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온다

어젯밤 안입는 옷들 정리좀 하느라 옷장도 다 파헤쳐놓고 앞으론 어떻게 스타일좀 바꿔볼까 혼자서 이것저것 꺼내입어보다 약간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여름동안 손 한번 안댄 옷들이 서랍장 반이상을 차지하는거. 작년까지만해도 열심히 입었던 옷들인데 이번엔 입을때마다 웬지 빈티 나는 느낌이라 다시 벗어 쳐박아 놓았던 옷들… 아니, 그사이 내가 스타일이 바뀐건가..싶기도 하다 이게 뭔지 깨달았다. 바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거다.

엄마가 운동복을 입으실때도 꼭 목걸이를 하고 계시는걸 보고 내가 이것도 멋이냐고 놀린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하신말 (이때 말고도 수시로 하시던말)이 엄마나이가 되면 이런게 없으면 허전하다고… 근데 어쩜좋아…그게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ㅋㅋ

까만 티 한장 달랑 입어도 봐줄만했는데 이젠 꼭 목걸이라든지 벨트로 악센트를 줘야하고 나름대로 멋스럽다 생각했던 색 바랜 티도 이젠 집에서 일하다 나온거 같고. ㅠㅠ 편하다고 막 신고 다니던 신발들도 초라해보이니 이걸 다 어쩐단 말이냐.. 어제 큰맘먹고 초라해보인다싶은 옷들은 다 정리해 아파트 재활용쓰레기 수거하는곳에 다 내놨다. 대학때 입던 티, 버리기 아까워 잠옷으로 입던 헐렁한 티, 락스방울 튀어 얼룩이 진 쫄바지 등등..-_-;; 왜 지금까지 가지고는 있었던건지..

여름옷은 이렇게 다 정리해버리고 이젠 가을옷을 꺼내야할때가 왔다. 제발 입을만한것들이 많아야 할텐데…

그렇게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었는데 계절이 바뀜에 따라 세월도 간다는거. 나의 얼굴도 변하고 스타일도 변한다는거. 새삼스럽고 또 아쉽기 짝이 없다.

주말에 어른여섯과 아기한명이 다녀온 올여름 마지막 바베큐. 급하게 준비해간것 치곤 푸짐하게 잘 먹고 왔지만 너무 추워 하루종일 떨었더니 남편은 그담날 몸살이 났다. -_-;;

아기 한명 = 강 진.
진이가 벌써 돌이라니…

귀여운것^^

 

 

21 Comments

  1. jae · September 26, 2005 Reply

    저도 작년까지 입었던 옷의 30%도 못 입었어요…왜냐! 살이 쩌서요..ㅠ.ㅠ 남들은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 한다는데 저는 겨울을 앞두고 할거랍니다. 겨울옷도 두꺼운데 동글동글 공이 될 순 없쟎아요. 그리고 옷들이 왜 그렇게 후즐근해 보이는지… 그건 역시 옷탓이 아니라 나이탓이었던 거죠. 저도 요즘 제 스타일컨셉을 도대체 뭘로 잡을까 고민한답니다.(10년전부터 쭉 고민만..-.- 도대체 나한테 어울리는 스탈은 뭘까!!?) 그전에 살빼야지요.ㅎㅎㅎ 혜원님도 감기조심하세요, 옮지 않게…남편분에게는 비정하게 들리겠지만.^^;

  2. Jennifer · September 26, 2005 Reply

    근데, 우리 만난 날 언니가 한 목걸이는 예뻤었는데 ^^ (분위기 파악 안되는 리플인듯 ㅎㅎㅎㅎㅎ)

  3. 손민영 · September 26, 2005 Reply

    I got sick too -.-

  4. 서진 · September 26, 2005 Reply

    다들 아팠던거야? 울 오빠가 가자구 졸라서 갔던거였어서 넘 미안하당. 어케… 울 집식구들은 그런데로 괜찮아. 진이가 피곤했었는지 그날 9시반부터 자서 그담날 아침 9시반이 되어서야 일어났다는거 빼고는 그냥 대충 정상적… 다들 몸조리 잘해~

  5. 혜원 · September 26, 2005 Reply

    jae님 저도 스타일 컨셉을 구상중이어요. ㅋㅋ 다이어트 꼭 성공하세요!^^
    제니퍼, 그때 뭐하고 나갔더라? 고마워~
    민영, 어쩌냐.. 나도 어제 헤롱거리길래 닭죽 끓여줬어. ㅋㅋ
    서진, 우리 다 잘놀다왔는데 뭐가 미안하냐. 반바지 입고간 울남편과 맨발을 훤히 내놓고 온 민영을 구박해야지. ㅎㅎ

  6. suzie yi · September 26, 2005 Reply

    나이탓인걸 모르고 이때껏 옷탓만 했네요…^^
    혜원씨 처럼 젊고 이쁜이도 벌써 그렇게 느끼신다니…나는 어떡해…스타일 컨셉 구상 끝나시면 꼭 가르켜주세요!!!
    위로와 격려의 말씀 하나 나눌께요.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 잠 31:30

  7. 혜준 · September 26, 2005 Reply

    언니 정리하면서 혹시 내 denim capri (gap 꺼) 있으면 절대 버리지 말고 보관 좀 해주라. 아무래도 그거 놔두고 온 거 같애. 이번 여름 내내 그 바지 생각만 하다가 다른 청바지 사고도 실패를 거듭했으니…ㅜㅡ
    정말 옷 정리 좀 하면서 제대로 된 거만 좀 놔두던가 해야지, 옷장은 가득 찼는데 왜 아침마다 난리냐면서 엄마한테 구박받는다. ㅠㅠ 옷 사 죠. 으흐흐흐흐.

  8. 귀자 · September 26, 2005 Reply

    그래서 나이먹는것도 서럽다고 그러나봅니다….
    그래도 잘 씩씩하게…..

  9. 홍신애 · September 27, 2005 Reply

    어머 언니 괜찮아요??? 아프지 말아야지….. 그리고 스타일이 변하는건 좋은거 같아요. 나이 들어 가면서 계속 틴 같으면 민망하잖아요.^^* 곱게 고상하게 이쁘게 스타일도 바뀌면서 멋지게 30대를 맞이하고 싶네요. ㅎㅎㅎ 오반가…^^;;

  10. 엄마 · September 27, 2005 Reply

    바쁜데 나이 의식할 여가 있으신가요???? 가만있어도 드는 나이 뭣하러 나이 나이 하시나요! 원참 !! 뻔데기 앞에 주름잡나요?? 민망하구먼 ㅡㅡㅡㅡㅡㅡ.ㅎㅎ.

  11. 솜2 · September 27, 2005 Reply

    전 제 옷중 거의 90%를 안 입고 있죠…왜냐…애 둘낳으면서 불은 몸…예전으로 돌아가겠지하면서 미련을 못 버려서…그리고 이 몸에 맞혀서 새로 살순없어하고선…
    그래서 저두 어디 가려고하면 입을 옷이 없답니다…ㅠ.ㅠ
    저두 정말 이젠 그런 욕심들버리고 그냥 나이에 맞게 살아가기위해서 제 스타일을 찾아야겠어요…ㅠ.ㅠ

  12. 혜원 · September 28, 2005 Reply

    suzie님 좋은 구절 넘 고맙습니다. 심란했던맘이 어느정도 진정되는듯 해요.ㅎㅎ
    혜준, 그 바지 없는데? 네가 두고간 옷은 거의 없다고 본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 나도 과감하게 버릴껀 버릴려고.
    귀자님 ㅋㅋ 네, 우리 씩씩하게 잘 살자구요.^^
    신애씨, 내가아픈게 아니라 남편이..이젠 다 나았어요. 난 그래도 틴같고 싶은데. ㅋㅋ
    엄마, 아무래도 맘이 텅 빈듯하여 이런생각들이 자꾸 비비고 들어오는건지..머리스탈 얘기할때마다 엄마가 한말 생각난다. 머릿속이 비면 자꾸 머리스탈 바꾼다고.ㅋㅋ
    솜2님 저도 그런식으로 옷 다 갖고있는데 비좁아서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할거 같애요. 예전에 유학생동생들 많을땐 막 주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사람도 없네요.-_-;;

  13. klimt · September 28, 2005 Reply

    허걱~~~ 혜워니 너도 그 나이가 됐다니… 언제나 아기같더니… 난 말야… 93년 빠리에서 산 옷도 못 버린게 있다.. 다시 맞길 바라는 황당한 꿈을 갖고 말야..ㅋㅋ

  14. 앤지 · September 28, 2005 Reply

    저만큼 옷정리 못하는 사람 또 있을까 싶어요. ㅠㅠ. 머리속이 비면 머리 스타일을 자주 바꾼다구요? 전 머리속 꽉 차지 않았는데요…

  15. 혜원 · September 29, 2005 Reply

    klimt언니, 난 그때 산 옷들 지금 어디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워낙 돈에 쪼들리다보니 두개밖에 안산거 같은데..ㅎㅎ 언니! 할수있어요!
    앤지님 머리스탈 절대 안바꾸시나봐요. 저도 거의 그런데 엄마한테 머리 이렇게 해볼까? 이럴때마다 그시간에 공부한자라도 더하라고 하시면서 그말을 하시더라구요. ㅋㅋ

  16. 엄마 · September 30, 2005 Reply

    야아–, 엄마 쑥스럽구먼. 우리집은 원래 바지 바람 아니였던가?????ㅎㅎㅎ

  17. 혜원 · September 30, 2005 Reply

    엄마 근데 있잖아.. 청바지 접는거 여기 뉴욕에도 유행했었대요. 오빠도 그렇게 하고다녔다는군. -_-;; 그때 사진이 있어야되는데.ㅋㅋ

  18. 싸랏 · September 30, 2005 Reply

    아우~ 우리집 옷장보며 나도 심난!!
    날씨가 갑짜기 추워졌짜나요~
    그런데 그 많은 옷을 바라보며..저도 한숨이….
    당췌 입을께 업떠라고~ –;

  19. april · September 30, 2005 Reply

    저도 그제 옷장정리했는데… 작년에 넣어두었던 가을/겨울옷들이 꺼내니 왜 그리 후줄그레~하게 보이는지… 저도 나이를 먹나봐요. 그나저나 어제밤부터 갑자기 찬바람이 쓍~ 하네요. 혜원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20. 노아맘 · October 5, 2005 Reply

    혜원님, 어쩜 혜원님 사는 동네가 아무래도 패션에 민감한 곳이라 그런게 아닐까요? 울 동네는 남이야 뭘입고 나가든.. 다들 우중충해서리.. ^^ 잠옷입고 나오는 애들도 많던데요? ㅋㅋ
    전 그래서 끝까지 나으 독특한 스타일이라 믿고 쭉~ 밀고 나감다… 벌써 거긴 그렇게 춥군요~~

  21. 혜원 · October 5, 2005 Reply

    ㅋㅋ 노아맘님 그럴수도 있겠네요 정말^^ 잠옷입고 나오는사람들도 있다니요..이번주는 다시 습한게 좀 더워요. 인디언썸머는 아닌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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