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tronauts: Bab Al Ye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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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후 사진도 다시 못 열어볼 정도로 후유증이 컸던 10월의 Gastronauts 모임. (비위 약하신 분들은 그냥 지나치시길… 그정도까진 아닌가?)

일주일이 지나고 용기내어 사진을 정리했다.

문제는 내가 원래 lamb (양고기)을 안좋아한다는것.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에서라도 절대 양고기는 시키지 않는다. 끝없는(?) 노력으로 lamb sausage정도나 Snack 의 lamb sandwich는 즐기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이날 메뉴에 나온 부위들은 아직 양고기 초보인 나에겐 무리였나보다.

이곳은 브루클린의 뉴욕에서도 드문 Yemen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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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k oven에서 구워져 나오는 flat bread와 위의 hummus, lamb liver, lamb head soup… 여기까지 좋았음. 사실 너무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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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lamb stomach, hummus. 이것도 flat bread에 찍어 먹으니 맛있었음. 닭똥집과 아주 비슷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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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 iron 냄비에 나온 달걀 후라이 위의 lamb brain. 이것도 맛있었음. 어렸을때 자주 먹던 생선 고니(우린 “곤”이라고 부름) 와 별다를것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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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좀 먹기 힘든것들이…

chicken liver sausage 와 lamb stomach. 닭간 소세지는 한입 먹고 끊었고, 팔목만큼 두껍던 곱창같은 stomach는 구름같이 보이는, 하지만 이게 몸으로 들어가면 혈관이 다 막혀버릴것만 같은… 게다가 짧은 털까지 난것같은…

이것도 한입 먹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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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담에 나온 메뉴에도 없던 서프라이즈, lambs head with eyeballs. 사실 먹을건 눈알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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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포크로 콕 찝어서 입에 쏙 넣는거다. 미국애들도 다 먹고 맛있다고 부추기는 거짓말에 속아 나도 먹었다. 완전 질겼다. 다행히 입속에서 터지거나 하는 그런건 -_-;;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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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포크에 찍힌 불쌍한 눈알, 함께 간 친구.. 품위를 유지하려는 저 표정.
평소 좋아하는거지만 (소혀) 이날은 그냥 맛만 보고 지나간 lamb tongue — 이렇게 통째로 나오는것도 첨 봄. 그리고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뜨거운 뭔가가 지글지글 굽혀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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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아주 즐겁게 하나도 빠지지 않고 먹긴 했다. 즐겁게 집에 갔다.
뿌듯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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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때 아직 입안에 남아있던 그 양고기 특유의 맛들…으웩… 그리고 자꾸 떠오르던…나를 쳐다보는것만 같던 그 눈알. ㅠㅠ

모닝커피에서도 양고기 냄새가 났던 그 괴로움이란…ㅠㅠ

이런게 주식인 그 나라 사람들이랑 이런걸 직업 삼아 먹는 Anthony BourdainAndrew Zimmern 대단해… 정말 대단해…

 

Bab Al Yemen
413 Bay Ridge Ave,
Bay Ridge, NY

 

 

12 Comments

  1. 주영이 · October 20, 2011 Reply

    나 양고기 좋아하는데, 스테이크만 먹어봤지… 다른 것들도 도전해 보고싶어. 흐흐흐
    이상하지만 난 먹을 수 있을 것 같어.^^

    • 퍼플혜원 · October 20, 2011 Reply

      나도 그럴수 있을거 같았거든. 그날은 다 잘먹었어. 다음날이 더 괴롭더라고. 동물 사진도 못보겠더라니깐.

  2. 나나나 · October 20, 2011 Reply

    OMG 정말 모든 부위들을 알차게도 다 먹는군요..ㅠㅠ
    전 예전에 퀘백 가서 토끼고기 먹어본 게 제일 큰 도전이었는데…
    떨면서 먹었는데 맛은 참치캔이랑 비슷했던 듯…
    그래도 이렇게 유쾌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런 모임 참 좋은거 같아요^^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1 Reply

      ㅋㅋ 떨면서 드셨단 말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아요. 저도 예전에 생일날 토끼고기 먹은게 떠오르는군요. 토끼띠라 토끼를 참 아꼈었는데..ㅋㅋ 분위기때문에 이런 모험을 자꾸 하게 되는거 같아요.

  3. Jihye kim · October 20, 2011 Reply

    진짜 빠짐없이 먹는군요..
    저는 향신료는 괜찮은데 이렇게 부위별로는 못먹는 게 많아서리..
    알탕같은 거 나옴ㄴ 그 테이블에 앉아있기도 힘들어요.. ㅎㅎㅎ
    그래도 애들한테는 안그런척 하느라 더 힘들고요.
    그런데, 저렇게 다 먹는 게 일상사인가요?
    아니면, 그냥 좀 센세이셔널하게 그렇게 하는 건지…
    저는 램은 아예 먹을 생각도 못하는지라…

    갑자기 떠오른 기억,
    남편하고 피렌체에 갔을 때 레스토랑에서 엄청 추천하는 매뉴를 남편이 시켰어요.
    아무랴도 곱창 종류인 거 같아 안전학 스티읔으로 가려고 했는데 영어 안통하는 서버가 아니다 진ㅉ 맛있다 전통이다 등등 해서 시켰더니 야트막한 뚝배기 같은 것에 곱창아 또아라를 틀고 토마토 소스에 잠겨 았었어요.T.T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1 Reply

      어머 알탕을 못드시나봐요? 전 알탕을 넘넘 좋아하는데 마침 몇주전에 갑자기 알탕이 너무 먹고싶어서 알탕 찾으러 다녔었어요. (아무데서나 먹으면 맛 없어 실망할까봐). 저 곱창도 넘 좋아해요.ㅎㅎ

  4. 영인 · October 23, 2011 Reply

    안녕하세요 혜원님^^ 저도 비위가 강한편인데 이런 장기쪽으로는 참 하하하;;; 전에 일본꼬치집에서 닭들의 장기꼬치구이 버라이어티를 시켰다가 한입먹고는 다시는 용기가 안나더라구요 ㅠ 아참 어제 원래 신랑한테 애플피킹가자고 했는데 다 떨어졌을꺼라는 신랑의 반대로 저희는 맨하탄 나들이 다녀왔어요. 저희는 퀸즈 베이사이드 살아요. 가끔 LIRR타고 놀러가는데 갈때마다 참 좋아요 ㅠㅠ 맨하탄에 안살아본 저는 언젠가한번 살아보고싶은 로망이지요 ㅎㅎ 첼시쪽 피어를 갔는데 거기 있는 크루즈를 본 아들이 자기도 타고 싶다고 너무 간절히 원해서 저희는.. 더 큰 스태이튼아일랜드패리를 탔지요 ㅎㅎㅎ 아들한테는 더 큰 배 태워준다고 (그것도 두번이나!)ㅎㅎ몸은 엄청 피곤해서 돌아왔지만 한번씩 나가서 바람쐬고오면 애들도 좋아하고 저도 너무 좋아요^^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1 Reply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전 원래 장기 같은거 좋아하거든요. ㅋㅋ 소는… 근데 양은 쫌..-.-
      저도 승연이 때문에 페리 한번 타야할거 같아요. ㅎㅎ

  5. 엄마 · October 23, 2011 Reply

    우와………….
    엄마 입안이 오돌 오돌. 머리가 띵*&%!!!!

    휘한한 체험으로 남겠군.
    한편으론 단 한번뿐인 재밌는 시간으로…….ㅎㅎㅎㅎㅎ.
    오!!! 예멘. 리비아 다음으로 힘들나라… 어서 그곳에도 평화가…….
    그리스도의 평화가 오기를…….

    지난주에 우리 교회…. “아프리카를 그리스도 에게로” 선교대회 끝났다.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1 Reply

      ㅋㅋ 난 사진을 볼때마다 그 맛이 입안에 도는듯..ㅠㅠ
      나도 예멘이라는 나라는 말로만 들어봤지 이렇게 체험(?)해본적은 처음…

  6. Jennifer · October 26, 2011 Reply

    ㅋㅋㅋㅋ 이번달은 진짜 더 익스트림 하네요.
    그래도 이런 모임 아니면 언제 이런 요리를 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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