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Picked Two Bags of Apples

요즘 승빈이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 를 참 좋아해 자기전에 종종 읽어주곤 하는데 거기서 다른건 몰라도 사과나무를 “싸과나무”라 하며 apple tree가 코리언으론 사과나무라는걸 배웠다. 뭐 다른 교훈적인 포인트까지 이해하기는 어렵고 자기도 그 보이처럼 싸과나무를 타고 올라가 싸과나무와 놀겠다 뭐 이런식의 기대를 하게 해 준 책이다.

그래서 이번 애플피킹(apple picking)은 지난 몇해동안의 기억이 있는 승연이보다 작년에 왔던것도 기억을 못하는 승빈이에게 더 특별한 추억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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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Applewood Orchards. 여기 갈때마다 너무 추워 오돌오돌 떨었던것만 생각이 나서 이번에는 스카프에다 자켓까지 빵빵하게 챙겨 갔었는데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는 그런 선선한 가을날씨라 오히려 땀을 뻘뻘 흘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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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짜증냈던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단풍은 빨갛게 물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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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좀 일찍 오니 낮은 가지들에도 주렁주렁 큼직하고 싱싱한 사과들이 많이 남아있어 애들이 직접 따기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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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난 사과엔 별로 관심이 없고 나뭇가지에 송송 피어난 이끼라든가 사과밭 한켠에 넓게 쌓아둔 이런 장작들이라든가 하는 풍경들에 괜히 감동을 받고 그랬다. ( 나 가을 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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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녀와서 피곤에 찌들어 살다가 이제서야 제모습들을 찾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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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는 사과나무 오르는것엔 관심없고 사과 먹는거에 집중.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사과는 따지도 않고 계속 따라다니며 먹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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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정말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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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먹음.  092813-10

그녀의 소원성취를 위해 내가 안아 올려 사과나무위에 서보게 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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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정도 사과 따고 이곳에서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딱 좋다. 와이너리이기도 한 곳이라 와인도 구입 가능하고 엄청 긴 줄 서서 애플사이더 도넛도 먹으며 세월아 네월아 하며 애들 풀어놓고 라이브뮤직 들으며 그냥 놀 수 있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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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1짜리 호박 하나씩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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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꼭 쥔 채092813-15

차에서 골아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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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파이를 만들자고 졸랐는데 파이도우를 만들 기력도 없고 해서 한번 꼭 만들고 싶었던 애플 케익을 당장 집에 도착하자마자 만들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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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이벤트를 같은날 쭉 이어줘야 기억에 더 깊게 새겨지는것 같다. 어제 따 온 사과로 만드는것보다 방금 따온 사과로 만든 케익이 더 파워풀하다는것. 몇시간전에 나무에 메달려 있던 사과가 지금은 케익속에 들어가있다는 그런 스토리가 만들어진다는거다. 그래서 며칠동안은 냉장고에도 넣지 않고 봉다리 그대로 부엌바닥에 담겨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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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먹음직스런 애플케익 완성. 교회모임에 팬 채로 가지고 가 나눠 먹는 기쁨! 092813-19

 

 

14 Comments

  1. Clara · September 30, 2013 Reply

    우아아아….진짜 맛있겠어요~
    저희가 미국 와서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를 안해본게 이런 PYO 행사더라구요…올해엔 꼭 가야지..싶어서 주위에 농장을 찾는데(보관도 그렇고 가장 나은게 사과일꺼라는 생각에..사과 농장만..), 뉴욕에선 그렇게 많던 사과 농장이 왜 지금 동네 가까이엔 없는지…사과가 잘 안되는 동네인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좀 멀리까지 찾아보니…그나마 몇개 있긴 하더라구요. 늦기 전에 꼭 한번 가야 하는데….어떻게 될라나 모르겠어요.

    저희 딸래미는 사과 달라고 하고선…저보고 꼭지 부분을 들고 팔을 쭉 펴고 서있으라고 하고나서 그걸 “똑” 떼어가면서 애플피킹 했다고 막 좋아라해요…ㅋㅋㅋ 조만간 진짜 나무에서 따는걸 해보게 해줘야겠죠?

    댓글쓰다가 갑자기 생각났는데…저희도 PYO으로 하는게 있기는 하네요. 남편이 근처 바닷가 가서 물고기를 잡아 오는군요..ㅋㅋㅋ

    • 퍼플혜원 · October 1, 2013 Reply

      ㅋㅋㅋ 바다에서 물고기 ㅋㅋㅋ
      그동네는 사과가 가까이 없군요. 저도 어릴때부터 쭉 도시에 살다가 결혼 해서 처음으로 사과를 따봤는데 우리 애들은 외할머니처럼 바다에서 해삼 잡아먹고 하는 기억은 없을지라도 사과라도 따게 해주자 싶어서 해마다 가고 있어요. 이젠 왠지 안가면 막 허전하고 그러네요.

  2. 이진 · September 30, 2013 Reply

    뉴욕에 살때는 애플피킹도 가고 단풍도 보고 그랬었는데..
    캘리는 좀 서늘해졌나 싶으면 다시 더워지고~~날씨가 정말 맘에 안들어여
    승연이랑 승빈이 콧바람 쐬며 애플피킹하고 가족 모두 즐거워 보입니다.
    혜원님의 교육 방침이 넘 맘에 들어여~승연이랑 승빈이
    직접 베이킹에 참여해 한몫을 해낼 수 있게 하시는거~
    내일이면 벌써 10월,행복한 한달 되세여~~^^

  3. eugenie · October 1, 2013 Reply

    매년 이렇게 보여주시는 사과따기, 보는 사람마저 흐믓해져요.
    이번 사진을 보니 승빈이 정말 많이 큰 것 같아요.
    어쩜 이렇게 두 따님 모두 예쁠까요….
    갔다오셔서 베이킹까지…
    아이들 생각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하루에 쭈욱 연관 이벤트를 이어서 한다는 것이 정말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퍼플혜원 · October 1, 2013 Reply

      네 승빈이가 많이 컸어요. 조금있으면 옷을 같이 입을거 같다는..
      엄마는 정말 부지런해야한다는거 요즘 더 뼈저리게 느낍니다. 어흑.
      eugenie님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4. Bangsil · October 2, 2013 Reply

    넘 행복해보여요 다들:) 저도 이번해엔 꼭 애플피킹을 가고싶은데. 시간이 어찌될련지. 저 사과케잌 맛있었나요? 혹시 teddie’s apple cake?

    • 퍼플혜원 · October 3, 2013 Reply

      사과케익 맛있었어요. Smitten Kitchen에서 찾았는데요, 보기에도 festive 해보이고 ㅎㅎ 올해는 꼭 다녀오세요~ 괜히 가을 신고식같기도 하고요..

  5. 황지원 · October 5, 2013 Reply

    항상 느끼는 건데, 혜원님께서 애플피킹하시는 곳이 참 멋드러지네요. 이 참에 저희도 애플피킹가야겠어요. 사과알러지있는 남편은 pick your own농장에서 딴 것만 알러지반응없이 먹을 수 있더라구요.

    승빈이 입은 스트라이프티…저희애들도 똑같이 초록색이랑 연보라있는데, b****꺼죠? ^^
    저도 줄무늬를 너무 좋아해서, 애들 옷이 죄다 줄무늬네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3 Reply

      어머 남편분 알러지 신기하네요. 흠. 그러니까 괜히 더 애플피킹을 가야겠단 생각이…
      하하 네 줄무늬티 그거 맞아요.

  6. 김윤경 · October 8, 2013 Reply

    볼 때마다 감탄해요. 아이들 데리고 이런 좋은 추억 부지런히 만들어주시는 모습 참 보기 좋아요. 승연이랑 같은 나이인 딸이 있는데 이렇게 못해주고 있어서 미안해요. 해마다 올리신 애플 피킹 봤는데,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 참 좋네요. 승빈이 먹는 모습 참 사랑스러워요.. ^^ 미국에서 보냈던 가을이 참 아름다웠는데, 그런 햇살이랑 공기가 느껴져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3 Reply

      저도 이참에 지난 몇년동안의 애플피킹 사진들을 다시 보게되었는데 애들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네요.
      이날 날씨가 환상적이었어요 정말. 지금은 한국이신가봐요? 전 한국의 가을이 너무 그립거든요.

      • 김윤경 · October 11, 2013 Reply

        전 미국의 가을이 그리운데.. 전 남편이 유학 중일 때만 있었는데 한국의 가을이 세계 최고다, 이 말이 거짓말인 걸 그 때 알았어요. 미국의 가을은 빨갛기도 훨씬 더 빨갛고 노랗고 그렇더라구요.. 큰 나라답게도. 아이들 참 예쁘고 혜원님 깔끔하고 세련된 감각 종종 잘 배우고 갑니다. ^^

        • 퍼플혜원 · October 14, 2013 Reply

          거짓말 ㅋㅋ 저도 아직 한국의 가을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일인인데요, 외국 살아야 믿는 사실인가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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