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ishing the Present Moment

10월이라니, 말도 안돼!

이제 뉴욕도 가을바람이 산들산들… 여름옷이 들어가고 가벼운 긴소매 옷들로 아이들 옷장은 정리 되었다. 내것도 해야하는데 난 수많은 스카프들과 가을 자켓 하나로 버틸때까지 버텨보려 한다.

승빈이가 킨더에 입학을 하면서 승연이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고 (드디어!) 드랍과 픽업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가능하니 지난 2년에 비하면 얼마나 수월해졌는지.

비나 눈만 안온다면 꼬마 다리로 20분 걸리는 거리를 우리 셋이 걷는데 처음엔 내 가방과 도시락에 승빈이 가방 도시락까지 내가 들고 학교에 들렀다가 지하철로 걸어갈때면 힘이 쭉 빠지더니 그 동안 승빈이도 나름 훈련이 되었는지 책가방 무거워도 자기가 메고 가겠다고 하고 난 물통때문에 무거운 도시락만 거들어주는 식으로 하니 이것도 적응이 되었다.

집에서 5분거리에 있던 학교에 다니던 승빈이라 저학년에게만 제공되는 스쿨버스를 태울까 생각도 했지만 버스 기다렸다가 승연이만 데리고 학교로 걸어가야하는 번거로움보다는 이게 낫겠다 싶어 이 방법을 택했는데
큰애랑만 다니던 길을 이 꼬마랑 같이 다니려니 처음엔 진짜 좀 어렵더군. 안그래도 열시간 학교에 있을 애를 아침부터 너무 지치게 하는건 아닌가 싶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했던것 같다.
하지만 이 시간을 이렇게 즐거워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승빈이는 학교 개학날 집에 와서는 자긴 big school 다니는 big kid 라며 너무 뿌듯해하고 학교생활이 마냥 즐겁기만 한데 이건 같은 학교에 있는 언니가 큰 한몫을 하는것임. 난 여동생과도 여섯살 차이가 나서 절대 같은 학교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인지 저녁식탁에서 어느 선생님은 어떻고 저떻고 둘이서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 생소하고 웃기고…

구두도 사무실 책상 밑에 아예 갖다 두고 통근은 걍 편한 신발로 하는걸로… 벌써 이번 겨울 눈이 두렵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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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매일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30분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지금까진 애들이 도시락통을 깨끗히 비워오니 까짓거 이쯤이야. 그동안 쌓인 노하우도 이번 학기에 좀 실력발휘 하는듯. 승연이와 도시락 메뉴를 짜는 것과 있는 재료 활용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도시락을 쌀때는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자연광이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좀 찍어둬야겠음. ㅎㅎ

한시간 일찍 등교하는 금요일엔 아빠가 애들을 데리고 나가면 내게 주어진 30분의 이 평화로운 여유! 티비도 전화도 책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멍하게 앉아서 커피향을 음미하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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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 애들을 봐주고 동생과 하루 돌아다니고 내가 평소 자주 가던 샵들을 함께 구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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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Day를 위해 예쁘게 차려입은 승연이를 보니 완전 큰 애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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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뉴욕 방문 덕분에 뉴욕은 완전 무슨 콘서트 분위기 ㅋㅋ 얼굴 한번 보겠다고오…

Ground Zero에 오시는 날 우리는 창문에 붙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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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라이벌을 기다리는데 ㅋㅋ
갑자기 저어쪽에서 오토바이들과 까만 차들이 번쩍번쩍 올라오더니 그가 한블록 거리 정도 되는 거리를 이렇게 그냥 걷고 있다. (하얀 점이 Pope Francis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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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은 일은 하나도 못하고 그냥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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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동생이 뉴욕으로 휴가를 온다는 반가운 소식! 작은 선물을 사기 위해 디자인이 앙증맞은 수제 사탕집 Papabubble에도 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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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친구 아빠가 페킹덕 셰프이신 Peking Duck House에 특별 예약을 부탁해 오랜만에 오리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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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배가 터질것 같았지만 역시 먹는걸 좋아하는 그 부부를 위해선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를 디저트로 먹어주는 센스. 마침 젤 맛있는 집이 근처라 문닫을려고 청소중인 그 곳엘 뛰쳐 들어가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근처 놀이터에 앉아 먹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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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밤이 또 Super Blood Moon Lunar Eclipse 라네. 베란다에 나가서 카메라 들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해봤지만 역시 내 실력으론 밤 사진은 아이폰이 최고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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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눈썹이 휘날리도록 빨리 지나가고 있다. 할 게 너무나도 많은데 이걸 언제 다 하지?
누가 말하길, 너무 미래를 위해 계획을 하다보면 지금 현재를 즐길 수가 없다고 했는데 너무너무 맞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그럼 하루가 좀 더 길게 느껴질것 같다. ㅋㅋ

 

 

12 Comments

  1. joly · October 7, 2015 Reply

    안녕하세요.

    항상 눈으로만 보다가 오늘 포스팅을 보고 이렇게 글 남겨요.

    내년에 킨더가는 아이 하나를 둔 직장 맘이예요.

    오늘 글들이 너무 공감이 되네요. 내년에 킨더가니 벌써부터 도시락 어떻게 싸야하나 걱정하고 있었어요.

    오늘 승연이 어머님은 아침에 두개의 도시락 준비가 재미가 솔솔 하다고 하니 대단 하세요. (글에서 너무 기쁨이 느껴졌어요. )

    오늘 글은 읽으면서 저절로 미소짓게 되네요. 마지막 글도 너무나도 공감 되구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 내년에 킨더간다니 떨리시겠어요. 승연이 처음 갈때 혼자 도시락통 하나하나 혼자 열 수 있는지 다 확인해보고 등등 어찌나 불안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저도 그게 벌써 5년전이라서요 ㅋㅋ 좀 덤덤해졌지요. 좋은 주말 되세요~

  2. Clara · October 7, 2015 Reply

    정말 시간이 넘넘 빨리 가는거 같아요.
    10월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벌써 할로윈 분위기가 나는 곳도 있고…그거 지나면 금방 땡스기빙, 긴 할리데이…이렇겠어요..
    애들 학교는 다음 월요일에 또 쉰다죠;;;;; 헉헉….무슨 쉬는 날이 이렇게 많은지…
    승연이가 정말 든든한 언니 역할을 잘 하고 있는거 같아요..
    유넹양도 이제 덜 울기 시작했어요…(ㅋㅋㅋ) 아직은 리워드 발이 먹히고 있는거 같은데..
    뭐 좀 두고봐야겠죠? 그래도 친구 이름 외워오는 게 하나하나 늘어나는걸 보니..다행스러워요..

    *저도 이렇게 글로 정리해 봐야겠다 싶은데..뉴욕에 와서 새롭게 출근하고 있는(그래봐야 건너건너 옆건물이지만..) 곳에선 뭘 막아놓은건지..글이 안써지더라구요…집에가서 포스팅 좀 해야지..싶다가도…애들 숙제 봐주고 나면 컴퓨터 앞에 앉기도 싫어지네요..ㅜㅜ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그죠 넘 빨라요 ㅠㅠ 월요일은 그래서 남편이 휴가 내고 애들 봐요. 회사도 다 학교에 맞춰 닫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넹양 나아졌다니 다행이에요! 승빈이 얘기 들으니까 가끔 서로 말한마디씩 툭 던지고 그런거 같던데요 ㅋㅋㅋㅋ
      정말 저녁시간 넘 힘들죠 ㅠㅠ 정신없음다.

  3. yoonie · October 8, 2015 Reply

    6살 차이나는 자매 너무 좋아보이고, 이제 곧 5살 터울지는 둘째딸 아이를 낳는 엄마의 맘이 놓이면서 뿌듯해지네요. 6살 차이도 이렇게 친하게 지내시는걸 보니…^^ 자매없는 저의 한을 딸딸이 엄마로서 풀어보려고요. 행복한 가을되세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ㅋㅋ 잠시 같은주에 살아서 좋았는데 다음주에 다시 다른주로 이사가요 ㅠㅠ 같은 동부지만 슬프네요.
      네 딸딸이 엄마 재밌어요^^ 크면 나중에 엄마도 끼워주고요 ㅋㅋ 얼마 안남았나요? 그날까지 건강하게 화이팅입니다~

  4. Sooga · October 8, 2015 Reply

    애들 정말 많이 컸어요. 둘이 친구 같아 넘 보기 좋아요. 승연이는 의젓하고 승빈이는 장난꾸러기 같으면서 독립심도 강할것 같고.. 저희는 딸 하나라서 클수록 맘이 짠해요. 미안한 맘도 크구.. 예전 남자 보스가 자기가 외동이었다고.. 저보고 애는 둘이어야 한다고 그렇게 설득을 했었는데..ㅎㅎ 제법 연세 드신 분.. 이쁘게 건강하게 애들이 잘 자라기를 기도해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감사합니다~ 딸 하나면 엄마랑 또 그만큼 친하더라구요 ^^ 둘이면 크면서 얼마나 싸우는데요. 얼마나 시끄러운지 몰라요 ㅋㅋ

  5. Colette · October 8, 2015 Reply

    첫번째 사진(오른쪽) 큰 따님 검정색 운동화 어디껀지 여쭤봐도 될까요? 둘째 따님도 너무 너무 귀여운데 큰 따님은 진짜 스타일리쉬하고 날씬한게 넘 예쁘고 보기가 좋아요~~~
    걸어서 등교하는거 미국에서 가능하다니 너무 좋을거 같아요. 근데 눈이 오면 어쩌나요?
    도시락 싸는 건 저도 정말 정말 큰 일이라 가끔씩 쉐어해주시면 진짜 큰 도움이 될거 같아요
    아, 참 저 반미 샌드위치 좋아하는데 어디가 맛있는지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댓글에 질문이 넘 많네요, 즐거운 롱위켄 보내세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ㅎㅎ 감사해요^^ 그 운동화는 아래 옆모습 찍힌 사진에 보이는 New Balance 입니다. 막 남자같다고 첨엔 안신을려했는데 요즘은 저거만 신네요.
      눈이나 비가 오면 차로 데려다주는데요 그런날은 다시 차를 집에 두고 지하철까지 걸어나가야해서 제가 항상 출근이 늦어져요 ㅠㅠ 정말 쉽지 않네요.

      반미는 Banh Mi Saigon Bakery가 최고인거 같아요. 요즘 많이 나오는 비싼 버젼 다 필요없음.
      http://www.purplepops.com/eat-out-nyc/banh-mi-saigon-bakery/

  6. Sooga · October 9, 2015 Reply

    오늘 3학년 딸아이 픽쳐 데이라서 어젯밤 이쁜 원피스 골라줬으나 체육복 같은 옷 입고 갔네요. ㅠㅠ 아쉬워 출근하기전에 삔 하나 꽂아주고 나왔는데..(제발 이것만은 하라면서 강제로..ㅋㅋ) 남편 말론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며 빼고 갔다고.. ㅎㅎ 승연이처럼 저렇게 입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에 승연이의 저 샬랄라 패션이 생각났어요.

    • 퍼플혜원 · October 9, 2015 Reply

      ㅋㅋㅋㅋㅋ 체육복 큭큭큭
      따님이 톰보이 기질이 있나봐요. 전 제가 톰보이 스타일이라서 그런거 넘 좋아하는데 울딸들은 샬랄라를 좋아하거든요. ㅋㅋㅋ 너무 오바해서 촌스러워지는 그런 스탈. 저는 항상 반대로 잔소리해요 ㅋㅋㅋ 근데 체육복 넘 웃겨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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