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팥죽을 먹었다

입덧이 지나자마자 갑자기 엄마가 해주는 팥죽이 생각나는데 내손으로 해먹기도 귀찮고 본죽에서 사먹으면 내가 그리는 맛이 아닐거 같아 이번에 엄마가 오실때까지 기다렸다. 팥도 우리나라 팥으로 가지고 오시라 했다.

그리하여 엄마의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드디어 먹었다. ^____^
승연이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함께 빚은 새알 넣은 팥죽을 퇴근후에 먹는 맛이란, 흑흑.
뭐, 팥은 자궁수축 위험?
I don’t care.
두그릇 먹고 담날 아침으로까지 먹고 출근을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냄비에 한솥 끓이시고 남은건 냉장고에 넣어뒀다. 난 이거 뱃가죽이 찢어질 정도로 저녁을 많이 먹은날이라도 디저트로 먹을수 있다.

임산부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뭐가 먹고싶은거냐는거 같은데… 난 항상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nothing이라고 답해왔다.

근데 지나고보니 그게 아니였던거지. 내가 무슨 착각 속에 살았던건지. 그냥 주위에 먹고 싶은게 마땅히 없으니 땡기는것도 없다고 생각을 했던거다. 몇차례 한국음식점 찾아갈때마다 조미료에다 신선하지 못한 재료로 오히려 입맛 버리고 나와 신경질을 낼때도 있었기때문에 이젠 아예 우리나라 음식점은 포기하고 허접하지만 집에서 해먹기로…

진짜 그러고보니 입맛좋아 많이 먹기보다 맛 없다고 투정을 할때가 더 많았던 지난 몇주. 다 먹고나서 그 찝찝한 뒷맛이 어찌나 그리도 싫던지.

미국에선 미국음식이 땡겨야 선택의 폭도 넓은데 우리나라 음식만 생각나니…괴로울 따름.

 

 

11 Comments

  1. 이진 · December 16, 2009 Reply

    혜원님^^
    넘넘 행복하시죠??
    친정어머니꼐서 만들어 주신
    팥죽 드시고……^^
    뱃속의 아가도 많이 행복했을것 같아여~~

  2. Solus · December 16, 2009 Reply

    먹고 싶은것들도 많이 없는데 그나마 내가 해먹자니 그것도 힘들고..
    사먹으면 안 먹으니만 못하게 약만 오르고.. ^^

    엄마 손맛을 누가 따라오겠어. 사진으로만 봐도 넘 정갈하고 맛나보여. ^^

  3. mango · December 16, 2009 Reply

    아~~~아 넘 맛있어보여요! 여기 임산부 한사람 갑자기 팥죽 먹고싶어 한국 전화해야되겠어요 ㅎㅎ
    저도 첫째때 머 땡기는 음식 없냐고 하면 별로~~그랬는데, 그러고 보니 제대로 된 한국음식이 없어서 그랬나봐요. 먹고나면 조미료 때문에 배아파서. 부모님 오셔서 좋으시겠어요^^

  4. Peanut · December 16, 2009 Reply

    전 지금 호박죽이 너무 먹고파요..흑,, 임산부도 아닌데 뭣넘의 입맛이…ㅋㅋ
    냉장고 한 가득 넣고 차갑게 먹는 호박죽도 맛있답니다.

  5. 퍼플혜원 · December 16, 2009 Reply

    그죠. 저도 팥죽 담날부턴 차갑게 먹어요. 데우면 새알도 다 퍼지고 좀 그렇더라고요.

  6. JIHYE KIM · December 16, 2009 Reply

    뭐니뭐니 해도 엄마가 해주신 음식이 먹고싶은 거 같아요.
    저도 나가 먹느니 그냥 생각날 때마다 해먹자~ 해서 임신동안 더 이것저것 해먹었던 거 같아요.
    글구, 엄마 김치 붗개가 너무 먹고싶네요~~~ ㅎㅎㅎ

  7. 김형하 · December 17, 2009 Reply

    혜원아 나도 요즘 팥죽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고 있는데..이거 보니끼 임산부 입맛이 비슷한가 싶어 웃음이 난다.
    역시 어머님 손맛은 사진을 통해서도 팍팍느껴지는데…
    난 지금 잣죽을 끓이고 있어…너무 넛트를 안먹는것 같아서…
    엄마 계시는 동안 몸보신 많이 하셔~~

  8. jennifer · December 17, 2009 Reply

    어우 언니, 나도 팥죽 진짜 좋아하는데, 먹은지는 몇년은 된거 같다.
    엄마 와 계시니 너무 부러워요~

  9. 주영이 · December 18, 2009 Reply

    너무너무 맛나보인다…
    나도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싶어 ㅠㅠ
    어머니 와 계시는 동안 몸보신 많이 하셔^^

  10. 퍼플혜원 · December 21, 2009 Reply

    어제 마지막 한그릇 남은거 먹어치웠어요. ㅠㅠ 그 마지막 숫갈이 어찌나 아깝던지…쩝

  11. jae lee · December 22, 2009 Reply

    아.. 맞아요..
    저도 예전에 엄마가 다녀 가시고 담구워 주고 가신 김치가 조그만 그릇에 남았을땐 너무 아까워서 아껴 먹었던 생각이 드네요..ㅎㅎ
    엄마의 손길이 가면 무엇이든 다 맛있는거 같아요..
    임신 했을땐 그냥 먹구 싶은거 먹는게 쵝오져 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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