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ofuku Bo Ssam Pork

아직 가보지 못한 Momofuku 엠파이어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Momofuku Ssam Bar. 난 뭐 쌈 먹으러 그 돈주고 거기까지 가나 해서 가 볼 관심도 없었지만 2년전  뉴욕타임즈에 기사가 난 이후로 No Knead Bread만큼이나 인기가 폭발적이었던 이 보쌈 고기는 재료가 너무너무 간단하고 만들기도 너무너무 쉬워 꼭 한번은 해봐야지 했던 요리다.

그런데 총 6시간 이상을 오븐에서 구워야 한다니, 일단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날이 아니면 시간을 잡기도 뭣하고, 무엇보다 이 레시피대로 한다면 총 6-8명이 먹기에도 충분하고도 남을 양이라 집에 사람을 불러야만 수지가 맞는 ㅋㅋ 그런 요리였다.

이렇게 기회만 노리다가 2년이 흘렀고 난 그동안 남이 만든 버젼을 두번 (그것도 회사에서 ㅋㅋ)이나 먹고 감탄할 기회가 있었다. 남이 해주는 음식은 뭐든지 다 맛있지만, 캬라멜화된 설탕과 사르르 녹는 육질과의 조화는 환상적이었음.

오.. 근데 밀린 손님초대 다 했던 연말에 드디어 기회가 왔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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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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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통만한 돼지고기 엉덩이살(or 어깨살)을 하룻밤 설탕/소금에 재워서 숙성을 시킨 다음 최소한 먹기 6시간 전에 오븐에 넣으면 끝인 울트라 심플 레시피. 시간만 있다면 이런 고기하나로 꽤 훌륭한 손님상이 나오니 얼마나 기뻐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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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나 사과를 갈아서 넣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었지만 처음이니만큼 오리지널 레시피에 충실하고 싶어서 참았고, 또 굽는 시간을 더 늘려야한다는 회사동료의 말도 이번만큼은 무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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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살이 뼈에서 흐물흐물 떨어질정도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레시피 설명과는 달리 우린 요렇게 찢어야 했음. 이렇게 재미도 두배.

그리고 마지막에 덮었던 은박지를 걷어내고 또 한번의 흑설탕/소금 믹스를 발라서 굽는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은 없어도 될것 같다. 아니, 없어야 할것 같다.
난 한쪽은 녹아 흘러서 팬에서 막 지글거리면서 타는 냄새까지 ㅠㅠ 나고, 또 다른 한쪽은 녹지 않아 흑설탕이 그대로 있었으나 더이상 두면 화재 경보기가 울릴것 같아서 이대로 서빙하기로 했음. -_-;;

photo 5

재료:

8- 10 파운드짜리 돼지고기 목살 한덩어리 (뼈가 있건 없건 상관 없음)

//고기 숙성용 럽(rub)//
1 cup 흰설탕
1 cup 코셔 소금

//마지막 글레이즈용 럽// – 생략 가능.
7 Tsp 흑설탕
1 Tsp 코셔 소금

  1. 전날밤에 고기 숙성용 럽을 고기덩어리에 골고루 바른 후 큰 볼에 담아 랩을 씌우고 하룻밤 냉장고에 둔다.
  2. 당일날 오븐을 300도로 예열 한 후 준비해둔 로스팅팬 (랙 포함)에 고기를 올린다. 시간이 있다면 고기가 실온으로 될때까지 둬도 좋을것 같음. 고기에서 나온 즙은 버린다.
  3. 300도의 오븐에 은박지로 덮고 최소한 6시간 구우면 된다. 뒤집을 필요도 없고, 중간중간에 생기는 즙을 떠서 basting하라고 했으나 그럴 필요도 없음. 회사동료는 8시간 굽는다고 함. (시간을 늘여도 은박지를 씌웠으니 탈 염려는 없음) 은박을 마지막 한시간전에 걷어내면 더 바삭한 껍질이 되고요. 오리지널 레시피는 처음부터 덮지 않음.
  4. 고기가 다 익으면 은박지를 걷어내고 오븐을 500도로 올린다음 10-15분정도 더 굽는다. 이때 겉의 설탕이 캬라멜화 됨. (다 된 고기를 꺼냈다가 서빙 하기 직전에 이 과정을 거치면 됨)

——

이 돼지고기 숙성방법은 앞으로 자주 쓰게 될것 같고 앞으로는 레시피도 반으로 줄이고, 양파와 사과, 생강도 갈아 넣어보며 더 작은 고기덩어리 (그럼 조리시간도 줄지 않을까) 로 나만의 보쌈고기를 만들어 볼 자신도 생겼다.

사실 숙성용럽도 양이 너무 많아서 줄여도 될것 같고, 또 소금양도 1/3정도 줄여도 될거 같음. (설탕과 소금 비율이 1:1이라니, 말이 돼? @.@)

——

주말마다 손님초대를 자주 하는 회사 동료는 이걸 두달에 한번꼴로 만드는데 브런치나 런치 파티일 경우는 새벽 네시에 알람을 켜두고 일어나 오븐도 예열하지 않고 바로 고기를 로스팅팬에 옮겨 오븐에 넣어두고 다시 잔다고 함. ㅋㅋ 게다가 종종 오븐을 켜 둔 채로 집밖에서 반나절 볼일 다 보고 들어온다고 하는데 난 무서워서 그건 못하겠음.

그 정도로 실패율 거의 없는 간단 레시피!

 

 

19 Comments

  1. Scentedrain · January 27, 2014 Reply

    혜원님, 저 카레 좌절이후, 주말에 이곳에서 바나나 브레드랑 칠리 레시피보고 용기를 얻어 해봤는데 괜찮았어요. 어쨌든 making progress 라 지난주보다는 좀 덜 스트레스받아요. 그런데 저 알록달록 컵들은 어디서 살수있을까요?

    • 퍼플혜원 · January 28, 2014 Reply

      ㅋㅋ 굿럭입니다!
      컵에 대한 정보는 이멜 따로 보내드렸는데 받으셨어요?

  2. Ann Kim · January 27, 2014 Reply

    예쁘게 사시는 모습, 행복한 네식구 늘 잘보고 있는 플로리다 사는 할머니입니다. 이 레시피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쌈으로 먹는거면, 큰 접시에 썰어놓은것과 소스, 또 고기옆에 가늘게 썬것은 뭔지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어요. 참 먹음직한 상차림이고 맛있게 보여요.

    • 퍼플혜원 · January 28, 2014 Reply

      안녕하세요!
      큰접시 알록달록한건 나름 지라시에요. 아래 초밥이 깔려있고요, 위에 색깔별로, 아보카도, 날치알, 달걀지단, 맛살, 연근피클 얹었구요. 소스는 그냥 간장+와사비 해서 각자 뿌려먹는걸로 했어요.

      고기 바로 옆에는 저렇게 준비된걸로 산 파채에요. 쌈에 곁들여먹으려고 양념을 안했는데 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오히려 첫사진 맨 왼쪽에 보이는게 watercress 무침인데 데치지 않고 생걸로 식초+설탕+고춧가루+깨+참기름+소금 약간으로 양념했는데 새콤달콤한게 고기랑 진짜 잘 어울렸어요. 파채도 같은 양념으로 무치면 맛있겠더라구요. 저희 며칠전에도 파채 이 양념으로 해서 고기랑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그리고 제일 끝쪽에 빨간 줄무늬그릇엔 아이들을 위한 해물 볶음 우동이였구요. 고기와는 상관없는.

      보쌈으로는 여러가지 쌈 할 채소와 쌈장도 냈는데 위에 watercress가 있으니 쌈장도 필요없었어요. 다음엔 이 샐러드를 더 푸짐하게 하려구요. 야채 많이 먹게되어 웰빙느낌 났어요.^^

  3. Jw kim · January 27, 2014 Reply

    안녕하세요.
    인터넷 하다가 어느 분이 퍼플팝스 좋은정보 많다고 해서 들렸는데
    글도 재밌고 사진도 이쁘고 너무 예쁜 아이들과 가족 모습에 미소짓네요^^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4. Clara · January 28, 2014 Reply

    실패없는 recipe라니…게다가 넣어놓고 자도 된다니…ㅋㅋㅋ 진짜 땡기네요…..만들어보고 싶어용~
    저도 작은 양으로 한번 해볼까봐요…(막 소심해지면서 전기세 걱정이….ㅋㅋ)
    저도 여러가지 그릇 믹스 매치 해서 쓰는것에 관심이 많은데….ittala 그릇들이 다른 그릇들하고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상차림 진짜 예뻐요~!!!

    • 퍼플혜원 · January 28, 2014 Reply

      고맙습니다!
      네 그래서 저 이딸라 사랑해요 ㅠㅠ
      꼭 해보셔요. 레시피대로 하면 네식구 세끼 이상 드실수 있는거 같은데요 남은건 냉동시켜뒀다가 타코용으로도 딱이던데요
      참 그리고 한 8시간정도 굽는걸로 하셔야 할거 같아요. 흐물흐물한 육질을 원하신다면.

  5. Jennifer · January 28, 2014 Reply

    오~ 훌륭해요. 모든 프레젠테이션도. 나도 기억했다가 언젠가 손님 많이 부르면 해봐야겠어요~

  6. 세계평화 · January 28, 2014 Reply

    혜원님 홈피 들어오는 낙으로 사는 사람인데요. 그야말로 안구정화랄까 … 궁금한점이 있어서요. 그릇을 큰 맘 먹고 Iittala 제품으로 구매 하려고 하는데 사이트 경로를 알 수 있을까 해서요. 며칠째 FS와 FAB를 보고 있는데 여기서 구입해도 되는지 아님 다른 좋은 싸이트가 있는지 망설여져서요. 컵도 어제 Husset이라는 사이트에서 구매했는데 쉬핑차지가 20불 가량이더라고요. 손 떨렸지만 그냥 샀습니다. 좀더 자세한 그릇정보(혜원님이 즐겨사용하는 그릇 -이딸라 제품외에도)와 싸이트를 알수 있을까요? 그리고 혹 오프라인도 있는지요.. 그리고 돼지고기가 담긴 하얀 서빙그릇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또요. 한국음식을 담을때 쓰는 동양스러운 그릇의 구매경로도 알고 싶습니다.
    질문이 많았습니다만 친절하고도 자세한 답변을 기다릴게요. 미리 감사드립니다.
    혜원님의 안목이 감탄스러울뿐인 일인이….

    • 퍼플혜원 · January 30, 2014 Reply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일단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동양적인 그릇은 거의 한국에서 가지고 온것들이에요. 결혼할때 샀었던 광주요나 그릇광이신 엄마껄 아주 많이 가지고 왔어요. 저 신혼초에는 한국 나갈때마다 가방 한두개가 그릇과 냄비들이였다는..-_-;;

      돼지고기 서빙접시는 거의 10년전에 산 Crate and Barrel 제품이고요, 제가 한때 집들이를 아주 열심히 했던때가 있어서 서빙그릇들이 좀 많은편이에요. 이게 젤 큰건데 하나쯤은 이 사이즈 있어야겠더라고요.

      Huset은요, 저도 배송비때문에 딱 두번 사용해봤어요. 메일링리스트 가입하시면 가끔 프로모션같은거 날아오는데 전 그때 삽니다. 프로모도 얼마 안되어서 배송비만 커버되는 정도? 몇년사이에 더 커졌는데 전엔 오너랑 개인적인 이멜도 주고받고 했었는데 요즘은 고객서비스 담당자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딸라는 몇년전 충동구매 한번 했다가 어느 그릇들과 잘 어울리고 맨들맨들한 표면처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반해버렸는데요, 일년에 두번인가 꼭 큰 세일이 있어요 (연말에 제일 괜찮은거 같음). 해봤자 20%지만요,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갖고싶은것들은 적어뒀다가 그때 사고요. 다 주고 사긴 넘 떨려서…그리고 clearance하는제품들도 간혹가다 있어요. 저 Origo 빨간건 이젠 discontinue된 제품이라 그때 70% 싸게 산거에요.
      Finnstyle, FAB 에서 다 해봤고 둘 다 배송 정말 빠른편이고요. 전 Finnstyle이 포인트 시스템이 있고 이딸라와 마리메꼬 종류가 많은 편이라 주로 여기서 사구요.

      Royal Design에서도 구매해봤는데 여긴 이딸라보다는 Arabia Finland가 더 다양해요. 미국회사가 아닌걸로 알고있어서 배송비가 있을거에요. 전 Didriks도 좋아해요. 한번도 오더는 안해봤지만 무료배송이 맘에 들어요 ^^

      일단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하셔서 세일공지를 받으시고 (내셔널 세일같은것들), 아니면 전 심심하면 이런데 가서 세일코너 확인해보는게 낙이거든요 -_-;; 인내심을 가지고 그냥 계속 눈요기만 하다보면 빛 볼날이 온다는.ㅋ
      도움 되셨나요? ^^;;

  7. · January 29, 2014 Reply

    엄청 맛있겠네요. 간단해보이고요. 꼭 만들어봐야겠어요. 너무 초보질문인것 같지만 고기가 다 익었는지는 어떻게 아나요?

    • 퍼플혜원 · January 30, 2014 Reply

      최소한 6시간이면 안익을 일은 없을텐데요. 혹시 확인을 하자면 돼지고기는 온도계로 찔렀을때 145도가 되면 다 된걸로 알고있어요. 그런데 이건 8시간까지가 되면 막 고기가 축 쳐지면서 다 된 기미가 보일거에요 ㅋㅋ 레시피에는 뼈에서 살이 흘러내릴 정도라고 표현이 되어있던데 전 그렇게까진 아니었구요.

  8. 세계평화 · January 31, 2014 Reply

    소중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기다렸는데 얼마나 반갑던지….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멜라민 라이스 컵이 오늘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작아 장난감 같더라구요. 혜원님것도 사이즈가 작은지… 센스쟁이 혜원님의 홈피를 들락날락 하다가 알게된 무한정 그릇의 세계… 큰일났네요…

  9. 혜준 · February 2, 2014 Reply

    언니 돼지고기도 이 사진에선 좀 꺼멓구나! i don’t feel too bad any more. 그리고 커팅은 누가 한 건데? 오빠 손이면 참 자그맣게 예쁘고 언니 손이면 많이 통통해졌네. 손톱 보면 언니 손톱 같은데 ㅋㅋㅋ

    • 퍼플혜원 · February 3, 2014 Reply

      ㅋㅋ 마지막에 럽을 더하는게 아니었어. 그게 타더라고. 사진에 나오는 손들은 다 남자들 손이라네. ㅋㅋ

  10. citron · February 4, 2014 Reply

    지난번 뉴욕에 여행 갔을 때, 한쪽 테이블에서는 다들 이 보쌈을 먹고 있던데, 다들 넘 신기해하면서 쌈을 싸먹더라구요.
    보면서 저게 그렇게 맛있나했는데…
    ㅎㅎㅎ 혜원님 레시피대로 이번 일요일 손님초대에 한번 만들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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