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하루종일

천둥번개 치는 소나기가 하루에 몇번씩 지나가던 이번 주말. 남편이 낮에 약속이 있어 승연이와 둘이서 에어콘 켜놓고 집에서 뒹굴렀다. 지난주에 수업 시작한 이후로 밤에 승연이 보는 시간이 더 없어진게 아쉽고 애가 안스럽기도 하고 해서 이날은 집안일을 팽개쳐두고 백프로 승연이와 놀았다.
백프로는 거짓말이고 걸레로 창틀 슥슥 좀 닦은것과 장난감 정리좀 한것 빼면 95프로..

베란다에 나가 몇분동안 화분에 물주고 의자에 앉아 비행기와 비둘기 지나가는걸 구경하고…

승연아 꽃 옆에 앉아서 엄마 바바~ 하니까 이런 자세가…

조금 나가있어도 온몸이 끈적해지는 날씨..자기도 찝찝한지 들어가자고 해서 다시 들어와서 까까도 먹고…그림도 그리고…

참, 승연이의 스낵 스테이션. 저래봤자 과자 두가지에 다시마와 멸치 일본과자.

내가 안본 사이에 레고솜씨가 늘었다. 전엔 끼우는게 서툴었는데 이젠 저 네모난 판을 레고피스들로 꼼꼼하게 채운다.

엄마! 사진좀 그만찍고 헬프미!

신경좀 썼더니…머리도 식힐겸 창밖을…

평소엔 길면 한시간 자던 애가 내가 옆에 같이 자니 낮잠을 거의 세시간을 잤다.  덕분에 나도 정말 잘 쉬고..남편 들어오는 소리에 일어나보니 모녀가 눈이 팅팅 부어서 셋트가 되었더군.

이렇게 잘 자고 나니 밤에도 짜증 안내고 자는 시간까지 아주 잘 놀았다.

짜슥, 이렇게 같이 놀아주기만 하니 천사가 따로 없는데 꼭 집에 있으면 집안일만 하는 엄마에게 짜증내는 널 보면서 두살이 되니 미운짓 많이 한다고 했구나. ㅠㅠ

엄마가 반성 했던 날.

 

 

16 Comments

  1. · June 29, 2008 Reply

    마지막 멘트에 가슴이 좀 뭉클하네요. 저도 종종, 아이한테 너무 집안일 하는 모습만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을때도 있는데. 승연이 책상은 볼 때마다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사진 두장에 승연이 드레스도 너무 깜찍섹시하고.

  2. 이진 · June 29, 2008 Reply

    책상에 앉아 그림 그리는 자세가
    참 귀여우면서도, 똑똑해 보여요!!!^^

  3. sunnyvan · June 29, 2008 Reply

    주말에 집안 일 안할 수도 없고 직장맘 혜원님의 고충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하네요. 나중에 승연이가 커서 이 포스팅 보면 이해할거예요. ^^

  4. 지안맘 · June 29, 2008 Reply

    구구절절 공감이예요. ^^
    승연이, 발가락에 힘 주고 그림 그리는게 꼭 우리 둘째녀석 보는거 같네요. 저희 지도교수님 말씀이.. 아이에게 바쁜 엄마를 만나게 하실때는 아이가 그것을 감당할 능력도 같이 주신다면서 아이들 때매 안스러워하는 제게 힘을 주시더라구요. 승연이도 바쁜 엄마를 두었지만 다 잘 해내가지 않을까요? ^^

  5. Sooga · June 30, 2008 Reply

    첫번째 사진에 발가락 귀여워요. 저런 신도 신을 줄 알구..책상에 앉아있는 것도 야물딱지네요. 하루종일 놀아 줄수 있는 것도 참 힘들죠? 저도 얼릉 그날이 왔으면 합니다.

  6. youn · June 30, 2008 Reply

    이쁜 승연아, 무얼 그렇게 그리고 있는거니. 자세도 꼿꼿이.엄마 일할때 짜증내는거 우리애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그래서 난 집안일을 포기했지. 웁.

  7. 성희 · June 30, 2008 Reply

    이제 승연이도 꼬마숙녀가 되어가네요. 꽃옆에 앉아서 찍은 사진은 정말 많이 큰 아이같아요. 하루종일 엄마랑 시간을 같이 보내서 그런지 더 기분좋은 승연이 같아요~^^

  8. 형하 · June 30, 2008 Reply

    혜원아 오늘 아침 내내 맘이 우울했는데 너랑 승연이 사진 보니까 힘이 나네…빨리 준이 점심 준비해야 겠다.

  9. 愛쉴리 · June 30, 2008 Reply

    꽃 옆에 앉아 카메라를 보며 포즈를 취한 승연이 모습…넘 이쁘고 귀여워요. 혜원님처럼 저도 요즘 반성 많이 하는데…^^ 엄마 손길이 많이 필요한 나이라는 걸 알면서고 해야할 일을 못하게 되면 짜증이 나고..시간이 지나면 미안해지고…그러더라구요…

  10. 이지혜 · June 30, 2008 Reply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에요…
    저도 주말이면 밀린 일들 하느라고 바쁜데 아이는 들러붙고 그러면 짜증나더라고요.
    사실, 아이는 주말에 엄마랑 놀자고 하는건데…
    그래도 직장 다니신 엄마 밑에서 이렇게 컸으니 저희 아이들도 잘 클거에요.
    근데, 생각해 보면 저희 부모님, 저희가 대학 갈떄까지는 주말을 온전히 저희와 지내셨더군요. 가끔가다 아예 여행을 길게 가셔서 그렇지… ^^

  11. 정애 · June 30, 2008 Reply

    언니.승연이 이쁜 처자가 되었네.레고 잘 한다.우리는 다른장난감이 많아서 안 사줬는데 사주까?ㅎㅎㅎ머리가 좋아 질듯~~싶네…

  12. 혜원 · July 1, 2008 Reply

    위로가 됩니다. 고마워요^^

  13. jeehea lim · July 5, 2008 Reply

    정말 사랑으로 자라는 아이들 같습니다…저는 참고로??예전에는 일을 했지만 타주로 옮기면서 육아 핑개ㅔ로다 일을 잠시 쉬고는 있는데 확실히 매너리즘에 빠져 일할때와 달리 아이에게 100%정성과 사랑을 쏟지 못하는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일을 하면서도 엄마 노릇 너무 잘하시는 혜원님을 보면서 늘 반성하고 다짐하고 그러게 되네요…승연 엄마 화이팅~

  14. 하늘사랑 · July 7, 2008 Reply

    매번 느끼는거지만..
    승연이는 침 많이 안 흘리나봐요. ^^;;;
    어찌 저렇게 깔끔하게 있는지
    매일 감탄하고 가요~ ㅎㅎㅎ

  15. 혜원 · July 10, 2008 Reply

    jeehea님 화이팅 감사해요. 저도 많이 부족한데 그리 봐주시니 더 감사하구요.
    하늘사랑님 승연이는 침 안흘리거든요. 오래전에 이빨날때 한 일주일 흘리더니 그후론 없네요.

  16. 홍혜영 · June 5, 2009 Reply

    정말 마지막 글 공감해요. 저도 풀타임 일하면서 아기 보니까 쉬는 날이면 집에일 하느라 정신없는데.. 2살반된 아들 녀셕이 졸졸 쫒아다니면서 짜쯩내면 되래 내가 아들한데 짜쯩내고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엄마.. 저도 항상 그래요~ 근데도 집안일들을 보면 가만히 못있는게 엄마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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