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한번 잘자다

지난주에는 눈이 몇번 날리기만 하다 그쳐서 별로 재미가 없더니 드디어 원하는만큼 왔다.^^
안그래도 금요일 저녁부터 1박으로 교사수련회가 있어서 교외로 나갔었는데, 그담날 폭설 주의보때문에 무지 걱정을 함. 다행히 집엔 잘 왔음..
사람들 모이기만 하면 계속되는 수다에 결국엔 난 그저께 밤 한시간밖에 못자고 완전 집에 오자마자 뻗었다.
밖엔 눈이 오든말든…오히려 눈이 오니까 잠이 잘온다 이러면서 둘이 침대에 곧장 들어갔는데… (그때가 오후 5시였는데) 오늘아침 11시에 일어난거다. ^__^ 그니까 18시간을 잔건가? 얼마나 개운하던지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기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고.. 내 몸이 이 잠을 필요로 했던거야..^^;
11시면 교회예배가 시작되는 시간인데 우리차가 요렇게 눈에 파묻혀 있으니…결국엔 못감.

교회를 안가니까 기분은 좀 묘하던데, 그래도 갑자기 주어진 시간을 즐기며 점심도 해먹고 꽁꽁 싸매고 눈구경하러 나가봤다.

폭설 주의보로 티비에서도 일주일 내내 난리를 쳐서 엄청 기대를 하고 나갔었는데 생각보다 심하진 않았다.(암튼 미국사람들의 호들갑은 알아줘야…) 눈사람을 만들수 있는 뭉쳐지는 눈이 아니라서 그런건지.. 젖은눈이 아닌 마른눈이라서 바람 한번 불었다하면 다 날라가는.. 그래서 정말 스키썬글라스가 필요하다는…

동네 남자애들도 자켓 벗어놓고 눈싸움을 하는거 같더니만 자세히 보니 그냥 눈위에서 풋볼을 하는거더라. 하긴, 뭉치질 않으니 할수도 없었겠지.

이렇게 동네구경 한바뀌 하고 집에 들어와서 빨래도 하고…다시 배가 슬슬 고플때 쯤 집을 나섰다.
그냥 얼큰한 김치찌개 해먹자고 자꾸 꼬셨음에도 불구, 자긴 오늘 꼭 햄버거를 먹어야겠다고 하는 바람에..-_-; 매서운 바람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
우리끼리라고 남편은 면도도 안하고, 난 털모자 그대로 쓰고 전혀 신경도 안쓰고 나갔다가, 갑자기 누구랑 연락이 되는 바람에…식사를 같이 하게 된 커플 기다리며…엇, 앞에 거울이 있잖어..^^

다리가 후들거릴정도로 배가 고파서 먼저 애피타이저를 시켰는데 이렇게 기름이 좔좔 흐를수가… 집에 들어오니 없던 뾰루지가 이마에 턱 하고 나 있는거 있지. ㅠㅠ

 

 

12 Comments

  1. 성희 · January 23, 2005 Reply

    정말 저는 살다살다 이렇게 눈 마니오는건 첨 봤어요..^^;;
    이런날 아침일찍 교회갔다가 뉴저지까지 다녀오느라 온몸이 꽁꽁 얼었답니다.
    그래도 그 눈은 혜원님이 찍으신 사진으로 보니 운치있어보이는건 왜일까요?.. ^^

  2. iloveHee · January 24, 2005 Reply

    우와와 동네 넘 멋져요!! 저런데 살고프당 ㅡㅜ
    저도 오늘 뷔페갔다가 매운 게튀김 산같이 쌓아 세접시 ㅡㅡ;;; 작살내고..
    초저녁 애 재우다 그냥 잠들어버린… 괴로워하며 깬 새벽..
    내일 아침 거울 볼 수 있을까요.. 아.. 뾰루지 백만개…

  3. godiva · January 24, 2005 Reply

    정말 사진 너무 멋져요..유럽 같아요..^^ 눈길에 출근 잘 하셨는지요..
    제가 원래 튀김요리 특히 감자튀김 무쟈게 좋아하는데 남편이 절대 용납 안해서 못먹거든요..-.- 하긴 늘 먹으면서도 살찔까봐 늘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걸 어쩜좋아여..^^(사진보니, 군침이,,)
    오..명희님도 계시네,,방가방가,,성희님도 방가~

  4. La Cucina · January 24, 2005 Reply

    진짜 눈 온 풍경이 너무 멋지네요. 한두달 전에 울 동넨 한번 눈바람 솔솔 불더니 그뒤론 눈 한번 구경 못 했어요. 아무리 추워도 눈이 와야 겨울이 더 겨울스러운(?)데 말이죠. ^^; 그래도 바람은 어찌나 불던지 뚱띵이도 날라가는줄 알았네요 ㅎㅎ~*

  5. inhee · January 24, 2005 Reply

    언니, 그 눈을 뚫고 나가다니 대단하다. 난 오늘 아침 학교 오는데 왜 학교 문안닫나 그러며 투덜거리며 왔는데..인터뷰 땜에 정장 입고 오는데 눈 치워진 부분 찾아가며 바지 잡고 오느라 힘들었음. -_- 주말에 티비 보는데 잭슨홀 나와서 나도 햄버거 너무 먹고 싶었는데.. 흑흑..

  6. 앤드 · January 25, 2005 Reply

    혜원님 모습두 보이구,,좋으네요~^^*

    근데..싸랏님 홈에서 그런느낌 받앗는데..눈이 여기 눈은 다 날리는 느낌이네요.

    뭉쳐지지 않을꺼 같아요.진짜..
    왜그럴까..
    폴폴폴~~날리는 느낌이 사진으로도 막 나서 싱기해요~

    여긴 어제 비왔는데요..오늘 날이 진짜 많이 풀렷어요.
    봄 오나봐요.룰루랄라~~ㅎㅎ

  7. 혜원 · January 25, 2005 Reply

    성희님, 2년전엔가 더 많이 왔었거든요. 은근히 기대를 했었는데 생각보단 덜한거에요 이게.^^ 스노우부츠 하나 사셔야될껄요^^

    ilovehee님, 매운게튀김..헉 진짜 맛있었겠어요..-_-;

    고디바님, 저도 튀김 좀 줄이려고 하는데 거 참 잘 안되네요^^ 다시 나타나주셔서 한번더 고마움을..^^;

    라쿠치나님, 여기도 이날 이후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창문이 날아갈 정도던데요..

    인희야 이날 오히려 집에 있는게 답답하더라.^^ 진짜 오늘까지도 어떤바지를 입고다녀야할지 고민해. 지금까지 계속 짧은 청바지 입었는데 계속 튀어서…

    앤드님, 이번눈이 좀 그렇네요. 눈사람 한번 만들어볼려고 힘줘 뭉쳐봤는데 스르르 날아가드라구요. 근데 2년전 왔을땐 떡같았다고나 할까… 매년 그런건 아닌거 같아요..^^

  8. 제연 · January 25, 2005 Reply

    우리도 이번주에 교회못갔는데~ㅋㅋ 나도 좀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여행갈때 빼고는 교회빠진적이 없었는데 말야~우리도 오빠가 아픈데다가 눈땜에 운전하기 힘들어서말야…그나저나 이번에 조금 사진 업뎃했으니깐 심심하면 봐봐~드뎌 이번주부터 학교 헬스장다니기 시작함~ㅋㅋ 젋은 오빠들이 운동열시미 하고있는 모습보니깐 더 열시미 하게되는 효과가 나더라구…ㅎㅎㅎ 역쉬 아줌마는 안돼~그나저나 언니 요리사진보면 또다시 나의 결심이 무너지게돼~

  9. 연정 · January 26, 2005 Reply

    눈 정말 많이 왔다..올핸 서울도 눈이 너무 안오고있어서 눈이 그립다..너의 모자쓴 모습너무 깜찍하다^^

  10. 혜원 · January 28, 2005 Reply

    제연아 정말 거긴 눈이 와도 수준이 다르겠다. ^^ 여기도 추우니 올때 두껀 옷 마니 가져와~ 그럼 담주에 보자~
    연정언니, 서울은 다시 따뜻해졌다면서요? 이거 많이 온거 아닌데…-_-;

  11. Foxhead · February 8, 2005 Reply

    흠.. 눈이 많이 왔네 부럽당 여기는 왜 안오는지.. 웅웅 눈좀 오게 기도좀 해줘 혜원아~ 잠은 푹 잔거 같네그려~ *^^*
    또 새해라고 하네.. 복 많이 받아라 혜원짱~ *^^*

  12. 혜원 · February 9, 2005 Reply

    Foxhead, 날이 추워 이 눈덜이 그대로 있다가 이번주에 좀 따뜻해지니 다 녹았다. 내 얼굴 글케 마니 부었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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