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s from September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여행 후유증. 몸이 피곤하니 시차 적응을 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자… 애들 잠들고 나도 바로 침대로…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피곤이 가시질 않는다. 난 원래 밤시간에 이것저것 해야하는데 애들 잘때 나도 기절이다보니 운동도 못하고 다음날 아침 준비도 못하고.. 집도 엉망, 몸도 엉망.

여독보다는 회사와 학교에서 오는 스트레스인것 같다. 3학년일뿐인데! 과제가 왜이리 많은것이야! 그래서 아무리 자도 잔것 같지가 않은건지…

그동안 뭘 해먹고 살았는지조차도 모르겠다. 마침 카메라에 족발 사진이 있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족발을 출국하던 날 점심 후 간식으로 먹었어야 했는데 도저히 그러다간 기내에서 불상사가 생길것 같아서 짐에 넣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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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건 내가 일주일 하루 조금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일하는 동안 느긋하게 승연이의 숙제를 봐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거. 역시 하교 하자마자 숙제를 해야 애 집중력도 좋은데 평소땐 저녁식사 후에나 시간이 되니 이걸 어째야 하나… 원래 애프터스쿨에서 숙제까지 봐주는걸로 되어있는데 안하고 올때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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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10시까지도 숙제를 해야 할 때가 있다. 나 미국 살고 있는거 맞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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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즐겨 쓰는 안경. 이걸 쓰면 더 think를 잘 한다나 뭐래나. 숙녀가 된 우리 승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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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렇게 허덕이다가 집을 둘러보니 완전 돼지우리… 정신을 차리고 미뤄왔던 대청소에 들어간다.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의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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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사를 했다. 작년에 터진부분을 손으로 꿰매준 이후로 한번도 빨아주지도 않았던 이미 내마음속에선 버려졌던 의자. 진짜 더러웠던 의자. 이젠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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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장난감 수납 바구니들. 애들 없을때 확 뒤집어 엎어 삼분의 일을 추려냈다. 아마 없어진것도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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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식탁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야호!

거의 15년이 되어가는, 결혼하며 샀던 식탁. 새 식탁을 보러 다니기도 전에 놀랍게도 너무 빨리 팔려버려서(누가 이런 고물을 돈 주고 살까 싶은…) 우린 지금 커피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신세. -_- 여간 불편한게 아님.

당분간 한식보다 이런 심플컨셉으로 나가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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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중.

 

 

6 Comments

  1. Jihee Kim · October 2, 2014 Reply

    아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사시는 혜원님이 보이네요.
    그나저나 어떤 식탁 사실지 궁금하네요.
    저는 마음에 담아둔 게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그게 단종되서 안나오더라고요.
    가격이 비싸서 언젠가는 살거야 이런 수준이었지만 안나오는 거 알고나서는 다른 식탁들은 눈에 안들어오더라고요.
    숙제가 많은가 봐요..
    저희는 영어는 주로 책 읽고 하나씩 해가는 스타일이고 매쓰는 프린트 한 장인데 워낙 간단하거든요.
    준이가 승연이 기억하고-그냥 만났었다 이런 수준이긴 해요-한국 다녀온 사진 보더니 내년에 자기만 보내달래요.아빠 출장갈 때 따라가서 아빠는 일하고 자기는 할머니집애서 았다 온다고요..

    • 퍼플혜원 · October 6, 2014 Reply

      저도 원하는 식탁은 따로 있고요 (절대 가질 수 없는 식탁으로 위시리스트에만… ㅠㅠ), 최대한 주머니사정에 맞는걸로 골랐어요.
      여기서도 동네마다 숙제양이 다르던데 준이 정도면 정말 준수하네요. 제가 최근에 알아낸 사실은 엄마들끼리도 숙제를 토론(?) 한다는 @.@ 모르는게 약인 상황인거죠 ㅠㅠ
      준이가 우리 만난걸 기억하네요~ 정말 오래전일이에요 생각해보니 ㅎㅎ

  2. Beantown Grace · October 3, 2014 Reply

    아… 숙제. 어제 저희 큰애 학교 오픈하우스를 갔다 오니 4학년은 정말 serious하더라구요. 이제는 진짜 학교같은… 옛날의 킨더가튼에 놀러 다니던 분위기가 그리운것이… ㅋ
    온 식구가 다 학교다 직장이다 바쁘다가 집에 와서도 정신없는데 그와중에 숙제를 잘 봐주고 끝내고 즐겁게 자러간다는 거. 쉽지않아요. 모든 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하는듯하긴 해요. 오늘 facebook에서본 거 다행이 위로가 좀 되던데요. ^^

    “The Mother’s Homework Prayer”
    Please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homework assignment I cannot change,
    …the courage to help my child complete it as I can,
    …and the strength to finish it without either of us ending up in a body bag. (from Science of Parenthood).

    • 퍼플혜원 · October 6, 2014 Reply

      저도 정말 학교에 놀러 다니던 그때가 그리워요 흑.
      거의 맨날 애 잡고 울리고 하다가 자기전에 알라뷰 하고 허그해주고 잠 든 모습 보면 또 짠하고.. 그게 반복되는 생활이에요.
      그런데 이 mantra 수준의 homework prayer 도움 많이 되었어요 ㅋㅋㅋ 회사에 프린트해서 붙혀놨어요. 집에 붙혀놓으면 애가 보고 느슨해질까봐요 ㅋㅋㅋ

  3. Clara · October 3, 2014 Reply

    정말 퇴근하고 애 숙제까지 봐주고 자려면 진짜 시간이 빠듯하더라구요.
    1학년…뭐 별거 있겠어..? 하고 아무 준비도 없이 시작한 것 같은데..
    매일 매일 북 리포트 하고…거기에 추가 되는 숙제들 하면 진짜 딱 잘 시간 되는거 같아요.
    한달에 한번 하는 프로젝트도 반에서 두번째로 할당되는 바람에…어제까지 진짜 바빴어요.
    근데 다 조사(?)해서 만들고…’이제 발표가 제일 걱정이네~’하면서 시켰더니..
    어? 생각보다 진짜 조리있게 설명을 좌악~ 하는거예요.
    (맨날 맨날 하기 싫어서 혼나고 막 그런게 한순간에 화악! 용서(?)가 되는…ㅋㅋ)

    그런거 보고 나서 저희 부부가 항상 생각하는게 있어요.
    ‘우리는 애들이 항상 문제라고..걱정이라고 하지만..애들은 그냥 별 문제 없이 잘 크고…문제는 우리’ ㅋㅋㅋ 라는거예요..ㅋㅋ

    *저도 다른 분들 처럼…어떤 식탁으로 결정하실지…무지 궁금하네요~ 저 오래된 식탁도 이뻤는데 말이예요~

    • 퍼플혜원 · October 6, 2014 Reply

      안그래도 오늘 친구랑 점심 하면서 항상 부모가 문제인거라고 우리가 좀 내려놓으면 애들도 잘 큰다고 ㅋㅋㅋ
      정말 프로젝트라도 하나 받아오면 앞이 캄캄한데요, 승연이 나이쯤 되면 그냥 자기가 해가도록 냅둬야 한다는데 아직 우리애는 독립적이지 못한가봐요 ㅠㅠ 우리가 다 챙겨줘야되니.. 우리가 버릇을 잘 못 들여놓은듯.
      그런데 그 동네는 일학년도 일이 참 많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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