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Wisdom Teeth

봄날같이 화창하고 따스했던 뉴욕 아침. 난 몇달전부터 예약해뒀던 사랑니 시술을 받으러 치과로 향함.

윗 사랑니들은 완전하게 다 자란것을 몇년전에 너무 쉽게 뽑았었고, 아랫니들은 옆으로 누워있어 조금 더 지켜보다가 점점 더 앞 어금니들을 밀어내는것 같다고 올해 빼자고 하였다.

여기선 사랑니 뽑는것도 oral surgeon 이 따로 해야해서 잔뜩 겁먹고 감. 아예 수면마취를 하라고 주위사람들 다 권했는데 얼떨결에 시작하고보니 수면이 아니라 그냥 마취주사 열몇대로 부분마취… 를 하게 되었고 겁과 긴장이 겹쳐져 실신하는 줄 알았던 나에게는 너무 힘든 40분이었다. ㅠㅠ 의사가 페이퍼타올을 물에 적셔 얼굴 닦아주고 이마에 얹어놓고. 정신차리라고 여러번… -_-

잇몸을 찢어서 뽑아내야 하는거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던거지만 이렇게 부어서 입도 크게 못 벌릴줄은 정말 몰랐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얼굴이 사각형. ㅜㅜ 당일과 어제는 회사에 못가고 침대신세를 하루종일 졌고 입을 움직일때마다 꿰멘곳이 느껴져 소름이 끼친다. 성형 부작용같이 생겨가지고… 흑

하필 이번주말에 우리 부서애들끼리 모여 앱을 만들어볼꺼라고 할수 없이 토요일에 출근. 바쁜 워킹맘 스케줄 맞춰 준다고 유일하게 내가 프리한 토요일 하나 골라 정했는데 결석할 수가 없어 억지로 이 꼴로 나왔는데…

지금도 애들은 chipotle 투고 시켜서 점심 먹고 있는동안 난 물과 애플소스를 먹고 있다. 다시 부어오르는 볼은 차가운 맥주병을 아이스팩 삼아…

나 이러고 있는동안 남편은 두 꼬마 데리고 동물원에서 고생중.

 

 

 

18 Comments

  1. Mindy · October 20, 2012 Reply

    으아… 그 힘들다는 사랑니 수술하셨군요…ㅠㅠ
    저도 사랑니들이 안에서 다 누워있는지라 남일같지가 않아요.ㅠㅠ
    얼른 회복되시길~

    그나저나 아픈데도 주말에 회사 가셨다는 혜원씨를 보니 왤케 맘이 짠한지…..

    • 퍼플혜원 · October 22, 2012 Reply

      전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윗이빨들을 너무 쉽게 빼서 체질이 쉬운체질인가보다 하고 갔었는데..흑흑

  2. Amy · October 21, 2012 Reply

    혜원님 ㅠㅠ 제가 그 고통을 알지요 ㅠㅠ 전 사랑니들이 나올 틈이 없는데 잇몸아래 속에서 자꾸 앞니들을 밀어내는 바람에 잇몸이 퉁퉁붓고 아픈게 지속되는 바람에 째고 뺐는데….우와 진짜 사람잡더라구요. 마취주사도 안맞아서 놓는 순간 온 몸이 떨리고 식은땀에 으슬으슬 추워서 더 무서웠어요. 이 갈아서 빼는 소리에 겁나 30분이 어찌나 깅게 느껴지던지…저는 붓기도 오래가서 한 달정도 부어 다녔어요. 편도선도 건드리는 바람에 몇 주동안 스무디랑 주스같은 것만 먹었다는 ㅠㅠ 혜원님 힘내세요!! 그래도 다 나으면 너무 편하답니다:) 전 아직 2개 더 남았는데 다시 뽑을 염두가 안나네여 ㅋ

    • 퍼플혜원 · October 22, 2012 Reply

      전 마취주사가 안맞지는 않았는데 저도 너무 춥고 무서웠어요. 저랑 비슷한 경험 하셨네요.
      전 빼기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던 이빨들이었는데 앞으로의 일을 대비해 뺐더만..ㅠㅠ
      근데 한달이라뇨 으악!
      전 5일 지난 오늘도 많이 붓긴 했는데 턱은 어느정도 움직임 가능해요. ㅠㅠ 아침에 오트밀도 겨우 먹고요. 아픈것도 그렇지만 맨날 배고프니 더 고통스럽다는..

  3. 노아맘 · October 21, 2012 Reply

    원래 bottom wisdom teeth 가 더 아프더라구요. 고생했어요~ 일요일인데 푹 쉬시길~

    • 퍼플혜원 · October 22, 2012 Reply

      감사합니다~ 애들 없을때 걍 다 빼버릴껄 그랬나봐요..ㅠㅠ 이건뭐 누워있어도 눈치보이고 쩝

  4. 이진 · October 21, 2012 Reply

    뉴욕에 살때
    저도 oral surgeon 에게 옆으로 누운 사랑니 뽑고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얼굴이 쿵쿵 흔들거려
    부모님께서 저 죽는줄 아시고 난리도 아니엇던 기억이..
    혜원님,빨리 나아지시기 바랍니다!!!!

    • 퍼플혜원 · October 22, 2012 Reply

      미국애들은 수면마취없이 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돌팔이 의사 취급하는거 있죠 ㅠㅠ 여기애들이 워낙 호들갑이 심하긴 하지만.. 아이고~ 같은 경험하신분들이 계시니 이젠 겁은 안나네여~

  5. Clara · October 22, 2012 Reply

    지난 달에 클리닝 하면서 전체적으로 첵업 한다고 치과 갔는데..
    저도 아래 사랑니가 누워 있다고 하면서…시간 있을때 빼라고 하더라구요…
    혜원님 이야기 읽고 나니….겁이 마구 나면서….;;;;;
    혹시 한국은 좀 더 잘 뺀다면 한국에서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윗 사랑니는 그냥 완전 쉽게 잘 뺐었거든요..한국에서..)
    아래 사랑니라 더 아프셨나 싶기도 하고..;;

    • 퍼플혜원 · October 22, 2012 Reply

      저도 이번에 나갔을때 승연이가 매일 치과에 갈 일이 있어서 저도 사랑니를 한국에서 뽑을까 했거든요. 그 치과에서 윗니들을 쉽게 빼서.
      근데 찢어서 덜어내는건 다 같다고 하더라고요. 2주밖에 안가있는데 며칠 맘껏 못먹는것도 그렇고 어차피 쉬지도 못할거 뉴욕 돌아와서 하자싶어 걍 했어요. 옆에 엄마가 없는게 아쉽지만 한국에서 이모습으로 며칠 집에만 있을 생각하면 돌아와서 한거 잘했다 싶어요.ㅋ 걍 여기서 빼세요.^^

  6. Audrey · October 22, 2012 Reply

    늘 눈팅만 하다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댓글 남겨요.
    사랑니 뽑는 건 확실히 뽑는 사람의 숙련도에 달린 것 같아요. 저도 아래 사랑니가 모두 누워 있어서 잇몸 열고 정으로 쪼아서 부셔서 꺼냈어요. 각각 다른 의사한테 뽑았는데 하나 먼저 뽑고 정말 죽다 살아 났어요. 수술 시간도 오래 걸렸고 따라서 회복 기간도 길었어요. 그래서 다른 하나 뽑을 때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웬걸… 이게 다? 이런 시츄에이션. ^^; 똑같이 잇몸 열고 쪼아 부셔서 꺼냈는데도 훨씬 간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시간도 절반 밖에 안 걸렸고 회복시간도 많이 짧았어요. 그래서 그 닥터한테 윗니도 뽑았구요. 한 2주만에 음식 씹고 다 했던 걸로 기억해요. 혹시 더 뽑아야 할 사랑니가 있으심 그 땐 다른 의사한테 해 보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보석 같이 반짝반짝 예뻐요. 오랜만에 와 보면 훌쩍 커 있는 아이들 보면서 왜 제가 다 흐뭇한건지… 더불어 올려 주셨던 카스테라 레서피 감사드려요. 제 완소 레서피예요. ^^

    • 퍼플혜원 · October 23, 2012 Reply

      그래도 잘나간다고 하는 oral surgeon 인데 미국인이라 손이 둔한가 싶기도 했는데 5일 지난 지금 드뎌 한쪽으로 씹기 시작했어요^^ 붓기도 많이 빠졌구요. 이런결과를 좀 알고 갔더라면 덜 놀랬을텐데 멋도 모르고 당한 케이스라..ㅠㅠ
      저도 오랜만에 카스테라 만들어봐야겠네요^^

  7. joy · October 22, 2012 Reply

    한 십년전…사랑니 넷 하루에 다 뽑고…별을 본 기억이 어렴픗…
    그리고 ㄱ 다음날 선보러 갔던 기억…

    승연이 아빠도 혼자 힘드셨겠다.
    다음엔 연락해요 :)

  8. Kat · October 23, 2012 Reply

    근데 마지막 사진은 너무나 예쁘게 나왔다는거.

  9. Jennifer · October 23, 2012 Reply

    나는 위에는 사랑니가 없고, 아래 두개 뽑아야하는데 무서워서 ㅎㅎㅎㅎ 치과 의사왈 “problematic” 하게 났다는 애매한 말만 해주고, 자기네는 맨하탄 안에는 refer 해줄 surgeon 없다 그래서 그냥 다시 살아가는 중… 위의 분 얘기 들으니 웃긴게 나의 보스도 사랑니 뽑고 다음날 한 소개팅에서 만난 분이 지금의 사모님이라시던데 ^^

Leave a Reply to Amy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