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확 푼 날

관심이 끊긴지 꽤 된곳, 미국의 에버랜드라고 할수 있는 Six Flags를 가게 되었다. 난 자연농원엔 가봤지만 에버랜드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사실이 참 챙피하다. (자연농원이 에버랜드로 바뀐거 맞긴 하지? -.-) 롯데월드는 여러번 가봤어도..쯧

몇년전까지만 해도 여름의 시작과 동시에 거의 해마다 새로운 라이드를 광고하는 티비광고만 보면 엉덩이가 들썩거렸는데…이젠 땡볕에 그거 3분 탈거라고 세시간 줄서 기다리는짓도 못하겠고, 탄다 하더라도 무서워서가 아니라 몸이 의자안에서 이래저래 던져지는것도 아파서 못타겠고, 맛도 없는 음식값 비싸서 아깝고, 하루종일 설탕물만 마시는것도 지겹다…라는 좋은점보다 싫은점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이번엔 학생회 교사로서 보호자 역할을 해야겠기에 남편이랑 함께 갔다. 무료로^^;;

별로 내켜하지 않는 나의 마음을 아셨는지, 다행히 고등부아이들이 많이 와서 아이들끼리 다니게 해도 된다 하시며 전도사님이 우리 둘만 다니라고 하셨다. 아싸! 생각지도 않은 데이트를..

아침시간에 줄이 짧은걸 틈타 젤 먼저 몇년 된거지만 적당히 무서운 라이드를 탔는데 이걸 하나 타보니 왜 이런데도 좀 와줘야하는지 알것 같았다. 목이 찢어지도록 소리를 지르고 나니 몇년묵은 스트레스가 다 날라가버리고 거의 황홀경지에 이르기까지 했다는. 이때아니면 언제 이렇게 속 시원히 소리를 질러보겠냔 말이다.

그때부터 신이 나서 이것저것 타긴 했는데 좀 오래된것들은 좌석에 쿠션이 없어 정말 너무 아프다. 등 척추뼈 튀어나온데부터 무릎, 손등, 엉덩이 등, 내동댕이 쳐진곳들에 슬슬 멍이 올라오기 시작. ㅠㅠ
그때부턴 이런 얌전한것들만..ㅋㅋ

단체로 왔었음 챙피해서 못탔을 회전그네..주위에 학생들이 지나가진 않는지 잘 살펴본 후. -.-;

그리고 영화 [노트북]을 보고 꼭 남편과 함께 타고싶었던 Ferris Wheel..ㅋㅋ

의외로 겁내하던 남편. 이런식으로 위에 메달려있는 기분이 싫단다. 사진 같이 찍자고 내가 그쪽편으로 옮겨가려해도 기운다고 절대 오지말라던 남편. 아니, 자기가 날 보호해줘야하는거 아냐?

내가 말하는게 이거다. 보기만해도 느끼한 음식. 한국같으면 떡볶이 김밥은 당연히 있을텐데.

점심먹고 속이 느끼해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색깔만 이쁘지 더 느끼.

더운날 고생하는 호랑이도 보고, 돌고래쇼도 보고..아이들이랑 다녔으면 여기저기 끌려다니느라 피곤했을텐데 우리돈 낸것도 아니겠다, 날도 덥겠다, 무슨 노부부 공원산책하듯 슬렁슬렁 예전에 하고싶었던것들 다 하며 걍 돌아댕겼다. 여덟시간을.

참 저 뒤에 보이는게 이번에 새로나온 Kingda Ka.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란다. 보니까 저 높은걸 수직으로 올라갔다 수직으로 내려온다. 타고싶은맘 전혀 없음.

비싼게임에 돈좀 날려보고

누가 더 잘하나 실력싸움도 하고

그리고 내가 젤 잘하는거지만 돈아까와서 안하는거. 땄다! 진짜가죽도 아닌 노랑비닐모자를 쓴 Bob the Builder로도 어찌나 뿌듯하던지..

참, 여기서 첨 보는 버터블라이 감자튀김. 감자를 저렇게 뽑아서 기름에 튀겨내는거다.

이렇게. 뒤에 보이는것이 우리가 시킨 Funnel Cake.

속 느끼하다면서 오랜만에 먹어야겠기에

딱 요만큼 남기고 다 먹어버렸다. 맛은 있더군.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니 노출된 살들은 벌겋게 탔고 여기저기 아픈곳이 몇군대 더 나타나는것이.. 스트레스 한번 풀었다가 몸은 멍투성이가 되어버린 나 자신이 갑자기 늙게 느껴지는거였다.

 

 

27 Comments

  1. inhee · August 21, 2005 Reply

    언니 재밌었겠다.. 오랜만에 저런델 다 가보고,, 나도 무서운거 잘 못타서 눈감고 소리만 지르다 온다,, ㅋㅋ 그래도 우리집 girl들 중에선 나만 타,, 온가족이 같이 가도 아무도 아무것도 안 타고 오지.. :) 저기는 water world는 같이 없어? 휴스턴 나 살던 집 근처에 둘다 있어도 정말 몇년동안 딱한번 밖에 안 가봤는데 물놀이는 재밌었는데…

  2. 홍신애 · August 21, 2005 Reply

    언니^^ 또 울동네를…. 여기서 우리집 30분정도 되잖아요.나두 얼마 전 다녀 왔는데… 난 그냥 사파리만요. 긜고 킹다카 안타길 잘 했어요. 그거 시험 운전할때 문제가 많았다고… 그래서 인기 없는데… 시험 운전 할때 꼭대기에서 내려오질 못하고 자꾸만 섰더라네요… 흐미…^^* 오랜만에 스트레스 날리고 즐거운 기억에 살 아픈것도 훈장처럼 남게 되기를…. 내일 월요일 되면 또 생/활/ 로 돌아가서 아마 그날이 그립지 않을까요….^^ 사진속의 언니네 부부 모습이 참 즐거워 보여서 부럽네요.

  3. 귀자 · August 22, 2005 Reply

    나도 가끔은 울 아그들 없이 단둘이 데이또하고싶다….
    아그없을 때 많이 보고 즐기시고 아그 낳고 또 즐기시기를….
    부럽다.

  4. 혜원 · August 22, 2005 Reply

    인희야, 아무래도 너희가족 넘 웃기다. 참 진영언니 갔어? 전화라도 함 하려했는데..너무 미안하다.
    신애씨, 이날 밴 세대가 갔거든요. 울남편이 하나 운전하고. 그래서 단체행동을 해야했다는..가다가 아울렛 싸인보고 몰래 다녀올까 했지만 뭐.. 사파리버스도 탈까 했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맘에 안들어서 -_-;; 걍 안탔어요. 탈껄 그랬나.
    귀자님, 고맙습니다.

  5. 앤지 · August 22, 2005 Reply

    우와 재밌었겠어요. 탈만한 건 다 타시지 그랬어요. 이제 또 언제 가겠어요? Funnel Cake 은 양도 엄청난걸요.

  6. 홍신애 · August 22, 2005 Reply

    오우~ 언니 여기 사파리 강추에요.ㅎㅎㅎ 여긴 버스를 타고 가는건 예약 해야만 하고 다들 자기차로 그냥 들어가요. 좀 무서버요…ㅎㅎㅎ 전에는 원숭이들을 그냥 풀어 놨었는데 막 차 위에서 싸우고 장난 아니었거든요. 덕분에 차가 많이 상해서 지금은 그냥 우리에 가둬두고 있어요. 그래서 덜 재미있지만… 담에는 우리 차로 함 가요. ^^*

  7. 이진 · August 22, 2005 Reply

    동부에도 six flags가 있네요!!
    California에만 있는줄 알고있는 촌사람^^
    그렇지 않아도 어지러운데, 음식까지 느끼하니
    고생 많이 했었던 žx날이 떠오릅니다.
    스트레스는 확 날라가지요 ㅎㅎㅎ

  8. 혜원 · August 23, 2005 Reply

    앤지님, 저 다신 가고싶지 않아요. 그담날 넘 고통스러워서.. 오랜만에 저거 먹으니 맛있더라구요. 이날밤 집에 와서 만두 튀겨서 김치 한다라이랑 먹은거 있죠.
    신애씨, 그렇구나..둘이서 교회밴 끌고 가긴 뭣하고 해서 버스표를 사러 갔었는데 그 버스가 통유리가 아니고 우리가 흔히 보는 그런 소형 버스더라구요. 그래서 안갔죠. 담에 같이 감 재밌겠다 ㅎㅎ
    이진님, 저도 몇일전까진 동부에만 있는줄 알았어요. 큭큭

  9. 손민영 · August 23, 2005 Reply

    ㅋㅋ 혜원 몇년전에 우리들이랑 같이 갔던거 기억나? 그때 정말 고생스러웠었는데. 특히 우리 서진양 ^^

    신애님 저도 몇년전에 사파리 갔었는데 바로 그 원숭이들이 가뜩이나 고물이었던 울 차 안테나를 꺾었다죠. 쫓아가서 따질수도 없고 원 어찌나 억울하던지 ㅋㅋㅋㅋㅋ

  10. 한나 · August 23, 2005 Reply

    저희 부부도 몇년전 교회 고등부 아이들과 전도사님과 함께 갔었어요.
    그땐 아이들이 하도 자극적인걸 좋아해서 저와 여전도사님은 둘이 따로 다녔고, 울 남편은 아이들과 다니면서 무서운 것들은 다 탔더라구요.
    저도 잠시 그때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엄두가 안나요. 나이가 들었나봐요.
    나중에 아이 낳고 좀 크면 데리고 갈려나… 그 전에는 절대 안가게 될거 같아요.
    이젠 자연이 좋아요~~~~~

  11. 홍신애 · August 23, 2005 Reply

    민영님^^* 그것때문에 그 공원에다가 항의는 물론 고소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았다네요. 그래서 원숭이를 우리에 가두게 되었대요. 그 전엔 그래도 원숭이 덕에 (남의 차는 망가졌을 지언정…^^;;) 되게 재미있었어요. 먹이 가지고 막 피터져라 싸우고…^^

  12. 혜원 · August 23, 2005 Reply

    민영, 안그래도 우리 이날 서진양 얘기 했어. ㅋㅋ
    한나님, 저도 자연이 좋아요. ㅎㅎ
    신애씨, 교회밴 끌고 가볼껄 그랬나봐요.. 자기차 갖고가는것보다 훨씬 좋은아이디어일거 같은…

  13. 소영 · August 23, 2005 Reply

    나랑 넘 다른것만 타는거가토…ㅋㅋㅋ
    난 무션것만 골라타는데마랴마랴…아까비..
    Funnel Cake 넘 간만에 본당… 그립군…ㅋㅋㅋ

  14. 혜원 · August 24, 2005 Reply

    언니, 나 이제 늙었나봐. 이날은 날도 덥고 해서 일부러 옛추억을 떠올리며 이런것만 탔거든. 근데 별로 무서운거 타고싶지도 않더라고. 하나에 족했어. ㅋㅋ

  15. colajuice · August 24, 2005 Reply

    저 놀이동산 넘 좋아하쟎어요. 360도 회전되는것만 아니면 무서운것도 일단은 다 타요. ㅎㅎ 타기직전엔 무섭다고 오도방정을 떨다가 눈감고 타고나선 또 타겠다고 하지요. ㅎㅎ 남편은 눈좀 뜨고 타라고 구박하지만 눈감아도 재밌어요. ㅋㅋ
    스트레스 화악 풀고 오셨다니 굿이구만요.

  16. joy · August 25, 2005 Reply

    앗, 저 밥더빌더 우리애가 보면 달라고 난리치겠네요 ㅋㅋ 저도 저기 딱 한번 가봤네요. 거기가 여기 있는거보다 더 깨끗하고 좋아보이네요. 에버랜드 작년에 다녀왔는데 깨끗하고 잘해놨더라구요. 디즈니월드 많이 따라한거 같은데 아뭏든 깨끗하고 잘해놔서 좋더라구요. 저도 무서운 것만 타고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서서히 겁이 늘어나는거 있죠. 저기서 슈퍼맨라이드 타고 정말 기절하는지 알았답니다. 다시는 안타리라 결심했죠 ^ ^

  17. 혜원 · August 26, 2005 Reply

    colajuice님 전 오히려 360도 회전이 더 나은데..갑자기 확 하고 떨어지는것보다요. ㅎㅎ
    조이님, 밥더빌더 가까이있으심 줄텐데… 회사에 갖다놓을려구요. ㅎㅎ

  18. 싸랏 · August 28, 2005 Reply

    아우~~ 난 저기가면 더 스트레쓰~
    보기보다 겁많아서 암껏도 탈꺼이가 업껄랑요~ >.<

  19. 성희 · August 29, 2005 Reply

    어머낫!! 신랑분 티셔츠 울신랑도 있는디..ㅋㅋ 두분 너무 좋아보여요~^^

  20. 혜원 · August 29, 2005 Reply

    싸랏님, 하하 오히려 다녀오니까 확 풀리더라구요.
    성희님, 오셨어요?

  21. 고윤경 · August 31, 2005 Reply

    싸파리 넘 잼나겠어요…울 아들녀석도 무지 좋아할텐데..주소좀 알수 있을까요?아님 홈페이지라두…ㅎㅎㅎ
    더 추워지기전에 함 가보구 싶네요..아~ 저두 요번에 첨으로 funnel cake 먹어봤는데..자꾸자꾸 땡기더라구요..맛있었어요..울 나라 찹살도너츠같기두 하구.. ^^

  22. 혜원 · September 1, 2005 Reply

    고윤경님, 홈페이지가: http://www.sixflags.com/

    Animal Parks 페이지에 가시면 사파리도 있어요. 재밌게 다녀오시구요^^

  23. 고윤경 · September 1, 2005 Reply

    고맙습니다..^^

  24. min · September 6, 2005 Reply

    이번 주말에 볼티머로 유학간 우리 작은 딸아이가(9학년)간다는 놀이공원인 것 같아 반갑네요.
    지난주 5일동안 미국에 데려다주고 다녀와서 몸살났어요.
    우리 아이도 언제쯤 혜원씨처럼 자기를 찾아나설지 부럽네요.
    아직 멀었지요.
    영국에서 일년동안 이모집에서 데이스쿨 다니다가 처음 보딩으로 갔는 데 걱정이 많이 되네요.

  25. 혜원 · September 6, 2005 Reply

    min님 앗 그런가요^^ 제동생도 10학년때 왔었거든요. 옛날 생각 나네요^^ 다 잘 할거에요.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저도 울엄마가 내동생 걱정하실때마다 고생도 다 해봐야 크는거라며 늙은이소리를 했었는데..-_-;; 저도 첨에 고생 많이 했거든요. 하하
    아이고, 걱정되신다는데 웬 헛소리인지..(죄송해요*^^*)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26. min · September 7, 2005 Reply

    고마워요.
    오늘 빛의 화가 방혜자님 전시회에 다녀왔는 데
    너무 좋았어요.
    시도 마음에 와닿았는데 소개해드릴게요.
    빛을 찾아서
    마음을 비우고
    우주의 중심으로 걸어간다.
    텅 빈 가운데
    아무도 아무 것도 없는
    안으로 가는 길은
    마음이 깨어나는 길
    어둠을 거두고
    밝게 피어나는 시작의 길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활짝 깨어나
    새로 피어나는 길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

  27. 혜원 · September 11, 2005 Reply

    아~ 이 좋은시 너무 고맙습니다. 요즘 아무래도 너무 바빠서 맘이 복잡했는데 참 편안하게 해주는 시에요.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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