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ve Jansson

웬만한 그릇 애호가나 북유럽디자인 팬들이면 다 아는 Moomin. 나도 그릇애호가로서 귀여운 하마꼴을 닮은 Moomin이 그려진 머그잔으로 무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승연이가 아주 어렸을때 (한창 키즈용 그릇들 사모을때) 애들용으로 살까 했다가 가격 보고 허걱! 해서 포기한 후 세월이 흘렀다.

아직도 난 무민 머그잔이 없고, 갖고싶기는 하나 가격때문에 기회만 노리고 있고, 소심하게 지른 무민패턴의 쟁반 하나뿐인데 애들이 커버린 지금 꼭 사야하나 하다가도 괜히 예전의 집착때문에 좀처럼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어른이 쓰면 어때 하면서도 우리집엔 이미 Funky Farm 콜렉션이 군데군데 놓여있기때문에 자칫하면 아동틱해보이기 쉬워 조심스러움. 쓰고 보니 별거 아닌거 가지고 별게 다 걱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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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대체 무민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가. (특히 일본에서 완전 인기인 이유는 한동안 만화로 방영되었었기때문이라고 함.)
이들은 핀란드의 무민골짜기에 사는 트롤. 희안하게 생기고 이름도 다 특이한 주인공들의 어드벤쳐를 그린 동화이지만 사실 그 뒤엔 더 심오한 메시지가 깔려있다고도 한다. 작가 Tove Jansson란 인물을 알고 읽으면 어두움과 슬픔이 어느정도 바탕이 되어 어른들에게도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특이한 스토리.

궁금하던 차에 우리 아파트 빨래방에 누가 버리려고 둔 빈티지 서적 두권 Moominland Midwinter, Moominpappa at Sea 발견! 읽기를 시도했으나 너무 느리고 지루해서 도중에 포기를 하고 그냥 소장용으로만 예쁘게 책장에 꽂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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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1914년에 태어난 Tove Jansson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유럽에서 이미 출간된지 오래 된 전기 Tove Jansson Life, Art, Words: The Authorised Biography가 미국판으로는 올해 출시되었는데 아직 도서관용으로는 나오질 않아, 기다리면서 그녀의 대표작 The The Summer Book을 킨들로 빌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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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극찬의 리뷰가 많아 시작을 했지만 작품성은 그렇다쳐도 지루함을 각오했음.

여섯살 된 손녀와 할머니가 핀란드 해변가의 썸머하우스에서 겪는 일들을 그린 내용인데 그들의 앙증맞는 대화와 행동들이 가슴을 울릴 정도였다고나 할까. 내가 한창 힘들때 이걸 읽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너무 정신없고 빡빡한 나의 일상과 너무 대조되는 잔잔한 이야기들…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던… 중간중간 나오는 작가의 스케치들까지. 난 너무 좋았다. 번역서라 그런지, 아님 이게 작가의 스타일인지, 심플하고 깔끔한 문체도 마음에 들고 그 뒤에 묻어나오는 교훈적인 메시지들이 사람을 찡하게 만들 정도.
오죽했음 마음에 들었던 문구들을 폰으로 사진을 찍어뒀는데 나중엔 너무 많아져서 그냥 하나만 올려본다. (우리 남편같은 단순한 사람이 보면 “이게 뭐?” 라고 할게 뻔한 문구들이 대부분ㅋ)

The picked out stones that hadn’t been worn completely round and threw them out into the water to make them rounder. The sun moved on across the sky, and the boat came around the point and took up the nets and dropped them right back in again.” – from The Summer Book

 

그리고 Finn Family Moomintroll은 그녀의 무민 시리즈 중 대표작이라고 해서 빌려봄.
무민골짜기와 바닷가에서의 어드벤쳐를 그린 내용인데 소설이라기보다 단편들을 모아둔 에세이집 같은 분위기. 이건 내용이 재미있다기보다 그릇에 프린트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어떤 성격인지등을 공부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이다. ^^

기회가 되면 Moomin World에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

 

 

14 Comments

  1. Scentedrain · March 12, 2014 Reply

    저는 작년에 제 사촌동생이 유럽여행중 저희 애기가 꼭 알아야 한다며 moonin place mat 을 하나 보내줬는데 저희 애기 무섭다며 치우라고 해서… 그런데 컵들도 정말 귀엽더라구요. 저희 팀 중에 핀란드사람이 있어서 이번 크리스마스때 집에 가면 꼭 하나 사다달라고 할까봐요.

    • 퍼플혜원 · March 14, 2014 Reply

      ㅋㅋㅋㅋ 혹시 흑백 매트 인가요? 제가 갖고 싶었는데 쬐끔 무섭긴하더라구요 ㅎㅎ 저도 핀란드사람 한명이라도 알면 안면몰수하고 부탁해볼텐데…-.-

  2. mj · March 12, 2014 Reply

    재작년 헬싱키에서 학회가 있어서 딸과 함께 갔다가 moonin 캐릭터만 잔뜩 사갖고 온적이 있어요. 그릇이며 학용품이며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그리곤 한동안 이베이에서 그릇세일하는 걸 눈여겨 보기도 했었는데, 아마 혜원씨는Moomin World에 아예 안가시는 게 나을지도….

    • 퍼플혜원 · March 14, 2014 Reply

      완전 부러워요 일로도 그런델 가시다니. 저도 좀 두렵긴 합니다만… 정말 가보고싶은곳 중 하나거든요.
      얼른 애들에게 무민 소개를 시켜준 다음 좋아하게끔 만들어서 애들 핑계로 좀 사려구요.

  3. Clara · March 13, 2014 Reply

    아…정말 저도 무민 머그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머그치고 가격이 후덜덜 해서…그냥 맨날 침만 꼴깍꼴깍 삼키죠…
    그리고 저 책…킨들 책 찾다가 리뷰 보고나선 읽고 싶었는데…마음에 드신다는 문구 보고는…언제 한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퍼플혜원 · March 14, 2014 Reply

      네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꼭 읽어보세요. 잔잔하니 전 너무 좋았어요.

  4. pearl0918 · March 13, 2014 Reply

    무민 너무 매력 있지요? 전 유럽 학회 갈 때마다 사 왔어요. 머그는 색색이 넘 이뻐서 매일 쓰고, 저희 딸도 이유식 그릇, 컵, 숟가락 다 잘 쓰고 있답니다. 유럽에서 사니 그닥 비싸지 않았거든요. 이 김에 머그 하나 장만 하세요! ^^

    • 퍼플혜원 · March 14, 2014 Reply

      어머 pearl0918님도 학회로 가셨었나요? 부럽..
      저도 유럽 갈때까지 기다려야하나봐요. 여기선 관세때문인제 너무 비싸서..ㅠㅠ 근데 머그는 딱 하나만 살까봐요 ㅋ

  5. Amy · March 14, 2014 Reply

    저는 어젯밤에도 무민컵 장바구니에 넣었다뺐다놀이했어요 ㅋㅋ결국 다른 브랜드 그릇들만 샀네요 머그들이 넘치고 그릇 넣을 찬장도 부족한데 그릇욕심은 어쩜 이리도 끝이 없을까요?ㅠㅠ

  6. pebble · March 18, 2014 Reply

    무민월드 근처에는 가지마셔요. ㅋㅋㅋㅋㅋ

  7. halcyon · March 24, 2014 Reply

    어릴때 무민은 저희 형제라고(저희 돌림자가 민이라ㅋㅋ)그랬었어요ㅎㅎ일본엔 무민 카페도 있어서 무민 모양 마들렌인가 그런것도 팔더라구요. 전 지금 뉴욕에 여행 중인데 도쿄의 한겨울보다도 더 춥네요ㅠㅜ그래도 뉴욕 넘 좋아요ㅎㅎ

    • 퍼플혜원 · March 26, 2014 Reply

      뉴욕 이번주도 계속 춥죠. ㅠㅠ
      저도 무민쿠키 뭐 이런것들도 사진으로만 봤는데 참 나…다 가보고싶고 갖고싶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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