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큐어 계절

버릇이 무섭다고…예전엔 발톱에 뭘 칠하는게 그렇게 어색하더니 한번 하고 나니 안하고는 샌달을 신을수가 없다. 게다가 회사에서 주위 여자애들이 어찌나 손톱 발톱은 화려하게 하고 다니는지 아무리 이쁜 샌달을 신어도 암것도 안칠한 발톱을 옆에 갖다대면 무슨 집에서 슬리퍼 질질 끌고 나온것처럼 초라해보일수가 없다.
빨간걸 하지 않더라도 누드색이라도 발라야 벌거벗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별일이야 정말..미장원도 자주 안가면서…
그래서 미국에서 한인들이 주로 하는 네일가게들이 잘 되나보다. 그냥 일상생활의 한부분인거 같다.

몇주전 어느 널럴한 점심시간에 했었던 페디큐어를 끝이 벗겨질때까지 하고 다니다가 2주전에 집에서 지워버렸다. 누가 한 일주일은 발톱이 숨쉬게 아무것도 안바르고 나둬야 한다고 해서 버티며 앞 막힌 구두만 신고다니다가 휴일을 앞둔 오늘 드디어 다시 칠했다. 계속 회사 근처에만 가다가 오늘은 첨으로 집앞에 있는곳엘 가봤는데 어쩜 그리 친절한지… 저녁밥이고 뭐고 놀다올뻔 했다니깐..^^;
혜준이가 먼저 가보고 가격도 싸고 너무 친절하다고 해서 오늘 같이 갔는데 역시 가격도 맨하탄보다 8불이나 싸고..맘에 들어..음.

여기랑 몇블록 떨어진곳엘 작년에 가봤는데 너무 기분나빴던 경험이 있어 우리동네에선 절대 안간다고 했었는데 오늘 이곳에 가보고 완전 주인아줌마랑 인사도 다하고 단골이 돼버렸다. (가게 이름이 뭐드라.. 생각 안나네..-_-;)

그 아줌마가 미스 뭐냐고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미스..장인데요.^^” 했다가 아줌마가 결혼반지를 보더니 “어머, 미세스세요? 미세스 장이세요?” 이러신다.
그래서, “아뇨…미세스는…계 인데요 ㅡㅡ;” 했더니.
“그럼 미스장 미세스 계?” 이러신다.  
“^^ 네…”

결혼한지 3년 지나고… 다른 한국사람이 날 미세스 누구누구라고 부르는게 오늘이 첨이다. 그냥 미국사람이 Mrs. Kye라고 부르면 그냥 내 미국이름이 Haewon Kye이기땜에 별로 어색하지 않은데 오늘 그 아줌마가 미세스 계? 라고 하니 어찌나 어색하고 나이가 원망스럽던지..^^;
담에 다시 가면 아줌마가 날 뭐라고 부를지 기대된다.. 미스장일지.. 미세스 계일지..

페디큐어 얘기하다 왜 또 나이타령이래..

 

 

9 Comments

  1. 우렁각시 · July 2, 2004 Reply

    남편 성을 따르지 않은 전 계속 고민중이랍니다~~
    영 어색하네요…

    이참에 예쁘게 페디큐어한 발도 한번 보여주세요~~!!!

  2. Kat · July 2, 2004 Reply

    사진 있는줄 알고 왔잖어~~

    나두, 미세스 양이라고 하면 넘넘 이상한거 있지. 양민영, 이상하자나. -_-;; 그래서 회사에선 그냥 내 성 쓰는데, 그러다 보니 회사사람들이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Moon and Kathryn Son 혹은 Mr. and Mrs. Son 이 되어버린다는…졸지에 손봉문이 됐지 뭐야. ㅋㅋ
    (손봉문이라니까 무슨 순국열사 이름같네. 역시 돈주고 지은 이름은 다르다니까. 하하)

  3. Jen · July 3, 2004 Reply

    ㅋㅋㅋ 결혼막 하고는요…저의 남편 성을 따라가는것에 씁쓸했는데요…요새는 일부러 제가 남편성과 함께 이름써요…쓰다보면 아빠가 서운해 하실것같애서 뒤에다 아빠성까지 함께 쓰구요…물론 제 공책 앞에다만요…우훗훗 “남편의 소중함” 지금 절실히 느낀답니다. 전 바보퉁이 같이 솔로의 즐거움을 모르나봐요…뭘 할지도 모르고(공부해야하는데)잉잉잉 거리고만 있으니…2-3일후에는 좀 나아지겠죠? 혜원님 인상이 너무너무 좋아요…너무 이쁘시고 진짜 좋은 언니 같애요…저 79년생입니다. 히히히 좋은 하루 되세요…행복하시구요…안녕히 계세요… Jen

  4. La Cucina · July 3, 2004 Reply

    grocery store이라도 친절한 주인이 있는 곳에 가게 되는데..
    네일샵처럼 앉아서 이야기 하기 싫어도 대화가 이어지는 곳에선
    더더욱 마음에 맞는 분이 해주셔야 좋더라고요.
    혜원님 말씀에 저도 몇년 간 단골로 다닌 집에 주인 언니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이런 것도 아기 낳으면 안 하게 되요.
    화장은 더더욱…아기 얼굴 비비고 뻐빠 해주려면 발가 벗은
    맨 얼굴이 더 편하고 좋더라고요 ^^::

  5. 송이 · July 5, 2004 Reply

    저두 보구시포요,혜원님 예쁜 페디큐어~
    이번주 일욜에 몬트룔가면 연락드리고 싶은데,,
    괜챤을까요?
    답은 저희 집 비밀글로 남겨주세요.^^
    꼬기요~~~~ㅎㅎ

  6. 혜원 · July 6, 2004 Reply

    음, 제 발사진은 많은분들께 실례를 끼칠까 싶어 아예 찍지도 않았어요..^^; 괜히 그후로 안오시는 분들도 계실까바..^^;
    우렁각시님, 저도 결혼전에 무지 고민하다가 그냥 심플하게 살려고 바꿔버렸네요.^^ 그래도 신용카드엔 아직 “장”으로 되어있는것도 있어서 사용할때마다 뒤에 싸인을 확인하고 적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Kat, 손봉문 진짜 역사책에 나오는 이름같다.ㅋㅋ 왜케 웃겨..^^
    Jen님, 저도 사실 제 성이랑 합칠까 했거든요. 요즘 많이 그러잖아요. 근데 Chang-Kye[챙카이]가 더 웃긴거 같아서..-_-;
    쿠치나님, 전 지금도 그냥 억지로 한번씩 가거든요. 저도 이런거엔 부지런하지 않아서 계속 미루다 가긴 하는데 아기 낳으면 안하게 된다니,.. 쩝.
    송이님 언제든지 연락주셔도 괜찮거든요. 뭘 그런걸 물어보시나요. 호호 집에 놀러가께요. 싸이는 회사에서 잘 안돼서 좀 잘 안가게 되거든요. 조만간 가겠슴다.^^

  7. 연정 · July 11, 2004 Reply

    나두 발사진 올린줄 알았어…얼마나 이쁘게 했는지 보여줘~~~~~~~~*^^*

  8. 정지현 · July 11, 2004 Reply

    저는 페디큐어를 항상 해주긴하는데 여름엔 맬맬 하고있으니깐 발톱들이 숨을 못쉴꺼같아 좀 걱정스럽긴해요.
    양말신는걸 원체시러해서 여름엔 회사갈때도 맬맬 샌달이거던요. 그래서 페디큐어를 평균 3주에 한번찍 해주는데 발마사지 받을때 기분이란..ㅎㅎㅎ

  9. 선진 · July 11, 2004 Reply

    더운 계절이되면 정말 발도 신경 써줘야 할 것 같더라궁…
    여기는 까맣게타서 ㅂ발이 더 안이뻐지는거있지…
    나도 한국에 있을땐 몰랐는데 어떤 한국분이 여기서 나보고
    미세스 배 라고 해서 나는 나 아닌줄 알고 대답도 않했었다니까…ㅋㅋ
    점점 익숙해지겠지….그징?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