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지난주까지 발을 동동 굴리다가 드디어 아기침대 옆문도 다시 달고 깨끗한 이불 씌워놓고, 예전 “크립”의 모습으로 꾸며놨다.

옷장도 정리하고, 버릴껀 버리고, 당분간 필요없을 물건은 다시 넣어두고…

마지막으로 필요한것들이 몇가지 있어서 인터넷 주문도 하고 병원가방도 싸뒀다.

역시 남편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번개처럼 움직이는 사람. 내가 생각지도 못한곳을 여기저기 정리해두는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하다.

병원에서 한시간 거리라 갈까말까 했던 롱아일랜드에서의 모임도 잘 다녀오고 어제밤도 아무일 없이 그냥 넘어갔다.

점점 더 심해지는 가진통을 빼곤 뭐 별다른 일 없다.
남편과 나, 초긴장 하는 모습을 보니 우습기도 하다. 차라리 첫째땐 아무것도 모르고 닥치는거라 더 용감했던것 같은데.
지금은 진통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태라 그냥 온 신경이 엉치뼈에 집중된것 같다.

일기장을 보니 승연이가 3센치 열린 그담날 나와서 긴장을 했었는데 4일이 지난 지금까지 소식이 없는걸 보니 이러다 날 다 채우고 나올것 같기도 하고.. 그냥 잊고 있는 수 밖에.

이번임신때 유일하게 남편이 찍어준 사진이라 내 표정과 자세가 완전 맘에 안들지만 기념으로 올림. (나 화난거 아님 -.-;)

반팔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했던 주말.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승연이와 집앞 놀이터로 나갔다. 이 동네 사람들의 아지트인 이 공원/놀이터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봄이 많이 기다려진다.

 

 

13 Comments

  1. Hana · March 22, 2010 Reply

    둘째 꼭 순산하세요. 그냥 봐선 곧 아기 낳을 임산부같지 않으시네요. :-)
    저도 승연이 같은 딸, 그리고 아들이 있는데, 정말 남일 같지가 않아요. 혜원씨처럼 부지런 하지는 못하지만요.

  2. Soyoung Kim · March 22, 2010 Reply

    언니,

    지난 주 점심 좋았어요. 스트레스 잔뜩 받은 얼굴 빛이 언니에게도 들켰나봐요.ㅋㅋ
    회사일은 잘 해결되었어요. 잘 해결되었다기 보다는 저희가 자비를 베풀었지요.
    이제 오랜 동안 못 보겠네요.. 건강하게 순산하시고, 가족끼리 한 번 뭉쳐요~
    화이팅!!

  3. Ayoung · March 22, 2010 Reply

    마지막 사진 꼭 절 보는거 같아요^^;; 전 아직 3달이나 남았는데 배 사이즈는 비슷해보여요–;;
    (몸무게 조절하신거 왕 부러움) 건강하게 순사하시길~~!! 아, 제가 다 긴장되네요.

  4. Maia · March 22, 2010 Reply

    세월이 훌쩍 지나가서 이제 승연이가 동생을 볼 시간이 다 되었네요.
    순산하세요~

  5. 김희경 · March 23, 2010 Reply

    새글이 며칠 없으시길래 아기 낳으신건가 했네요
    저도 첫아이때는 뭣모르고 낳았고
    둘째 때는 오히려 더 겁이 났던거 같아요
    하지만 둘째 때는 더 쉽게 낳았던거 같구요^^
    모쪼록 순산하세요~^^

  6. jihye kim · March 23, 2010 Reply

    가진통이 있다니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홧팅~하시고..
    아기 낳고 나면 승연이가 더 눈에 밟힐텐데 잘 조절해서 예뻐해 주세요..
    저는 큰 애가 너무 안됐어서 산후 조리하는 동안에도 몇 번 안아줬더니 손목이 나갔어요. -.-

  7. 캐롤 · March 23, 2010 Reply

    혜원님,
    저 몇년전까지도 그 놀이터가 엎어지면 코 닿을 유니온턴파익 선상 아파트에 살았었어요.
    forest hills 사신다는걸 알고부터 괜히 혼자 친근함을 느끼며 아는척 해봅니다. ^^
    둘째 순산하시고… 좋은 글 눈팅만하며 늘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8. 지연 · March 23, 2010 Reply

    혜원씨 이제 얼마 안 남았군요.
    무사히 순산하길…승연이처럼 예쁜 아가로 집안에 더한 기쁨이 가득하길 바래 볼께요.

  9. pebble · March 24, 2010 Reply

    앗.. 출산 하셨나 싶었는데, 아직.. 이군요. ^^;;
    첫 아이가 예정일 보다 자그마치 보름이나 지나서
    하루가 십년 같이 느껴졌었어요.
    그래도 뱃속이 더 편한걸 아실테니 지금 외식도 많이 하시고
    잠도 충분히 주무세요. 둘 생기면 잠 자는 것도 무척이나 아쉬워지더라고요.
    승연양도 많이 껴안아주시고요..
    순산 소식 기다릴게요!

  10. 서진 · March 24, 2010 Reply

    혜원, 화이팅이야~~~ 너 글 읽는데 내가 왜 이렇게 떨리는지.
    ㅋㅋ 나는 둘째를 안가져서 모르겠지만 그냥 너 글을 읽고 있으니
    넘 생생한 듯한… ^^
    승연이랑 똑같은 공주님 얼굴 볼 생각하니 넘 떨린다. 자 다시한번 화이팅~

  11. sunnyvan · March 24, 2010 Reply

    하하… “나 화난거 아님”. ^^

    그나저나 새 소파 배달 왔나요?
    사진 보고 싶어요. ^^

  12. 퍼플혜원 · March 26, 2010 Reply

    엄마 어제 잘 도착하시고 느긋하게 기다리고있는 상태에요. 갈색혈등 증상은 다 보이는데 뭐 진통이 없네요. 괜히 회사애들과 주위사람들만 기대잔뜩하게 만들고 아직 소식 없느냔 이멜 하루에 몇통씩 답하고 있어요. 이럴줄은 몰랐는데.
    응원 감사합니다~

  13. Rainyday · March 27, 2010 Reply

    혜원씨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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