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니 가을

eggie님이 알려주신대로 시댁까지 가지 못한 화분 몇개는 이 방법으로 주인없는 2주동안 물을 먹었다. (eggie님 감사해요!)

출발 전날에 고기묶는 실로 해봤는데 전혀 물이 줄어드는거 같지 않아 당황하며 필사적으로 집 서랍들을 다 뒤진 후에 찾은 그나마 좀 두꺼운 실 몇가닥으로 해서 성공. 돌아와보니 물이 바닥이 나서 화초가 죽을랑 말랑…그정도로 효과가 좋았던거다. 띠용~

오히려 시댁에 갔다온 민트가 지금 말라깽이가 되어서 오늘 내일 하는데…화분도 키워보니 자식같다고…그 풍성하던애가 누리끼리하게 삐쩍 말라가는 모습을 보니 이 에미가 마음이 아프구려..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내일 파머스 마켓가서 새끼 하나 사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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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착한 다음날 쫌 피곤하더니 시차적응은 이제 된거 같고, 나보다 세살 더 먹으신 남편께서는 10시전에 침대에 들어가시고도 하루종이 골골 거리는 반면에 난 자고싶어도 1시까지 잠이 안와서 이것저것 하다가 또 중간에 수시로 깨서 잠꼬대를 하는 승연이 달래 재우다가 새벽 다섯시에 깨어버리는 승연이와 함께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는 평소보다 일찍 아침을 먹는다.

맨날 정확히 여섯시반에 깨는 딸을 둔 내친구는 군대생활이 따로없구나 할때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이게 바로 그건가보다. 승연이가 완전히 시차적응을 하기전에 조금이라도 아침시간을 즐기자는 차원에서 불평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내가 이집와서 처음으로 해뜨는걸 봤다니깐…-_-;;
(하늘을 보니 가을이 왔나보군)

아침에 들이켜마시는 커피때문인지 회사에서도 전혀 졸리지 않고, 예전처럼 새벽에 티비보며 홈쇼핑 전화번호 돌릴 기회도 없고…뭐, 다 괜찮다고 할수 있으나…

밥이 하기싫다.

가족을 먹이려면 해야하는 밥.
그래서 지난 몇일동안 대충 해먹었는데 고마운건 저녁시간이 되면 어차피 승연이가 제정신이 아니기때문에 진수성찬을 차려줘도 잘 안먹는다는거. 내가 언제 요리책 뒤지며 이것저것 해봤나 의문스러울정도로 의욕이 없어졌는데 짧아진 해로 인한 캄캄함. 지하철에서 올라오는 내 어깨를 눌러 힘 빠지게하는..그 캄캄한 하늘을 탓하련다.

몸은 안피곤하다 하면서도 아마도 정신이 피곤한게야..다행히 이번주 있었던 출장을 안가도 되게 되어서 어찌나 감사한지… 이번주말엔 다 손놓고 쉬는거에만 전념해야겠다.

체력은 정신력이 반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잊지 않고 챙겨먹는 홍삼액도 나름 도움이 되는듯.

내일은 금요일이다. 으흐흐흐

 

 

34 Comments

  1. 정애 · September 18, 2008 Reply

    언니~서울여행 재미 있었어?조금 더 여유시간이 있었으면 부산도 오고 좋았을건데..담 기회…이번 9월달은 너무 빨리 지나가는것 같다…여기 부산은 아직 여름이야.사무실에는 아직 에어컨 틀고 일을 하고 일교차가 너무 커 잘때는 긴팔을 입고 자고 낮에는 반팔~~감기 제일 잘 걸리지…난 코맹맹~~

  2. Julie · September 18, 2008 Reply

    맨날 6:30에 깨는 아이…^^ 저희집 아기도 똑같아요. 어쩜 그렇게 자명종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지 신기해요. 제가 6시부터 일어나서 출근준비하느라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문에 깨겠지만…한국여행 정말 알차게 하시고 돌아가신것 같아요. 즐거운 가을 주말 맞으시길!

  3. 이지혜 · September 18, 2008 Reply

    저희 아이는 18개월까지 기본으로 밤에 5번씩 깨면서 새벽에 일어났었어요. 낮잠은 1시간 자준 거 손꼽고요.
    지금은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프리스쿨에서 낮잠으로 보충하더라고요.

  4. · September 18, 2008 Reply

    안그래도 포스팅이 오래동안 없어서, 돌아온 후 병나신 건 아닌가 하던 참이었어요. 갑자기 씨리즈로 막 글들이 올라와 어찌나 반갑던지. 해가 부쩍 짧아졌죠? 언제 시원해지나 싶었는데 요즘은 창문 열어놓고 있으면 썰렁하더군요. 추운 날씨와 일찌감치 떨어지는 해를 정말 싫어해서, 겨울이 지나고 나면 항상 그 우울한 날들을 내가 어떻게 버텼나 싶을 정도인데, 캄캄한 하늘이 어깨를 눌러 힘 빠지게 한다는 말이, 귀에 쏙 들어오네요. 정말 그 말이 딱 맞아요.

  5. 김희경 · September 18, 2008 Reply

    승연이랑 가족분들 시차 적응 빨리 하시길 바랍니다..ㅎㅎ

  6. 양미정 · September 18, 2008 Reply

    공감백배! 저도 밥하기 무척 싫습니다. 가족들한테 정말 맛있는 밥을 먹이곤 싶은데, 뭘 해먹을지도 모르겠고, 하기도 귀찮고…
    여독 잘 푸세요. 저도 서울 갔을 땐 생생했는데, 오히려 돌아와서 적응하는 데 무지 오래 걸리더군요.

  7. 김희영 · September 19, 2008 Reply

    ㅎㅎ 저도 우리 애기가 4시반에 깨서 군대아닌 군대생활을 합니다…또 남편분 얘기에 회사에서 혼자 한참 웃었어요. 어쩜 이리 남자들은…다 똑같나봐요.. 얼른 여독 푸시고, 다시 생활패턴 찾으시길..

  8. carol · September 19, 2008 Reply

    전 전업주부인데여…증말 밥하기 싫어요.요즘..ㅜㅜ
    정말 매일 매뉴짜는것두 지겨워질라하구여…

    글을 보니…우리 혜원씨 어깨를 막 두들겨 주고 싶군여…
    여독 잘 푸세요…^^*
    제아기두 요즘 아침에 칼같이 일어나서 아침마다 콘도를 몇바퀴 돌다보니…이럴땐 집에 할아버지가 계셔서 아침마다 동네한바퀴 하면 좀 나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하지만…애기덕분에…저두 산책이란걸 해보나 봅니다그려..^^

  9. 라일락 · September 19, 2008 Reply

    혜원님,,그렇네요.가을이군요..
    많이 피곤해하시지않길…바래요.

  10. 박은영 · September 19, 2008 Reply

    웰컴 벡!! 한국에서 올려주신 글들도 너무 재밌게 잘 읽엇어요. 그러나..역시 여기사는 사람인 제게는 모두 그림의 떡 같은 기분? 그저 얼렁 일상에 복귀하셔서 올려주시는 글들을 읽고 배우고 적극 활용하고 싶어요~~
    건강히 다녀오셔서 너무 기쁘네요^^

  11. 윤희정 · September 19, 2008 Reply

    글쎄요… 저랑 비슷한 증상이신지… 부모형제 만나고 오면 더 힘이 나야 할텐데, 저도 한국만 다녀오면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더군요… 게다가 전 주로 혼자 다녀와서…ㅡㅡ;; (시댁도 한국인데 남편은 바빠서 못가요.) 남편도 부모형제 보고 싶을텐데 실컷 보고 온 제가 티내면서 의욕없다 할 수도 없고 정말 미안하면서도 하기 싫은건 싫다는..^^;

  12. 뉴욕댁 · September 19, 2008 Reply

    혜원님..어여 여독 푸셔요..^^ 저는 사진들 보며 대리 만족 무쟈게 하고 있슴돠..ㅎㅎ 기가 막 솟구쳐요.

  13. Choi, Yun-Hee · September 19, 2008 Reply

    체력은 정신력이 반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한국에 갔다오면 그 후유증이 갔다온 시간보다 더 오래가는 듯해서 가는게 겁이나기도 한다는…
    승연이네식구 모두 몸도 맘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오시길…

  14. Misty · September 19, 2008 Reply

    시차적응이 점점 쉽지 않더라구요, 몸이 너무 피곤해져요.
    아무것도 하기 싫구요 … 혜원님 말에 절대 공감이랍니다. ㅎㅎ
    주말에 푹 쉬시고 여독 풀어내세요~ ^^

  15. 성희 · September 19, 2008 Reply

    저도 밥하기 싫어요..흐흐 정말 왜케 구찮은지. 쩝,,
    그나저나 날이 또 갑자기 서늘해졌어요. 가족분들 모두 감기조심하세요~

  16. 김주연 · September 19, 2008 Reply

    울집은 반대랍니다…남편이 저보다 6살위인데…
    시차적응에 골.골한것 저랍니다…나이보다는 혜원님 말씀대로 정신력인것 같아요…

  17. 꼬마양파 · September 19, 2008 Reply

    괜히 방가와요 잘 돌아오셨다니까. 이제 또 생활이네요.
    덕분에 저도 같이 한국다녀온 기분.
    저도 웹싸잇이 있으면 제가 한국다녀오면 보여드릴텐데..아쉽네요..

  18. 주영이 · September 19, 2008 Reply

    여긴 분위기는 가을인데 날씨가 장난아니게 덥네. 자꾸 가을이 줄어드는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
    여행 좋았어? 주말께 푹 쉬고 재충전하길..

  19. 신은주 · September 20, 2008 Reply

    주말 푸~욱 쉬세요

  20. Amy · September 20, 2008 Reply

    오늘 내일 하는데…화분도 키워보니 자식같다고…그 풍성하던애가 누리끼리하게 삐쩍 말라가는 모습을 보니 이 에미가 마음이 아프구려.. →하하하 이 부분 읽으면서 어찌나 웃었던지 ㅎㅎ 저도 키우기전엔 몰랐는데 키워보니 정말 자식같다니까요~ 며칠 집 비운사이 비실해져서 맘아파 죽는줄 알았어요
    전 씨뿌려서 민트랑 베이즐,실란트로 ,파슬리 키우는 중인데요 정말 새싹나오는 것부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보는게 낙이랍니다 ㅎㅎ 다만…..먹을 수 있을 크기로 성장할 때까지 너무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ㅡㅡ;;;;(3달째 키우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ㅠㅠ 이러다 겨울한파에 얼어죽겠어요)

  21. 지안맘 · September 20, 2008 Reply

    미국 살때..해가 지면 왜그리 우울해지던지…서울도 해가 부쩍 짧아져서 아쉽네요. 혜원님, 다시 일상으로 복귀..건강 조심하세요~^^

  22. Grace Hahn · September 20, 2008 Reply

    주말에 푹 쉬고 기운 좀 차리셨으면 좋겠네요.
    밥 하기 싫다는 말이 왜 그리 공감이 가는지.
    저는 혼자 오래 살다가 다시 부모님이랑 살게 되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제가 식사 담당이 되었거든요. 혼자 살 때는 취미가 요리였는데 지금은 밥 하는 것 때문에 우울증 걸릴 지경이예요.ㅠ.ㅠ

  23. eggie · September 20, 2008 Reply

    성공하셨다니 기쁘네요.^^ 정말 식물도 정성들여 키우면 자식같죠? 전 10년째 키우는 아주 못생기고 삐뚤삐뚤 이상하게 자라버린 화분이 있는데 인테리어 생각하면 버리거나 구석에 쳐박아 두어야 하지만 아직도 거실 중앙이 볕 잘드는 자리라고 거기에 떡 모시고 있습니다. 허허 …

  24. Solus · September 20, 2008 Reply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으로 밥을 먹다보면 정말 밥하기 싫어지더라… 시차 적응 얼렁 하길. 그런데 화분에 물 주는 저 방법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아..

  25. 주니 · September 20, 2008 Reply

    혜원님 서울 여행기 너무 감사하게 읽었어요. 한국 가고싶었지만, 이번 여름엔 못갔는데, 대신 사진으로 마음을 달래고…승연이 보조개도 뚜렸해지고, 표정도 정말 다양하고, 너무 예쁘게 크고있네요…너무 부러버요.ㅜㅜ. 이젠 정말 날씨도 훅 쌀쌀해지고, 금방 겨울 올것 같아요. 요즘은 날씨가 하도 예측불허라, 올 겨울엔 눈이 많이 올려나? 궁금. 뉴욕에서도 행복한 겨울맞이 하시길.

  26. 정수지 · September 21, 2008 Reply

    맞아요 가끔 밥하기 싫은거
    아이가 있으면 더더욱 안할 수도 없고
    저도 가끔 너무 밥하기 싫을때면 정말 괴로워요

  27. vera · September 22, 2008 Reply

    무사히 잘 돌아오셨군요. 주말엔 푹 쉬셨는지..?
    한국 살적엔 가을 참 좋아했는데…이젠 젤로 우울한 계절이 되었다죠. 차라리 아예 추운 겨울이 낫다는…-,-

  28. 엄소영 · September 22, 2008 Reply

    저도 요즘 둘째가 6시면 어김없이 깨어버린답니당~ㅜ.ㅜ 정말 군대생활이 따로 없어요~ㅎㅎㅎ 공감하고 갑니다~

  29. 김정은 · September 22, 2008 Reply

    흐흐 서울 다녀오신 여행기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휴가 끝의 아쉬움이 제게도 전해지네요. 푹 쉬시고 또 흥미로운 뇩의 일상 기대할게요~. 영화처럼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닐텐데 아기들은 정말 놀랍게 자라는 거 같아요. 소녀가 되어가는 승연 모습에 깜짝 깜짝 놀란답니다.

  30. Sun Kang · September 22, 2008 Reply

    저도 여행기 잘봤습니다.
    한국에 가고 싶은데 둘째낳고 시간이 없네요~~~
    부럽사와요….. 시차적응하라 밥하시랴 일하시랴 힘드시겠지만 화이팅입니다^^

  31. 이해정 · September 22, 2008 Reply

    저두 엄마가 해주신 음식 넘 그리워요~~

  32. 두부소녀 · September 23, 2008 Reply

    와 ㅡ 화초가 정말 건강해보여요. 놀라운데요?!

  33. 안문주 · September 25, 2008 Reply

    시차적응 잘하고 계신것 같네요. 애들은 시차 없다더니 5살난 울딸하고 저하고 올여름 한국다녀와서 한동안 새벽2시에 일어나서 놀았거든요…
    화초 아이디어 정말 놀랍네요. 함해봐야 겠네요.

  34. Young · September 30, 2008 Reply

    화분에 물 주기 성공하셨다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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