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ganizing Our Life

두 아이들의 유아기가 지나고, 유년기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생활도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아주 많이 하게 되고, 그녀들이 추억하게 될 가족 시간들과 가정환경, 우리의 노년 등 뭔가 뜨거운 열정으로 불탔던 삼십대 초와는 다른 성격들의 고민과 계획들을 하는 우리. 그때 꿈꿔왔던 일들을 되돌아 보니 아이의 불장난과도 같았던것 같다. 결국 우리의 포커스가 되어야할건 가정인것을.

나의 단어 선택과 말투, 태도가 나중 우리 모녀관계를 정한다고 하면 나는 정말 인내… 자나깨나 인내! 해야 한다. 도를 닦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대화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10분만이라도 만사를 재치고 아이에게 올인해서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런 사실들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그래주지 못하는게 항상 미안하고 나는 항상 반성하고, 돌아서면 또 반복하고… 모든 엄마들이 다 그렇겠지. 엄마도 인간이니까. 가까이하기엔 너무 무서운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

바쁜 일상들이 엄마로서의 나, 아내로서의 나, 디자이너로서의 나, 그냥 나라는 정체성을 자꾸만 생각하게 만든다. 내일 모레 마흔을 앞두고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올 가을. 나 확실히 가을 타는거 맞지…

30대가 자리를 잡는 시기라면 40대는 그 자리를 어떻게 채워가느냐가 우리의 50대를 좌우하는게 아닐까. 무시무시한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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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주에 걸쳐 장난감들을 싹 정리했다. 집에 있는 시간들도 많이 없으니 애들이 항상 찾는것들(부엌놀이, 의사놀이, 기차놀이, 보드게임, 퍼즐, 레고, 인형…)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싹 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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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던 승연이 책상도 이번 주말에 싹 다 정리. 개운하다.
깨끗해진 집, 새로운 스케줄, 새 다짐들로 우리 가족은 하나의 과도기를 맞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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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를 통해 여러가지 시나리오 (이 말이 너무 배가 고파서 놀 수가 없으니 뒤에 스낵을 빼 먹을 수 있는 자판기를 설치해뒀는데.. 주저리 주저리..) 를 쓰는 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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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낳으면 알아서 큰다는 말은 다 거짓말.

 

 

8 Comments

  1. Scentedrain · October 20, 2014 Reply

    혜원님, 저 안그래도 오늘 글 쓸려고 했는데… 주말에 교회에서 모임이 저희집에서 있어서… 제가… 아 제가 동파육을 했더랬지요. 여기서 레시피보고 고대로 따라했어요. 제법 맛 나서 이제 손님요리를 하다니… 하면 스스로 기뻐했지요. Small Wins.
    저도 혜원님이랑 나이대가 비슷한것 같은데… 저는 딱 30과40의 중간. 요즘 정말 많은 생각하게 되네요. 아직 커리어도 그리 establish 된것 같지 않고… 3살반된 딸아이 어떻게 하면 정말 따뜻하고 사랑많은 아이로 키울까… 둘째는 또 어떻게… 그러면서 앞으로 무슨 의미있는 일을 하며 살것인가? 워낙 고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그럴수도 있는데… 하나하나 풀어가야겠죠.
    저도 그러느 의미에서 집안정리나 해볼까요?
    뉴욕의 가을은 정말 최고인데… 크리스마스 휴가때 뉴욕을 한번 가보고 싶네요.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4 Reply

      오 동파육 맛나게 만드셨어요? 저도 이번주말에 만드려고 생각중이에요. 괜히 바람이 부니 동파육 생각이..
      집안정리 하니 마음정리도 어느정도 되는거 같고요… 우리 나이또래가 이럴 나이인거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2. Jennifer · October 20, 2014 Reply

    마지막 문장 보고 빵 터졌음. 그런거군요. ㅎㅎㅎ

    근데, 몇년동안 언니를 옆에서 봐 온 동생으로서 늘 새로운 거 도전하고, 시도하고, 배우고, 더 발전해 가려고 열심히 살기 때문에 멋진 40대, 50대 보낼꺼에요! :)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4 Reply

      말이라도 고맙다 ㅋㅋ 항상 발을 동동 굴리다보니 여유도 없어지는거 같고.. 암튼 옆에서 항상 좋은 정보에다가.. 고맙게 생각하고있음.

  3. · October 21, 2014 Reply

    마지막 문장에 공감 백배^^
    저희 엄마들 세대도 그랬을까요? 저희가 하는 것 처럼?. 전 궁금 하더라구요 ㅋㅋㅋ
    교과서가 있는 한국 같으면,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텐데, 교과서도 없고, 공책도 없는 교과과정을 정말 어떻게 옆에서 도와 주어야 하는지 전 많이 두렵네요.
    인성 교육도 신경쓰이고, 교과 과정도 걱정되고, 롤 모델로써의 내 모습도 걱정 스럽고 ㅋㅋㅋㅋ.
    엄마들은 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네요 ㅋㅋㅋ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4 Reply

      그죠그죠! 여기도 교과서는 학교에 두고요, 무거워서인지 안들고 다니더라고요. 시험 있으면 종이한장에 내용정리된거 이런것만 보내고요. 최근에 교과서도 인터넷으로 볼수 있단걸 알았네요. @.@ 역시 엄마들간의 네트워킹이 힘.

  4. Clara · October 21, 2014 Reply

    진짜 밥 간신히 해먹고..애들 둘 데리고 막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하루가 제대로 마무리 되는 요즘을 보내면서..
    저도 같은 생각 많이 한답니다. 과연 10년 후의 나는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하면서요..
    ㅎㅎ 두면 알아서 크는건 잡초 밖에 없는거 같아요. ㅋㅋ
    나 자신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면서…정해진 매뉴얼도 없이 ‘한 사람의 인간을 키워내는 일’이 쉬운 것은 당연히 아닐꺼라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합니다. 많은 것을 받고 자랐지만…지금 느껴지는..우리 부모님 세대에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조금 낫게 발전시키면서 다음 세대를 키워가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애들을 바라보게 되고요..

    지금까지도 훌륭하게 해내셨듯이…앞으로도 엄청 잘해내실꺼라 생각해요~!

    *할로윈 행사 끝나면 저도 장난감 한번 뒤엎어야겠네요. 속이 다 시원하겠어요!

    • 퍼플혜원 · October 24, 2014 Reply

      ㅋㅋㅋ 잡초.. 명언이십니다.
      저도 제가 자라왔던 기억들을 매일같이 떠올리며 우리 부모님은 이럴때 어떻게 하셨을까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되네요.
      장난감 뒤엎으세요! 정말 넘넘 개운해요. 은근 애들도 좋아하더라고요. 베이비토이 이젠 필요없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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