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08 (1)

계획에도 없는 속초엘 다녀왔다. 없었다기보다 아빠가 우리에게 통보하다시피 이틀은 비워둬라 하시는 바람에 부랴부랴 남편은 수영복을 사고, 승연이는 친한동생 딸꺼 빌리고 나도 동생 수영복을 빌려 떠났다.

여행, 하면 휴게소에서 사먹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두과자가 떠오르는데 완전 오프시즌이라 그건 보이지도 않고 대신 뻥튀기로…
두번째 휴게소엔 춘향전에서 볼법한 이런 그네가 있어 엄만 몇십년만에 타보냐 하시며 몸좀 푸셨고, 나는 자기도 타야한다는 승연이를 붙잡고 앞으로 다다다다…뒤로 다다다다…T.,T

어느덧 설악산의 일부가 창밖에 보이고

차에서 내리니 공기부터가 다르다.

그자리에서 만들어주는 인절미 한통 사들고

실로암 메밀국수라는곳을 찾아 찾아 갔다.

입에서 녹는 삼겹살과 노란김치, 그리고 비빔메밀, 동치미 메밀…
우아…

이집 뒤엔 이런 시골풍경이…
예전엔 시골이 좋은줄 모르겠더니 거름 냄새조차 정겨웠다.

이렇게 해바라기씨를 받는거같다고…

첨보는 가지꽃

수학여행 이후 첨 가는 낙산사..

그땐 다른학교 남학생들 본다고 이런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 아마..

바람때문에 외할머니 손수건을 걸친 기쁨조 승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이 젤 아름다웠다.

파리가 앉아있던, 그래서 남편은 “nasty!”라고 외치던 떡도 그냥 지나칠수 없어 하나 먹어보고..(맛만 있더만..)

승연이는 걸었다가 앉겼다가 목마탔다 하며 우리를 잘 따라 다녔다.

난 이날씨에 청바지를 도저히 입을 엄두가 안나서 시내 나갈때 이쁘게 입고 나가려던 정장 반바지를 입고 이틀을 버텼다.

아니, 이젠 너가 이런 포즈까지 잡을줄 아는 나이가 되었단 말이냐…

가장 알려졌다는 횟집 (대선횟집?)을 찾아가 시킨 물회. 야채와 함께 나와 우리가 직접 초장을 넣고 비벼먹는 포항식 물회를 기대하고 넷 다 이걸 시켰더니 아니 웬걸…@.@ (그옆엔 서비스로 받은 성게 (그 비싼 Uni!!))

나중엔 여기에 밥도 말아먹으라고 밥도 한공기씩…  진짜 눈물 흘리며 겨우 건더기만 건져먹었는데 긍정의 여왕 엄마는 계속 먹으니 혀가 마비가 되어 매운맛을 느낄수가 없다며 아마도 속초에선 혀를 마비시킨다음 먹는게 맞는 방법인가보다 라고 함. 헐~ 아마도 혀가 영원히 마비가 된건 아닐까?

 

 

28 Comments

  1. Sang Lee · September 16, 2008 Reply

    우와~~!! 실로암 다녀오셨군요.. 저두 한국 나가면 속초에 가서 거기 꼭 다녀와요.. 넘 맛있는 곳이예요.

  2. 심현주 · September 16, 2008 Reply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매운 물회는 내 스타일인데…군침돌아요.ㅋㅋ

  3. 꼬마양파 · September 16, 2008 Reply

    옹..덕분에 좋은 구경해요 구석구석 이쁜것도 보고.
    아가도 쑥쑥자란느낌.
    저는 이번에 한국에가면 제주도에 가볼테에요!

  4. 정애 · September 16, 2008 Reply

    언니야.예전 생각이 나네.내가 갔을때는 낙산사 불이 나서 볼게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깨끗하네…
    바람이 많이 불제…나두 바람땜시 귀가 아픈 기억이 나네..

  5. 김애리 · September 16, 2008 Reply

    드디어 새 포스트가…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주인장님 ㅜ.ㅜ

  6. 이지혜 · September 16, 2008 Reply

    혜원님, 잘 돌아오셨군요.
    한국은 얼마를 다녀와도 항상 짧고 바쁜 거 같은데 2주는 정말 짧죠? ^^
    승연이가 이제 베비~가 아니네요. ^^ 완전 아동 아가씨에요. 귀여워라~~~
    그나저나 뵈는 것마다 다 먹고싶어요. 흑T.T

  7. 박윤지 · September 17, 2008 Reply

    어머..승연이 정말 귀여워요. 저도 꼭 딸하나 더 낳아 키우고 싶은데… ㅠㅠ

  8. 성희 · September 17, 2008 Reply

    으… 속초 정말 여름철에 자주 갔었는데… 막 생각나네요~~

  9. 이진 · September 17, 2008 Reply

    우와!!
    음식 색깔이 진짜 맵게 생겼네여~~~^^*
    아빠 무등 탄 승연이의 자랑스런 모습이
    넘 귀엽당!!!^^*

  10. Amy · September 17, 2008 Reply

    오랜만에 글보니까 넘 반가운거 있죠??ㅎㅎ 가지 꽃 넘 예뻐요 늘 가지 파는 것만 보다가 저렇게 보니까 색다르네요. 해바라기 씨는 저렇게 받는 거였군요….전 그냥 따는 줄 알았다는 ㅋㅋ 승연이 목마탄 모습보니까 정말 부쩍 자란 것 같네요

  11. RICKY · September 17, 2008 Reply

    ㅎㅎㅎ 승연이 포즈 넘 귀여워요

  12. Sunny · September 17, 2008 Reply

    긍정의 여왕이란 타이틀이 어머님 인상이랑 매치가 넘 잘되요. 맛기행 다녀오셨나봐요.. 침만 질질 흘리다 갑니다.. ^^

  13. yunjeon · September 17, 2008 Reply

    승연이가 너무 행복하네요. 저희 아들은 한국에 가면 머리가 까만사람이 많아서 마음이 편하데요.

  14. carol · September 17, 2008 Reply

    우와…승연이는 참 외모가 자꾸만 출중해집니다..어쩜…이렇게 이쁠수가…ㅜㅜ 너무 이뻐요…
    낙산사 너무 그립군여.ㅎㅎㅎㅎ

  15. 이인숙 · September 17, 2008 Reply

    혜원님, 진짜 땡큐예요.
    제 친정이 속초라 휴게소부터 시작 실로암등등 모두모두 저희가 즐겨다니던 곳이네요. 눈이 너무 호강했어요.
    근데 사진보니 당장 달려가고픈 마음이 더 커지네요.^^

  16. jannis · September 17, 2008 Reply

    낙산사~ 정말 수학여행때 슬쩍 들렀던 곳이네요~
    역시 단체로 우다다~ 가는거보다 따로 한적하게 가는게 진정 즐기기 좋아요~ ^^
    추석 지나서 느끼리~한 음식만 먹었더니 저 매워보이는 물회도 급 땡기구요.
    이 포스팅 보니 조만간 속초로 떠야겠어요~~ ^^

  17. handke · September 17, 2008 Reply

    재작년 가을에 남편과 함께 갔던 설악산이 생각나네요~
    실로암 막국수도 먹고 싶고, 매콤한 물회도 먹고 싶구요…ㅎㅎ 전 저런 물회를 더 좋아해서요…제주도에서도 물회를 먹어봤는데 저 매운 물회가 저는 더 맛있더라구요ㅎㅎ
    올 가을엔 남편이랑 혜원님 다니신 코스 한번 쭉~ 돌아볼 계획좀 세워봐야겠네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셨을텐데..추억을 비타민삼아 또 즐거운 생활 하시길~~~~*^^*

  18. 무인주부 · September 17, 2008 Reply

    백김치가 고문샷이네요. 으음. 작년 연말에 한국 들어가 낙산사 갔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답니다. ^^ 딱 좋은 계절에 가셨네요.

  19. youn · September 17, 2008 Reply

    하하하. 혜원님 어머니 넘 귀여우세요. 저도 혀마비시키고 함 먹어봤음 좋겠네요. 후루룩 쩝쩝~~

  20. 김은정 · September 17, 2008 Reply

    혜원아 오랜만 ^^
    낙산사, 수학여행 이런말을 들으니 정말 옛날 생각이 간절해지네 다시 한번 가서 지대로 보고싶군
    서울에 와 있다니 만나고도 싶구나!!!!!

  21. melisa · September 18, 2008 Reply

    아버님, 어머님, 헤원씨 가족과 너무 행복해 보이십니다.
    승연이 너무 예뻐요. 했빛에 좀그을린듯싶은데….
    어머님 신발도 무척 편한듯싶은데요. 멋진 경치 잘 즐기고
    다녀오세요.

  22. 혜원 · September 18, 2008 Reply

    저도 사실 시간만 된다면 갈때마다 우리나라를 한곳씩 둘러보고 싶더라고요. 맛집투어같은… 우리나라 여행가이드 하나 사온다는걸 깜박했네요.

  23. 뉴욕댁 · September 18, 2008 Reply

    주인장님 덕분에 한국 투어 합니당~~

  24. 유경희 · September 18, 2008 Reply

    저도 수학여행할때가 생각나는군요.
    덕분에 한국여행잘하고 있습니다.

  25. Mindy · September 18, 2008 Reply

    저도 혜원씨덕에 넘좋아하던 속초구경을 다 하네요. 실로암막국수집은 주인이 바뀌신후에 맛이 많이 떨어진다고 시부모님이 말씀하시던데 그래도 여전히 맛있어보이네요. 아… 한국가고싶어요….ㅠㅠ 승연이 넘 귀엽고 씩씩하게 잘 따라다녀서 넘 이쁘네요~~^^*

  26. eggie · September 20, 2008 Reply

    혜원님 긍정적인 성격이 어머님께 물려받은 거군요.^^

  27. Solus · September 20, 2008 Reply

    정말 절경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속에 승연이도 쑥쑥 크고있는 모습이 넘 이쁘고…

  28. 혜준 · October 24, 2017 Reply

    이때만해도 진짜 엄마 젊었다. 세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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