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Night Out

첫눈맞이를 친구들과 와일드하게 했다. 남편이 없을꺼란 얘길 듣고 착한 나의 칭구들은 금욜밤에 우리집으로 퇴근했다. 잠옷 싸들고.^^
민영인 너무 흥분한 나머지 사들고 오던 귤한박스도 지하철에 두고 내리고..^^
그래서 정말 오래간만에 (몇년만이냐…-.-) 파자마 슬럼버 파티란걸 해봤다. 결혼하고 이런걸 생각을 했겠냐마는… 쿨한 남편들을 둔 칭구들이라 가능했겠지 -_-;; 흐흐흐
거의 폭설에 가까운 첫눈을 맞으며 우리집에 도착한 후 카레를 맛있게 먹어줘 너무 고마웠다. 내가 이렇게 눈이 올줄 알았더라면 호빵이라도 준비했을텐데. -_-

하여간, 기회는 이때다 싶어 남자들은 별로 보고싶어하지 않는 영화 Love Actually를 보러 나갔다. 완전 무장을 하고. 몇블록을 걸어서 거의 사진엔 담고싶지 않은 모습을 한채 셋 다 극장에 도착.

옆으로 내리는 눈 덕분에 다들 얼굴은 세수를 한듯했고.. 누가 이시간에 이 날씨에 극장에 오겠는가… 아주 한적한 분위기에서 사진도 자유로히 찍어보고… (몹시 떨었지먼..)
(차마 다른사진은 올릴수가 없었어.. 나 착하지..-_-;; 근데 이사진 너희들 되게 이쁘게 나오지 않았니. ㅎㅎ)

12시 반이 넘어서야 다시 눈을 뚫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잤느냐. 아니닷. 누구누구의 휴 그랜트에 대한 집착땜에 Knotting Hill 디비디를 꺼냈고.. 그걸 다 보고서도 무거운 엉덩이들을 움직이지도 않은채 같은자리에 앉아 새벽 6시까지 수다를 떨었다. ^^ 무섭게 눈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친한친구들과 잠옷바람으로 밤새고 놀던때가 대학 MT이후론 처음인듯 하다. ^^

다시 아침 11시에 일어나 먹고 얘기하고 놀고.. 먹고 얘기하고 놀고… 정말 이렇게 놀아도 되는건지 머릿속으로 되내이며 마냥 놀고…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다니.. 정말 이때까지 쌓였던 피곤이 다 풀리는듯.
아직까지도 절대 그치지 않는 눈.  올겨울 첫눈. 친구들과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마냥 놀기만 했던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9 Comments

  1. 혜준 · December 6, 2003 Reply

    재밌었겠다. 영화 재밌었지!!! 여기도 눈 정말 많이 와서 나도 방 애들이랑 언덕 가서 급식tray로 썰매 타고. 정말 눈 많이 와서 한편으로는 걱정이다. 눈이 그칠 생각을 안해, 종아리 무릎바로 아래까지 쌓였는데…

  2. 지현 · December 6, 2003 Reply

    저도 친구남편들이 쿨한덕분에 자주는 못해도 일년에 몇번은 새벽꺼정 놀수있는데(이것도 애생기면 몬하겠져?) 정말 좋은추억인거 같아요. 근데 새벽6시꺼정이라..혜원님은 아직 20대라 역시 틀리시네요. ㅋㅋ

  3. joy · December 6, 2003 Reply

    정말 인상깊은 첫눈 오늘밤이었겠어요. 지현님 말씀대로 애 있으면 끝이겠죠? 흐흐 그래두 애가 돌이 넘으면 쪼금 해방되죠. 지난번에 친구들과 수다떨다가 12시 직전에 들어와봤네요. 쿨~한 남편 덕에 ^ ^ (남편은 하루종일 애보느라 좀 힘들었겠죠 ㅎㅎ)

  4. Kat · December 6, 2003 Reply

    지금 인터넷으로 휴 그랜트 출연한 영화들 다 찾아 목록 뽑아보고 혹시나 해서 들어왔더니만…^^

    남편 잘 돌아오셨지? 나 너희들땜에 너무 행복했다.

  5. 연정 · December 7, 2003 Reply

    나도 그 영화 보고싶은데 어때?추천할만하니?여자들끼리 재밌었겠다..눈까지 와서 분위기 죽였겠는데..

  6. 신애 · December 7, 2003 Reply

    부럽네요… 저렇게 나가서 영화보고 밤새 수다 떨던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제가 시집을 일찍 간 편이라 벌써 결혼한지 4년이 지났네요. 남편이랑 노는것도 재미 있지만 저렇게 친구들이랑 아무 불안함 (?) 없이 밤 새 놀아 봤으면 해요. 제 친구가 보고싶어지네요.

  7. 혜원 · December 8, 2003 Reply

    Love Actually영화 재밌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폭 젖게 하는 영화죠. 슈퍼스타 연기자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에 주목해야할지 모르는…^^
    근데 혜준, 급식쟁반이 네 엉덩이에 맞았단말야? ㅋㅋ

  8. 혜준 · December 9, 2003 Reply

    아 하 하. 당연히 맞지… 벌써 몇년째 애용하고 있는데… 항상 들고 가서 버리고 와.. 깨지거던.

  9. 혜원 · December 11, 2003 Reply

    급식쟁반 스텐레스 아냐? 스텐레스가 깨진단말야? 역쉬..ㅡ.ㅡ 난 믿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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