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림 그리기

이상하게 승연이는 그림 그리겠단 말을 “그림 그림 그릴래” 이런다. 고쳐줘도 잘 안고쳐지는 말, 그림 그림 그리기.

어제 아침 승연이 선생님과의 상담이 있었다. 길어봤자 15분인 프리스쿨 상담. 난 9월부터 풀타임으로 다니게 될 승연이가 과연 7시간(어느 학교에 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을 견딜수 있을지가 나의 유일한 질문. 다행히 선생님의 답은 No doubt about it.

지난 9월학기는 영어가 딸리다보니 조용한 학생이라고 했는데 이번학기는 승연이의 성격대로 아주 활동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자기표현이 확실하고 자진해서 이것저것도 하는둥 열명중 액티브한 아이중 하나란 말을 듣고 좀 놀랐다. 나도 별로 그러지 않았고 남편 특히 어렸을때 앞에만 나가면 울 정도로 수줍어 했다는데…ㅋㅋ

더 웃긴건 선생님이 나에게 한 질문이다. 집에서 특별히 아트 타임을 가지냐고…
난 오히려 집에서 따로 미술시간을 가지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 있냐고 물어봤더니 승연이의 그림솜씨가 뛰어나서 묻는다면서 안심하라는거다. 엥? ^^;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는 내가 딱 듣고 싶어하는 말이었다. 뭐 지금 이래봤자 나중일은 모를 일이지만 어느정도 나의 guilt를 진정시키는 말이었다.

easel을 사 준 이후로 그림솜씨와 글씨 쓰는것이 정말 많이 늘었다. 제법 사물을 보고 그릴 줄을 알고 이젠 꽃 밑에 흙도 그려넣음.

여긴 스케치북도 왜이렇게 비싼지…물 쓰듯이 없어져서 회사에서 어차피 버려질 프린트지들을 모아 가져오곤 하는데 다른집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17 Comments

  1. 송지현 · March 9, 2010 Reply

    항상 이쁜 승연이 모습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이쁘게 사진을 남겨줘야 할텐데..라는 생각만 하는(ㅠ.ㅠ)엄마입니다.
    우리집 두 아이 모두다 그림 그리는걸 좋아해서 종이가 감당이 안될지경이라, 코스코에서 박스로 페이퍼를 사다 씁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그게 제일 싼듯…종이 사이즈가 좀 작기는 해도 부담없는 가격이라서…
    항상 좋은 사진, 글 감사합니다.

  2. jennifer · March 9, 2010 Reply

    언니, 내가 목요일날 letter size 한묶음 줄께요. 내가 예전에 코스트코에서 종이를 한박스 샀는데, 사실 웬만한 프린트는 회사에서 다 하고, 완전 짐이 됐거든요. 학교 다니는 친구들 한 묶음씩 주고 하는데도 아직 한 열묶음은 있는듯. 크레이티브한 승연이를 위해 기증하겠어요 ^^

  3. jihye kim · March 9, 2010 Reply

    아니, 승연이 그림보면 정말 크리에이티브하고 뛰어나다 싶었는데 혜원님은 걱정하셨단 말이에요?
    저희는 오히려 반대라 걱정이에요…
    저도 그렇고 남펴노 그렇고 누가 안시켜주면 서운할 정도로 어려서는-커서는 안고요. ^^;;-앞에 나가고 리드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저희 큰 애는 절대 안나서는 거 같더라고요. 엄청 쑥스러워 해요. -.-
    그나저나 승연이 정말 예쁜 아이로 커나갈 거 같아서 기대돼요.. ^^

  4. jihye kim · March 9, 2010 Reply

    참, 그림 그림 두 번 말하는 거요, 혹시 승연이가 그림 그리는 걸 아주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다 싶어요.
    저희 큰 애는 자기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거 말할 때면 말을 많이 빨리 하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안돼서 두 번 말하고 그러더라고요.

  5. pebble · March 9, 2010 Reply

    아이키아에 가면, 재활용된 paper roll 팔아요.
    원하는 크기대로 잘라서 써도 되고,
    가격도 착해서 저는 넘 좋았어요.
    아주 하얀종이가 아니더라도 (좀 누루끼끼하거든요) 신경에 쓰이지 않는다면
    괜찮으실지도 모르겠는데, 이젤에다 놓고 그리기엔 F4 용지는 넘 작지 않을까요?

  6. 김경희 · March 9, 2010 Reply

    아주 오래전 승연이가 태어나기 전 부터, 그러니까 purplepops가 새단장을 하기 전부터 거의 날마다 이 방에 들러서 구경만 하고 갔었어요..^^..그런데 오늘은 승연이의 ‘그림 그림 그리기’ 라는 말을 듣고 우리집 큰 아이(현제17살)가 어릴 적에 그림그리기를 ‘그링그링’ 이렇게 말했던게 생각이 나서 글을 남깁니다.

    여기 둘러볼 때마다 재미나고 유익한 잡지책을 보는듯한 느낌을 항상 가지고 갔었습니다. 얼마 전에 올라어온 초간단 초코컵케익은 레서피를 보니 너무 간단하고 쉬울 것같아 만들었었는데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맛있고 예쁘다고 엄청 칭찬을 많이 들었답니다. 저의 베이크 처음 작품이었답니다..^^ ..

    참..승연이가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 같네요. 아직 손에 힘이 없을텐데 그림 그리는 선이 아주 똑바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 어릴 적을 다시 생각해 보며 한참 웃었습니다..^^..고마와요..^^

  7. 쭈쭈바 · March 9, 2010 Reply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mommy라고 쓴거죠?
    저희 딸 이제 31개월인데, 크레용 쥐고 그리고 쓰고 색칠하고 하는거 보면서
    속으로는 승연이같이 얘도 할까? 이래요. ㅎㅎ
    아웅.. 승연양 그림솜씨를 못알아보신단 말이예요?
    정말 엄마 센스 닮아서 승연이도 감각이 뛰어나네..생각하고 있었던건 저만이 아닐거 같아요.

  8. 김희경 · March 10, 2010 Reply

    승연이 그림 솜씨가 보통 아니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선생님도 칭찬하셨군요^^
    그나저나 승연이라는 이름을 가르쳐 줘야겠어요 우리 아이들에게..ㅎㅎ
    그냥 오이에게 오이를 준 아이라고 기억하고 있거든요^^

  9. gummybear · March 10, 2010 Reply

    저 인형 거북이를 보고 똑같이 그려낸 승연이의 솜씨에 그저 감탄입니다. ^^

  10. 퍼플혜원 · March 10, 2010 Reply

    다른집들도 종이 사다 쓰는군요. 전 왜케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건지…회사 프린트지 뒷면에만 그리라고 갖다주면 꼭 쓰레기 같아서 맘이 좀 그렇구요.
    jennifer, 고마워, 낼 보자^^
    pebble님, 저희도 그 페이퍼롤 저 이젤에 붙어있는데 저 화이트보드만 쓰더라구요. 종이나 스케치북은 마루에서 그릴때 사용하구요.
    경희님, 참 승연이가 “그링그링그릴래” 그래요.ㅋㅋ 그림 발음이 잘 안돼서..넘 신기하네요. 큰아이가 그림 잘그리나요? 궁금해요 ㅋㅋ
    쭈쭈바님, 맞아요, 첨엔 잘 쓰더니 요즘은 또 M을 하나 빼먹네요.ㅋ
    희경님 요즘도 버니는 당근을 좋아하고 오이는 오이를 좋아한다고 그래요. -_-;

  11. 김윤경 · March 11, 2010 Reply

    `그림 그림`들은 어떻게 보관해 놓으세요. 저는 승연이와 동갑인 딸을 키우고 있는데 이 그림도 의미가 있는 거 같고 저 그림도 있는 거 같고 해서 참 못버리겠더라구요. 그러다가 한 번에 다 버리곤 하지만.. 혜원님은 그것도 센스있게 하실 것 같아서 ^^

    • 퍼플혜원 · March 11, 2010 Reply

      저도 이게 고민인데요, 납작하고 넓은 서류박스에 현재 맘에 드는것들만 보관하고 있어요. 침대밑에 박스는 두고요. 학교에서 가지고 오는것들도 선생님 손이 좀 많이 간것 같은건 그냥 과감하게 버리구요.
      승연이가 집에서 백프로 자기가 그린 그림들은 뒤에 연필로 날짜 적어서 위의 서류박스에 보관하고 있어요.
      저희 엄마는 아직도 제가 유치원때 그린 그림들을 다 모아두셨는데 정말 3년마다 이사 다니시면서 어떻게 다 그걸 끌고 다녔는지…제가 해보니 쉽지 않던데…

  12. 해나조쉬맘 · March 12, 2010 Reply

    저희 둘째 아들래미랑 승연이랑 생일이 거의 비슷한데..역시 남자아이들 소근육이란..T.T
    저렇게 절~~대 못 그리고 못 써요~^^ 누나가 있어서 말은 청산유수인데도요..^^
    승연이는 월령에 비해 정말 잘 그리는거 같아요. 눈썹까지 그린거 보고 저 쓰러졌잖아요~~크~~

    • 퍼플혜원 · March 14, 2010 Reply

      ㅋㅋ 제 주위에는 남자애들이 그림그리는걸 싫어하는애들이 많더라고요.

  13. sooyoun · March 13, 2010 Reply

    저희 큰 아이도 ‘그림그림’했었어요. ^^ 재미있네요.
    정확히는 ‘그림그린’, ‘그림그링’ 뭐 이정도로요. 고쳐주실 필요 없어요.
    저는 오히려 그게 귀여워서 저도 같이 ‘그림그린 그릴까?’ 했었는데,
    작년초인가 그 전인가 저는 계속 ‘그림그린’하고 있는데, 저희 딸은 그거 안하고 있더라구요.ㅋㅋ
    저희 아이는 다음 달에 6살 되요.

    • 퍼플혜원 · March 14, 2010 Reply

      저도 그게 귀엽긴한데 또 더이상 글케 말 안하면 좀 서운할거 같아요.ㅎㅎ

  14. 김가영 · March 15, 2010 Reply

    하하~ 우리딸도 ‘그림그림 할래~’ 그래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뭐??” 그러면 “그림그림~~”

    전 ‘그림 그리기’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해서 그러는 걸꺼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울 딸내미는 뒤에 안 하고 그러거든요.. ㅎㅎㅎ 어쨌든 재밌네요~)
    혜원님 글만 보고는 완전 깜딱 놀랐는데, 댓글보니 그렇게 말하는 아가들이 종종 있나보네요~

    그림 보관하시는 아이디어도 얻어가고, 승연이 야무진 그림과 글씨에 진짜진짜 놀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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