Comments

  1. inhee · November 17, 2004 Reply

    언니,, 내가 전에 밥 먹으면서 언니 힘든 얘기 다 들어줄라 그랬는데 먹는데 정신이 팔려 잊어버렸다.. 쩝.. 미안해라..
    출산의 고통과 직장의 고통.. 내생각엔 일할때 힘든게 더 괴로운거 같애. 그러니까 언니 큰일 치루고 있는거야. 힘내구 씩씩하게 당당하게 !!! 그리고, 알지, 내가 언니 잡지 보면서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옆에서 응원하는 사람 많으니까 힘내~

  2. hyunkun · November 18, 2004 Reply

    한곳에서 2-3년 버티면 그뒤는 좀 나은 법이죠.. growing pains 시트콤에 비유를 하셨네..이거 내 학교다닐때, 끝나고 항상 봐오던 프로그램인대,.보고 있노라면, 참 미국삶도 정말 순수하고, 사람사는 곳이 다 비슷한것을 겪는구나 하고 느꼈는대….보면서 speaking 공부도 많이 되고 말이예요…Charles in Charge도 비슷한 내용들이고…ㅎㅎ…옛생각이 나네.. Mrs. Kye 힘내세요! 아자! 화이팅!

  3. 혜원 · November 18, 2004 Reply

    인희야, 이젠 힘든거 다 지나갔어^^ 괜찮어. 직장의 고통이 더 괴롭다고 생각하는사람 너가 첨이다.ㅋㅋ 위로가 되는걸^^ 조만간 또 보자~
    hyunkun, 미세스카이란 말이 참 어색하게 들리네..헐~ 내가 그때 나의 크러쉬가 Kirk Cameron이었는데^^

  4. 연정 · November 21, 2004 Reply

    혜원…힘든일이 지나고나서야 말하는군
    정말 힘들땐 누군가에게 얘기하는거조차 힘들지만 그래도얘기가 통하는 사람에게 얘기하면 한결 수월해지는거같긴하더라
    지금은 괜찮다니 다행이구…

  5. 소영 · November 21, 2004 Reply

    Growing Pains라…
    정말 하늘은 딱 우리가 견딜수 있을만큼의 아픔과 시련을 주신다는뎅… 그말이 맞는거가토…
    잘 이겨냈다니 다행이당..옆에서 함께해줄수 없어서 미안하구마랴.. 힘내!!!

  6. 혜원 · November 21, 2004 Reply

    연정언니, 그래서 이번에 보스에게 직접 얘기하고 해결을 봤어요. 사회생활은 산넘고 또 산을 넘는…
    소영언니, 마져. 옛날같았음 맨날 전화붙잡고 얘기했을텐데. 참 나 몇일전 언니 옛날 회사앞 지나갔다. 33가에 있는..(이름도 생각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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