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ly Enough

5197091718_0fef7cc296_o

핫초콜렛의 시즌이 왔다. 하루만에 기온차가 20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변덕스런 가을.
작년에 샀던 진짜 쪼꼬만 캔의 핫초콜렛 믹스를 다 먹고 Whole Foods에서 병이 이쁜 믹스를 하나 삼. 승연이에게 핫초콜렛은 마쉬멜로를 말아먹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마쉬멜로를 다 건져먹고 나면 남은 우유는 끝내지도 않는다는 말. -.-

승연이는 학교에서 돌고있는 감기를 옮아와서 콧물로 시작, 지금은 끊이지 않는 기침을 하고 있다. 그쯤 되면 복근이 아플텐데 목만 조금 아프다 불평하는거 보면 애들은 이런데서도 어른보다 유연한건지.. 틈날때마다 보리차를 데워 꿀 듬뿍 탄 꿀물을 먹이고 있는데 이것도 지겨운지 안먹기 시작. 이 나이땐 꿀 반티스푼을 먹이는게 효과가 더 있다고 하니 오늘밤엔 그렇게 먹여야겠다.

승빈이한테 옮지 않아야 할텐데 아기만 감싸면 또 서러워할까봐 둘이 노는거 그냥 놀게 놔 둠.

오늘 아침 대화:

나:
승연아 오늘은 학교 가지말고 집에서 쉬어. 언니(=내니)랑 낮잠도 자고.
승연: 엄마도 집에 있을꺼야?
나: 아니 엄만 회사 가지.
승연: But I’m sick! (울랑말랑)
나: 그래도 많이 아프지 않으니까 엄마 회사 빨리 갔다 올께.
승연: No! I’m really sick!
나: 엄마가 내일 마리아 생일 파티에 승연이 데리고 갈라 하면 오늘은 회사 가야돼. 회사 안가면 엄마가 혼나.
승연: Ok~ay.

그리고 내가 현관문을 나서는데 책가방 들고 따라와서는 자기도 학교 가겠다고 “I want to go to school. I don’t want to stay home.” 이러면서 마구 통곡을 했다.
아, 정말.
마음 약해져서 내니에게 기침 덜하면 오후반에라도 데리고 가라고 얘기하고 나왔는데… 일이 있어서 학교에 잠깐 들렀더니 내일 Thanksgiving feast를 위해 오늘은 쿠킹을 한다며 당근과 스윗포테이토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 승연이가 쿠킹을 또 얼마나 좋아하는데…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이 내일은 애 아파도 데리고 오라는 따뜻한 말에 괜히 또 울컥함. 아이고…

 

 

14 Comments

  1. Jennifer · November 22, 2010 Reply

    일하는 엄마가 진짜 쉽지 않네요. 승연이도 언니도 화이팅!

  2. jihye kim · November 22, 2010 Reply

    아파도 데리고 오라는 선생님 말씀이 정말 따뜻하네요…
    그나저나 승연이는 HEALTHY FOOD만 먹을 거 같은데(샐러드를 잘 먹어서 그런가…) 마쉬멜로우같은 것도 잘 먹나 봐요..
    준이는 저렇게 해줬더니 마쉬멜로우 보고 좋아하기만 하고 먹진 않더라고요..

    • 퍼플혜원 · November 23, 2010 Reply

      junk food는 많이 안먹는편인데 마쉬멜로우를 넘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rice krispies를 사랑하는거 같고요. 쫄깃한게 좋대요.

  3. Bangsil · November 22, 2010 Reply

    working mom이 어렵긴 어려운가봐요ㅠㅠ
    정말 날씨가 이번가을은 왜이러죠? 오락가락-_-” 그러니까 애들도 더 감기가 잘걸리는듯해요.승연이 빨리나아야 하는데말이죠~
    나무 머그가 너무너무 예쁘네요! 땡스기빙 준비는 잘 되고 계세요?

    • 퍼플혜원 · November 23, 2010 Reply

      오늘은 반팔입어도 되겠어요. 어찌나 습하고 따뜻한지. 땡스기빙… 올해야말로 대충 하고 싶네요. 빵도 그냥 필스버리 도우 사뒀구요. 디저트는 아직도 뭘할지 모르겠어요. 방실씨는요?

  4. Mindy · November 22, 2010 Reply

    말만들어도 맘이 짠하네요..ㅠㅠ
    우리 애들도 지난주 아팠어서 둘째가 금욜에 학교를 못갔는데 승연이도 아팠군요..
    얼른 나아서 내일 Thanksgiving feast는 가길 바래요~!
    (그러고보니 우리둘째 킨더도 내일 thanksgiving feast를 하네요?ㅎㅎㅎ)

    승연이 승빈이랑 혜원씨도 Happy Thankgiving~!

  5. scentedrain · November 23, 2010 Reply

    이 곳 서부에도 오늘 눈이 온다고 해서 핫초코 생각이 많이 나네요.
    혹 모르시면 Moonstruck Hot Cocoa 강추해요. 제가 사는 곳에 HQ가 있는데 작년에 온라인에서 보고 큼직큼직한 Gourmet 마쉬멜로 넣고 먹었더니 정말 매일 마셔도 또 마시고 싶더라구요. 덕분에 살이 많이 쪘지만.

    • 퍼플혜원 · November 23, 2010 Reply

      오 방금 찾아봤는데 캔도 이쁘네요? 이거 다먹고 그걸로 사먹을께요. 핫초코도 승연이땜에 사기 시작한거라 전 아직 코코아보단 커피지만… 추천 고맙습니다~

  6. 이진 · November 23, 2010 Reply

    핫쵸코 먹는 승연이!
    정말 이젠 언니가 되었네요…의젓해요!^^
    혜원님 가족 모두
    Happy Thankgiving~!!!!^^

  7. Soo · November 23, 2010 Reply

    이 사진 보고 방금 핫쵸코 먹었어요
    마쉬멜로우가 없는 걸 땅을 치면서..

    사진이 너무 이뻐요.

    여기 시애틀은 오늘 눈이 펑펑 오는데..
    혜원님도 좋은 겨울 되세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