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 Mama Pig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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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 생일… 베란다로 나가는데 퍼드득퍼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시커먼게 파다닥 날아가더니 작년 키우던 방아줄기가 남아있던 화분은 이런 모습을…

새알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제발 비둘기만 아니었으면 했건만 이건 비둘기알이었다. ㅠㅠ
죽은 방아줄기로 둥지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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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도 보이게 의자를 옮겨놓고 관찰. -_-;; 일주일동안 이를 어쩔까 계속 고민…6945325776_dd7aa2f270

나도 엄마다보니 이런 결정도 쉽지 않고 새끼를 잃는 어미의 마음을 알기에 그냥 두자고 우겼다. 승연이도 너무 신기해 해서 새끼가 나올때까지 두려고 했는데… 내니가 구글 검색을 해 본 결과 이런 사항들을 알 수 있었음:

1. 알에서 새끼가 나올때까지 18일정도가 걸림.
2. 새끼가 태어난 후에도 날기 까지 30일이 걸림. (3개월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음)
3. 새끼 비둘기는 귀엽지도 않을뿐, 금새 자라 부모 비둘기보다도 더 커짐. @.@ 그래도 날지 못함.
4. 낮에는 아빠가, 밤에는 엄마가 알을 품음.
5. 여기서 새끼가 태어나면 앞으로 계속 여기로 돌아와 알을 낳을 가능성이 큼.
6. 한마디로 우리 베란다는 이 비둘기 가족의 아지트가 될 가능성이 높음.

게다가 며칠전에는 베란다와 거리가 먼 승연이 방 창문에서 비둘기 서너마리가 퍼드득거리며 놀고 있는걸 보고 나의 마음도 슬슬 없애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 결정적으로 새끼가 자라서 날아갈때까지 베란다를 사용하지 못한다는것에 눈 딱 감고 없애기로 마음 먹었다.

승연이는 비둘기때문에 우리가 못나간다고 얘기하니 우리가 이사가고 Let the pigeons live here happily ever after 라고 함. 생일날 새알을 봐서 아주 느낌이 좋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당신 태몽이 숲속에서 알을 보신거라며 혹시..? -_-;;

암튼, 어제 아침 아파트 관리인을 불러 화분채로 가지고 가달라고 하는데 어찌나 찝찝하던지.. 그 관리인도 이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나더러 그냥 버릴까 어떡할까.. 자꾸만 물어봐서 부모가 못찾더라도 지붕에 두는건 어떨까? 버리게 되더라도 내겐 말하지 말라 라고 얘기 함.

알이 없어진 빈 베란다를 어리둥절하며 계속 두리번 거리는 비둘기를 두고 출근을 했다. 그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면서 비둘기들이 복수를 할 만큼 똑똑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까정.. -_-;;

별일도 참..

 

 

 

14 Comments

  1. jihye kim · April 24, 2012 Reply

    하하하~
    복수할만큼 똑똑하진 않으리라 믿어요.
    저는 약간 새들에 대해서는 포비아가 있는지라…
    아마 저랬으면 집에서 쳐다도 못봤을 거에요.
    늦었지만 혜원님 생일 축하드려요.

    참, 어머님의 말씀은… ㅎㅎㅎ
    저는 둘 낳으면 끝날 줄 알았더니 그래도 가끔가다가 말이 나오더라고요.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ㅋㅋ 저도 새 싫어하거든요. 근데 알은 정말 너무 예쁘더라고요. 비둘기만 아니면 만져보기까지 했을거에요.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2. Amy · April 24, 2012 Reply

    진짜 세상에 별 일이 다 있어요 ㅋㅋㅋ 전 동물은 너무 좋아하는데 유독 새를 안좋아하는데 ㅠㅠ 없어진 알을 찾곢늘 어미비둘기릉 생각하니 맘이 아프네요. 하지만 혜원님 잘하신거에요! 몇 달 동안 혹은 앞으로 쭈욱 한지붕 두가족은 힘들어요 ㅋㅋㅋ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그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저희 내니는 눈물까지 글썽. -_-;;

  3. Jennifer · April 24, 2012 Reply

    아 결국 이렇게 끝났군요. 엄마의 본능으로 비둘기가 알 찾아갈꺼라고 믿자구요!
    승연이 멘트 비서에게 해줬더니 너무 스윗하다고 좋아했어요 ㅋㅋㅋ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근데 없어지고 나니 없애기 잘했대. 버블 불어야된다고.. 냉정하긴.

      • Jennifer · April 26, 2012 Reply

        푸하하 반전이네요.
        근데, 엄마/아빠 비둘기는 이제 안와요?

        • 퍼플혜원 · May 3, 2012 Reply

          가끔 비둘기들이 들르긴 하는데 같은 비둘기들인진 모르겠어 -.-

  4. 이수진 · April 25, 2012 Reply

    비둘기가 그렇게 병균이 많대요.. 특히 비둘기가 날아갈때 떨어지는 벼룩이 몇만마리가 된다네요..
    아이들을 위해선 잘하신거예요. 비둘기에겐 미안하지만….. ㅜㅜ
    근데 어쩜 혜원님댁엔 둥지도 이렇게 이쁘게 틀었는지… 알도 정말 이쁘네요 ^^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흐억! 벼룩이!.. ㅜㅜ 주말에 클로락스로 베란다 씻어내려고 했는데 꼭 해야겠네요. 근데 너무 예쁘죠?

  5. 안냥 · April 25, 2012 Reply

    너무 놀라셨겠어요;; 저는 헛웃음만 나오는데 ㅎㅎ;; 고민 많이 되셨죠;
    저눈 위에 글 남기신 Amy님처럼 새를 너무 싫어해서 (거의 무서워하는) 고민 안했을 것 같지만;
    이럴 땐 발코니 없는 집에서 사는 게 다행…스럽기도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거 같지만;;)
    여긴 비둘기보다 까마귀가 많고, 발코니 있는 집엔 높은 팜츄리 따라 올라온 다람쥐들이 득실득실해요;
    이사갈 다음 집 알아보면서 발코니 유무를 고민하곤 하는데, 없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어머나 팜츄리 타고 온 다람쥐..ㅋㅋ 너무 귀여울거 같아요. 갑자기 미쳐서 덤빌까봐 무섭긴 하지만. 발코니 없는것보단 있는게 좋지요..

  6. 김희경 · April 26, 2012 Reply

    예전에 저희 친정집에도 알을 품은 비둘기가 있었어요
    쫒아내지도 못하고 두었더니 새끼가 나긴 했는데
    그해 비가 많이 올 때라 새끼 비둘기가 익사했어요ㅡ.ㅡ;;
    엄마 아빠 비둘기가 죽은걸 확인하고는 다시 안오더라구요…
    새끼 비둘기 묻어주고 다신 비둘기 못오게 한 기억이 나네요…

    • 퍼플혜원 · April 26, 2012 Reply

      어머.. 불쌍해요. 저도 새끼가 태어나고 없애려 했음 못했을거 같아요. 제가 엄마만 아니었어도 더 냉정할 수 있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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