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014: The Final Days

잊지 못할 시간들로 계획했던 여행들을 마무리하고 남편과 승연이는 개학날에 맞춰 2주도 못 채우고 먼저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처음으로 엄마와 헤어진다고 공항에서 우는 승연이를 보니 어떤 헤어짐에도 눈물을 보이던 내 어렸을때 모습이 생각나면서 어머.. 우리 승연이가 이렇게 많이 컸네~ 싶고.

배가 꺼질 새도 없이 계속 꾸역꾸역 먹다보니 난 드디어 배가 탈이 나고 소화제를 들고 다니며 끼니마다 꼬박꼬박 챙겨먹음. 여기서 무너지면 안돼 이겨야 해…

이날도 아구찜 별로 땡기지 않는데… 엄마가 강추하는 낙원상가 어딘가의 마산아구찜집에 가서는 밥도 없이 정말 엄청 먹었던것 같다. 반찬도 없이 완전 큰 접시에 넘치도록 담아주는 이곳. 비주얼은 이래도 ㅋㅋ 탱글탱글한 아구와 콩나물… 너 정말 오랜만이야..

agu-jjim

아구찜 원없이 먹고, 화장실 몇번 다녀오고… 남편 출국 마지막 밤이라고 뷔페에.. -_-;; 이건 뭐 간단하게 먹을수도 없고… 쩝
올해 다시 오픈한 힐튼호텔의 카페395.

hilton-buffet1

질리도록 먹은 해삼과 전복. 전복요리는 이렇게 세가지나! 전복냉채, 전복마늘볶음, 전복스시.

hilton-buffet2

메모 해뒀던 디자인샵을 찾아 홍대 뒷골목도 걷고, 눈여겨 봐왔던 젠틀몬스터 쇼룸도 찾아 여행 기념품 하나 건졌고

hongdae2014

엄마 냉장고와 냉동고 비워준다고 열심히 먹어치웠는데 그 중 하나가 홍시. 냉동해뒀던 홍시를 믹서기에 가니 샤베트 같은 환상의 디저트가 완성.

hongsi

부산에서 맘껏 먹지 못한 멍게 해삼 전복을 아빠가 사오셔서 (해삼 내장 후루룩~!!)

momsseafood1

또 한번 해산물파티를 하고 (승빈이는 참기름소금 찍어서 전복회 대량 섭취)

momsseafood2

이번에 간장게장에 맛을 들인 승빈이는 매끼니 전복죽에 간장 게장을 요구했다. 내가 게장을 한번 시도해봐야 하나… 전복죽도 곧 한번 만들어봐야겠군.

momsseafood3

음식도 음식이지만 무엇보다 추석이라 가능했던 가족모임들. 결혼했다는 소식만 들었는데 애 둘 아빠가 되어있는 사촌동생을 포함해 안본지 정말 오래된 친척들을 외가 친가 모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수년간 그리워하던 대가족 모임.

familytable1familytable2

조카의 유아세례. 줄줄이 이어지는 가족행사.

adele

내가 출국하던 날, 엄마의 연근 튀김. 옆에 서서 하나씩 집어먹는 우릴 보고 이렇게 빨리 없어지는거 처음이시라고 하시는데… 난 울컥 ㅠㅠ

lotusrootjun

시간이 가면 익숙해질것 같았던 가족과의 이별은 싱글때보다 결혼하니 더 아프고, 아이들이 생기니 더하다. 옆에서 Are you OK? 물으며 꼭 안아주는 딸들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신나고 즐거운 여행 속에 잔잔하게 깔려있는 슬픔을 외면할 수 없다.
애써 즐거움만 기억하는 수 밖에.

보너스로…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셀카봉. 처음엔 너무 우스웠지만 살 수 밖에 없었던. ㅋㅋㅋ 영어론 selfie stick으로 검색하면 웃긴 포스팅들 진짜 많다.

selfiestick

 

 

10 Comments

  1. citron · September 25, 2014 Reply

    ㅋㅋㅋ 셀카봉 너무 웃겨요.
    저 이번에 뉴욕 갔을 때, 길 걷는데, 다들 셀카봉 들고 찍으시는 분들 많더라구요.
    대부분이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요, 특히나 한국인들요. ㅋㅋㅋ

    전 여행사진들 인스타그램에서 보면서, 승연이네 학교는 개학을 늦게 하는구나 했다죠. ㅋㅋㅋ

    정말 여기서는 멍게가 없죠?
    저 정말 멍게 좋아하거든요.
    멍게에서 나는 향을 좋아해요. 멍게비빔밥도 좋아하고요.

    아구찜… 다음에 또 부산 가시면 거기서도 아구찜 먹어보세요.
    감자사리까지 나오는데… 완전 맛나요.

    흑… 진정 먹고 싶네요.

    • 퍼플혜원 · September 30, 2014 Reply

      저도 이게 뭐야? 했었는데 뉴욕 돌아와서 몇건(?) 봤어요 ㅋㅋㅋ
      여기서 멍게 있긴 한데 괜히 한국에서 사먹는것보다는 덜 싱싱할것 같고 절대 안사게 되더라구요 ㅠㅠ 저도 멍게비빔밥 넘넘 좋아해요. 부산출신이시라니 저랑 식성이 같으시겠당. ㅎㅎ

  2. Clara · September 25, 2014 Reply

    아구찜…!!!!! 정말 화면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아요…
    진짜 맛있게 생겼네요~!!!!
    저는 당연히 승연이도 함께 있다가 온 줄 알았는데..
    미리 보내셨군요..(학교는 어떻게 하셨을까 궁금했었어요…역시나 한국 엄마!!! / 전 어디 가도 항상 학교 스케쥴 부터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학교 하루라도 더 보내나 고민하는데 미국 엄마들은 가족여행 간다고 자연스럽게 몇주씩 학교 빼고 그러더라구요..)

    아..저 울컥하는 느낌 알 것 같아요 (막 감정 이입..).
    저도 항상 한국 다녀오면서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면 느꼈던 감정인거 같아요. 흑….
    그래도 가족들하고 오랜만에 시간 보내시고 추석도 함께 하실 수 있으셔서 좋으셨겠어요~

  3. 이진 · September 25, 2014 Reply

    곧 런치 먹어야 할 시간인데…지금 전복,멍게 해삼과
    갈비찜,각종 전들 사진을 보고 말았으니 ㅠㅠㅠ
    셀카봉 다들 많이 사용하더라구요~이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듯 하죠?^^

    • 퍼플혜원 · September 30, 2014 Reply

      아직도 뉴욕에선 놀림대상이 되는것 같으나.. 저도 사온 셀카봉으로 한번 도시를 누벼볼랍니다 ㅋㅋ

  4. · October 1, 2014 Reply

    가족과 잘 지내면 지낼수록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면, 그 무거운 무엇인가가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그 느낌….알죠.
    그리고 한동안의 후유증….
    전 이 증상이 좀 오래가는 지라, 이젠 점점 한국가기가 두려워지기까지….
    애들생기고 그러면 덜 할 줄 알았는데, 애들이 생겨서 친정엄마를 더 알수 있을 것 같아 그 증상이 더 오래가더군요..
    지나가면서 하시는 그런 말씀도 긴 인생의 체험에서 오는 말들이라, 가슴에 박히고….
    그러면서도 그리움이 더 커서 또 갈 생각을 하게되죠? ㅋㅋㅋ
    이번엔 아이들과 추억을 같이 더듬으며 잘 넘기시길 ㅋㅋㅋ 혜원씨 사진 보면서 저두 내년에는 9월쯤 나가는 걸로 계획을 세워야 겠네요 ㅋㅋㅋ

    • 퍼플혜원 · October 2, 2014 Reply

      맞아요. 애들생기면 나아질것 같았는데 더하더라구요. ㅜㅜ 썬님도 추석에 맞춰 가시면 가족모임들도 많아 다녀온 보람(?)을 더 느끼실듯 해요.

  5. · October 23, 2014 Reply

    혜원님~
    한국방문 후기 너무 잘읽었어요. 혹 나중에 기회되시면 애들 둘 데리고 비행기타기 시차적응하기 tip 좀 쉐어해주세요.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4 Reply

      아 네 ^^ 저희도 무작정 부딪히는 편이라 팁이랄껀 없지만 다음에 생각나면 정리해 볼께요.

Leave a Reply to 퍼플혜원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