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cakes For Breakfast

지난 몇달동안 작업해왔던 아이패드 앱의 론칭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일보단 사람문제에서 오는데 이번에도 바로 고용되었을때부터 뭔가 좀 이상했던 우리팀 프로젝트 메니저 때문에 지난주에 대사건이 터짐.

다른 사람들과도 몇번 트러블이 있어서 인사과에서 경고를 몇번 받은 여자인데 (아무래도 mentally unstable인거 같음) 이번에는 다름아닌 나와 아주 한판을 벌였음. 그것도 사람들 쫙 깔린 공공장소에서. 나도 회사생활 15년에 이렇게 언성 높힌적이 없는데 이번엔 그래 너 아주 잘걸렸다 싶어 나도 지지 않고 난리를 침. 열받은것도 있었지만 이 여자가 얼마나 미쳤는지 공개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 놓치지 않고 잡았다.
웃기는건 그 후로 몇명이나 자기도 그 여자를 피하는데 이번에 그여자 짤려야된다느니.. 식의 말을 해주러 나를 찾는다는것. (뭐야… 다 아는데 그냥 쉬쉬 하고 있었던거야?) 암튼, 이번엔 회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것 같은데… 일단 앱 론칭은 하고 보자 분위기.

—–

이러다가 집에 가면 애들이 잠 들기까지 또 신경 날카로와져서 따뜻하게 못대해주고 잠이 들고나면 그 천사같은 모습을 보면서 다시 마음이 말랑말랑 녹는다.

그제서야 아까 물어볼땐 “Maybe. 빨리 자!!!” 라고 대답했던 “Could you make pancakes for breakfast tomorrow?” 부탁을 떠올리며 내일은 좀 일찍 일어나 팬케익을 만들어줘야지 하며 아이들 방을 나온다.

—–

요즘 승연 승빈 둘 다 좋아하는 글 없는 책, Pancakes for Breakfast.

이 책을 읽을때마다 다음날 팬케익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고, 제일 처음 만들어줬을땐 책에 나오는것같이 팬케익이 하나로 stacked 되지 않았다고 불합격. 이번에는 잘 쌓아도 팬케익이 circle pancakes 가 아니라고 불합격. ㅡ.,ㅡ

급하면 다 그런거지 어떡하겠어… 별걸 가지고 꼬투리…

 

 

15 Comments

  1. 김희정 · February 14, 2013 Reply

    안녕하세요. 새해 들어서 참 좋은 일이 없이 스트레스 만땅 받아 오고있는 워킹 맘의 한사람으로써..
    어찌나 글을 읽으며 잔잔히 동감이 가던지.

    저는 스마트 티비의 앱개발 플랫폼/툴킷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랍니다. 매해 일월에 라스베가스서 있는 큰 전시회에 전시될 프로젝 준비에 멀리서 오신 시부모님 맞이에 연말이 정말 바쁘고 스트레스 받고..

    그렇게 그렇게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 나면 새해가 오는지 느낄 새도 없이..
    남편의 출장과 그 빈자리에 혼자 애키우고 직장다니느라 아둥바둥..

    올해 초에는 이직 문제로 인터뷰 준비 스트레스 까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고 정말 좋은 조건의 포지션이 있어서 기대 하다가 잘안되었거든요.
    그후론 급격히 하던 일에 정이 떨어지면서..
    1월 2월을 허송세월합니다. 원하는 자린지 아닌지도 모르며 무분별하게 지원하고 인터뷰 하고..
    내심은 인터뷰 준비를 위해 인터뷰 연습하자는 심정으로 여기 저기…

    진정 원하는 마음으로 임하는 인터뷰가 아니다 보니 준비도 소홀하고 과정자체에도 좀 .. 귀찮다고 해야하나..

    방금 집에서 일한다는 핑계대고 집에서 두번의 전화 면접을 마치고.. (1시간 반씩 되는 전화/온라인 코딩 면접)
    아이에게 이러 저런 일로 짜증내고..

    엄마는 왜 발렌타인데이인데 기쁘고 행복하지 않냐는 질문에 … ㅜㅜ

    그러던 참입니다.

    횡설 수설했네요. 아뭏든 가끔 들어와 보면 예쁜사진과 따뜻한 공감가는 이야기들…

    아이에게 나에게 늘 미안한 마음 이렇게 위로 받고 갑니다.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정말 바쁘셨네요.. 정말 남편분까지 출장을 가셨다면 너무 힘드실거 같아요. 몸이 바쁘면 마음이라도 편해야하는데 참 그게 안되네요. 그래서 전 집에 오면 다른것들로 회사일을 생각안하려고 애써요. 아무리 정신없어도 하는 일이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다보면 이렇게 브레이크 걸어오는 일들이 꼭 있더라구요. 말씀대로 정이 떨어지는 일들… 인터뷰 과정이 보통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닌데 화이팅!입니다.
      엄마 표정 하나하나에서 분위기 파악 다 하는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죠. ㅠㅠ 하지만 저도 엄마가 짜증내는 기억이 전혀 없는거 보면 이런거 다 잊혀지나보다 하고 자신을 위로해요.ㅋㅋ 친정엄만 직장맘이 아니셨지만서도. -.-
      힘내시고요, 더 좋은 기회가 생기실 줄 믿어요. 항상 그렇더라구요. 아깝게 놓친 일보다 더 좋은길이 나타나더라구요.

  2. Jihye kim · February 14, 2013 Reply

    혜원님 바쁘셨군요…
    저 어려서 저희 엄마도 약솟을 안하셨다는…
    저는 그냥 넘어가는 편이었는데 제 동생은 무조건 해줘야 해서 좀 크고나서는 항상 maybe였어요.
    저 책 아이들이 좋아하죠?
    저희 집에서도 인기 좋은 책인데…
    준이는 지난 반에 인도 커리 만드는 책을 가져와서 읽더니 온갖 향산료 이름을 대고 커리를 만들라 하더라고요.
    거기에 난도 난들어 달라 그래서 탄두리 있는레스토랑으로 해결봤어요. ㅋㅋ

  3. Clara · February 15, 2013 Reply

    바쁘시네요….근데 정말 속은 시원하시겠어요~ 후훗…
    저도 팬케잌 만들면 크기가 제각각이라…얼마 전에 펜케잌 펜(첫째네 학교 기금마련 행사 때, 억지로 뭘 살까 고르다가 골랐는데 괜찮아요~) 샀네요. 은근 전부칠때도 좋고…저처럼 컵케잌 반죽 붓다가 질질 흘리는 사람에게 딱! 이더라구요.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정말 속 시원해요. 지금까지도..-.-;;
      팬케익 팬은 원형으로 조금 움푹파인 팬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전 부칠때도 사용하신다면 정말 괜찮겠는데요?

    • Clara · February 19, 2013 Reply

      오…그게 아니라…3컵 정도 들어가는 bottle 형태랍니다.
      정말 pancake “pen” 이예요..ㅋㅋ

  4. Jade · February 15, 2013 Reply

    잘하셨어요.
    저도 미국에와서 한국사람들이 아닌 이곳 사람들과 일하면서 가끔은 느끼는건데 이국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많은것 같아요.
    말하자면 조용하고 시키는 일 잘하고 불평없고…
    저도 첨에 일 시작할땐 그렇게 생각했던것 같아요.
    그런데 제 의견을 표출하고 아닌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저의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것 같아요.
    아마 그 메니저, 혜원님 다시 봤을거예요.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갈수록 독해진다더니.. 얼굴도 두꺼워지고 말이죠..
      애둘맘을 건드리다니.. 남편이랑도 “그 미친엑스 이번에 잘못 걸렸어..” 이런답니다. -_-

  5. Sooga · February 16, 2013 Reply

    직장생활 쉽지 않죠.. 애 둘까지.. 저도 부서에 이상한 미국여자땜에 돈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사람들도 다 알지만 피해요. 똥 무서워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뭐 이런 마인드로..
    정말 일보다 사람들한테 더 치여요.
    정말 애 하나 바라보면서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잘 못 챙겨줘서 안스러운 맘은 꼭 애 잘때 확 올라온다는.. ㅎㅎ
    론칭 잘 하시고 빠이팅입다!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감사합니다. 회사 politics 게임 하느라 안그래도 골치인데… ㅠㅠ
      갈수록 성질도 더러워지고 성격도 급해지고..쩝.. 근데 살아남으려면 어쩔수 없나봐요.. 애들이 뭔 죄..

  6. pebble · February 19, 2013 Reply

    오우 마감일이 코앞에 있는데 이런 일 까지!
    일본에서 지냈을 때 다녔던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정말로 지금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 으으윽
    결론은 미친엑스들은 걍 냅두면 미치는 행위예술이 계속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넘 들어서
    HR 까지 들고 갔잖아요. 에휴.
    근데 사실 더 싫은건.. 대판 싸우고 난리쳤는데, 담날 웃으면서 하이~ 하고 인사하는 꼴이 더 못 견디겠더라고요.
    싫은건 싫은 내색을 제대로 잘 표현하는 성격이라 포커페이스가 제일 힘들어요. ㅠㅠ
    그래도 혜원님은 아주 지혜롭게 잘 대처하셨을거 같아요. 수고 많으셨어요!!!

    아.. 팬케익에 저는 요즘 그냥 바나나 한개당 계란 두개. 그렇게 으깨서 만들기 시작했어요.
    밀가루를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서 시작한건데, 꽤 괜찮네요. 어차피 계란만 익으면 되는거라,
    오트밀 쿠키 크게로 만들다보니 30초면 되더라고요. 시간은 없을때 아주 편한데
    저희 같은 경우엔 한없이 해야한다는 단점이. ㅎㅎㅎㅎㅎ

    • 퍼플혜원 · February 21, 2013 Reply

      안그래도 최근 어느 블로그에서 밀가루 없는 계란 바나나 팬케익을 보고 해봐야지 하던참이었는데 뒤집을때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과연 맛도 괜찮을까 했었어요. 그렇게 드시고 계신다니 꼭 해봐야겠네요.

  7. So Many Things - Purplepops · May 28, 2013 Reply

    […] 그때 말한 그 여자가 해고된후 회사에서도 봄기운이 돌고 있다. […]

Leave a Reply to Jade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