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About Fish

내가 먹고 자란것처럼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생선을 못 사먹는게 참 마음에 걸리고, 그나마 종종 들르던 마켓 생선코너 마저도 발길을 끊은지 오래라는것은 더더욱 날 슬프게 만든다. ㅠㅠ

그래도 생선은 먹어야겠기에 요즘은 이렇게 잘 손질된 진공포장된 생선을 사먹고 있는데 생선코너에서 파는 휠렛보다 더 두껍하고 튼실한건 사실이다.

데리야끼 양념에다 오렌지를 더한 오렌지 연어조림.
이 요리로 승연이는 오렌지를 익혀먹을수도 있구나 배웠고 또한 오렌지 껍질은 씁쓸한 맛이 나서 자기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결정도 내렸다.

재료:
연어휠렛
소금
후추

//양념//
간장
설탕
미림
생강간것
오렌지 – 반은 즙을 짜서 넣고 반은 얇게 저며 넣음.

1. 냄비에 연어를 굽다가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겉이 익으면 양념장을 부어 졸인다.
2. 연어가 익으면 접시에 덜어낸 후 양념장을 부르르 끓여 걸쭉하게 되면 연어위에 뿌려 먹는다.

싱싱한 생선 말 나온 김에…

남편 큰아버지께서 직접 잡으신 광어 21인치짜리를 주셔서 집에 갖고 오기전까지 얼마나 큰지도 모르고 감사하게 받아왔다. 비닐을 열어보니 냉동실은 물론 냉장고에도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선반 하나를 다 비운뒤 광어를 깔고 그 위에 다시 가벼운것들을 올려놓고 곧바로 레시피 검색.

생선 휠렛 뜨는것도 한번 안해봤는데 레시피들은 대부분 휠렛으로 조리하는것들이고 생선 통째로 먹는 방법은 중국집에서 시켜먹을 수 있는 튀긴 버젼 이나 오븐에서 굽는 방법.

베이킹팬 큰걸 꺼내보니 꼬리를 조금 자르면 대각선으로 생선이 딱 맞게 들어감. 일단 거기에 굽는걸로 하고 손질에 들어감.

예전 부모님이 방문하실때마다 갔었던 낚시 후 엄마가 생선 손질하시는 모습을 어깨너머 배운걸 (오랜만에 예전글을 검색하니 이게 벌써 10년전! @.@) 한번 실전에 써보기로 하고 이날 이후로 당장 한국에서 보내주신 비늘벗기는 도구로 비늘 작업부터 들어갔다.

투명한 비늘은 밝은 그다음날 아침이 되어야 사방으로 튄 비늘들이 눈에 보이기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하고 더욱 조심해야할 것은 이것들은 싱크 막히기에 딱 좋다는것이라고 엄마께서 알려주셨다. 그리고 생선이 신선할수록 비늘도 억새다고.

그래서인지 비늘도구로 비늘을 벗기는게 쉽지 않아 힘을 주어 하니 껍질까지 다 벗겨지더라는…ㅠㅠ 비주얼을 망치고 싶지 않아 그냥 껍질은 싸악 벗겨 먹기로 하고 내장만 갈랐다.
그것도 엄마한테 배운식으로 눌러본 후 물컹한 부분을 가름. ㅎㅎ 껍질도 억새서 칼도 잘 들어가지 않아서 살을 찢다시피 함. -_-;;
손을 넣어 잡히는 내장 다 끄집어 냄. (남편이 봤으면 아마 경악했을것임. 안그래도 이런걸 받아왔다고 구박하던 남편인데..)

겉에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뿌리고 작은 냄비에 버터, 파슬리, 후추, 레몬을 넣고 끓이다가 생선위에 뿌려서 오븐에 넣었다. 참, 마침 있던 감자도 주위에 뿌렸는데 생선보다 감자가 더 맛있었다는!

그리하여 만들어진 이것.
팬 그대로 상에 올려 애들의 관심을 사는데 성공. 놀랄정도로 애들은 흰살을 아주 잘 먹었다.

“엄마, did you cook this?”란 승연이의 질문에 난 “승연, you have a brave 엄마. 엄마 can do anything.”이라고 생색을 냄.

우리나이에도 우리 엄마 세대처럼 생선 손질을 곧잘하는 엄마들이 많을텐데 그걸 보고 자란 나도 이정도니 대체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 그들이 보는 해산물의 세계는 어떤것일까. 오징어는 오징어링으로 냉동코너에서 파는걸로만 아는 불쌍한 외국애들처럼 생선은 휠렛만 사먹는걸로 아는건 아닐까. 미국 사니 별걱정을 다…

승연이는 작년에 갔던 수산시장도 기억이 안난다고 하는데 다음 친정방문땐 꼭 가야겠다. 그리고 나도 분발을 해서 집에서 손질하는 모습도 더 보여줘야겠다.

 

 

6 Comments

  1. Jihye kim · December 13, 2012 Reply

    진짜 용감하신 혜원님.
    저는 너무 무서워요.
    예전에 오징어 사다가 손질하는데 정말 30분동안 울었던 기억이… ㅎㅎㅎ
    그 때는 어리기도 ㅎㅆ지만 지금도 생각만 해도 너무 힘이 들어서리, 저는 생선은 손질해 오던가 아니면코스코이서 파는 살만 갖고 해줘요.
    사실, 애들은 굴비를 좋아하는데 가시때문에 신경쓰여서 휠렛만 주로 하게 돼는 경향도 있네요.
    제가 해산물을 아주 즐기는 편은 아닌대도 이번에 11년만에 겨울 한국에서 굴 먹을 생각에 설레여요.

    • 퍼플혜원 · December 18, 2012 Reply

      ㅎㅎ 무서워하는분들도 계시군요.
      아.. 겨울 굴..너무 그립네요. 조만간 한국 나가시나봐요? 부럽!

  2. 이진 · December 15, 2012 Reply

    광어 정말 크네여~
    맛은 생선중에서 꽤 맛있는걸로 아는데…
    혜원님 잘 받아오셨어요~(광어가 비싼 생선이쟎아요^^)
    (손질 하시느라 어렵고,힘드셨겠지만요~)
    승연이에게 좋은 교육도 되었구여~
    저도 어릴때 생선을 많이 먹고 자라 정말 좋아하는데
    예전 그 맛은 아니더라구여(특히 도루묵,굴비 이런것들요)
    승연이와 승빈이 잘있죠?(커네티컷 스쿨 사건 뉴스보고 마음이 참 ㅠㅠㅠ)

    • 퍼플혜원 · December 18, 2012 Reply

      한국 어릴적 생선맛은 절대 미국에선 맛볼수 없다 봅니다. ㅠㅠ
      정말 그 사건은 뉴스 읽을때마다 울게 만드네요..ㅠㅠ

  3. 태민맘 · December 15, 2012 Reply

    우리 시어머니 울산? 그쪽에서 오셔서, 생선도 잘 다듬으시고, 오징어도 고무장갑 끼시고, 잘 다듬으시는데…. 혜원씨 이야기 들으니, 저도 어머니 하실때 멀뚱– 서있지 말고 다음엔 제가 장갑끼고 배워봐야 겠어요. 여하튼, 너무 용감하세요! 광어가 싱싱해서 너무 맛있었겠어요.

    • 퍼플혜원 · December 18, 2012 Reply

      버리더라도 한번 해보자 오기가 생겨 해봤는데 싱싱해서인지 커도 맛있더라구요..ㅎㅎ 꼭 배우세요~

Leave a Reply to 이진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