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I’m back.

산후 2주부터 놀이터에 나가기 시작하고 낮잠은 커녕 앉아 쉰 시간마저도 참 없던 산후조리 기간이었다. 주위에서 쉬어야한다고 이럼 안된다고 안타까움으로 날 타일렀지만 마음만큼 그러지 못했던게 현실.

성격탓이기도 하지만 그냥 현실이 허락하질 않았다. 엄마도 포기를 하고 내가 하자는대로 해주시고 난 삼칠일이 지나자마자 엄마와 승연이를 데리고 맨하탄에서 첫 나들이를 했다. 핑계는 승연이와의 단둘 시간이었지만 완전 내가 답답해서 뛰쳐나간거지.

Toys R Us에 넘어간 FAO Shwarz는 예전같지 않더라.
요즘 한창 프린세스와 핑크색을 사랑한다는 승연이는 Barbie 에게도 매료되어 넋을 잃고 패션쇼를 지켜봤다. 그래도 사달라고 조르지 않고 담에 큰언니 되면 “사조바바”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난 뉴스에서만 봤던 Twilight Barbie 세트도 볼 수 있었다. 이걸 돈주고 사다니..쩝

비만 안오면 매일마다 나가는 놀이터에는 같은 나이 여자아이들 5명으로 이뤄진 친한 그룹이 있다. 엄마들끼리도 잘 맞아서 난 뒤늦게 새로운 친구들을 얻은 셈. 늦은 오후에 나가서 저녁시간전에 헤어지며 씨유 투모로우~ 한번 외쳐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거름엔 왠지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내일 출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일까.

엄마가 회사를 안가서 해피하다는 승연이. 동생 생겨 스트레스 받을텐데 엄마라도 회사 안가서 해피하게 해줘야지, 엉? 큰언니다운 행동을 하다가도 어리광을 부릴때가 많아졌다. 짜슥.

오늘은 죄없는 콧구멍에 아주작은 종이조각을 넣었다가 손으로 빼려고 쑤시는데 더 뒤로 넘어가니 기겁을 하고 운다. 어쩐지 구석에서 좀 조용하다고 했더니… 내가 한쪽 구멍을 막고 “흥! 해바” 했더니 “흥!”. 콧물에 젖은 종이조각이 내 팔에 철석 날라와 붙는다. -_-;

그리곤 좀 있다가 오이가 발을 다쳤다며 Dora 반창고를 붙여줘야 된다고… 한번만 더 반창고로 장난치면 다시는 더 안사줄거라고 협박을 해도 완전 무시하고 하나를 뜯어 오이 발에 붙인다. 그걸 안보이는데 숨겨두던지 해야지 지금까지 도라, 디에고, 프린세스, 스쿠비 두 반창고들을 얼마나 낭비했는지.
얼마 안되어 오이 발 나았으니 떼어주겠다고 떼는데 반창고가 안떨어지는거다. 울고 난리쳐서 내가 시도해봐도 접착부분이 털에 딱 달라붙어 움직이질 않는다. 혼좀 나보라고 “클났다, 엄마도 못하겠는데” 하고 돌려주니 몇분을 서럽게 “엄마 쏘뤼이~” 하면서 우는데… 결국엔 뜨거운물에 담궈서 겨우 떼어냈다는…

그리곤 좀 있다가는 멀쩡하게 소파끝에 앉아있다가 바닥으로 꽈당 넘어져 한바탕 울고…

이렇게 큰언니 승연이는 울음이 더 늘고 사고도 더치며 우리의 관심을 끌려하나보다. 그래서 난 되도록이면 집밖으로, 또래 친구들과 놀게 하기위해 열심히 데리고 나가나보다. 밖에만 나가면 이렇게 모든걸 잊고 예전의 승연이의 모습이 되기에.

 

 

28 Comments

  1. 이진 · May 12, 2010 Reply

    승연인 자꾸자꾸 이뻐지네여~~
    웃는 모습이 어찌나 환~한지
    사랑스럽고, 스윗한 승연이…
    ‘사줘봐봐’ 이런 말도 할 줄 아는군요…^^

  2. christmas. · May 12, 2010 Reply

    예전에 제가 둘째를 낳고난후의 일들이 필름처럼 스쳐가요…
    지금은 둘째가 승연이랑 거의 비슷한 또래가 된거같군요…11월초에 4살이거든요.
    여린 큰아이는 그새 의젓한 첫아이가 되었고 둘째는 온통 핑크와 프린세스에 빠진 아이가 되었구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그맘때쯤 큰아이때문에 맘이 아린 기억이나요…
    그래서 첫째가 부모들에게 항상 짠하고 미안하고 그런가봐요…
    오늘은 승연이가 더 부쩍 예쁘게 큰거 같아 한번 안아주고 싶네요…
    승연아~빅허억~날린다~!!^^

  3. jihye kim · May 12, 2010 Reply

    맞아요..
    쉬어도 쉬는 게 아니고 큰 애가 짠해서 그렇게 쉬게 안돼더라고요.
    아무리 주위에서 얘기하고 그게 맞지~하면서도 안돼는 거.. ^^
    저희도 아빠가 엄마가 오로지 둘이서만 시간 보내줄려고 노력 많이 하고 나가고 그랬거든요. 지금도 그렇고요…
    승연아, 홧팅~~~

  4. · May 12, 2010 Reply

    놀이터에서 친구랑 같이 노는 승연이 모습이 너무 예쁘고 부럽네요.
    우리 딸은 놀이터에 가면, 다른 아이들 피해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요. 누가 근처에 다가오기라도 하면 잔뜩 겁에 질려서 기겁을 하고.
    보고 있으면 진짜 속터져요. ㅡ.ㅡ
    혜원님 사진으로만 보면 몸은 가뿐해보이고, 불과 3주전 아이를 낳은 사람이라는 티가 하나도 안 나요. 원래 건강하신가봐요.
    그래도 너무 무리는 하지 마세요.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승연이도 일년전에는 시끄러운 애들이 다가오면 무서워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크면서 바뀌더라고요.

  5. 니야 · May 12, 2010 Reply

    울 둥이도 반창고만 보면. 점도 상처라고해서. 요기저기 붙여요.~ㅎㅎ
    그냥 몇개는 둥이 재미삼아 두네요.~^^

  6. JaeNY · May 12, 2010 Reply

    캐릭터반창고는 아예 장난감이라고 생각해야 맘이 편하답니다.ㅋㅋ
    그리고 그럴때 안쓰면 줄어들지를 않아서-_- 묵히게 되고 오래돼서 나중에 못쓰니까
    승연이가 쓰고싶은대로 쓰게하는게 오히려 효율적인거랍니당 하하
    저는 정말 혜원님의 딸에 대한 의젓한 사랑에 감동 또 감동이예요.
    제가 그러지 못해서일까요? (외동딸보다 제가 먼저 -_-)
    큰딸에 대한 배려가 제가 보아온 다른 엄마들과 차원이 달라서 언제나 놀랍니다.
    제가 맏이어서 동생들한테 치인게 한이 되어서 그런지 큰딸들에 대한 연민이 있는데
    혜원님은 정말로 맏이에게 너무 잘해줘서 제가 눈물날 정도로 고마와요(제딸도 아닌데-_-)
    승연이는 정말 행복한 아이예요…^^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별말씀을…저도 맘같지 않게 행동하는 경우도 많아요. 제가 큰언니잖아요. 어렸을때 여섯살 아래 동생을 질투했던게 생각이 나서 더 승연이에게 잘해주려 하나봐요. 하하

  7. yoon kyung · May 12, 2010 Reply

    어쩌면 이렇게 첫째의 서운함을 잘 돌봐주시는지..
    반창고는 저희도 그래요.. 아예 숨겨두면 잊어버리긴 하는데 보이기만 하면 모조리 아무렇게나 붙여야되죠.
    아프면 무조건 반창고가 만병통치약이구요.. ㅋ
    승연이 정말 숙녀가 되고 있네요 가족들 예쁜 모습 늘 보기 좋습니다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반창고들 한번 숨겼다가 완전 울고 난리치는거 못봐주겠더라고요. 다시 그자리에 내놨죠. 박스들 넘 자리 많이 차지해서 비닐에다 정리해서 이름 써놨어요.

  8. 박은영 · May 13, 2010 Reply

    아이고..승연이의 행동에 맘이 짠해지네요..
    힘드신와중에 혜원님이 승연일 위해서 저렇게 매일 놀이터로 나가시는 모습에..저도 반성하게 되네요.
    아이와 더 놀아줘야지…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놀이터는…필수더라고요. 어쩔땐 제발 비가 왔음 하는 마음도..ㅋㅋ 근데 비가오면 플레이 데잇으로 집에서 모여야해요.

  9. Solus · May 13, 2010 Reply

    큰애가 있음 아무래도 산후조리는 힘이 들긴 해..
    승연이도 적응하느라 애 쓰고 있구나. 반창고는.. 흠… 우리집에서도 사오자 마자 제일 먼저 사라지는 품목이야..하하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주원인 안그랬을거 같은데…첨 겪는거라 신경이 쓰이네요.

  10. Grace · May 14, 2010 Reply

    지금은 괜찮으신데 내년쯤부터 4월만 되면 온몸이 쑤시지나 않을까 걱정이네요. ㅠ.ㅠ
    다른 건 포기하시더라도 산후 영양 관리는 확실하게 해 주세요.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이번에 친정에서 몇주 쉬러 나가는데 그땐 좀 늦었겠지만 푹 좀 쉬려고요. 잘 될진 모르지만.

  11. pebble · May 14, 2010 Reply

    모든이가 희생을 하는거겠죠.
    승연이나 혜원님이나..
    그래도 나이 넘 들었나봐요.
    혜원님 산후조리가 넘 걱정이 되는거 있죠.
    잔소리 같아서 듣기 싫겠지만….
    일본은 미국 처럼 마덜스데이와 파덜스데이가 있더군요.
    어버이날의 유래를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박통시절, 공휴일 날짜수에 걸려서 그냥 하나로 통합했다고 하대요.
    암턴 일본에서의 첫번 마덜스데이 보내니 조금 이상하긴 했어요. ㅎㅎ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걱정해주시니 감사해요^^
      일본도 따로 있군요. 늦었지만 해피 마덜스데이에요~

  12. 지은 · May 14, 2010 Reply

    혜원씨! 너무 저하고 비슷한경우네요. 저도 친정엄마가 계셨지만 첫째가 안쓰러우면서 놀아줘야해서 산후조리를 못했는데 의외로 꽤 가긴하더라고요. 저흰 23개월차나거든요.
    지난번에 부엌 캐비넷 여쭤봤던거 기억나세요?? 그냥 캐비넷 수가 많아 그건 안칠하고 큰애가 그린 그림이 들어간 큰 액자, 키친에 놓는 타올등으로 액센트를 줬어요.
    예쁜 화분이랑…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즈음 이곳은 날씨가 환상이랍니다.(샌프란)
    앞으로 한 몇년은 혜원씬 더 바쁠걸요. 가끔 지난주, 심지어 어제 무슨일까지 기억이 안날정도로요.
    저흰 큰애가 9월에 킨더에 갑니다. 나름 또 바빠지겠지요. 둘째도 본격적으로 프리스쿨을 가니까요.ㅎㅎ
    그래도 해피한 하루하루예요.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칠 안하셨군요. 그거 사실 보기보다 일이 많더라고요. 다 뜯어내고 다시 붙여야하니까… 저도 부엌에 액자들좀 바꾸고 좀 업글 시키고 싶은떄가 왔어요.

  13. sunnyvan · May 14, 2010 Reply

    사조바바… 넘 짠하고 귀여워요. 기특해라.

    •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어디서 그런말투를 배웠나 했더니 바로 나더라고요. -_-

  14. 태민맘 · May 14, 2010 Reply

    안녕하세여~ 저도 1월에 둘째 낳았거든요. 첫째 낳기전부터 혜원씨 웹싸이트 들락날락 했었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갔네요. 아, 저도 둘째 혜원씨랑 비슷하게 낳아서 요즘 혜원씨가 글쓰신거 굉장히 많이 와 닿아요. ㅎㅎ 저는 달라스에 사는데, 시댁이 뉴욕쪽이라 최근에 둘째 백일이어서 뉴욕 맨하탄에 하루 다녔었어요. 저도 FAO 갔었는데… 정말 잠깐.. 2층에 더 많은 것이 있는지 모르고 한 6시쯤 지하 매장에서 한참돌다보니, 나가라고 해서 완전 쫏겨나고 2층은 둘러보지도 못했었어요. 아, 그리고, 길가에서 어느 일본 스타일 아이들 옷집에 갔었는데, 혜원씨 SAM 글자로된 기차… 그거 봤었어요. 완전 기뻐하며, 혜원씨도 이 길가를 다녔었나? 하면서 생각했었어요. ㅎㅎㅎ 인터넷이란게 참 신기하네요. 저도 둘째 낳고 (저희 첫째는 두살이에요) 첫째도 돌보느라 처음에 잠도 못자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어른들이 둘째낳고 산후조리 더 잘해야 한다고 그러는가… 생각했어요. 더 잘 못하게 되어서 그런거 같아요. 어쩔수 없죠… 하여간, 힘내세요! 화이팅!!!

  15. 퍼플혜원 · May 16, 2010 Reply

    예전엔 FAO에 특이한게 많아서 볼거리가 있었는데 이번엔 진짜 좀 실망했어요. 별로 아쉬워하시지 않아도 될거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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