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난리

새벽부터 온몸의 털이 번쩍 설 정도로 섬찟한 천둥번개와 함께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더니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이 물에 또 잠겼다.
이게 올여름 두번째다. 남편은 운좋게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지만 난 아예 포기를 하고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냥 집에서 쉴거라고 할껄… 일이 많아 근무를 하겠다고 했는데 승연이가 있다는걸 깜박 한거다. 이넘이 절대 혼자 놀지를 않고 (어릴때와 다름) 같은 마루에 있어도 내가 컴터앞에 앉아있으면 책상밑으로 와서 프린터를 켰다껐다, 컴터도 켰다껐다, 다리에 매달리질 않나…으으….
내가 티비앞에 앉으면 그냥 앞에서 자기 할거 하면서 잘 노는데…

오랜만에 같이 집에있으니 사진도 찍어주고 싶고, 공원에도 가고싶고, 또 대낮에 보이는 이 먼지들, 그리고 화장실 청소…
욕심같아선 미뤘던 집안일들을 다 하고싶었지만 딱 맘 접고 회사일과 승연이 사진과 산책, 그리고 화장실청소만 담당했다.

조금있으면 없어질 이 구석. 조만간 이 씨디들을 케이스에서 바인더로 다 옮길거다. 바인더도 주문해야하는데 왜이렇게 뜸을 들이는건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이 화분. 생일때 엄마가 오더해서 서프라이즈로 도착한 Hydrangea. 꽃은 오래 안갔지만 내년에 또 필까 싶어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이렇게 생생한걸 어떻게 버려..-.- 정원만 있다면 심기라도 하겠는데..어쩌지…

이건 걍 찍어본거…

버리고싶은것도 많고 사고싶은것도 많고 정리해야할것도 많다.
10월까지만 바쁘면 그담엔 휴가도 있고 시원하고 여유로운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 아자!

 

 

7 Comments

  1. 이진 · August 8, 2007 Reply

    방금 NBC 에서 NEW YORK 지하철에
    물이 잔뜩 들어가잇는 걸 보았어요ㅠ.ㅠ.
    혜원님 걱정되드라구요…^^
    승연이 오늘 행복했겠네요…엄마랑 함께 있어^^

  2. Jung Ahn · August 8, 2007 Reply

    “버리고싶은것도 많고 사고싶은것도 많고 정리해야할것도 많다. ” —> 완전 공감이에요
    버리고 싶은건 많으면서 사고싶은것도 많은게 문제긴 하지만요..ㅠㅠ

  3. 김연희 · August 9, 2007 Reply

    언뜻보고 깻잎인줄 알았어요 -.-
    드디어 이사 가시나봐요. 이사갈때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 살 수 있어 좋아요 ㅎㅎ

  4. stella · August 9, 2007 Reply

    아가하고 재택근무란 있을 수 없지..계속해서 tv같은 유흥꺼리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ㅋㅋ
    지하철 물에 잠겨서 걱정이겠다..정말 날씨 이상해..그치?!
    Hydrangea..나는 매년 꽃이 피던데..화분이 너무 작아서 꽃이 안 피는가 보다..미라클 그로우 확 조금 줘봐봐.ㅋㅋㅋ

  5. Hope · August 9, 2007 Reply

    지금 이사준비중인데…정말 버릴것도 많고…정말 정리가 되지를 않아서…괴로와 하고 있어요. 다음주 목요일에 방빼는데… 으… 오히려 시간이 있다는 생각때문인지…살짜쿵..게으름을.ㅋㅋ 저도 이번 기회에 확다정리하고 버려서, 무소유의 기쁨을 느끼며, 살까봐요. ㅡㅡ 과연 될런지…혜원님, 무지 바쁘신것 같은데, 힘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6. 혜원 · August 9, 2007 Reply

    무소유의 기쁨…그거바로 제가 느끼고싶은건데…
    언제 한번 단체정리 뭐 이런거 해보고싶어요. 이벤트로..-_-

  7. Mindy · August 10, 2007 Reply

    저도 정리해야하는데 매일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네요… 그래도 일하며 승연이 키우며 집까지 이쁘게 꾸며놓고 사시는 혜원씨~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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