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맘 되다

13주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어제 첫출근을 했다.
지난 3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서운할정도로 빨리 지나갔다고 생각되는 반면에… 회사를 생각하면 몇년을 쉰거 같은 이상한 느낌.

승연이가 나중에 이글을 보면 섭섭해 하겠지만, 내가 이번일로 참 이기적이란 생각을 했다 — 승연이 걱정보다 회사걱정이 더 컸다. 이 3개월이란 시간때문에 내가 뒤쳐지는건 아닐지…센스를 잃지는 않았는지…

회사걱정이라도 할수 있는 이유가…시어머니가 승연이를 봐주시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키워주실거란 믿음이 있으니까 할머니와 함께 있을 승연이가 가여워보이지도 않고 걱정도 안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어리다보니 엄마가 없다는걸 인식하지도 못하는데다 나만 찾는것도 아니고 하니…나중에 커서 출근하는 나를 보고 울고불고 한다면 그때는 정말 마음이 찢어지겠지…어흑

빠이, 엄마~

떨리는 마음으로 출근을 했더니 기대이상으로 반겨주는 사람들. 말이라도 드디어 돌아왔구나 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다시 자신감이 생기고 힘도 솟는다. 충혈된 눈을 기대했는데 어찌 얼굴이 휴가다녀온 사람같냐면서 놀리는  사람들. -.-; 켈리포니아에서 탠이라도 하고 왔음 무지 찔릴뻔 했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해야한다.
나는 그렇다치고… 오늘 갑자기 승연이가 엄마얼굴을 잊어버리는건 아닐까 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ㅠㅠ

아무튼, 나중걱정은 나중에 하고…지금 현재는 이 복에 감사한다.
앞으로 힘든일들 많겠지만 열심히 하자. 열심히만 하면 안될 일 없다.

 

 

18 Comments

  1. 성희 · September 6, 2006 Reply

    맞아요. 참 감사한 일이네요. 가까이 시부모님이 계시고, 또 무엇보다 사랑으로 승연이를 돌보아주실테니까요..^^
    오랜만에 회사출근하신 기분..어떠셨어요? 멋진 직딩맘으로 새롭게 시작하신것 축하드립니다~^^

  2. 꼬마양파 · September 6, 2006 Reply

    오..혜원님 화이팅이에요. 맘이 단단해지는거 같네요.
    저.근데.아기도 잘봐요. 읏흥~!

  3. Sooga · September 6, 2006 Reply

    할머니께서 봐주시는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걸 위안삼고 힘내세요! 승연이도 잘 적응할꺼예요. ^^

  4. jae · September 6, 2006 Reply

    할머니가 봐주신다니 정말 복받으신 거예요~
    여기 미국땅에 맘놓고 아기 맡길데가 많지가 않잖아요~
    엄마가 어야~가는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한 표정짓고 있는 승연이…^^
    할머니가 봐주신다니 정말정말 다행이예요~~

  5. Misty · September 6, 2006 Reply

    할머니가 봐주셔서 승연이는 정말 좋겠어요~ 미국에서 아기 어디에 맡겨놓기가 마음이 안 놓이실텐데 … 감사하네요~ ^^

  6. 앤지 · September 6, 2006 Reply

    마음 푹 놓고 아이 맡길 곳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할 일이에요. 그래도 고만할 때 떼어 놓고 일 나가기가 더 쉽더라구요.

  7. sueah · September 7, 2006 Reply

    “열심히만 하면 안될 일 없다”라는 마지막 말이 모든 걸 다 말해주는 것 같네요..^^
    직딩맘으로의 새로운 출발 화이팅입니다!!!..^^

  8. 향단이 · September 7, 2006 Reply

    홧팅요~!!

  9. colajuice · September 7, 2006 Reply

    쉬운 출근길은 아니였을거 같아요.
    혜원님 글보고 애도 없는데 팽팽 놀고있는 제자신이 한심해 보입네다요. 끄응~ㅡ.ㅡ;

  10. 리아맘 · September 7, 2006 Reply

    복받은 거라니깐!! ^^ 잘해낼거야. 화이팅

  11. april3 · September 7, 2006 Reply

    아… 쉽지않은 출근길이셨겠네요.
    저도 주위의 working mom 들을 보면서 출산후 첫출근이 가장 어렵겠구나 걱정했는데… 하루종일 힘드셨죠?
    다행히 승연이는 할머니가 봐주신다니, 정말 잘됐구요. 혜원님도 출산 후 또다른 new chapter of life 를 시작하시게 됬네요. 화이팅입니다~~~ 혜원님은 모범적인 working mom 이 되실거라고 믿어요^^

  12. 주영이 · September 7, 2006 Reply

    드디어 출근이구나? 내 주위 엄마들 보니깐 애기들이 눈에 밟혀서 일하러 가서도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던데…
    힘내숑! 멋진 직장인 좋은 엄마가 꼭 될수 있을꺼야!!! 아자아자!!!!

  13. 혜원 · September 7, 2006 Reply

    화이팅 고맙습니다. 오히려 첫출근 전날 마음이 쓰리더니 막상 나가보니 괜찮더라구요. ㅡ.,ㅡ 둔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네요 제가.

  14. 서진 · September 7, 2006 Reply

    헤원, 복받은 거라니깐!! 2… 승연이가 워낙 복덩이여서 암 걱정안하고 직딩생활 잘 할수 있을거야. 울 직딩엄마들 화팅이다~

  15. 솜2 · September 7, 2006 Reply

    출근하셨군요…시어머님께서 승연이 얼마나 이뻐하시겠어요? 저두 정말 시어머님이나 친정엄마가 있었으면 맡기고 나가고싶지만…그러지 못한 여건이기에…
    그래도 참 대단하세요…직장 육아 가사를 한꺼번에 다 하시는 엄마들…^^ 화이팅이예요…^^

  16. 뽀로로 · September 7, 2006 Reply

    맨날 이쁜 승연이 보려구 눈팅만 하다가… 저도 애 맡기고 출근한지 어연 만 5년째랍니다. 친정엄마가 봐주셨는데 집도 멀어서 처음 3년 동안은 주말에만 보고…-.- 저도 회사 가니까 회사일에 몰입하게 되드라구요. 점심시간처럼 짬이 날 때나 퇴근할 때 정도 되야 생각할 여유가 생기고~ 다들 눈에 밟힌다는데 나는 늠 비정한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회사에서는 일에, 집에서는 애기한테 충실한 것이 좋은 거 같아요. 남편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무지하게 중요하구요. 왠지 남의일 같지않아 주저리주저리 쓰고 갑니다~^^

  17. 혜원 · September 7, 2006 Reply

    서진, 화이팅 고맙다.
    솜2님 아들 둘만 키우셔서 손녀딸 돌보는게 재밌으신가봐요. 다행이에요 정말.
    뽀로로님 대선배님이시네요. 앞으로 조언 많이 해주셔용.^^

  18. Hope · September 9, 2006 Reply

    혜원님~ 화이팅이예요~ 첫출근을 하셨군요. ^ ^ 제동료가 출산휴가에서 돌아왔는데, daycare에 아기를 부탁하고 왔는데, 많이 힘들어하더라구요, 이런저런 걱정에. 할머니의 사랑으로 보살핌받는 승연이는 복이 넘쳐흘러요~ 혜원님의 마지막 문장에 저도 화이팅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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