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uavit

계속 미뤄왔던 남편생일축하용 외식을 금욜저녁에 하게되었다. 난 거의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자기 생일턱은 씨푸드로 해달란 말을 꺼내는바람에 바로전날밤에 급하게 예약을 하고…
거의 기대도 안하고 전활 했더니 마침 테이블이 있다고 해서…

평소 가보고 싶어하던 스칸디나비아식의 Aquavit엘 가게 되었다.
남편은 셰프 Marcus Samuelsson이 재수없게 생겼다 해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워낙 메스컴을 많이 타는 그와 레스토랑이다보니…(이티오피아 출생으로 전염병으로 부모를 어린나이에 잃고 스웨덴으로 입양이 된 후 스웨덴요리 셰프가 되었다고 함)

들어가면서부터 정장차림을 하고왔는지 아래위로 훑어보고.. 분위기 심상치 않음.
그럼그렇지, 막판에 예약한 댓가로, 인공폭포가 보이는곳도 아닌, 약간 바깥쪽 테이블을 줘 실망. (참, 이곳은 록펠러의 집이었다고 함)

특이한 점은, 메뉴가 프리픽스밖에 없다는거: 3코스 아니면 Tasting menu.
적당히 맛있게 먹으려고 3코스로 정했는데 중간중간에 이런 깜찍한 코스가 나온다.
웨이터의 언제-어떻게-어떤식으로 먹으라는 아주 자세한 설명과 함께.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며 먹지 않으면 혼날것 같은 분위기. ^^
이건 스캘럽 회.

그담은 나의 애피타이저 굴 회. 뒷쪽에 보이는 초록색물체는 파슬리와 굴 스프. 이것도 굴 하나 하나 먹은 뒤에 떠먹어야 셰프가 그리는 맛을 음미할수 있다나..ㅡㅡ;
굴이 넘어지지않게 받쳐주는것이 바닷소금.
(푸드스타일링이 놀랍다.)

이건 남편의 애피타이저 랍스터 롤. 겉은 훈제연어가 아니고, 토마토..@.,@ 오른쪽에 보이는것이 진저에일. 꼭 랍스터롤을 끝내고 마지막에 마셔야 한다고.. 나도 맛을 보니 생강맛이 짠~ 한게 알콜도 좀 들어갔고…

그리고 메인디쉬.. 난 연어..브리오쉬빵을 입혀 익힌건데 거의 사시미 수준.
뒤에 보이는것이 콜리플라워 피클을 튀긴건데 정말 맛있었다. 새콤한것이..

이걸 끝내니 탁구공만한 사이즈의 pre-dessert가 나온다. 버터밀크로 만든 샤벳이라고..

남편의 디저트 사과 sorbet. 내꺼보다 이게 더 맛있었다.
휘핑크림도 사과맛이 나는… 신기한 음식의 연속이다. 마지막엔 curry filled chocolate이라며 두개 주는데 진짜 초콜렛 속에 카레맛이 나는 뭔가가 들어있었다.

잘먹고 소화시킬겸 주위동네를 좀 걷다가..
트럼프의 Apprentice가 되고파하는 남편을 위해 트럼프타워앞에 갔다가…
Apprentice프로에서 보듯이 가방을 들고 나오는 장면을 재연할려는데 마침 사람들이 유리를 닦고 있는바람에 하는수없이 로비에 들어가 흔적이라도 남김.^^

그리고 나도 오랜만에.

남편이 너무나 좋아하는 Keira Knightley. 디카를 뺏더니 막 찍는다.. 일단 열심히 찍었으니 여기라도 올려줘야지.ㅡ.ㅡ

 

 

11 Comments

  1. 송이 · October 3, 2004 Reply

    저도 apprentice열심히 보는데,너무 쌀벌하죠,,^^
    어여 빨리 journeyman이 되야할테네,,저를 포함한 모든 apprentice들이여~~~^^;;;

  2. 혜준 · October 3, 2004 Reply

    이런 코스 음식 나도 여러군데 많이 먹어보고 싶은데.. 포항에서는 그다지… ㅜㅡ

  3. joy · October 3, 2004 Reply

    훌륭한 birthday dinner셨네요.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예술이구요. 남편에게 잊지 못할 저녁을 선물하셨군요 ^ ^

  4. 연정 · October 4, 2004 Reply

    어떤맛일지 궁금해진다..멋진 저녁이 됐겠는걸~

  5. Tada · October 4, 2004 Reply

    정말 멋진 저녁시간을 보내셨네요. 사진들도 너무 멋지구요^^

  6. 혜원 · October 4, 2004 Reply

    송이님, 이번에 케롤라인이 책 낸거 아시죠? 그거 사보려구요^^ 어젯밤 뉴스인터뷰에서 그여자가 35살밖에 안됐다는 얘기에 넘어가는줄 알았슴다.^^
    혜준, 넌 효자시장 있자나..ㅋㅋ
    조이님, 진짜 잊지못할 저녁이었어요. 이렇게 특이한 음식은 듣도보도 못했거든요.^^ 근데 남편이 시켰던 스테이크는 별로였다더군요.
    연정언니, 빨랑 뉴욕 놀러와요~이런데도 같이 가고 함 좋을텐데.^^
    Tada님, 솔직히 레스토랑에서 찍는 사진들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 잘 안나와 실망이에요. 그나마 나은거 몇장 건진겁니다.ㅎㅎ

  7. Kat · October 4, 2004 Reply

    맛있었겠다!

    이디오피아 난민의 아들로 태어나 쉐프가 되어 맨하탄에서 가장 exclusive한 식당중 하나의 주인이 되다니, 정말 인생은 살고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ㅋㅋ

  8. 희재 · October 5, 2004 Reply

    ㅎㅎ 사과소르베 뒤에 디저트드시는 분 손이 너무 역동적이여요. 상당히 맛있으셨는듯.^^ 두분! 참 신혼같아보이네요. (앗 신혼인가요? ^^)

  9. 제연 · October 5, 2004 Reply

    오빠가 apprentice좋아하시는거 의외인걸?ㅋㅋ 왠지 심각한거 좋아하실거 같았는뎅…난 SNL 실제로 보는게 소원이양…아직도 재밌더군…ㅋㅋ 언니 나 뉴욕가면 저렇게까지 멋진곳 아니고 그냥 왠만한 식당가도 여기보다 좋을거 같아…호호 생각만해도 기쁘당~

  10. 신윤섭 · October 5, 2004 Reply

    안녕하세요
    혹시 그 쉐프가 전에 마샤의 프로에 나온 그 사람 아닌가요?
    빤짝빤짝(?)하는 정도의 흑인이구 체구는 그다지 크지 않쿠..
    어떻케 보면 게이틱해보이든데…

    멋진 곳 마니 다니시네요
    부럽습니다. ^..^

  11. 혜원 · October 6, 2004 Reply

    Kat, 정말 인생은 자기하기 나름인거 같단 생각도 드네.
    희재님, 그게 제손입니다. 허허 음, 신혼이라고 우기고 있죠. 결혼한지 3년이 넘었네요 그러고보니 -_-;
    제연, 아직 오빨 모르는구나. He’s one of the silliest person I know. SNL도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고 맨날 표 구할려고 보긴하는데 뭐 몇년 기다려야 한다네. ㅡㅡ; 나도 너 오는날이 기다려진다. 그래, 여기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에 가자구~
    윤섭님, 맞아요, 그사람. 바로 그렇게 생겨서 제남편이 재수없게 생겼다고 하는거걸랑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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