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ing Them G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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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잘때 침대에 길쭉하게 뻗어있는 아이를 보며 어머 언제 저렇게 많이 컸지? 하며 잠시나마 평화로운 그 순간에 눈코입 손발가락등을 오목조목 다 관찰하곤 한다.

점에 노이로제가 있는 아빠 (점이 많거든 ㅎㅎ 연애시절 여드름으로 고생하던 한때 날 pizza face라고 놀려서 내가 chocolate chip cookie face라고 받아쳤던 적도… -.-V )는 승빈이의 저기 저 점, 저거 생길랑 말랑 할때 어찌나 가슴을 치며 아파하던지… 그것도 어느새 그녀의 매력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얼굴이 커지면서 눈물점이 되지 않고 좀 옆으로 옮겨져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점이 되길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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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 성깔이 어찌나 대단한지 (사진상으론 평화로워보여도) 우리집엔 바람 잘 날 없고 그넘의 욱하는 성격때문에 언니가 많이 당한다.

며칠전에는 들고있던 아이패드로 승연이 콧등을 찍어서 얼굴이 부어오르고 껍질까지 벗겨져 큰 상처를 얼굴에 달고 다녔는데 (드디어 어제 딱지가 떨어져서 봐줄만 하다!!) 하필 지금 앞니들도 빠지고 없어 완전 무슨 계단에서 여러번 구른 모습이었다는..
평소에는 딱 그 자리에서 화끈하게 혼내고 마는데 이날은 안하던 타임아웃도 하고 애를 잡았다 그냥.

승연이에게는 제발 애 좀 건드리지말라고 당부를 하고 (꼭 애를 건드려서 이런 일이 벌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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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크나.. 싶다가도
아 벌써 너무 많이 컸어.. 하고
다 키워서 좋겠다.. 라고 남에게 말하면서도
다 키워서 좋겠다.. 란 말을 들으면 아쉽기도 하고
이래서 남들은 애를 셋넷 낳는구나 이해가 가면서도
남이 또 하나 더 낳으란 말 하면 기분나쁘고 ㅋㅋ

————

어제는 출근준비 다하고 내니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니가 울면서 전화가 와 엄마가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가셨다고… 자기도 어떤상태인지 모른다고… (다행히 엄마는 괜찮으시다고..휴. 근데 오후에는 내니 자신이 탈진으로 병원에서 실신을 해서 몇시간 입원하는 소동까지..)
나는 또 재택근무… 라고는 했지만 승빈이가 클래스가 없는 날이라 전화로 이멜만 확인 하고 모처럼 밀린 집안일들 하며 승빈이와 놀았다. 이럴때가 아닌데 내일가서 열심히 하지 뭐 이런 마음으로.

생각해보니 승빈이와 단둘이 외출하는것도 처음이었다. 내니의 전화를 받고 슬슬 배가 고파서 싸뒀던 승빈이의 점심을 내가 까먹고 점심으론 먹을게 마땅치 않아 걸어나가 나름 인기많은 동네 스시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요즘 하이체어를 거부하는 승빈이는 건너편에 앉아 어찌나 잘 먹던지.
역시 애들은 혼자여야 말도 잘듣는다.
평소에도 수다가 끊이지 않는 그녀는 재미난 점심데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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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새로생긴 후로즌요거트 집에서 디저트.
엄마가 계산할동안 자리 맡아서 앉아있어라.. 라고 하니 또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던 모습도 내겐 참 새롭다.

틈틈히 이런 행복가득한 웃음을 아무말 없이 날리는 모습에서 아 이녀석도 이 순간을 즐기고 있구나 싶었던…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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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Bangsil · July 3, 2013 Reply

    승빈이가 화끈한 말괄량인가봐요:) 엄마랑 데이트가 무지 행복했나보내요~ 사진에서 마구 느껴져요.

    p.s. 얼마전에 혜원님이 빨래 자신없다고 한 포스팅 있잖아요. 전 그게 뭔말인지 잘몰랐거든요. (그냥 흰색과 색깔로만 나눠 돌리고, 무조건 laundry dryer에 50분씩 돌리고, 아끼는 탑들은 손빨래한다고 놔두었다가 결국 몇달동안 못입는 저-_-다들 그렇게 사는줄 알았다는) 저희 엄마가 이번에 오셔서 저의 entire closet을 빨래해주시는데 정말 예술인거 있죠. 정말이지 빨래 개는것까지 어떻게 이렇게 다른지.세탁기 여러 function, dryer function 이것저것 쓰면서 손빨래 하나도 안하구 제 옷을 다 정리해주시는데 혜원님 글 생각이 마구마구 났어요^^; laundry도 form of art인가봐요. 하지만 전 결국 엄마한테 이렇게 못하고 살겠다고 얘기하고 끝났어요…하하. 저두 빨래 자신 없어요ㅠㅠ

    • 퍼플혜원 · July 8, 2013 Reply

      그죠! 완전 그거에요 ㅋㅋ
      저흰 지하실에 공동빨래방이 있는지라 두번 헹구는거 생각도 못하는데 친정에 갈때마다 두번씩 헹구시고 뭐 다른 모드 조절 다 하시고 하니 빨래가 더 하얘져서 와요. -.-

  2. sawlmom · July 3, 2013 Reply

    너무나 공감가는 글이네요… 읽어내려오는 내내 “awww… ” 하며 제 아이들 커가는 과정 보며 느꼈던 감정들이 생각나 눈가까지 촉촉해졌다죠 ^^
    이런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로 감성을 자극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앞으로도 쭈욱~ 화이팅!

    (전 혜원님의 블로그를 오래 지켜본, 거의 눈팅수준으로 다녀가는 팬(?) 이지만 요즘들어 부쩍 느끼는것은 혜원님의 글솜씨가 일취월장 한다는거에요… 부러워요… 뭔가를 계속 하다보면 늘수밖에 없나 싶다가도 아무나 다 그런것같지는 않거든요 ㅎㅎ 암튼 멋져요 )

    • 퍼플혜원 · July 8, 2013 Reply

      어머 정말요? 요즘 이넘의 글땜에 스트레스 받는데 용기를 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3. Jihye kim · July 4, 2013 Reply

    저도 그러고 보니 솔이랑은 데이트를 한 적이 없는 거 같아요.
    풀타임으로 프리스쿨에 가니 할 짬이 안난다는…
    한동안 프리스쿨 안간다고 해서 한열흘 같이 있었는데 그 때 며칠은 좋더니 나중에는 가라~~했는데. ^^
    저희 집도 항상 쟤 건드리지마, 너 덤비지마 그렇게 혼나요.

    • 퍼플혜원 · July 8, 2013 Reply

      솔이와 한번 데이트 해주면 너무 좋아할것 같은데요. 주말에 남편께 준이 맡기고 해보심 어떨지…
      승빈잉 너무 좋아해서 저도 쫌 놀랐어요.

  4. Clara · July 5, 2013 Reply

    하하…애들은 혼자여야 말 잘듣는다는데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희 애들도 그래요. 하나만 데리고 어디 가면..어찌나 싹싹하게 말을 잘 듣는지…꼬박꼬박 존댓말 쓰고 말이죠…
    애들 저리 누워있는거 보면…정말 길쭉~하니 많이 큰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엉덩이 토닥토닥 엄청 많이 해주고…쓰다듬어 주고….하는데..
    딱 잠에서 깨면 왜 그렇게 말을 안듣는지….요새는 둘이 싸우는 통에 힘드네요.

  5. Jennifer · July 5, 2013 Reply

    승연이 보면서도 느꼈는데, 이 사진들도 보니 언니 딸들은 언니랑 손이 똑같이 생긴 듯 ^^

  6. 영인 · July 7, 2013 Reply

    안녕하세요 혜원님. 저 뉴욕 퀸즈살다 캘리로 이사간 혜원님의 블로그 방문자중 한명이에요^^;; 애들쟤우면서 누웠는데 갑자기 뉴욕이 너무나 생각나서 얼른 혜원님 블로그를 보러 왔답니다. 평소에도 늘 둘러보는데 오늘따라 글까지 쓰고싶어지네요.. 언젠가 다시 돌아가리라는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이야기도 잘 읽고 있습니다. 공감도 많이되고 해요. 4살아들 2살딸 남매가 있어요. 저는 전에 큰애와 가끔 아이 학교끝나고 집에 손잡고 걸어오면 그 시간이 그렇게 평화롭고 즐겁더라구요. 아이말도 다 대답해주고 웃어주고.. 그렇다고 아직어린 둘째가 너무 시끄럽고 한것도 아닌데 둘이되면 정신이 왜이리 없는지 ㅠㅠ
    항상 혜원님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맨날 보기만하는거 같아서 저도 보여드리고 싶기도한데…
    블로그 하는게…. 쉽지않네요-_-;;;;

    • 퍼플혜원 · July 8, 2013 Reply

      저도 승연이 스쿨버스 태우고 승빈이와 집에 돌아오는 그 몇분이 그렇게 평화롭고 좋더라구요. 그땐 엄마가 완전 천사가 따로 없는데 ㅋㅋ
      블로그 하시게 되면 꼭! 알려주세요~

  7. pebble · August 5, 2013 Reply

    정답이 딱 하나지 싶어요.
    큰아이 만큼 작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여주면 절대로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다는거.
    불변의 진리인듯 싶어요.
    순열로 밑으로 갈수록 그게 더 심해지긴 하는데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어느 어르신께로 부터 그 조언을 들은 담 부터는 수긍이 되더라고요.

    (아직도 빨래 때문에 고민이신지요?)

    • 퍼플혜원 · August 6, 2013 Reply

      빨래 고민이긴 합니다만 또 잊고 지내고 있었어요 ㅎㅎ 좋은 팁이라도 있으신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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