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되는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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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장조림을 만들어서 따끈따끈한 상태로 저녁상에 냈더니 너무 싱거워 나머지를 간장 더 넣고 가스불 다시 켜 놓음. 간장 타는 냄새에 아차 싶어서 뚜껑 열어보니 냄비바닥에 다 눌러붙고 달걀은 훈제오리알마냥 새까맣다. 모처럼 만든 반찬인데 아까워서 대충 긁어서 닦아서 타파에 넣어뒀다.
요즘은 냉동 시켜둔 밥도 제맛이 나지않고(김 모락모락 날때 타파에 꾹 담아 냉동시키는 방법은 변하지 않았는데 대체 왜? 아냐.. 밥솥에서 몇일 보낸 밥이라 그런거 같음?) 날 잡아 끓이는 국도 맛이 없다. 그렇다고 먹고 싶은 것도 없다.

소고기국 끓이려고 산 숙주나물을 무우가 없어서 국 대신 그냥 나물로 무쳤는데 그것도 만들어놓은지 일주일이 되었으니 쉬지 않았나 몰라. 손도 가을을 타는건지 잠시(라고 믿고 싶음) 손맛을 잃은거 같은데 제대로 나오는건 개량 정확한 빵과 쿠키종류 뿐이니 자꾸만 그런것만 만들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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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밖에 안되었는데 지하철에서 올라오면 어두컴컴하니… 해가 짧아질수록 나의 저녁시간은 더 분주하고 조급한 마음은 더하다.

아침저녁시간 잠깐 보는 승빈이도 무조건 자주기만 하면 반가운거나 담날 학교 가려면 지금 자야된다고 소화가 다 되지도 않았을 승연이를 침대로 유인하는거나… 애들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뿐이고 그렇다고 나의 행동이 바뀌는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 뭘 어쩐다고 현실이 바뀌는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이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오늘아침상에서 배고파 징징거리는 승빈이를 달래느라 “우유 데우고 있어~” 를 알파벳송에 맞춰 노래를 불렀더니 승연이가 Dora 노래로 바꾸라는거다.

그래서 도라 곡을 이용해 승연이를 가리키며  “우유 우유 다 마셔~” (아, 우유가 그렇게도 싫을까… 소주잔보다 조금 큰 자기컵의 우유도 다 못마신다)로 불렀더니 하는말이,

“엄마, 엄만 코리안 도라 watch 해?”

 

 

31 Comments

  1. jihye kim · October 18, 2010 Reply

    혜원님, 힘내세요~~~!!!!!

    그리고, 밥은 며칠 돼면 그렇더라고요…
    새로 했을 때 바로 넣어야 괜찮더라고요.

    • jihye kim · October 18, 2010 Reply

      참,마지막 승연이 말 너무 웃겨요…
      준이는 집에서 요새 dvd 끊고 학습용만 가끔가다 보여주고 그러는데 영어가 마음만큼 빨리 안늘고 자기가 영어를 못한다고 그래해서 좀 고민이에요…
      뭔가 미국 프로그램이라도 보여줘야 하는 건지.. 저희 집에는케이블 안나오거든요.
      참,우유 잘 안마시는 게 혹시 몸에 안맞아서 그런 건 아닐까요?
      준이는 우유 하루에 2-3컵씩 마시거든요.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제생각엔 아침에 마시는 우유가 싫은가봐요. 요즘엔 밤에 자기전엔 가끔 우유 달란 반가운 소리를 하거든요. 이젠 자기전에 먹일까봐요.

        • jihye kim · October 19, 2010 Reply

          참, 밤에 마신다니 걱정 하나요…
          이 관리 엄청 잘해야 해요.
          저희 애 열심히 관리해줬는데도 첵업 가니 다 조금씩 써었다고 해서 치료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자기 1시간 전에는 물만 먹이라 그러시더라고요.
          우유 먹고 이 닦고 자도 이 사이에 남아있다가 썩는다고요..

          쉬운 게 없어요~~~ ㅎㅎ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그렇군요. 예전엔 그렇게 했었나봐요. 기억도 안남. -.-

  2. 신혜정 · October 18, 2010 Reply

    저도 요줌 뭐해도 맛있는게 없더라구요. 하기도 싫고.. 해도 음식도 빤하고, 사먹는 것도 빤하고.. 밥 안하고 그냥 알약으로 먹고 말았으면 좋겠어요.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알약은 좀 그렇고 ㅋㅋ 전 옆에 밥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음 좋겠어요.

  3. 사과맘 · October 18, 2010 Reply

    승연이도 우유 잘 안먹는군요. 그나저나 7시에 와서 아이들 먹이고 목욕시키고 재울려면 바쁘시겠어요. 주말도 정말 후딱가죠? 승연이가 도시락은 잘 먹나요?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승연이의 지난주 도시락 성적이 아주 안좋았는데 아파서 입맛이 없던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ㅠㅠ 어제 첨으로 도시락을 싹 다 비워서 내가 마구 칭찬해줬거든요. 오늘 함 봐야겠네요. 근데 오늘은 맥앤치즈라 잘 먹을거 같음.

  4. 이진 · October 18, 2010 Reply

    혜원님 힘드시는거
    눈에 보이며 안타까와여 ㅠㅠㅠ
    승연&승빈 아이들만 봐도 어려울텐데
    직장까지 다니시려니 얼마나 힘드실까요?
    나이가 들어가는지
    해가 늦게 지는 여름이 좋더라구여 ㅎㅎㅎ
    일찍 해가 지면 왠지 쓸쓸해요…
    승연인 못당해낼것 같아요..넘 영리해서요.^^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저도 해가 빨리 지는게 싫네요. 예전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구나..하고 좋아했었는데. 역시 애들이 있으니..

  5. 니야 · October 18, 2010 Reply

    글에서 제 모습 보이는거같아..맘이. 짠합니다..
    (전 옆 회사동료한테 억척스럽다는 말 듣고 사는 둥이맘.ㅎㅎㅎ)
    전 친정 엄마 손 빌릴 수 있는 분이 요즘 늠 부러워요.
    남편이랑 요즘 그런말 하는데 40kg의 삶의 무게라고…(둥이몸무게 각20kg…)

    한번씩 맛없이 요리되는 요리라도 하는게 어디에요.?! ㅎㅎ 무조건 화이팅!입니다.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니야님도 화이팅!입니다. 엄마가 건강해야 가족도 챙길수 있으니 건강하시구요..

  6. 노아맘 · October 18, 2010 Reply

    ㅎㅎㅎ. 저도 계란삶을려고 올려났다 냄비 홀랑 태웠다는 전설이..
    둘째 낳도 더 정신이 없어서 걱정했더니, 친구가 임산부 비타민을 더 먹으라고 권장하던데요. ㅋㅋㅋ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진짜 임산부 비타민 효과 있는건가요? 전 시간 개념이 요즘은 둔해져서 참..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요.

  7. yenomom · October 18, 2010 Reply

    혜원님 블로그 보며 첨 글 남기는거 같아요…
    가족과 멀리 떨어져 혼자서 모든걸 다 해내시는 모습에 괜히 저도 맘 한쪽이 시큰거리는것이…
    한국에 있지만 저도 같은 상황이라 혼자서 아기 키우며 직장다니고 있거든요…
    퇴근할 시간이 되면 괜히 맘이 급해져 하루종일 어린이집에 있을 아기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지고,
    지하철에서도 젤 빨리 내릴수 있는 위치에 서 있네요…^^
    그래도 승연이 승빈이 건강하고 이쁘게 잘 키우시는걸 보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정말 비슷하시네요. 전 요즘 아이들 무조건 제가 다 만들어 먹이고 해야한다는 그런 욕심을 조금씩 버리려고 해요. 이 기회를 통해 저도 많이 성장하는거 같구요. 우리 다같이 힘내요.^^

  8. kylee · October 18, 2010 Reply

    어머어머…승연이 하는 말이 너무 우리 아이들과 비슷해서 이것도 peer구나 하고 있어요^^
    너무나 이쁘게 커가고 있는 승연이가 대견하구요. 워킹맘이신 혜원씨도 정말 대단하구…
    저도 좀 열심히 살아야 할것 같네요….
    항상 잘하고 계시니 걱정마시구요..저희같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힘이되는줄 아시나요??^^
    뉴욕생활 컬럼 쓰세요..아참…넘 바쁘셔서 안되시나??ㅋㅋㅋ
    그럼 또 올께요.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힘되는 말씀 고맙습니다^^ 이 또래 아이들 모아놓으면 진짜 웃긴거 같아요. ㅋ

  9. 윤하재헌맘 · October 19, 2010 Reply

    혜원님…모든 직장맘들이 혜원님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아이를 하나 키우고, 둘을 키우고, 합니다..
    제가 몸도 맘도 남편까지도 시끄러운 날이 온다고..한번 말씀 드린것 같은데…^^;…
    또한마디 하자면….시간은 흘러가고…제맘에도 평화가 온다는 거예요…
    지금 그때를 즐기세요~^^ 약 2~3년정도…ㅋㅎㅎㅎㅎㅎㅎ
    전 지금 2년차…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짜증이 많이 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ㅡㅡ;

    • 퍼플혜원 · October 19, 2010 Reply

      맞아요. 다들 하는 일인데 하면서 위로를 얻고 있어요. 저도 그 시끄러운 날..곧 한번 치룰거 같아요. 큭
      마음가짐이 중요하단거 또 한번 느끼거든요. 제맘에 평화가 올 그날을 기다리며…

  10. 쭈쭈바 · October 19, 2010 Reply

    딱 오늘 제 맘도 혜원님 같은 날이네요.
    아침부터 무거운 맘으로 회사서 하루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는 딸래미. ㅎㅎ
    자는거 보면 맘이 짠한데 회사 다녀와서 잠들기 전까지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 때로는 힘들기도 하네요. 휴..
    우리 모두 힘내요~!!! 아자아자아자~!!!

  11. 진영 · October 21, 2010 Reply

    혜원님의 아이들을 향한 한없는 사랑이 느껴집니다,미안하단 맘이 든다는거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생각하실런지 몰라도 우유안마시는 승연이 걱정하지마세요, 어쩌면 승연이 몸이 우유를 원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안마시려는건지도 모르고요, 생각보다 아이들의 체질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것 같더라구요, 우리 둘째도 어릴땐 우유를 그리도 가리더니 지금은 하루에 몇잔씩 들이키고, 그만큼 또 밥은 안먹어주시고-_-; 어떤분의 말씀이 우유가 체질에 맞는 사람이 생각보다도 많지 않다네요, 그래서 우유 안마시는 아이들은 그런 이상반응을 자기 몸이 미리 알고 안찾는 걸거라고, 저도 그말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더라구요. 우유보다 더 칼슘을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을 승연이가 아마도 즐겨먹고 있을거예요, 넘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엄마 혜원님.

    • 퍼플혜원 · October 21, 2010 Reply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넘 감사해요.ㅠㅠ 모든 직장맘들의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우유는..그렇군요. 몰랐어요. 요거트와 치즈를 무지 좋아하긴 하는데 의사말은 calcium fortified 오렌지쥬스를 먹이라 하더라고요, 우유에 집착하지 말고.
      근데 왜 다른아이들 하루 몇잔씩 마시는거 보면 왜 승연인 안그래도 쪼꼬만데 안마시나 싶고..흑흑 멸치도 어릴때 글케 잘먹더니만 요즘은 또 안먹거든요. 에혀..

  12. 엄마 · October 21, 2010 Reply

    손맛이 안난다는 얘긴 우리 또래의 얘기같은데… 아니 벌써….?
    뭐든 자기 입맛이 있을때 맛이나나봐.
    피곤이 한차례 지나고 나면,
    “나 지금 왜이러고 있지? ” 하며…
    입맛도 손맛도 새로울듯.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입맛으로의 도전이 시작 되리라 믿으니.
    입맛만 어서 도로 찾게나.

    스페인 잘 다녀오고….
    도전 받은것은, 너무도 간단, 싱겁한 샐러드 이렇게 쉽게 먹을수 있는데 왜?
    야채준비, 먹는것, 그렇게 힘들었나 쉽더라.
    식탁위에 올리브 오일, 식초병,소금 늘 얹어두고 야채 한접시만갖다놓고선,
    세가지만 뿌려서 슥슥… 먹는….. 소금을 아니하여도 괜찮은….
    “간단”이 좋더라. 앞으론 우리도 그럴라고…..ㅎㅎㅎ.
    근데… 우리네 야채는 유기농이라 할지라도 너무 열씸히 씻어야함에… 시간이…ㅎㅎㅎ.

    어쨌건 지금이 제일 힘들때이네.
    조금???지나면. 어?? 우리 아이도 저랬나? 싶을때가 오리라.

    승빈이 재롱에 힘내고.
    승연이 재치에 하하하 웃으며 힘내자.

    화이팅…..

    • 퍼플혜원 · October 21, 2010 Reply

      글게. 나도 지난주 마른나물 불려서 끓여서 담궈뒀다가 꽉 짜서 볶아서 식혀서 냉장고에 넣었는데 타파 반밖에 안차고…이거 노동에 비해서 양이 적으니까 짜증나고, 또 빨리 쉬니까 짜증나고..정말 샐러드만큼 좋은게 없더라고요. 신선한 재료 심플하게 조리하는거.
      근데 이젠 겨울이 다가오니 여긴 무조건 당근 감자 고구마 이런거 오븐에 구워서 먹는 계절이 왔어요.
      여기 코스코에서 세종류 상추 한봉지가 너무 싸서 그날 다 씻어뒀다가 저녁시간에 먹을시간이 없어서 나혼자 회사에서 샐러드로 먹어치우느라 죽는줄 알았음. -.-
      아, 나도 스페인 가고싶다.

  13. pearl · October 25, 2010 Reply

    혜원님, 승연이 우유 안 먹는 거 너무 걱정마세요. 물론 더 마시게 해서 더 잘 컸으면 하는 엄마의 바램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요. 저는 제가 우유 마시는 걸 정말 너무너무 싫어했어요.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우유를 한 팩씩 꼭 마시게 했는데 그 시간이 하루 중에 제일 싫었어요. 우유 냄새가 그렇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숨을 참고 최대한 빠르게 마시곤 했지요. 저는 서른이 넘은 지금도 우유 여전히 싫어하고 옛날에 우유 강제로 마시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괴롭답니다. 그래도 승연이는 우유 달라고 할 때도 있으니 저보다는 낫잖아요? ^^

    • 퍼플혜원 · October 25, 2010 Reply

      저도 너무 강요하면 역효과일까봐 조심스럽긴 하더라구요. 주위 친구들도 어릴때의 기억때문에 못먹는 음식이 한가지씩 있는 경우가 있어서 ㅋ
      두고 봐야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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