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adelphia: Federal Donuts

하룻밤을 예식장 근처에서 묵고 우리는 다시 한번 필라델피아의 Please Touch Museum을 찾았다. 작년에 두번이나 갔음에도 전혀 기억을 못하는 승빈이에게 얼마나 환상적인 곳인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승연언니. 뮤지엄 사진들은 올해 생략. 이곳은 벌써 승연이에게는 시시해지기 시작한것 같구나…

아침 점심을 시원찮게 먹은 우리는 뭔가 허전함을 떨칠수가 없고 남편은 애들이 뛰어놀 동안 뭔가 열심히 아이폰 붙잡고 리서치를 하더니 도넛집을 찾은것.이.다.
아 그가 이렇게 사랑스러워보일수가.

그래, 춥고 불편하게 자고 일어나 걸레냄새 나는 파인애플, 뜨거운물에 오트밀이 동동 떠다녔던 오트밀, 와플메이커에서 떨어지지 않아 가리가리 찢어냈던 와플로 하루를 시작했던 그날…  지금 우리가 필요한건 맛난 커피와 도넛이다.

필라델피아의 뒷골목들을 구경하며 Federal Donuts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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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북적이던 까페 음식점 거리를 지나 우리가 도착한 곳은 완전 거주 지역. 필리 특유스타일의 소박한 타운하우스들로 꽉찬 그런 동네에 위치한 Federal Donuts.

커피, 도넛, 그리고 치킨이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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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오픈키친에 대여섯명 앉을수 있는 카운터, 그리고 대여섯명 앉을 수 있는 윈도우벤치가 다. 음식점이라 할것도 없고 그냥 도넛공장 한복판에 앉아 먹는 분위기랄까.

늦은 오후에 갔더니 의외로 한산해서 좋았다만 그들의 fancy donuts는 다 솔드아웃 ㅠㅠ
아, 저기 치킨 몇조각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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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선택의 여지가 없어 hot donuts를 종류별로 여섯개 (half dozen) 커피와 함께 주문했는데 즉석에서 이렇게 튀겨서 종류별 설탕옷을 입혀준다. 기름앞에 놓여진 스뎅쟁반에는 다양한 맛의 설탕믹스들이 담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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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밖의 벤치에 자리를 잡고 호호 불면서 도넛 폭풍흡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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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 도넛 먹을거라고 잔뜩 기대했던 승연이는 실망이 삐짐으로 변해 아빠가 권하던것도 안먹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그래? 그럼 먹지마. 대신 우리 다 먹을때까지 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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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핫도넛: Appollonia, Vanilla Lavender, Indian Cinnamon
그들의 팬시 도넛 (Cookies&Cream, Lucky Peach, Banana Cream Pie, Milk Chocolate-Peanut Butter, French Toast, Blueberry Muffin) 을 맛보지 못한게 아쉽지만 그날 컨데션에 딱이었던 핫도넛. 방금 기름에서 튀겨낸 반죽이 맛이 없을리 없으니 이건 이런곳을 타이밍 맞게 찾은 남편의 공이 컸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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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충전을 시킨후 뉴욕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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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가시고 구름만 남은 뉴욕 스카이라인. 다음날을 위해 일찌감치 도착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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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Clara · June 14, 2013 Reply

    으아으아 맛있겠어요~!!!
    따끈한 도넛이라니!!!!
    승연이 삐진 표정…그래도 한입 먹어보라는 아빠….사진이 정말 이야기 해주고 있는것 같아요.

    Please touch museum하니까…저희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거기 중간에 큰~ 나무가 만들어져 있잖아요..첫째는 엄청 신나서 잘 놀았는데..둘째는 그 나무에 있는 고양이가 무섭다고 아예 계속 안고 다녔어요;;;;;; 아…정말….;;;;; 지상층에서는 계속 그 나무가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정말 하루 종일 안고 다녔던 것 같아요….

    • 퍼플혜원 · June 17, 2013 Reply

      둘째 너무너무 귀여워요. 꽃 무서워한다는 얘기에 웃겨죽는줄 알았는데 ㅋㅋㅋ 지금 몇살이죠?

  2. violetty · June 16, 2013 Reply

    하하 남편님 한껀 하셨네요… ^.^ 맛있어보여요

    • 퍼플혜원 · June 17, 2013 Reply

      와 정말 피곤해서 축 쳐져있다가 이거 다 먹고 다시 반짝 기운차렸어요. ㅋ

  3. jamie's nana · June 16, 2013 Reply

    리본 아프리케가 있는 셔츠는 수퍼 엄마 작품이지요?
    넘쳐나는 idea 와 건강함에 또 한번 놀라고,
    좀 슬슬사시라고, 할머니가 한마디 남김니다.

    대문에 걸리는 사진들 너무 좋아요…

    • 퍼플혜원 · June 17, 2013 Reply

      어머 아녜요^^;; 절 너무 과대평가하시는듯. ㅋㅋ
      저희엄마도 매번 하시는말이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4. Jennifer · June 17, 2013 Reply

    오 형부 굿! ㅋㅋㅋ

    • 퍼플혜원 · June 20, 2013 Reply

      이런 도넛 옛날 엄마가 방과후 만들어주시던 곰표 도나쓰 뭐 이런거 이후로 첨이야!

  5. pebble · June 20, 2013 Reply

    도너츠에서 눈을 떼지못하고 있는 승빈양.. 베리굿~ ㅎㅎㅎㅎ
    봉지 안에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거랍니까.
    저도 이런 도너츠 먹고 자라서 그런지, 향수가 돋네요. 넘 맛나보여요!

    • 퍼플혜원 · June 20, 2013 Reply

      다음에 한국마켓 갈때 곰표 도너츠가루 사오려구요. 안좋은 성분이 있다고 해서 한번도 안사고 있었는데 완전 지금 벼르고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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