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ing the Lunch Box Blues

제발 급식 신청해달라고 울면서 부탁했던게 언제였더라.
그래, 한번 원하는대로 해봐라 하고 신청을 해준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1년은 훨 넘은거 같다. 2년이려나?
대신 매달 메뉴를 프린트해 냉장고옆에 붙혀놓고 메뉴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날에만 도시락을 싸주는걸로 나가다가 나도 게을러지고 승연이도 무심해지면서 시간이 흘러흘러….. 저녁상에서 점심 뭐 먹었는지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하는걸로 대충 어느정도의 영양섭취를 하고 있는지 짐작만 하는식. ㅠㅠ

6:30까지 학교에 있는걸 감안해 간식양을 늘려서 싸주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보니 그냥 대충 과자나 젤리, 애플소스, 과일 등으로 너무 성의가 없어 미안할 정도.

몇달전부터 pizza day인 금요일에만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더니 (“pizza is disgusting”이라고.. -_-) 이젠 매일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는걸 못들은 척 하고 있다. 그런데 종종 lunch가 disgusting 해서 two bites 밖에 안먹었다느니, 햄버거 나오면 빵만 떼서 먹었다느니, 파스타도 다 불어터져서 사이드로 나오는 브로컬리 몇조각만 먹었다느니 하는 속 터지는 소리를 하는것이…
저녁상에 올라오는걸 가르키며 이거 진짜 맛있으니까 내일 점심으로 싸달라는 안하던 말도 하는것이…
School food 는 맛없다며.. (이눔아 이제 알았냐????)
이게 작전인가 싶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애가 항상 다크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오는거 같고…
또 어느때는 일주일치 과일섭취량이 너무 적은것 같아 걱정도 되고…

그래서 다시 도시락 싸기로 돌아가야겠다고 혼자 조용히 결정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 도서관에서 도시락 관련 책들을 훑어보다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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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도시락에 관심이 많아 우리나라 도시락 관련 서적도 많이 읽어봤었는데 대부분은 내 스케줄에는 쉽지 않겠다라는 결론을 얻었고, 지금까지 미국에서 봐왔던 도시락책들은 kawaii 식 아니면 너무 키즈 메뉴를 의식한것들. 딱 내맘에 쏙 드는건 없었다.

별 기대 없이 빌린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레시피는 책 내용의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것. 도시락을 위해 따로 요리를 한다거나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오히려 다양한 음식들로 다양한 컴비네이션을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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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싸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 저녁 먹고 남은걸로 그담날 도시락을 꾸려내는 아주 현실적인 방법들.
이 책을 읽다보니 승연이는 학교에서 얼마나 과일과 채소 섭취를 못하고 있는건지 너무 확실해져 참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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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mus같은건 싸줄 생각도 못했는데 오이나 당근 싸주면서 함께 넣어주면 좋아하겠구나 싶기도 하고.. 참 여러가지 생각지못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는 책이라 도시락 지침서로 한권 사서 둘까 싶기도 하다. 어떤것들은 이리저리 섞어놓은 개밥(?ㅋㅋ) 같은것도 있지만 그건 스킵하고 좋은 아이디어만 쏙쏙 빌려 써먹으면 될듯 하다.

다시 도시락을 쌀 자신감이 생겼다.

 

Beating the Lunch Box Blues: Fresh Ideas for Lunches on the Go!
by J. M. Hirsch

 

 

6 Comments

  1. Clara · March 10, 2015 Reply

    ㅋㅋㅋ RSS 리더에서 사진 뜬거 보고..”앗!” 했어요…저 저 책 두번이나 빌려서 읽었어요..(저도 kawaii 스타일은 진짜 별로라….) 저 사람 블로그도 계속 보고 있네요…하아….
    요즘에는 뭘 만들어 싸준다기 보다…단백질/탄수화물/유제품/채소 and 과일…요렇게 다 들어가있게만 싸주고 있어요.
    그냥 전부 다 핑거푸드인거죠….둘째는 별로 문제 없이 잘 먹고 오는데(시간이 길기도 해서 그런거 같아요..) 첫째는 고스란히 남겨오기도 하고..그래요. 음식에 문제가 있어서(맘에 안든다거나…온도가 안맞는다거나..) 해서라기 보다…친구랑 이야기 하다가..뭐 이런 이유라 집에 와서 배고팠다면서 먹기는 하는데..뚜껑을 여는 순간에는 혈압이 있는대로 올라가네요..아직도…
    수양이 필요한거 같아요…

    * 아. 저 혜원님께 여쭤볼것이 있는데…홈페이지에 있는 이메일로 보내면 되나요?

    • 퍼플혜원 · March 10, 2015 Reply

      집에서도 딴짓하다가 밥 안먹는다고 혼나는데 학교에서 정말 오죽하겠어요 ㅠㅠ 정말 친구랑 놀다가 시간이 다가서 못먹고 오는것도 일리가 있더라구요. 저도 다시 뚜껑 여는 순간 스트레스 받을 생각하니 겁이 좀 나긴 하는데 다크써클 볼때마다 흑…
      그리고 넵, 아래 이멜로 보내주셔요!

  2. Jihye kim · March 11, 2015 Reply

    잘 먹는 날이 올거에요.
    준이도 항상 시간이 없어서 못먹었다 그러고 남겨오고 그랬는데 요새는 한 번이 먹는 양도 조금은 늘고 확실히 전보다 잘 먹거든요.
    저도 도시락은 그냥 았는 건 싸주는 편인데 일단 탄수화물, 단백질 넣고 거기에 야채, 과일 이 정도에요.
    간식이 피제이 샌드위치고요.
    한동안 패스토 치킨 샌드위치 좋아해서 편했는데 어느 날인가 질렸다고 하더라고요.
    정 쌀 거 없으면 김에 달걀말이, 소세지 볶음같은 것도 싸가고요.
    허무스에 프렛즐칩, 사과에 땅콩 버터, 오이에 땅콩 버터 이런 것도 잘 먹고요.

    • 퍼플혜원 · March 11, 2015 Reply

      확실히 영양면에서 발란스가 중요한거 같아요.
      준이는 간식이 피제이 샌드위치군요. 저도 빵에 간단한 젤리 발라서 간식으로 넣어줘봐야겠네요. PB&J는 또 안좋아하더라구요 으이구….

  3. countrylane · March 11, 2015 Reply

    워킹맘들은 대단하신거 같아요. 6:30까지 학교에 있으면 스낵도 배로 싸주셔야될텐데..
    저는 아침에 보통 5시면 일어나서 시간이 남아도는데도 귀찮을때가 많아요 ㅋ
    제 딸은 고기도 안좋아해서 메뉴가 늘 야채, 밥, 파스타..
    맞다, 샌드위치도 안좋아하고요 ㅠ
    고학년이 되니 다른 친구들은 다 본인들이 알아서 싸온다고 해서 저는 내년부터는 안싸줄려구요.
    저는 미국에서 초등 나왔는데 중학교때부터는 제가 싸간 기억이나네요.
    클라라님한테도 얘기했었는데, 얼마 안남았어요! ^^

    • 퍼플혜원 · March 12, 2015 Reply

      헉 early riser이시네요 @.@
      저희애들도 고기를 안좋아해요 ^^ 샌드위치도 별로 안좋아하는건 똑같네요. 요즘 조금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요.
      지금도 큰애 반에는 자기가 간식 싸오는 애가 있는데 거의 안싸오는 날들이 많아서 승연이가 어쩔땐 나눠 먹어야 하다고.. -_-;;
      애가 직접 싸는걸 좋아하면 그렇게 해도 되겠네요. 원하는걸 쌀수 있고요.
      너무 스트레스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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